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굴뚝기업보다 못한 SK텔레콤의 IT 인식

  • 등록 2011-10-27 오후 1:49:03

    수정 2011-10-28 오전 8:47:3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텔레콤(017670)의 정보기술(IT) 마인드가 아쉽다. 효율성과 개방, 혁신을 이끄는 IT 산업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데 실망스럽다.   IT 문화와 기술은 비단 IT 업계 뿐 아니라 자동차나 조선·철강 같은 곳으로 전파되고 있다. 최근 자동차 회사들이 쇼셜 미디어 활용을 늘리려는 것도 고객과 더 잘 소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SK텔레콤은 '소통' 업종인 통신으로 수익을 올리면서도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자의적으로 고객의 콘텐츠 접근을 막았다. '음란물'이란 이유를 달았지만 말이다.   SK텔레콤은 2달 전 자체 음란물 판단 기준에 따라 해외 무선 서버에서 해당 콘텐츠들을 차단했다. 약관을 개정해 고객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이를 생략했다. 이 조치로 SK텔레콤 고객들은 성인이든, 청소년이든 SK텔레콤이 '허용한' 기준을 넘어서는 성인물은 볼 수 없게 됐다.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은 명백한 불법 콘텐츠이니, 망 사업자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포르노가 넘쳐나는 인터넷 세상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알아서 차단해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음란물'이고 어른은 볼 수 있는 '성인물'인 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에서 이뤄지고(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유선 인터넷에선 성인 인증만 거치면 수위 높은 성인물을 볼 수 있으며, 외국서도 성인들에까지 원천 차단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논란이 일자 방송통신위원회 담당자는 "전문가 회의에서 약관 개정을 통한 고객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검토중에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SK텔레콤에 약관 동의를 강제해도 문제는 남는다. SK텔레콤 스마트폰 고객들은 SK텔레콤이 정한 기준에 따라 콘텐츠 접근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독재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인터넷 검열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때문에 SK텔레콤이 '무리한' 성인물 차단책을 들고 나온 것은 인터넷 윤리의식 때문이라기 보다는 소위 '야동'에 따른 과다 무선 트래픽에 대한 망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생각마저 든다.   대표적인 제조업체인 현대자동차(005380)는 최근 IT 활용을 늘리고 있다. 지난 25일 공식 페이스북을 개설했고, 27일 3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처음으로 '컨퍼런스콜(전화회의)' 시스템도 도입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IT와 만나 고객의 목소리에 더 신경쓰고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현대차 등 굴뚝 기업들이 IT에 적극적인 것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가 대표 IT기업 중 하나인 SK텔레콤이 음란물로 부터의 보호도 좋지만 IT에 대한 소통 철학에 좀 더 신경썼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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