[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부가 5개월째 ‘내수 회복’ 흐름을 강조하며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9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견조한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설비투자·서비스업 중심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차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전반적 물가 안정 흐름’이란 표현이 ‘물가 안정세 확대’로 바뀌었다. 8월 소비자물가가 2.0%로 전달(2.6%)보다 상승폭이 둔화하고 물가안정 목표치에 도달한 데 의미를 뒀단 설명이다.
그럼에도 ‘부문별 속도차’라는 표현으로 수출 호조에 따른 선순환 효과가 아직 내수 전 분야로 골고루 확산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경기가 살아날 때 보면 수출이 먼저 호조를 이룬 다음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기업실적이 설비투자와 실질소득을 증가시켜서 소비가 개선되는 경로를 탄다”며 “소비 중에서도 서비스업이 먼저 개선되고 재화가 뒤따르는 모습으로, 이 확산 속도가 빨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내수 회복 조짐’ 진단이 5개월 동안 지속되면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와의 온도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KDI는 지난 9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10개월째 내수 부진 판단을 이어갔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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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전년동월보다 2.2% 증가했지만, 광공업 생산(전월비△3.6%, 전년동월비 5.5%)과 건설업 생산(전월비 △1.7%, 전년동월비 △5.3%) 등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산업 생산이 전월비 0.4%, 전년동월비 2.7% 감소했다.
주요 내수지표 중 하나인 소매판매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2.1% 줄었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2.8%포인트 하락했다. 다른 내수 지표인 건설투자도 토목공사 실적 부진으로 5.3% 감소했다. 이에 반해 설비투자는 지난달 10.1%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석 민생안정 대책의 주요 정책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역동경제 로드맵 추진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