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0.55% 올랐다. 이는 2004년 이후 누적 전셋값 상승률로는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된 지난 달 전국 주택 전셋값도 0.06% 오르는데 그쳤다. 이 역시 역대 9월 상승률로는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아파트 전세시장 안정세가 더욱 뚜렷하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올 들어 9월까지 0.56%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4%, 2015년 5.34% 상승한 것에 비해 크게 줄었다.
당초 1990년 전세 계약기간을 2년으로 의무화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전세시장은 짝수해에 전셋값이 크게 오르는 ‘짝수해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이듬해인 2009년에 전세계약이 크게 늘면서 ‘홀수해 효과’로 전환됐다. 하지만 올해는 이 법칙이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입주 물량이 늘어난 것도 전셋값 안정화에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으로 아파트 38만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입주 물량(29만3000가구)에 비해 약 30% 늘어난 수치다.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44만여 가구로 올해보다 16% 늘어난다. 서울이 3만4345가구로 올해보다 30% 가까이 증가하고, 경기도 역시 16만3000여가구로 올해보다 28% 이상 늘어난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분기당 10호당 아파트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세시장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부분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역전세난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