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트럼프, '네브래스카주 선거제도 변경' 큰 그림 실패

'승자독식' 체제 변경 무산
네브래스카 주지사 "법 개정 의회 소집 안 해"
트럼프 우세하지만 민주당 선거구 1표 의식
CNN "카멀라·트럼프 박빙 상징적으로 보여줘"
  • 등록 2024-09-25 오전 9:35:38

    수정 2024-09-25 오전 11:13:32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네브래스카주의 대통령 선거인단제도를 ‘승자독식’ 체제로 변경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끝났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4일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의 조니 머서 극장 시빅 센터에서 선거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24일(현지시간) CNN방송은 공화당 소속인 짐 필렌 네브래스카 주지사는 성명에서 선거제도 개정을 위한 “특별 의회를 소집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한 노력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보도했다.

네브래스카주와 메인주는 미국의 다른 48개 주와는 달리 주에 할당한 대통령 선거인단을 대선에서 승리한 후보의 당이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체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네브래스카주는 1992년부터 5명의 선거인단 중 2명은 승자에게 배분하고, 다른 3명은 하원 기준 지역구별 투표 결과에 따라 배분한다.주 전체로 보면 공화당이 우세하지만, 선거인단 1명을 보유한 최대 도시 오마하의 선거구는 민주당 지지자가 많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네브래스카주의 선거인단 5명을 독식했다. 하지만 2020년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마하 지역 의석을 차지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명의 선거인단만 차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선거제 변경을 추진한 것은 오마하 선거구에서 1표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측은 지난주 주 상원의회를 소집, 11월 이전에 선거법 개정을 촉구했다,

CNN은 “오마하의 ‘블루 닷’(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알려진 네브래스카 제2 선거구의 선거인단 한 표를 둘러싼 싸움은 트럼프와 카말라 해리스 간의 경쟁이 얼마나 박빙이 되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구상에 제동을 건 것은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 내부다. 같은 당 소속 마이크 맥도널 주 상원의원은 대선일이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선거제 변경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결국 공화당은 선거제 변경을 위한 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CNN은 “펠렌 주지사의 성명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투표에 맞춰 주 의원들에게 네브래스카 주법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려던 시도는 종지부를 찍게 됐다”고 전했다.

미 언론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 위스콘신주 등 3개 격전지인 러스트 벨트(제조업 쇠락지역)에서 승리해 269명을 확보한 뒤 오마하 승리에 1명을 더해 총 270명을 확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네브래스카가 승자독식 체제로 바꿨을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3개 주에서 거둔 승리는 270표에 미치지 못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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