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관광] "어른 위한 놀이터 만드는 게 우리 일"

성공기 기업탐방18 '여가상자'
유흥위주 여가활동 안타까ㅓ워
문화생활 파는 쇼핑몰 개설
삼청동나들이 등 여행상품부터
캘리그라피·요가 강좌 등 다양
매달 1만명 이상 홈페이지 방문
2017년 월 33억원 매출 목표
  • 등록 2015-04-28 오전 6:41:00

    수정 2015-04-28 오전 6:41:00

‘주말에 뭐하지?’를 콘셉트로 여가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하는 ‘여가상자’. 지난해 열린 ‘제4회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창업자 부문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패러다임은 정부3.0이다. 개방·공유·소통·협력을 바탕으로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지원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관광분야에서도 창조경제 실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융·복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그 일환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다.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부문의 창업과 연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공모전의 성과는 눈부시다. 4년간 총 260건의 창조관광사업을 발굴, 그중 170개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했다. 또 501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공모전에 당선한 업체 중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업체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더 높이 더 멀리”.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최미리(가운데) 여가상자 대표와 직원들.


▲놀지 못하는 어른 위한 놀이터 만들기

이번에 소개할 창조기업은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로에 위치한 ‘여가상자’. 놀이와 관광을 조합해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제4회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창업자부문 장려상을 받은 여가상자의 콘셉트는 ‘놀지 못하는 어른을 위한 놀이터 만들기’. 최미리(30) 여가상자 대표
여가상자 CI
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시간을 일하는 것이 중요해 정작 휴식이 필요한 어른은 논다는 것, 즐기는 법을 모른다”면서 “놀이라는 여가활동을 통해 삶의 고단함을 잊고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해 심기일전의 원동력을 얻게 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이자 경영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놀이터라고 할 때는 항상 아이들을 먼저 떠올린다. 놀이터에 반드시 필요한 ‘놀이’도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놀 수 있는 놀이기구가 대표적. 보통 그네, 시소, 미끄럼틀 등의 놀이기구가 그것.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규칙을 배우고, 질서와 법칙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또 관계의 복잡함을 스스로 이해하고 깨우친다. 쉽게 말해 사회활동을 모방하며, 체험하고, 학습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어른이 돼 갈수록 점차 놀이터를 잃어간다.

최 대표는 “현실적으로 상업적인 유흥공간 외에 어른을 위한 놀이터는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어른도 자유를 만끽하고 스스로를 거침없이 표현하며 놀이하는 존재로서 순수 욕망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가상자는 ‘놀지 못하는 어른’을 위한 일종의 놀이 ‘플랫폼’”이라며 “특히 ‘주말에 뭐 하지’ 하고 고민하는 어른을 위한 놀이터, 여가를 생각할 수 있게 한 쇼핑몰”이라고 소개했다.

강규상 한국관광공사 창조관광벤처팀장은 “여가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나날이 강조하고 여가와 문화소비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여가를 보내야 할지 모르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면서 “여가상자는 이러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문화적 유흥과 개인적 취향을 고려한 여가소비 콘텐츠를 개발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수상 선정이유를 밝혔다.

어른을 위한 여가콘텐츠 플랫폼인 ‘여가상자’에서 주말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 요가 클래스


▲여가를 위한 종합선물세트

여가상자는 여가콘텐츠 플랫폼이다. 여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여가를 즐기려는 고객을 연결한다. 일종의 중개서비스다. 쉽게 말해 ‘여가’, 다시 말해 놀이가 이 회사의 상품인 셈이다. 방식은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 일종의 여가 쇼핑몰인 여가상자 홈페이지(enjoyablebox.com)를 통해 놀이를 신청한 고객에게 오프라인 서비스를 체험하게 하는 식이다. 하지만 여가상자의 사업모델은 일반적인 O2O 비즈니스와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보통 O2O는 온·오프라인을 일대일로 결합하고 통합해 소비와 구매를 편리하게 해주는 측면을 주로 강조한다. 하지만 여가상자의 O2O는 고객이 쇼핑경험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 다르다. 단순히 노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무언가를 배우고,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가상자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삼청동 나들이·컬러테라피, 메이크업·캘리그라피 클래스 등이 대표적이다. 특이한 점은 각각의 프로그램을 여가상자 직원이 구성하지 않고 각 분야 전문가가 운영한다는 것. 여가상자는 이들 전문가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진열할 수 있게 장만 제공한다. 물건을 사고파는 고객 양쪽 다 만족도가 큰 이유다. 최 대표는 “여가상자의 프로그램은 여가가이드(부문별 전문가)에게 홍보와 마케팅 외에도 홈페이지 방문고객의 성향과 패턴을 분석해 프로그램을 자문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협업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층은 20~30대 직장여성이다. 주중에는 바쁘지만 자기개발 욕구가 강하고 주말에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하는 세대와 직군이란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놀이거리를 고민할 때 쉽고 재미있게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제공을 지향한다”면서 “체험형·자기개발형 여가를 찾고 있는 20대 후반 직장여성이 1차 대상이며 이들이 쉽게 여가생활을 할 수 있도록 주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상품 구성에서도 젊은 직장여성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교양·예술·문화 등 각종 배우기 프로그램은 물론 ‘원데이투어’ 등 여가가이드를 판매하기도 한다. 여가상자 직원까지도 전부 20대. 최 대표는 “여가상자는 ‘놀기 좋아하면서도 일 잘하는 인재’를 요구한다”며 “필요한 덕목은 패기와 열정이고 자기분야에서 전문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소한 일상부터 유용한 생활정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의 대화가 오가는 교류의 장”을 여가상자라고 소개한 최 대표는 “여가상자를 통해 관계가 발생하고 문화를 형성하며 일상에서도 변화를 추구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미리 여가상자 대표


▲“CJ E&M과 당당히 경쟁할 것”

여가상자는 지난해 2월 소규모 개인사업체로 창업했다. 지난해 11월 홈페이지를 처음 열었다. 하지만 이후 5개월여가 지난 현재 매월 1만명 이상이 홈페이지를 방문한다. 방문자 수도 매월 2배씩 늘고 있다. 덕분에 자본금 1억원을 증자해 올해 1월 법인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었다. 1년 만에 그럴듯한 회사로 성장시킨 최 대표는 “회사가 점점 성장한다는 것이 가장 뿌듯하다”면서 “플랫폼 서비스도 팬층이 생길 만큼 자리 잡았고 방문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반색했다.

물론 사업 초기이기에 매출 안정화가 가장 어려웠다는 최 대표는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한 사업이라 업계에서 신뢰를 얻고 실력으로 인정받을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가상자가 이렇듯 급속하게 성장할 수 있던 데는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 있었다. 공모전 당선으로 사업화자금 3700만원(사업지원비 2700만원+추가지원금 1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최 대표는 “지원비 대부분을 홈페이지 개발과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했고 초기에 자리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매달 이뤄지는 컨설팅으로 정기적인 사업점검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박람회 참석 기회나 홍보기회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 가지 덧붙이자면 회사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연결이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는 여가상자의 홈페이지 방문자를 꾸준히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최 대표는 “올해 목표는 매월 1.5배씩 성장하는 것”이라며 “2017년에는 매월 37만 5000명이 여가상자를 방문하고, 월 매출액 33억원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고 다부지게 밝혔다. 그래서 앞으로 10년 내 국내 최고의 여가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 최 대표는 “궁극적으로 국내 굴지의 기업인 CJ E&M의 경쟁사가 되는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꺼내놨다.

어른을 위한 여가콘텐츠 플랫폼인 ‘여가상자’에서 주말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 캘리그라피.
어른을 위한 여가콘텐츠 플랫폼인 ‘여가상자’에서 주말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 캔들 클래스
어른을 위한 여가콘텐츠 플랫폼인 ‘여가상자’에서 주말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오폴리머 공예.
어른을 위한 여가콘텐츠 플랫폼인 ‘여가상자’에서 주말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오폴리머 공예
어른을 위한 여가콘텐츠 플랫폼인 ‘여가상자’에서 주말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 메이크업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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