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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개입 여부도 불투명한 만큼 3년물과 10년물의 추가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약세 압력 더 커…3년·10년물 상단 2%대 초반·중반 예상
3년물,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7일 각각 2.015%, 2.458%로 마감했다. 10년물의 경우엔 지난 5~6일 이틀 간 연이어 0.10%포인트 정도씩 큰 폭 뛴 여파를 일부 되돌리는 움직임도 나타났지만, 3년물 금리의 레벨 자체는 지난해 11월말 이후 최고 수준까지 도달했다. 전고점은 3년물은 지난해 11월 23일(2.031%)이고, 10년물은 전날인 6일 마감 종가 2.481%이다.
3년물, 10년물 금리는 10월말께 높은 물가상승률에 의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시그널 여파로 정부와 한국은행의 국고채,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발행 물량 축소 등의 조치에도 오버슈팅해 각각 2.1%대, 2.5%대까지 올랐다가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다시 하락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이미선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경이 얼마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금리 상단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미선 연구원은 “대선 전 추경 적자국채 20조원 정도에서 그칠 가능성과 대선 이후 2차 추경까지 해서 연간 40조원 가량 발행하는 것 중에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두 번째 정도인 것 같은데 3년물 금리 상단은 2.20% 정도, 10년물 금리는 2.60%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선거라는 변수도 고려한다면 예상보다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단 설명도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대선 결과에 따라 추경 규모도 연간 규모 40조원보다 더 많거나 잦아지고 (중립)기준금리가 2.0% 이상으로 올라가게 된다면 3년물 금리 상단은 2.4~2.5% 수준으로 잡아야 할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추측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상단은 3년물, 10년물 금리 각각 2.20%, 2.65% 정도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랑 추경 이슈가 동시에 반영될 것이라서 장단기 모두 상승할 수 있다”면서 “상단을 높게 열어 둔 이유는 현재 결론은 안났지만 미국의 양적긴축 시점에 따라서 단기금리 오름세가 더 높을 수도 있어서 좀 더 높게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고채 금리가 이미 약세 압력을 주는 요인들은 선반영 한만큼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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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월간 채권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의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최종 금리 수준이 연준의 긴축,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 우려 등을 반영해 1.50~1.75% 가량으로 높아진 상황이나 이미 시장 금리는 2017~2018년 최종 금리를 반영했던 2018년 10월 수준(국고채 3년물, 10년물의 고점인 2.09%, 2.45%)으로 오른 상황이라서 추가 상승 가능성은 제한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지금 수준보다 더 오르려면 기준금리 상단이 현재 시장의 예상 수준보다 더 높아져야 한단 입장이다. 그는 “최악의 경우 2018년 상반기와 같이 연준의 가파른 인상과 국내 최종금리 눈높이가 1.90%까지 올라가게 된다면 3년, 10년물 금리는 모두 0.30%포인트씩 올라 추가 약세 룸이 남아 있다. 당시 고점은 각각 2.32%, 2.81%였다”고 덧붙였다.
상반기엔 국고채시장 약세 요인이 더 많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단 예상도 나온다. 김지나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는 금리가 하락하는 흐름으로 전망하면서 연 저점을 3년물의 경우 1.80%, 10년물은 2.20% 수준으로 내다봤다. 특히 장기채권 경우 보험사에 주로 사들이는데, 수요가 많은 상황이고 추경이 반복하면 정부 차원에서 경기가 안 좋은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 장기금리가 꾸준히 더 오르긴 어렵다는 시각이다.
김 연구원은 “추경의 경우 한다고 이야기를 했을 때 가장 급격히 올라가고, 장기채의 경우 특히 추경이 시행되면 오히려 떨어진다”면서 “올해의 경우 추경을 반영하지 않은 본예산 기준 국고채 발행 계획은 166조원으로 전년대비 약 15조원 정도 적게 편성돼 채권 시장 자금이 더 늘어나 있어서 20조원 이상까지는 소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