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추격에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지난 9일 최대 생산거점 여수공장 직접 찾아
임단협 상견례 참석..생산현장 둘러보고 격려
2분기 석화 시황 주춤..배터리 사업 투자경쟁
  • 등록 2017-06-12 오전 8:35:46

    수정 2017-06-12 오후 1:39:34

박진수(왼쪽 첫번째) LG화학 부회장이 올해 1월 5일 새해 첫 현장경영으로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생명과학사업본부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방문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LG화학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박진수 LG화학(051910) 부회장이 현장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분기 호조를 보였던 시황이 2분기 들어 주춤하고 있는데다가 이달부터 노동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박진수 부회장은 지난 9일 이른 아침 김포공항에서 기자와 만나 “생산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려 내려간다. 틈만 나면 현장을 많이 다니려고 한다”며 여수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이날 오전 LG화학의 최대 생산거점인 여수공장을 둘러보고 노조와의 올해 임단협 상견례에 참석했다.

현장 전문가..“사람이 사업에 중심이다”

박 부회장은 업계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현장을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1980년대초 여수공장 생산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일부 라인 시운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즉각 야전침대를 구해와 현장을 지키면서 밤새 매달려 3주만에 문제를 해결한 일화는 전설처럼 전해진다.

재가동까지 6개월 이상을 예상했던 일본 기술고문들을 깜짝 놀라게 한 순간이었다. 이후 여천 스티렌수지 공장장 등을 거치면서 현장의 생리와 중요성에 대해서는 사내 누구보다도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 2012년 대표이사 취임 후 어김없이 현장경영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있는 것도 현장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모든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고객과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수(가운데) LG화학 부회장이 작년 1월 6일 충북 청주공장을 방문해 수처리 필터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올 2분기 들어 석유화학 시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배터리 사업에서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지만 박 부회장의 우려는 크지 않다.

박 부회장은 “석유화학 사업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분위기는 괜찮다”며 “다만 시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 관련, 경쟁사의 적극적인 투자 행보에 대해서는 “타사의 사업 현황과 투자 계획 등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달 석유화학 대표 제품인 에틸렌 가격이 t당 986달러, 부타디엔 가격은 t당 966달러를 기록하며 심리적 지지선이던 100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주요 업체들의 4~5월 정기보수가 마무리된데다 미국발 증설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수급 여건을 감안하면 현재 가격이 주춤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떨어졌다기 보다 보합세로 봐야 한다”며 “올해도 무난하게 시황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 SK 추격..“자만하지 말고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삼성과 SK의 추격도 만만지 않다. 지난해 3분기에 LG화학과 나란히 유럽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삼성SDI(006400)는 지난달 헝가리 공장을 준공하고 내년 2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최근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친동생이자 배터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안한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올들어 사업보고를 받기 시작했고 지난 4월말에는 대전 R&D(연구개발)센터와 서산 배터리 공장에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0년까지 배터리 사업 등에 총 10조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계획도 세웠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 1위인 LG화학은 해당 분야 매출이 작년 약 1조2000억원에서 2018년 3조7000억원, 2020년에는 7조원으로 연평균 5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진수 부회장은 지난 4월 임직원 모임에서 “실적이 조금 나아졌다고 자만하거나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되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질을 더욱 강화해나가야 한다”면서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박진수(가운데)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2015년 1월 새해 현장경영으로 여수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LG화학 제공.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LG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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