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황기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지난 15일자로 강은주 부회장과 성석진 대구지부장을 비롯해 대의원 8명(대의원 의장 포함), 일반회원 4명 등 총 14명에 직무정지 처분 공문을 발송했다. 협회는 이들이 황 회장의 임기 시작 때부터 현재까지 모든 협회 업무에 대해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회원들을 선동해 협회에 대한 불신과 분열을 양산함으로써 협회는 물론 전체 회원들에게 유무형의 정신적·물적 피해와 고통을 줬다고 처분 이유를 설명했다.
협회 측은 “이러한 행위에 대해 방치하거나 선처와 인내를 지속할 경우 협회 설립 취지와 목적을 해함은 물론 존립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협회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행위가 최정점에 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당사자 측은 즉각 반발했다. 협회의 운영에 대해 각자의 맡은 바 역할 아래서 궁금한 부분을 질의하고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일반회원들의 생각을 물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협회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대의원 대표인 대의원의장을 직무정지 대상에 포함시킨 점, 이번 직무정지 요청이 이뤄진 회의가 일부 대의원에게만 연락돼 소집됐다는 점 등에서 이번 처분이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강은주 공인중개사협회 부회장은 “부회장, 지부장, 대의원 등 회원들이 뽑은 사람을 회장 직권으로 직무 정지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윤리위원회를 정식으로 열고 절차대로 했다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윤리위원회를 열지도 않고 직무를 정지시켰다. 법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협회 회원인 한 공인중개사는 “각종 규제에 따른 부동산 거래 절벽으로 공인중개사들의 수입이 크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들의 이익과 편의를 높이는 데 매진해야 할 협회가 내홍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