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급등 등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대학생들의 주거 풍속도가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기피됐던 서울시의 주거 공유 사업 ‘한지붕 세대공감’이 2개월 만에 지난해 계약의 절반을 채우는 등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에다가 관리비도 내지 않고, 어르신이 주는 밥도 먹는 등 일종의 ‘하숙’ 느낌도 낼 수 있어 대학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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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지붕 세대공감’ 계약 건수는 올 2월까지 3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체결된 계약 건수가 66건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2개월 만에 절반에 가까운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총 226건으로 서울시는 이 때보다 신청 속도가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한지붕 세대공감은 지난 2013년부터 대학생의 주거난 해소와 동시에 어르신이 외로움을 덜고 용돈도 벌 수 있게 하는 서울시의 ‘주거 공유’ 사업을 말한다. 대학 인근에 자기 집을 소유하면서 거주하고 있는 어르신이 인근 소재 대학생에게 시세의 50% 수준의 임대료를 받고 방 한 칸을 내어주는 식으로 이뤄진다.
경상남도 김해에서 올라와 인덕대에 입학한 새내기 송예지(20세·여)씨는 “서울이라는 곳에 왔을 때 가장 걱정됐던 것이 주거 비용이었는데 노원구에서 진행하는 주거 공유 사업은 보증금 없이 30만원이면 해결할 수 있어 바로 신청했다”며 “학생식당(학식) 가격도 전과 달리 많이 올랐다고 하던데 수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만한 선택지는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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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를 중심으로 고물가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는 점도 주거 공유 사업이 활기를 띠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 중 올겨울 극심한 한파가 몰려오면서 일부 대학생들은 난방비 폭탄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등 월세와 더불어 관리비 부담도 현실화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 중인 어르신들도 관리비 부담에 대해서는 본인이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다. 2016년부터 한지붕 세대공감 사업에 참여 중인 연양흠(72세·여) 할머니는 “넓은 집에 혼자 있는 것이 쓸쓸했는데 대학생들이 오면서 말벗도 해주고 분위기가 훈훈해졌다”며 “타지에서 올라왔는데 난방비뿐만 아니라 밥 한 끼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어르신과 주거 공유를 하다 보니 주기적으로 밥을 얻어먹을 수 있는 등 일종의 ‘하숙’의 성격도 짙어 식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주거 공유 사업에 참여한 박모씨(21세·남)는 “어르신이 아침을 챙겨주기도 하고 종종 저녁에 언제 들어올 거냐면서 저녁을 차려주시기도 했다”며 “학식이 줄줄이 인상되는 탓에 기숙사에 살 때보다 식비가 많이 절약돼 어르신에게 감사했다”고 회고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6개월마다 리모델링비 100만원을 지원받아 새로 도배를 하거나, 신청하면 재활용센터에서 필요한 가전제품을 조달해주는 등 초기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도 대학생들이 만족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