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마케팅]③겨울 코트 울상..'날씨 너무 더운 거 아냐'

이달 평균기온 3.8도..작년보다 6도 높은 고온 지속 중
계절변화에 민감한 유통,패션업체 소비부진에 속앓이
패션업체, 계절 안타는 제품내고 발주규모 유동적 운영
롯데百 패션행사 미루고..GS홈쇼핑은 시즌오프 앞당겨
  • 등록 2015-12-21 오전 7:00:00

    수정 2015-12-21 오전 8:50:54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겨울 코트요? 날씨가 추워야 살 마음이 생기죠. 초가을에 미리 사둔 겨울 옷도 못 입고 있는데요 뭘.”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A씨)

‘따뜻한 겨울’이 지속되면서 코트·패딩 등 방한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뜸해졌다. 12월 중순이 넘어가는 시점이지만 추위는 커녕 눈도 제대로 내리지 않아 겨울 외투제품을 사려는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오락가락 날씨에 유통·패션업계도 기존 전략을 수정하면서 고객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달(12.1~17) 평균기온은 3.1도로 작년 같은기간(-3.5도)보다 무려 6도나 높았다. 최저기온으로 따져봐도 작년 같은 기간에는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혹한이 몰아쳤지만 올해는 최저기온 -5도 이하인 날이 지난 17일(-7.4도) 하루뿐이다.

유통·패션업계는 날씨에 매우 민감한 업종이다. 계절변화가 뚜렷할수록 소비자의 구매욕구도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12월은 ‘연말대목’으로 통한다. 본격적으로 추워짐과 동시에 크리스마스 등 선물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코트 등 겨울제품의 경우 여름제품보다 객단가가 높다. 하지만 올해는 평년보다 따뜻한 온도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오락가락한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패션업계도 기존 전략을 수정 중이다. 두꺼운 패딩처럼 혹한에만 입을 수 있는 제품이 아닌 1년 내내 입을 수 있는 제품으로 무게를 옮겨가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가을·겨울 남성복 트렌드로 ‘실용성’을 제시하며 뒤집어 입을 수 있는 제품, 탈부착이 가능한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또 물량 발주 규모와 시기도 유동적으로 운영하는 추세다. LF는 판매상황을 탄력적으로 반영해 제품을 생산하는 ‘조기 반응(quick response)’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LF관계자는 “과거에는 6개월 전부터 미리 물량을 찍어놓고 파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서 “최근에는 변덕스런 날씨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1~2달 단위를 판매현황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겹쳐 입을 수 있는 ‘레이어드’의류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이유도 비슷하다. 따로 입어도 무난하고 겹쳐 입으면 다른 코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측하기 힘든 날씨에 활용성이 높다. 올 한해 홈쇼핑에서 기본디자인의 티셔츠 세트가 인기제품 상위권을 휩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겨울의류 기획전이 연기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1일부터 시작한 대규모 출장세일 ‘롯데박싱데이’에서 패션기획전 순서를 뒤로 미뤘다. 박싱데이는 1차 식품·리빙페어, 2차 패션팩토리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2월 초 따뜻한 날씨로 인해 패션기획전을 행사 초반에 배치할 경우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패션기획전을 한파가 예정된 행사 후반으로 빼게 됐다”고 말했다.

반대로 겨울 시즌오프 시기는 앞당겼다. 겨울 옷 장만에 시큰둥한 소비자를 하루빨리 사로잡기 위해서다. GS홈쇼핑은 지난 10월 출시한 코트(29만9000원)를 이달 초부터 33%가량 할인한 19만9000원에 판매하는 등 시즌오프를 시작했다. 이는 평소보다 일주일 빠르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마케팅보다 날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후에 민감한 게 우리 업종”이라면서 “최근 들어 겨울이 따뜻하고 여름에 비가 오지 않는 등 날씨 예측이 힘들어지면서 업체들도 기후 리스크를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날씨 때문에 한겨울에도 서울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 앞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식음료 업계에는 ‘따뜻한 겨울’ 때문에 여름 식품의 대명사 아이스크림이 잘 팔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대개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 아이스크림 판매가 급감하는데, 영상권 날씨가 이어지며 겨울에도 아이스크림을 찾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 겨울 아이스크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많게는 30%가 늘었다. 11월에는 전년동월대비 7.3%가, 12월에는 32.3%가 증가했다. 11월~12월 평균 14.7%가 증가한 셈이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배스킨라빈스에서도 11월 매출은 전년대비 3%, 12월 매출은 6%가 늘었다.

반면 겨울철 대표 식품인 호빵과 어묵 판매는 주춤하다. 특히 어묵의 경우 11~12월 평균 매출이 지난해보다 6.3% 감소했다.

덕분에 비수기인 겨울 아이스크림 신제품 출시 또는 마케팅을 쉬었던 업체들도 바쁜 모습이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보다 아이스크림 케이크 신제품을 대폭 늘려 24종 출시했고, 롯데푸드는 신제품 아이스크림 ‘이츠 케이크’를 내놓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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