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하자면 아이들이 죽어가던 시간에 대통령은 관저의 침실에 있었다는 것이다. 침실 안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10시 22분까지 전화조차 받지 않았으니, 관저에 집무실이 있고 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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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실은 9시 30분에 첫 보고를 받았지만 사실상 대통령에게 전화를 넣는 일 외엔 아무 것도 안 했다. 그동안 자체적으로 분석한 골든타임은 허무하게 지나갔고, 세월호 선내에서의 마지막 문자 메시지가 도착한 10시 17분 이후에야 비로소 첫 보고가 이뤄졌다는데, 그것도 서면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대통령 침실 앞에 놓고는 읽어 봤는지 확인하지도 않았다.
10시 22분까지 전화를 받지 않던 대통령은 안봉근 비서관이 침실 문을 두드리며 수차례 부른 이후에야 문을 열고 나와 국가안보실장과 전화를 하며 원론적 지시만 했다. 그리고 다시 관저 사무실이 아닌 침실로 들어갔다. 11차례 넘게 보고했다는 증언은 하루 2차례 보고서를 모아서 출력한 뒤에 대통령께 드렸다는 정호성의 고백으로 결국 위증이었음이 확인되었다. 304명의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을 때, 온 국민이 일손도 놓고 잠겨가는 선박을 애타게 바라보고 있을 때, 대통령은 침실을 벗어나지 않았고, 정부는 사실상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검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2시 15분의 만남과 중앙안전대책본부에 나타난 5시 15분 사이 세 시간 동안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프라이버시와 경호 등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차마 그 시간에도 올림머리를 하느라 국민들의 안위를 뒷전으로 했다는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
이렇게 무책임하고 무능력했던 그들은 스스로의 범죄적 행태를 가리기 위해서는 놀라운 능력들을 보여주었다. 서로 입을 맞추고, 공문서를 조작하고, 위증을 하고, 야당을 공격하고, 언론들을 통제하고, 외신기자를 고발하고, 대국민 선전전까지 일사분란하게 펼쳤다. 그들의 능력은 국민을 구할 때가 아니라 자신들의 범죄를 숨기려 할 때 발휘되었고, 국가의 이익을 지킬 때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권을 지킬 때에 발휘되었다.
이 참혹한 사실을 앞에 놓고, 사실상 공범이었던 자유한국당은 후안무치라는 말로도 다 표현 못할 논평을 내 놓았다. 홍지만 대변인은 이 수사결과를 “세월호 7시간 의혹에 실체가 없다고 발표한 것으로, 7시간을 두고 난무했던 주장들 가운데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석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을 했으면 됐지 7시간의 난리굿을 그토록 오래 벌일 일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런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수모를 당하고 결국 국정농단이라는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 내려온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고까지 한 논평은 사실 그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 몸이라는 고백이며, 함께 사라져야 할 세력임을 확인시켜 준 증거라 하겠다. 다음 세대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 무책임한 무리들에게서 책임을 남김없이 거둬야 할 때가 아닌가.
국민의 이름으로 “거짓말을 일삼았던 세력에게 참회와 자숙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