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공동수조·최첨단 장비 구축…고효율 선박 개발 ‘산실’

<친환경 선박제조 첨병 ‘R&D 연구소’ 가보니…>
②대우조선해양 시흥 R&D센터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협업, 산학협력 ‘결실’
대규모 수조 배치, 스마트관제센터도 설치
경쟁사대비 최신식 설비, R&D 효율성도 ‘껑충’
  • 등록 2021-06-04 오전 6:00:00

    수정 2021-06-04 오전 6:00:00

올해들어 한국 조선사들이 전세계 선박 수주 시장을 휩쓸고 있다. 글로벌 선주들이 한국 조선사를 찾는 이유는 오랫동안 축적된 기술력뿐 아니라 원가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조선사들은 향후 탈탄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운반선 이외에도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 확보에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지주사),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사는 암모니아, 수소 등 다양한 친환경 선박 연료 건조 기술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중이며 머지않아 실증을 거쳐 상용화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이데일리는 ①한국조선해양 ②대우조선해양 ③삼성중공업 R&D 연구소를 차례로 찾아 친환경 기술 동향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시흥(경기)=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단순한 사무공간처럼 보였던 건물 안에 들어서니 300m 길이의 거대한 수조가 눈 앞에 들어왔다. 건물 내부에 이처럼 큰 규모의 수조가 있으리라곤 생각치 못했던만큼 첫 인상이 강렬했다. 수영장 같은 기다란 수조 위에는 거대한 크레인이 목조로 건조된 모형 선박을 끌고 있었다. 모형 선박은 수조 안에서 파도의 압력, 와류(회전운동에 의해 반대방향으로 소용돌이치는 흐름) 등을 점검 받고 있었다. 이는 국내 조선업체 대우조선해양(042660)이 2018년 구축한 시흥 R&D(연구개발)센터 현장이다.
대우조선해양 시흥 R&D센터 내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공동수조 외관. 모형 선박을 공동수조 안에 투입해 추진력 관련 성능을 점검한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서울대와 산학협력 ‘결실’…관제센터도 디지털화

3일 방문한 시흥 R&D센터는 대우조선이 201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순차적으로 완공한 미래해양기술개발의 중심이다. 시흥 R&D센터는 급변하는 선박·해양플랜트 기술 발전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최근 강화되고 있는 선박 환경규조에 부합하는 친환경 고효율 선박을 자체 개발하기 위해 설립됐다.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부지를 활용하는 동시에 연구도 공동 진행하고 있어 조선업계의 대표적인 산·학 협력의 결실로도 불린다. 대우조선은 서울대와 미래해양기술 클러스터를 설립하고 교육과 인재양성에 시흥 R&D 센터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시흥 R&D센터는 경기도 시흥시 배곧2로에 위치한 서울대 시흥캠퍼스 부지내 대지면적 4만9620㎡(약 1만5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크게 △예인수조 및 모델워크샵 △공동수조 △음향수조 △스마트십육상관제센터 및 함정체계실험실 △친환경 연료 육상시험소(LBTS) △유압시험동 등으로 구성됐으며 약 180명의 연구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날 처음으로 찾은 곳은 스마트십육상관제센터였다. 이곳에선 실제 운항 중인 선박들의 이동 현황을 연구원들이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스크린 왼편엔 노란색과 파란색 2개의 선으로 선박의 이동 경로를 나타내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안현식 대우조선 책임연구원은 “이곳에선 전 세계의 기상 및 항구 정보, 연료가격, 운임지수, 경제지표 등도 통합 분석해 각 선주들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옥포에 있는 에너지시스템연구소도 이곳에서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시흥 R&D센터 내에 있는 스마트십육상관제센터. 이곳에선 현재 운항 중인 선박 정보는 물론 세계 각국의 기상 및 항구 정보, 운임료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300m 규모 예인수조, 세계 최대 공동수조 ‘눈길’

다음으로 찾은 곳은 시흥 R&D센터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예인수조와 공동수조였다. 예인수조는 선박 운항 성능을 추정하기 위해 모형 선박을 통해 실험하는 시설이다. 300m 길이의 대규모 수조 위에 모형 선박 1대가 크레인에 이끌려 움직이고 있었다. 안 책임연구원은 “배가 어디까지 잠기는지 중량을 늘려 체크를 한다든지, 연료절감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를 주로 본다”고 설명했다.

예인수조 바로 인근에 자리 잡은 공동수조는 특이하게 ‘ㅁ’자 형태를 지녀 눈길을 끌었다. 대우조선 시흥 R&D센터의 공동수조는 상업 수조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주로 실제 운항 조건에서 추진기 관련 성능을 시험 및 평가하는 역할을 한다. 예인수조에서 저항 및 조정 성능을 평가한 모형 선박들이 공동수조에 투입된다. ‘ㅁ’자 형태의 수로 속 물을 모터로 돌려 선박 프로펠러 RPM(분당 회전수) 등을 검사전용 카메라를 통해 측정한다. 실제 이날도 공동수조 옆에 여러 대의 검사 카메라들이 배치돼 쉴새 없이 프로펠러의 상태를 찍고 있었다.

안 책임연구원은 “상업시설 중 최대 규모로 설비도 20년 전후한 타 경쟁사들과 달리 최신식이어서 연구 효율성이 높은 게 우리의 장점”이라며 “최신식 설비인만큼 초반에 설비 안정화를 위해 각 분야의 명장들을 대거 영입해 체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은 시흥 R&D센터를 통해 다양한 스마트십·고효율 선박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선체 저항을 혁신적으로 줄인 공기윤활시스템(ALS),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인 축발전기 모터시스템(SGM) 등 연료 절감을 위한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시흥 R&D센터엔 친환경 연료에 대한 육상시험소(LBTS)를 구축, 현재 20kW급 수소연료전지 실증도 준비 중에 있다. 암모니아, 메탄올, 수소 등 친환경 연료에 대한 R&D 측면에서다. 지난해 기준 대우조선의 연간 R&D비용은 722억700만원으로, 매출액대비 비중은 타 조선업체대비 약 2배 수준이다.

최동규 대우조선 중앙연구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국내 조선업계에 기회가 찾아왔는데 대우조선은 이에 대한 준비를 이미 해왔다”면서 “꾸준한 R&D을 통한 기술력, 친환경, 프리미엄 고효율 기술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시흥 R&D센터에서 각종 테스트에 사용할 모형선박을 직접 만들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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