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과 몸이 엉켜냈다, 살덩어리 자화상

△씨엘아트갤러리서 '몸짓과 시' 전 연 작가 김찬송
강한 붓선으로 긋고 칠한 신체 일부
'익명의 몸'으로 꺼내놓은 작가 자신
'몸짓'이라 부른 붓질 문학성 첨가해
몸·몸짓·공간이 관계 맺는 화면으로
  • 등록 2022-05-03 오전 3:30:00

    수정 2022-05-03 오전 3:30:00

김찬송 ‘내 왼손에 어떤 것’(The Things I Left·2022), 캔버스에 오일, 45.5×45.5㎝(사진=씨엘아트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거친 붓터치로 그려낸 건 지문도 손금도 잃어버린 ‘왼손’. 품은 것도 내친 것도 아닌, 나뭇잎 두 개 달린 가지를 살포시 그 위에 올렸다.

예외없이 작가 김찬송(34)은 ‘몸’의 일부를 꺼내들었다. ‘내 왼손에 어떤 것’(The Things I Left·2022)에는 작가를 특기할 형상이 고스란히 박혔다. 강한 붓선으로 과감하게 긋고 칠한 신체의 일부를 내보이는 건데, 여기에 살색을 변주할 포인트컬러의 사물은 애교처럼 놓인다.

도대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는 ‘익명의 몸’은 사실 작가 자신의 것이란다. 그래서 어쨌든 ‘자화상’이다. 한 번도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고 어딜 봐도 작가의 것이란 증명도 어렵지만. 굳이 ‘몸’인 이유를 두고 작가는 “여러 층의 의미가 공존하는 장소”기 때문이라고 했다. “몸과 공간이 맞닿으며 생기는 섬세하고 예민한 감정”을 주시한다는 거다.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여기에 ‘몸짓’이라 부른 붓질의 ‘문학성’을 첨가한 건데. “몸과 몸짓과 공간이 서로 관계를 맺고 의미를 주고받으며 만드는 화면”이란다. 붓과 몸을 구분하는 게 더는 무색한 묵직한 살덩어리 자화상의 탄생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로150길 씨엘아트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몸짓과 시’(Gestures and Poem)에서 볼 수 있다. 전시는 4일까지.

김찬송 ‘오후와 시’(Afternoon and Poem·2022), 캔버스에 오일, 91×91㎝(사진=씨엘아트갤러리)
김찬송 ‘공기가 살갗에 닿을 때’(2021), 캔버스에 오일, 12.1×162.2㎝(사진=씨엘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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