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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빨간’ 입술이다. 타고난 색은 당연히 아니다. 화장품 중 가장 손쉽게 자신을 도드라질 수 있게 만드는 ‘무기’를 썼다. 립스틱이다. 그런데 이건 무슨 상황인가. 또 다른 도구가 그 입술을 공격하는 중이니. 입술을 강제로 벌리는 중인지, 벌어지는 입술을 고정하는 중인지.
그런데 정작 매체의 기법이 뭔지는 묻지 말란다. 되레 점잖게 타이른다. “설명이 길어진다. 산으로 간다”고. ‘욕망의 수’(The Number of Desire·2019)를 지배하는 빨간 입술이 어찌 나오게 됐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