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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세상의 다양한 것들을 연결해 자동화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 ‘IFTTT(If This Then That)’는 2014년부터 이 같은 개념을 선보였었다. 그걸 업무용에 최적화한 것이 RPA이다. IFTTT는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면서 사용자가 지정한 트리거가 이루어지면 액션이 실행되는 방식의 자동화 서비스이다.
RPA는 생산성을 높여주고 사람의 실수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해준다. 예를 들어 매주, 매일 업무보고를 위해 전사적지원관리(ERP)의 매출 집계와 상품별 판매량 등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서 엑셀에 기입하고 전주, 전일 대비 증감률을 기록하는 반복적인 업무를 RPA를 이용해 처리하면 10~20분 걸릴 일이 1초 만에 해결된다. 또한 숫자를 잘못 입력하거나 연산 기호를 잘못 넣어서 발생하는 문제도 미연에 방지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RPA 도입을 통해 단순 반복 업무나 기계적인 업무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해 좀 더 생산적인 일에 집중함으로써 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함께 생산성 향상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 산업 전 분야에서 RPA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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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RPA가 수행 가능한 업무는 규칙에 기반해서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일, 반복적인 업무, 구조화된 데이터의 처리에 적합하다. 특히 노동 집약적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여러 시스템에 접근해서 확인할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일례로 특정 시스템에 로그인해서 업데이트된 데이터 값을 복사한 뒤 앱을 실행해 붙여넣기하고, 기존 데이터 값과 비교해 특정 조건에 해당할 경우 약속한 기준에 의거해 자료를 정리해 파일을 생성, 이메일로 전송하는 일련의 작업을 RPA로 처리할 수 있다.
이 같은 RPA를 도입할 때에는 어떤 업무에 적용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또 업무 소요시간, 건수, 이를 수행하는 인원수에 기반해 RPA로 대체할 때의 비용과 기존 비용을 비교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단순 인건비와 RPA 개발과 유지비로만 계산해서는 안 되고 RPA로 인해서 얻게 되는 부수효과인 정확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즉, 기존에 사람이 함으로써 발생했던 실수와 오류로 인한 기회비용을 고려해서 RPA 도입 비용을 비교해야 한다. RPA의 도입은 시간당 생산성을 높이는 것 뿐 아니라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이는데도 기여한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단, RPA든 AI든 이런 기술의 도입은 내 개인의 업무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업무 프로세스를 바꾼다. 그런 프로세스에 적응을 빨리 해야만 RPA 도입으로 인한 실질적인 업무 생산성이 향상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일하는 문화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20년 전 결재를 받기 위해 결재판을 들고 과장님, 부장님, 상무님을 찾아다니며 구두 설명을 하고 대면해서 사인을 받아야 했던 것이 전자결재 시스템의 도입으로 이제 스마트폰에서 내용 확인 후 바로 결재가 가능해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바뀐 전자결재를 거부하고 이전과 같은 결재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전자결재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할리 없다. 그러면 도구는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비효율을 안고 사는 것이다.
RPA나 AI는 도구이다. 앞으로 우리는 이와 같은 AI를 디지털 직원 삼아 함께 일해야 한다. 이렇게 디지털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조직 전체의 일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바뀐 도구에 맞게 개인의 일하는 습관과 업무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소리다. 그래야 도구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