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5월 출간된 책 ‘대통령의 인사’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적은 추천사다. 참여정부에서 인사제도비서관, 인사관리비서관, 인사수석비서관을 두루 지냈던 ‘인사통’ 박남춘 인천시장이 노무현 정부의 인사시스템을 기록한 것으로, 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사 시스템 속에서만 인사를 했고, 인사추천회의의 결정을 존중했다”고 추천했다.
참여정부의 인사 시스템을 물려받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흔들린다. 25세 청년을 1급 비서관으로 임명하면서 빚어진 논란은 맛보기에 불과했다.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아야할 반부패비서관이 투기 혐의를 뒤집어쓴 채 야당으로부터 ‘반쯤 썩은 사람’이라는 비아냥을 받으면서 물러났다.
2004년 참여정부 정찬용 인사수석은 ‘인사 심마니’ 제도를 운영했다. ‘대통령의 인사’에 소개된 내용이니 문 대통령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인재를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이라도 다니겠다던 결기가,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는 추천된 인사의 부적격 사유를 찾는데도 활용되지 않았다. 가히 시스템의 퇴행이다.
2016년 5월 출간된 ‘노무현이 선택한 사람들’에는 “당시 문(재인) 수석은 잣대로 줄을 그어놓고 도려내는 방식의 면도칼 검증을 실시하고 있어서 한 번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식이었다”고 인사 검증의 엄중함을 서술했다. 혹시라도 칼날이 무뎌진 것일까. 노 대통령은 2005년 이기준 교육부총리 임명 파동 때 대국민사과와 함께 박정규 민정수석과 정찬용 인사수석을 경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