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코는 29일 시장전략 리포트를 통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블룸버그 데이터 기준으로 한국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선진국 지수 평균의 58%, 신흥국 지수 평균의 34%에 불과했고, MSCI 한국지수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12.2배로 같은 기간 대만이나 일본의 평균 PER보다도 각각 19%와 28% 할인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로베코는 지정학적 리스크나 기업 지배구조 이슈보다는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배당 및 자사주 매입),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제한된 성장 잠재력 등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로베코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 중 하나로 자주 거론되곤 했지만 한국은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최근 발표한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을 만큼 군사 강국인 데다 1위인 미국이 핵심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한국처럼 군사적 위협이 큰 대만의 경우에 한국만큼 낮은 할인율을 적용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로베코는 “한국 기업의 주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전략들이 검토되고 있다”며 ‘기업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의 현 정부에 대해서는 주식시장 이슈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평했다. 로베코는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을 뿐 아니라 기업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과도한 상속세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데에도 공감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한국의 상속세 최고 세율이 50~60%에 달해 재벌 총수 일가의 소유 지분이 여러 세대를 거치는 동안 크게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 오너가 주주가치 극대화보다는 지배권을 유지하는 데 더 신경을 쓰게 만들었다고도 판단했다.
한편 로베코는 1929년에 설립된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네덜란드 본사와 함께 전 세계에 16개 사무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