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T의 반박자 늦은 LTE요금제 발표

  • 등록 2014-04-03 오전 11:26:05

    수정 2014-04-03 오후 3:37:3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황창규 KT(030200) 회장은 누구보다 언론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삼성전자 재직시절은 물론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전략기획단장 자리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칭찬받을 일에 대한 홍보뿐 아니라 잘못에 대한 솔직한 인정이 위기관리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그래서 전임 CEO 때 발생한 일임에도 890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머리 숙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의 ‘LTE 무제한 데이터 전쟁’에선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경쟁사들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고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이유에서다.

지난 2일 오전 8시 27분. LG유플러스가 이날 오전 11시 이상철 부회장 기자회견을 앞두고 국내 최초로 2년 약정 시 월 6만2000원만 내면 LTE에서 음성, 데이터,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겠다고 자료를 내자, SK텔레콤은 11시 31분 2년 약정 시 월 6만1250원부터 시작하는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자료를 냈다. 하지만 KT가 비슷한 요금제를 낸다고 처음 알린 것은 오후 4시 33분이었다.

KT로서는 ‘늦은 대응’이라는 비판이 억울할 수 있다. 통신사들이 새 요금제를 내려면 정부에 약관을 신고해야 하는데 그 전이어서 발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웠다. KT는 오후 4시 33분 자료에서조차 ‘약관 신고 전이니 참고만 해 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KT가 약관 신고를 마치고 최종 자료를 배포한 건 오후 6시 39분. LG유플러스보다 무려 10시간이나 지나서였다. 이 때문에 2년 약정 시 가장 싼 월 6만 1000원이면서도 경쟁사들과 달리 무선뿐 아니라 ‘유선음성까지 무제한’인 KT 요금제의 장점은 무색해졌다.

KT내 대관 담당 부서가 경쟁사 정보에 어둡거나 약관 신고에 미숙했든, 홍보실이 더 잘 대응 못 했든, 그도 아니라면 요금제 출시여부를 저울질했든, 결과적으로 회사의 장점을 알리는데 실패했다.

LG유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남의 회사 CEO가 직접 간담회를 하는 데 얼른 보도자료를 뿌리는 것은 점잖치 못하다”고 SK텔레콤을 비판했다.

이해되는 말이다. 하지만 KT는 오히려 이런 부분을 조금이나마 따라갔으면 한다. 황 회장이 이번 일을 계기로 KT의 근본적인 리스크 관리 대책을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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