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올리고 '유튜버 생방'까지…홈쇼핑, TV 떠난 2040 잡는다

[변곡점 맞은 홈쇼핑]②1995년 판매액 35억→2023년 20조로 성장
IMF 당시 상품군 확대, 2010년 모바일로 확장
최근 TV시청 저조·송출수수료 확대 등 고전
GS샵 숏폼 전략 강화, 유튜브·AI제작 등 추진
CJ온스타일은 취향 중심 콘텐츠커머스로 전환
  • 등록 2024-09-05 오전 5:35:05

    수정 2024-09-05 오전 10:40:24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홈쇼핑 산업은 지난 30년간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 못지않은 다양한 상품군, 편리한 시스템으로 외형을 6000배(1995년 판매액 대비)나 키웠다. 이처럼 국내 유통산업과 함께 성장한 홈쇼핑이지만 최근 이커머스 공세, TV 시청인구 감소 등의 환경 변화로 역대급 불황기에 직면했다.

국내 홈쇼핑사들은 ‘새로운 30년’을 위한 변신에 나섰다. 특히 TV 시절부터 강점이었던 ‘영상’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커머스를 더 정교화한다. 동시에 자체 ‘틀’(채널) 안에만 갇히지 않고 주요 소비층이 쏠린 외부 타 플랫폼(유튜브 등)에까지 외연을 확장하는 개방적인 전략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홈쇼핑 30년사…시대 흐름따라 진화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샵(하이쇼핑)과 CJ온스타일(HSTV)가 첫 방송을 시작했던 1995년 양사의 판매액은 34억원에 불과했다. GS샵의 첫 홈쇼핑 판매는 리모콘 10개, CJ온스타일은 뻐꾸기 시계 7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TV 홈쇼핑의 편리함과 잠재성을 알아본 기업들은 잇따라 시장에 진출했다. 2001년 NS쇼핑·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이, 2012년 홈앤쇼핑, 2015년 공영쇼핑이 개국하며 총 7개사 체제가 됐다. 주부들을 중심으로 시장을 키우면서 국내 홈쇼핑 산업 규모는 1995년(판매액 기준 35억원)대비 지난해 20조원으로 약 6000배나 성장했다.

홈쇼핑은 지난 30년간 많은 분기점을 맞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도산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 브랜드까지 유입하면서 상품군을 대폭 늘렸다. 인터넷 쇼핑몰이 등장했던 2000년엔 홈쇼핑도 온라인 종합쇼핑몰 사업을 본격 전개하며 영역 확장에 나섰다.

2001년엔 홈쇼핑 업계 최초로 취급액 1조원을 돌파한 업체(GS샵)도 나왔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된 2010년 이후엔 처음으로 모바일로 채널을 확장하며 사업 영역을 더 키웠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취급액 1조원 돌파는 TV 홈쇼핑이 당시 주요 유통채널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는 의미”라며 “모바일 플랫폼 시작도 업계의 중요한 분기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 6월 CJ온스타일이 진행한 유튜버 심으뜸과 함께 한 라이브방송. 실시간으로 39만명이 시청 중이다. (사진=CJ온스타일)
TV 안 보는 소비자들, 정체기 맞은 홈쇼핑

취급액 기준 20조원 시장으로 큰 홈쇼핑 산업은 최근 또 다른 변곡점을 맞았다.

TV시청 시간은 매년 감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수(3631만106단자)도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보는 사람’이 없어지고 있어서다. 국내 유통시장의 흐름이 쿠팡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 시장으로 쏠린 것도 큰 위협이다.

여기에 지난해 기준 71.0%까지 상승한 송출수수료 비중(방송 매출액 기준)도 홈쇼핑 업계에게는 부담이다. 지난해 7개 국내 TV홈쇼핑사의 영업이익 총합은 3270억원으로 2022년대비 34.9%나 줄었다. 외형·내실이 동반감소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 자칫 유통시장에서 설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에 올해부터 숏폼·라방 등 콘텐츠 커머스 전략을 강화하며 주 소비자층인 20~40대층을 다시 홈쇼핑으로 끌고 오기 위한 과감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GS샵이 지난해 12월 최초로 시작한 앱내 숏폼 서비스 ‘숏픽’. (사진=GS리테일)
숏폼·라방 더 과감하게, 유튜브 끌어안은 홈쇼핑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GS샵은 최근 자체 숏폼 서비스 ‘숏픽’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까지 약 5000개 콘텐츠가 제작됐고 누적 페이지뷰(PV)는 지난 7월 말 기준 1억2000만회를 넘어섰다. 직원(임플로이언서)들을 이용한 숏폼 제작도 GS샵의 새로운 시도다. 또한 숏폼 콘텐츠를 자사 앱 외에도 외부 유튜브 채널에 동시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과거 TV나 모바일 등 자체 채널로만 사업을 전개했던 홈쇼핑이 폐쇄성을 벗고 외부 채널까지 영역을 확장한 모습이어서 의미가 있단 평가다.

유희왕 GS샵 모바일콘텐츠팀장은 “숏픽 콘텐츠 활용도 제고를 위해 최근 유튜브 채널로 확장시키는 테스트를 시작했고 올 3분기에는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숏픽 콘텐츠를 완전 자동 생산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 ENM(035760)의 CJ온스타일도 콘텐츠 커머스 전략을 기존 ‘가성비’ 중심이 아닌 고객별 가치가 반영된 ‘취향’ 중심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한예슬 등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의 대형화를 추진, 차별화에 나선다.

CJ온스타일도 이를 통해 처음으로 유튜브에 동시 방송을 추진한다. 점차 홈쇼핑 콘텐츠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내외부 플랫폼 전반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략의 변화가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상의 전환도 이뤄지고 있다.

현대홈쇼핑(057050)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해외명품 매장 현장에서 모바일 생중계로 방송을 진행하는 새로운 방식의 ‘글로벌 라방’을 기획 중이다. 현지에서만 판매되는 명품, 구하기 어려운 상품 등을 발굴해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한 셈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은 “미디어 이용 경향이 바뀌면서 홈쇼핑도 새로운 수요층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 굉장히 많은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며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의 공세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홈쇼핑사들이 이들 플랫폼과 협력하되, 자신들만의 강점을 살려 다음 스테이지(단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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