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물범 '출산부터 육아까지'…극지연구소, 4년 관찰 기록 공개

남극 생태계·기후 변화 확인 위한 중요 자료
"온난화로 웨델물범 번식시기 앞당겨질 수도"
  • 등록 2021-03-11 오전 10:44:28

    수정 2021-03-11 오전 10:44:28

2015년 9~10월 중 관측한 웨델물범 어미와 새끼.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출산, 탯줄이 달린 새끼 물범, 털갈이, 첫 수영 모습. (사진=극지연구소)
[세종=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극지연구소는 남극 세종과학기지 인근에서 4년 간 지켜본 물범의 생후 모습을 11일 공개했다.

남극 상위포식자인 물범은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가져올 변화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오징어 같은 연체류나 물고기를 주로 먹는데, 이들의 서식지인 빙하와 바다얼음이 사라지며 물범 개체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 연구팀은 세종과학기지가 있는 남극 킹조지섬에서 2015년부터 4년간 총 7쌍의 웨델물범 어미와 새끼를 관찰했다. 킹조지섬이 위치한 남셰틀랜드 군도에서 이뤄진 물범의 장기 관측연구로는 21세기 들어 학계에 처음 보고된 사례이다.

관측 결과 새끼 웨델물범들은 남극의 봄이 시작되는 9월 19~25일 사이에 태어났다. 남극 고위도 지역보다 보름 이상 빠른 일정이다. 따뜻한 계절이 저위도에 먼저 찾아온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지구온난화가 웨델물범의 번식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라는 것이라고 극지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2015년엔 출산 이후 모습도 관찰했다. 새끼 웨델물범 두 마리는 탄생 18~19일이 지난 후 첫 수영에 나섰고 이로부터 3~6일 뒤 첫 털갈이를 했다.

9~10월은 연구원들의 외부활동에 제약이 많고 어미 웨델물범이 출산 이후 예민해진 상태라 정밀한 관측이 어려운 시기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새끼 물범의 양육 모습을 먼 거리에서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최대 30도 넘게 차이나는 물범과 주변 얼음의 온도차를 이용해 열적외선 카메라를 부탁한 드론으로 남방코끼리물범의 성체와 새끼를 구별했다. 남방코끼리물범는 웨델물범과 마찬가지로 남극 연안에 폭 넓게 서식하며 세종기지 인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해양포유류이다.

연구팀은 세종기지에서 얻은 정보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는 장보고기지 주변에서 물범의 행동과 주변 환경 등을 관찰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수의과학 분야의 상위 학술지 애니멀즈 2020년 12월호 등에 게재됐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박사는 “남극 상위포식자인 물범의 관측 범위를 시·공간 모두 확대하고 있다”며 “축적된 관측 자료는 남극 생태계와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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