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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이상한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이상하자!” 모 통신사의 광고문구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이상’(異常)한 시도로 고객이 기대하는 ‘이상’(以上)의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가장 ‘이상’(理想)적인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이상’ 중 주목할 것은 당연히 처음에 쓰인 ‘이상’이다.
최근 ‘이상’(異常)이 키워드로 뜨고 있다. ‘정상적인 상태와 다르다’는 게 이상의 사전적 의미다. 다시 말해 비정상인 셈이다. 사실 그동안 비정상 또는 이상은 부정적 의미였다. “저 사람은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휘어 잘 걷지를 못해” “제발 이상한 생각 좀 하지마” 따위로 쓰임새가 곱지 않았다. 나와는 다르다는 편견. 일종의 집단주의적 사고였다.
문화계는 특히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이벤트가 넘쳐나는 곳이다. 현대음악 작곡가 존 케이지의 ‘4분 33초’라는 작품을 보자. 피아니스트가 무대 위로 걸어나가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뚜껑을 연다. 그러곤 정확하게 4분 33초 동안 가만히 앉아 있다가 다시 뚜껑을 닫고 무대 밖으로 걸어나간다. 이상한 상황이다. 작곡가의 의도는 피아노 소리가 아닌 연주회장의 소음을 관객에게 들려주려는 것이다. 비단 피아노를 통하지 않아도 소리라는 게 뭔가를 전달하고 감상자와 소통을 이루는 행위라는 점에서 음악작품 그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상’은 문화로만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윤 추구가 단 하나의 분명한 목표인 냉철한 기업세계에서도 ‘이상’함은 성공 키워드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의 신화를 일군 스티브 잡스. 잡스는 21세기 혁신의 상징이 됐고 그가 말한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는 바이블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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