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유학왔어요"…미중 갈등 속 캘리포니아주 판다 '환대'

샌디에이고 동물원, 판다 커플 공개
캘리포니아주 '판다의 날' 선포
20년 만에 첫 미국 유학길 오른 판다 커플
"미중 판다 외교 새 국면 맞아"
  • 등록 2024-08-09 오후 12:34:50

    수정 2024-08-09 오후 12:34:5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동물은 회색곰이지만 오늘(8일)은 또 다른 곰이 주목을 받는 중요한 순간이다.”

윈촨의 모습.(사진=샌디에이고 동물원 야생동물연합)
미국 일간지 LA타임스는 개빈 뉴섬 주지사가 8일(현지시간)을 ‘캘리포니아 판다의 날’로 선포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CNN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는 자이언트 판다 4살 암컷 신바오와 5살 수컷 윈촨을 대중에게 처음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 6월 말 중국에서 샌디에이고에 도착, 적응 기간을 거쳐 한 달 반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에 공개하는 판다 한쌍은 중국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 보낸 판다여서 의미가 남다르다.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 판다의 날 공식 선언문에서 “새로 도착한 ‘우정의 사절’이 캘리포니아와 중국 간 더 많은 교류와 협력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셰펑 중국 대사는 “캘리포니아는 판다를 매우 따뜻하게 환영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우호적인 교류와 협력을 위한 선두주자”라며 화답했다.

이번에 공개된 윈촨은 샌디에이고와 인연이 깊다. 그의 아버지 젠젠은 2007년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태어났다. 할머니 바이윈은 1996년 처음으로 샌디에이고에 발을 들인 뒤 2019년까지 23년간 살다가 2019년 중국으로 돌아갔다. 동물원은 윈찬을 “길고 약간 뾰족한 코가 특징이며 잔디 위를 탐험하거나 나무에 올라가 있는 게 매우 편안해 보인다”고 소개했다.

신바오는 ‘번영과 풍요의 귀중한 보물’이라는 뜻의 이름을 갖고 있다. 신바오에 대해선 “크고 동그란 얼굴과 폭신한 귀를 가지고 있으며 조용히 일광욕을 즐기고 좋아하는 먹이에 집중하는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국립동물원에 판다를 보내며 미국과의 판다 외교를 본격화했다. 애틀랜타, 멤피스, 샌디에이고 동물원 등은 판다를 데려와 중국과 판다 연구와 보존 분야에서 협력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판다 임대 건수가 줄면서 양국간 판다 외교의 명맥이 끊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CNN은 “샌디에이고가 중국과 맺은 합의는 판다 외교의 새로운 국면을 의미한다”며 중국이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 동물원에 처음으로 판다를 보낼 것이라고 발표한 점에 주목했다.

신바오의 모습.(사진=샌디에이고 동물원 야생동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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