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유협회는 올 1분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가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이 전년 동기대비 27.4% 감소한 9094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출금액도 전년 동기대비 18.9% 감소한 61억4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1분기 물량 기준으로는 2011년 1분기 이후 10년 만의 최저치이기도 하다. 국내 정유업계가 낮은 수요에 가동률을 하향 조정한 영향이 크다. 국내 정제가동율은 지난해 1분기 81.6%에서 올 1분기 72%로 낮아졌다.
2위를 차지한 일본에는 올 1분기 1312만 배럴을 수출해 지난해 3위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특히 지난 2월 후쿠시마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정제설비 긴급 가동 중단에 따라 난방유인 등유 수출이 22% 증가했다. 더불어 지난해 1분기 5위였던 호주로의 수출도 올해 3위로 올라섰다. 항공 수요 부진과 현물시장 재고 과다로 하락세를 나타낸 미국과 싱가폴을 제쳤다. 정유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대 호주 항공유 수출이 99%나 급감하자 대신 경유 수출을 2배 이상 늘리며 대응했다.
국내 정유업계는 국가별은 물론, 제품별로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우선 미국시장의 항공 수요 회복에 맞춰 항공유 수출을 늘리고 있다. 항공유 전체 수출 물량 중 미국 비중은 지난 1월 43%였지만, 2월 48%, 3월 83% 등으로 점차 늘고 있다. 수출채산성도 개선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원유도입단가가 배럴당 62.3달러로 제품수출단가 60.5달러보다 오히려 더 높았지만, 올해는 제품수출단가가 67.6달러로 원유도입단가(58.1달러)보다 배럴당 9.4달러 더 높아졌다. 석유 수요 급감과 저장용량 한계로 이른바 ‘밀어내기’ 수출을 했던 지난해에 비해 수출 체질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