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정의당 전·현직 당직자 60명이 7일 “정의당은 당원을 지치게 하는 당, 결국 당원이 떠날 수밖에 없는 당이 됐다. 고쳐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 위선희 정의당 전 대변인 및 당직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새로운 시민참여 진보정당 추진을 위한 정의당 전혁직 당직자 탈당 기자회견에서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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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진 전 정의당 수석대변인을 비롯해 임명희 강원도당위원장, 이형린 축북도당위원장 등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명 기회가 있었고 추락한 시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기 위한 당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지만, 끝내 혁신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탈당 의사를 밝힌 60인의 명단에는 전혁직 대의원과 각 지역 지역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포함됐다.
이들은 최근 정의당이 발표한 혁신 재창당 방안에 대해 “정의당의 신당 추진에 어떤 기대도 생겨나기 어렵다. 자기 혁신의 연장에서 시도되는 도전적인 창당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떠밀린 결론이기 때문”이라며 “실패가 예견된 길이다. 이 자리에 선 우리는 오랫동안 진보정치를 살리기 위해 몸부림쳤고, 헌정사 최초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 권고 당원총투표를 진행했지만 당의 변화를 바라는 절박한 문제 제기에 당은 어떤 응답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들은 “정의당의 창당을 다시 생각한다”며 정의당을 대체해 진보의 혁신을 이끌 ‘새로운 시민참여 진보정당’ 창당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정의당이 진보정치의 종착역이 아니다. 이제 저희가 만나러 가겠다. 탈당한 당원들, 진보정치에 대한 애정을 갖고 계신 여러분을 만나러 가겠다”며 “쉽고 편한 길이 아닐 것이다. 어설픈 낙관을 경계한다. 그러나 현 시기 진보정치에 주어진 소명이 분명다. 진보정치는 폭주하는 윤석열정부에 맞서려는 시민들의 가장 훌륭한 도구가 되어야 하고, 우리는 분명한 진보정당 재건의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민을 겁박하는 검찰형 페미니즘이 아닌 모두를 위한 성평등사회를 지향할 것이고, 동세대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엘리트 청년정치가 아닌 보통의 청년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청년정치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생태근본주의의 오류에 빠지기보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아래로부터의 녹색정치를 하고, 무엇보다 무능하고 비타협적인 진보가 아닌 유능하고 유연한 진보로, 고립되고 배타적인 정치가 아닌 더 넓게 진보집권을 견인하는 정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이들은 “정의당을 대체하는 제1진보정당을 창당하려는 것”이라며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추진하는 신당과의 결합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들은 “그들의 지향은 중도 정당도 하니고 모호한 자깁기 정당이다. 실용적 중도노선이 무엇인지도 모호하다”며 “우리는 정치적 이합집산 정당이 아니고 진보의 길을 분명히 하는 세력이다. 유연한 진보, 대중적 진보를 도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