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자가 결국 사퇴했다. KT(030200)는 27일 주주총회 의안 변경 정정 공시를 통해 그의 CEO 후보자 선임의 건을 공식 철회했다. 오는 31일 주총을 불과 나흘 앞두고 이뤄진 일이다.
윤 후보자는 “내가 더 버티면 회사가 망가질 것 같다”고 1주일여 전부터 일부 이사들에게 사의를 표했고, 다른 이사들이 주말 동안 말렸지만 마음을 돌려놓지 못했다.
이에 따라 KT의 경영은 격랑으로 들어가게 됐다. 일단 상법상 구현모 현 대표 체제로 당분간 운영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윤경림 후보자가 사퇴했으니 사내이사로 추천받은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TF장의 사내이사 후보 자격도 자동 폐기된다. 이에 따라 정관과 사규에 있는 직제상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 CEO 직무대행을 맡는다.
주주추천 사외이사 구성 이뤄질듯
차기 CEO 선임은 새로운 사외이사들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사외이사들은 지분이 잘게 쪼개진 소유분산 기업에 정부가 요구해 왔던 대로 주주추천 이사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한 이사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주총 안건으로 임기 1년 연장의 건이 올라 있는 강충구, 여은정, 표현명 사외이사에 대한 재선임의 경우)주총에서 부결될 가능성도 있고, 스스로 퇴임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속히 주주 추천 사외이사를 뽑아 새로운 차기 CEO 선임 절차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상법상 퇴임이사라도 행정적인 업무는 할 수 있어, 새로운 사외이사 구성 업무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국내 최대 기간통신사업자이자 재계 순위 12위, 50여 개 계열사에 임직원 5만 8000여 명이 일하는 KT그룹의 경영은 적어도 5월까지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KT 안팎의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