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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작가 오치규(55·충남대 교수)는 먹과 여백으로 말을 한다. 먹으로 여백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먹으로 여백을 비워낸다.
중심에 둔 든든한 주역은 다름 아닌 물고기. 작가의 여백을 유영하는 유일한 생물체다. 작가의 작품에서 종교색이 보이는 건 그 덕이다. 잠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는 늘 깨어있는 수행자를 상징한다.
‘프로포즈’(2017)는 물고기로 대신 전한 마음이다. 누구랄 것도 없다. 물고기의 외눈에 비친 모두에 대한 사랑고백일 거다.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갤러리나우서 여는 개인전 ‘여백의 마음으로 다가온(溫)’에서 볼 수 있다. 한지에 먹·석채. 30×30㎝. 작가 소장. 갤러리나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