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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최근 ‘K-뷰티’에 대한 국내외 투자가의 관심이 뜨겁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이후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키스톤·프랙시스 등 국내 화장품 업계 투자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은 화장품 소품업체 에스엔피월드의 지분 51%를 341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잔금 납입 등 세부 절차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다음달 17일 키스톤PE가 에스엔피월드의 최대주주가 된다.
에스엔피월드는 화장품에 사용되는 스펀지와 퍼프·용기 등 화장품 소품을 제조하는 업체로, 지난해 9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화장품 제조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사업 확대도 꾀하고 있다.
국내 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도 지난달 마스크팩 생산업체 엔코스의 지분 21.5%를 300억원에 인수하면서 화장품업계 투자에 나섰다. 엔코스는 파파레서피와 헉슬리 등 주요 브랜드를 대상으로 마스크팩을 개발·납품하는 회사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한한령에 따른 여파로 실적이 나빠지는 등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 기조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면서 한한령도 다소 완화되는 모양새다. 화장품 업계의 성장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판단, PEF 운용사들의 투자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IB도 K-뷰티에 베팅…‘카버코리아·스타일난다’ 대박 신화 재연
크레디트스위스(CS)는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보유한 엘앤피코스메틱에 400억원을 투자했고, 회사의 가치를 1조2000억원으로 평가했다. 또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화장품 용기업체 펌텍코리아는 베인캐피털 등 글로벌 PEF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흥행이 예상된다.
국내외 투자가가 K-뷰티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이유는 ‘카버코리아’와 ‘스타일난다’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버코리아는 지난해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에 약 3조원에 인수됐고, 스타일난다는 올 상반기 로레알이 5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글로벌 기업이 K-뷰티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들 기업의 매각가는 당초 예상금액을 훌쩍 넘겼다. IB업계 관계자는 “K-뷰티 투자에 나섰거나 검토하고 있는 투자가들은 과거 카버코리아 등에 대한 관심을 고려하면 투자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당분간 이 시장에 대한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