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부모님이 해주시는 결혼 축사, 이제 실현됩니다"

[인터뷰]'AI고인 서비스' 리메모리2 출시한 딥브레인AI
고인 사진 1장과 음성 10초만으로 '고인 모습 그대로'
음성 파일 확보가 숙제…다수 샘플 목소리 확보 '대안'
  • 등록 2024-01-28 오후 4:26:35

    수정 2024-01-28 오후 7:18:49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결혼식에서 돌아가신 부모님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지를 많이들 고민합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고인이 되신 부모님이 축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정수 딥브레인AI 사업개발실 이사는 지난 26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표한 ‘리메모리2’ 서비스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AI 휴먼 제작 기업인 딥브레인AI는 2022년 대선 당시 큰 화제를 모았던 ‘AI 윤석열’ 제작사다. 실제 사람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말과 행동을 하는 ‘AI 휴먼’ 제작 기업이다.

이정수 딥브레인AI 사업개발실 이사가 지난 26일 서울 역삼동 딥브레인AI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리메모리’는 고인이 된 가족의 얼굴과 목소리, 표정 등을 사실 그대로 구현한 ‘AI고인’을 제작하는 AI추모서비스다. 앞서 출시했던 리메모리1은 생전에 고인이 직접 스튜디오를 방문해 약 3시간 정도의 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해 제작했다. AI를 활용한 신개념 추모 문화를 제시하며 지난 CES 2023에서 가상·증강현실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메모리1은 생각보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살아생전에 돌아가시는 상황을 전제로 제작되는 AI고인 서비스가 우리나라 정서와는 다소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애초 죽음을 잘 준비하는 ‘웰다잉’ 개념에 맞춰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많은 관심에도 생전에 AI고인을 제작하려는 사례들이 많지 않았기에 대중화를 하지 못했다”며 “대신 ‘돌아가신 분들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요구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요구에 따라 딥브레인AI가 새롭게 선보인 리메모리2는 돌아가신 후 제작이 가능한 서비스다. 고인의 얼굴이 선명하게 담긴, 입을 다물고 있는 사진 1장과 10초 분량의 음성 파일만 있으면 제작이 가능하다. 사망 후에도 고인을 AI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더 많은 유족들이 서비스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는 “영상 구현을 위해선 증명사진이나 영정 사진으로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리모메로2. (딥브레인AI 제공)
다만 생전 제작하던 리메모리1에 비해 어려움이 커진 부분은 ‘음성’이다. 리메모리1의 경우 생전에 정해진 멘트를 10초 정도 또박또박 읽은 음성 파일만으로 실제 목소리 구현에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고인이 된 경우 음성 파일 확보 자체가 쉽지 않다. 고인 목소리가 온전히 10초 이상 녹음된 경우가 많지 않은 데다가, 고인이 타인과 주고받은 대화 파일의 경우 파일에서 고인 목소리만을 추출하는 정교한 과정이 필요하다.

이 이사는 “음성 제작을 위해선 고인의 음성 파일이 최소 10초가 필요하다. 하지만 생전에 녹음한 파일의 경우 실제 10초는 물론 1초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데이터로서 활용할 수 있는 음성 파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로 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딥브레인AI가 대안으로 준비하는 것은 ‘목소리 샘플’이다. 수많은 목소리 샘플을 AI고인에 접목해 고인과 최대한 비슷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딥브레인AI는 리메모리2 서비스가 단순히 장례식뿐 아니라 결혼, 생일, 가족 모임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리메모리2 서비스가 결혼식에 활용된 사례도 있다. AI고인으로 구현된 부모님은 자녀의 결혼식에서 영상으로 등장해 결혼 축하메시지를 전달하며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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