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눈길을 끈다. 이들의 상반된 모습을 통해 바람직한 공직자상을 다시금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한 이후인 지난 7일과 8일 연차 휴가를 내고 절에 다녀왔다. 그런데 당시 법무부 직원 2명이 휴가를 사용해서 동행했고, 연가임에도 관용차량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관 개인이 연차내고 절에 가는데 부하 직원들도 휴가를 내고 동행한다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도 있는 갑질이다. 더군다나 휴가 중에 사적 용무에 관용차를 사용한 것은 공무원행동강령 위반소지도 있다.(공무원은 관용 차량·선박·항공기 등 공용물과 예산의 사용으로 제공되는 항공 마일리지·적립 포인트 등 부가서비스를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적인 용도로 사용·수익해서는 아니 된다.)
반면 지난 18일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의 사과는 국민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방대본은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국민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은 기관이다. 그런 방대본이 코로나19 사태 초기 특정한 상황에서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던 당시 발언에 대해 사과를 했다.
권 부본부장의 발표처럼 초기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혼선은 코로나19를 잘 알지 못하던 시기에 세계보건기구(WHO)나 각국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어쩌면 당국자가 책임져야 할 사항이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점을 사과했다. 그리고 “코로나 관련 마지막 브리핑을 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비단 공직자와 정치인만이 아니라도 누구나 잘못을 저지른다. 다만 공직자와 정치인은 국민을 대표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존재이니만큼 행위와 발언에 더 큰 책임을 묻게 된다. 비판을 받으면 추 장관처럼 자신을 공격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판은 그의 정적이 잘못도 없는 그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국민이 그의 잘못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된 행동이고, 발언이었는지 되새겨 보고 즉시 사과해야 한다. 지금은 왕조시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