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우 다스 前 사장 "다스는 MB 것…분식회계 지시도 내려"

"MB, 다스 이익 커지면 현대와 협상 어려우니 분식회계 지시"
"BBK 투자, 'MB'가 시켜 송금…과거 특검 조사서 허위진술"
  • 등록 2019-04-13 오전 7:44:39

    수정 2019-04-13 오전 7:44:39

횡령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다스(DAS)의 실소유주는 이명박 대통령이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이 12일 다스의 소유주는 이명박(78) 전 대통령이라고 법정 증언했다. 또 이날 법정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도 나왔다.

김 전 사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 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과 분식회계 경위 등에 대해 밝혔다.

김 전 사장은 권승호 전 다스 전무와 함께 이번 재판의 핵심이 되는 ‘다스의 실소유주는 누구인가’에 대한 중요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1990년대 초 이들에게 분식회계로 비자금을 만들라고 지시한 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에서 약 339억원을 횡령했다고 본다.

김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권 전 전무와 함께 다스 설립과 운영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이 관여했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도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횡령액 중 246억원을 유죄로 인정했다.

김 전 사장은 이날 법정에서도 다스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였다고 말했다.

‘경영 판단에 대한 최종결정과 경영을 총괄하는 실질적 사주가 이 전 대통령이 맞냐’는 검찰의 질문에 김 전 사장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 측의 비슷한 취지의 질문에도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전 사장은 다스의 회장으로 등재된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회장이 주요 결정을 한 사실이 없고, 결정을 위한 간부회의에서도 한 번도 진술한 적이 없다는 점도 덧붙여 말했다.

김 전 사장은 분식회계 또한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됐었다고도 폭로했다. 분식회계를 통해 매년 20억원씩 비자금을 조성해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는 “1990년대 초부터 회사(다스)에 이익이 나기 시작했고 이 전 대통령에게 매년 보고를 드렸다”며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냐고 보고드리니 이 전 대통령이 ‘원가문제도 있으니 분식회계를 하는게 어떻겠냐’고 말해서 그때부터 분식회계를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다스의 이익이 많이 날 경우 주요 거래사인 현대자동차와의 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어 이같은 지시가 내려왔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이 ‘분식회계 시작 시점을 1990년대 초반이 아닌 1996년 초경이라고 허위 진술한 것은 왜 그렇냐’고 묻자 김 전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을 보호해야겠다는 얕은 생각 때문이었다”면서 “검찰이 조사한 상황이 너무 탄탄하고, 관련 기록을 갖고 추궁해 거짓말을 계속 유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BBK 투자와 관련한 증언도 나왔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BBK를 통한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 전 사장은 ‘2000년 BBK에 다스 자금 120억원을 투자한 건 누구한테 지시를 받은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피고인(이명박)으로 표현해 좀 불경스러운데, 그쪽의 지시를 받고 (제가) 송금했다”고 말했다.

특히 다스 소송에서 패소하자 “그 많은 수임료를 지불하고도 왜 졌느냐”는 질책도 받았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과거 검찰·특검 조사에서 다스와 BBK는 관련 없다고 진술한 점에 대해서는 “당시 제가 허위진술을 했다”고 시인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다스 비자금 조성을 통한 업무상 횡령과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 비용 대납(뇌물수수) 등 7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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