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기청정기 시장 급성장..한일戰 시작됐다

무협 북경지부 "시장 규모 2년사이 3배 폭증"
수입시장은 한국제품, 현지생산은 일본 주도
"당분간 확장세 지속..생산·수입 적절히 결합"

등록 2015-02-24 오전 11:00:00

수정 2015-02-24 오전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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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중국내 가정용 공기청정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한국과 일본 업체간 시장쟁탈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 기업은 수출을 통한 내수시장 진출에 전력하는 반면 일본은 현지 생산을 통한 마케팅 강화에 적극 나서는 양상이다.

한국무역협회는 24일 ‘중국 가정용 공기청정기 시장동향’ 보고서에서 “중국내 대기 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면서 가정용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 360만대로 2012년(126만대)에 비해 3배 폭증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판매액은 27억 위안에서 90억 위안(약 1조6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관련 시장이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50%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협 관계자는 “불과 수년 전만해도 중국 일반 가정에서 공기청정기에 대한 인식이 희박했음을 감안하면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새롭게 떠오르는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을 두고 한국과 일본 기업이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어 누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한국의 대중국 가정용 공기청정기 수출액 추이. 단위: 100만달러, 자료 : 한국무역협회(중국 해관통계를 가공)

한국기업은 수출을 통해 중국시장에 침투했다. 2011년 한국의 대(對)중국 가정용 공기청정기 수출액은 1900만 달러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1억3300만 달러로 3년 새 7배 증가했다. 중국내 수입산 공기청정기 시장점유율의 70%를 웃돌며 동종분야 1위 수출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중국에 직접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2013년 도시바는 5000만 달러를 광둥(廣東)성에 투자해 공기청정기 공장을 세웠고 미쓰비시는 지난해 1월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파나소닉과 샤프는 중국 공기청정기 생산기업 시장점유율이 2013년 기준 각각 17%와 9%에 달해 중국내 공기청정기 분야 1위 필립스(24%)를 추격 중이다.

특히 파나소닉은 2013년 광둥성 내 신공장 건설에 착수해 공기청정기 분야에서 공격적인 사업확장(2018년까지 1000만대 생산규모 달성)에 나서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등에 대한 청정효과를 높여 제품차별화를 도모하고 사후 서비스(필터교환 등)를 결합해 중국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용민 무역협회 북경지부장은 “중국내 가정용 공기청정기 시장에는 300개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시장규모를 감안할 때 당분간 확장기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향후 중급 품질 제품의 현지생산과 고급 제품의 수입을 적절하게 결합한 마케팅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베이징 등 74개 도시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등을 조사한 결과 모든 기준을 충족한 도시는 3개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도시에서 아동들이 호흡기 질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성인들의 수명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기청정기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