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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도 ‘중도금 무이자’ 내걸고 분양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전국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9.4대 1로 집계됐다. 11·3 대책으로 강화된 청약 요건이 적용되기 시작한 지난해 12월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이 처음 한 자릿수대로 떨어진 이후 4개월째 두자릿수 청약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청약 요건 강화에다 올해는 입주 물량까지 평년보다 크게 늘어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에는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대형 건설사까지 분양 아파트에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내걸고 있다.
지난달 GS건설이 대전 서구에서 분양한 ‘복수 센트럴자이’와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한 ‘김포 자이더빌리지’, 이달 대우건설이 경기 평택 용죽지구에서 분양에 나선 ‘비전 레이크 푸르지오’ 등은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내세웠다. 올 상반기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한화건설의 ‘부산 연지 꿈에그린’에도 중도금 무이자 조건이 적용됐다.
특히 정부와 금융권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중도금 집단대출 자체가 어려워지고 대출이자도 오르는 상황에서 중도금 무이자 조건의 이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달 경기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에서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한 ‘고덕파라곤’ 전용면적 84㎡형의 중도금 대출 이자를 지불해야 할 경우 총 금융비용은 1005만원(분양가 3억8650만원, 연 이율 4%·고정금리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중도금 무이자 조건은 분양시장 상황이 불확실해 사업 이윤을 줄여서라도 분양 물량을 빠르게 해소하려고 할 때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분양원가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도금 무이자를 내건 건설사가 실상 이자비용을 분양가에 포함시켜도 계약자가 이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지난 2011년 세종시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는 분양 당시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로 홍보했지만 입주자모집공고에 명시된 분양원가 가운데 일반분양 시설경비 항목에 중도금 이자 금융비용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 이에 입주자들이 분양 건설사를 상대로 과장 광고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했지만 법원은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다. 건설사가 내건 중도금 무이자 조건이 이에 따라 소용되는 비용을 분양대금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중도금 대출 요건이 까다로운 요즘 예비 청약자에게 중도금 무이자는 매력적인 조건”이라면서도 “입주 시점의 자금 조달 상황을 파악하고 주변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가 적정한 지를 따져본 뒤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