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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사장은 주유소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주유소별로 보유하고 있는 재고물량이 다르고 정유사와의 공급가격도 소화 물량에 따라 개별 협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세 주유소들이 경영난에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 시장은 현재 포화상태로 평균 영업이익률이 1%에 불과한 상황이다. 많은 주유소들이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폐업하거나 휴업하는 주유소가 늘고 있지만 빚조차 갚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휴업중인 주유소는 585개소로 석달만에 16곳 늘었다. 휴업신고도 하지 못한 채 영업을 중단한 주유소도 10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주유소 기름값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주유소 입장에서는 이윤을 더 남기는 것이 어려운 구조다. 통상적으로 정유사는 한주 전의 싱가포르 현물가격을 기준으로 휘발유 공급가격을 결정한다. 여기에 원유도입가와 정제비용 등도 반영한다. 원유를 도입해서 실제로 정제하기까지는 1~2개월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전에 도입해서 비축해 놓은 원유가 많다면 현재 가격뿐만 아니라 당시 구입가격도 고려 대상이 된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정유사가 이번 주에 공급가격을 올렸다고 해서 바로 그날부터 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유사한테 100원 비싸게 샀다고해서 그날부터 바로 비싸게 팔수있는 것도 아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특정 시점의 정유사 공급가격과 주유소 마진의 변화만 보고 누가 더 많은 이윤을 챙겼는지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또한 정유사의 공급가격 기준이 매주 발표됨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기준이 체계적으로 최종 소비자가격에 반영되지 못하고 각 주유소마다 제각각 적용된다는 점은 국내 기름값 결정 과정이 주먹구구식이라고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정유사들은 올해 정제마진 상승과 유가 상승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과 GS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조6862억원으로 지난 2011년의 역대 최고 기록 6조8134억원을 무난히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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