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결혼식에서 돌아가신 부모님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지를 많이들 고민합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고인이 되신 부모님이 축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정수 딥브레인AI 사업개발실 이사는 지난 26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표한 ‘리메모리2’ 서비스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AI 휴먼 제작 기업인 딥브레인AI는 2022년 대선 당시 큰 화제를 모았던 ‘AI 윤석열’ 제작사다. 실제 사람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말과 행동을 하는 ‘AI 휴먼’ 제작 기업이다.
| 이정수 딥브레인AI 사업개발실 이사가 지난 26일 서울 역삼동 딥브레인AI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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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모리’는 고인이 된 가족의 얼굴과 목소리, 표정 등을 사실 그대로 구현한 ‘AI고인’을 제작하는 AI추모서비스다. 앞서 출시했던 리메모리1은 생전에 고인이 직접 스튜디오를 방문해 약 3시간 정도의 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해 제작했다. AI를 활용한 신개념 추모 문화를 제시하며 지난 CES 2023에서 가상·증강현실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메모리1은 생각보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살아생전에 돌아가시는 상황을 전제로 제작되는 AI고인 서비스가 우리나라 정서와는 다소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애초 죽음을 잘 준비하는 ‘웰다잉’ 개념에 맞춰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많은 관심에도 생전에 AI고인을 제작하려는 사례들이 많지 않았기에 대중화를 하지 못했다”며 “대신 ‘돌아가신 분들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요구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요구에 따라 딥브레인AI가 새롭게 선보인 리메모리2는 돌아가신 후 제작이 가능한 서비스다. 고인의 얼굴이 선명하게 담긴, 입을 다물고 있는 사진 1장과 10초 분량의 음성 파일만 있으면 제작이 가능하다. 사망 후에도 고인을 AI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더 많은 유족들이 서비스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는 “영상 구현을 위해선 증명사진이나 영정 사진으로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 리모메로2. (딥브레인AI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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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생전 제작하던 리메모리1에 비해 어려움이 커진 부분은 ‘음성’이다. 리메모리1의 경우 생전에 정해진 멘트를 10초 정도 또박또박 읽은 음성 파일만으로 실제 목소리 구현에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고인이 된 경우 음성 파일 확보 자체가 쉽지 않다. 고인 목소리가 온전히 10초 이상 녹음된 경우가 많지 않은 데다가, 고인이 타인과 주고받은 대화 파일의 경우 파일에서 고인 목소리만을 추출하는 정교한 과정이 필요하다.
이 이사는 “음성 제작을 위해선 고인의 음성 파일이 최소 10초가 필요하다. 하지만 생전에 녹음한 파일의 경우 실제 10초는 물론 1초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데이터로서 활용할 수 있는 음성 파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로 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딥브레인AI가 대안으로 준비하는 것은 ‘목소리 샘플’이다. 수많은 목소리 샘플을 AI고인에 접목해 고인과 최대한 비슷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딥브레인AI는 리메모리2 서비스가 단순히 장례식뿐 아니라 결혼, 생일, 가족 모임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리메모리2 서비스가 결혼식에 활용된 사례도 있다. AI고인으로 구현된 부모님은 자녀의 결혼식에서 영상으로 등장해 결혼 축하메시지를 전달하며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