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사 잇단 영입에..통신3사 임원 '아, 옛날이여'

  • 등록 2018-08-03 오전 4:21:02

    수정 2018-08-15 오후 5:11:1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통신 시장이 정체되면서 통신사 임원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교육 기회가 많았고, 퇴직 후 웬만한 협력사 임원으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아, 옛날이여’다. 네트워크의 부가가치에만 집중했던 사업이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빅데이터·인공지능(AI)이 회사의 미래가치를 좌우하면서 외부에서 신규 임원을 영입하는 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신사 임원들은 탈통신 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키우려고 몇 개 안 남은 사내 교육 프로그램에 지원하거나, 업무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AI 등 신규분야 임원 영입 잇따라..평균 연령은 40대 후반

SK텔레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인공지능(AI)와 인수합병(M&A)분야 임원을 늘리고 있다. AI 글로벌 동향 파악과 기술개발을 책임지는 AI리서치 센터(센터장 김윤)나 CFO 산하에 만들어진 코퍼레이트디벨롭먼트 그룹(Corporate Development,그룹장 하형일)에는 각각 삼성전자,애플, 탭조이, 울프램, 맥쿼리,사모투자(PE) 운용사인 엘캐터톤아시아(L Catterton Asia, 옛 L캐피탈) 출신 임원들이 활동 중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8월 통신과 무관한 존슨앤드존슨 출신의 김새라 마케팅그룹장(상무)을 영입했다.

KT는 이석채 전 회장 때와 달리 외부 영입은 많지 않지만 더 팍팍해졌다. 예전에는 2년(2년+알파) 단위로 계열사 사장들과 계약하던 걸 1년 단위로 바꾼 것이다.

임원들의 평균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KT의 지난해 신규임원(상무)의 평균 연령은 49세,SK(그룹전체기준)는 48.7세였다.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말 T-브레인 팀장으로 영입된 SK텔레콤 김지원 상무는 34세로 30대 그룹 중 최연소 임원이다.

통신사 임원은 “매년 승진인사가 진행되면서 매해 3분의 1 정도는 임원이 바뀐다”며 “예전과 달리 협력사 고문으로 갈 자리도 마땅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교육기회도 줄어드는 추세…퇴직 후 ‘막막’

KT는 2008년까지만 해도 부장급도 원한다면 경영학석사(MBA, 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를 받을 수 있는 등 사내 교육프로그램이 많았다. 하지만 매년 40~50명 씩 보내던 임원 교육 프로그램은 2009년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줄기 시작했고, 지금은 10명 내외를 서울대, 연대 등에 보내는 EMBA(Executive MBA)와 4~5명 정도를 보내는 서울대 공기업 과정 정도로 운영한다.

한 해 20여 명을 보내, KT만을 위한 과정이었던 서울대과정도 KT임원 4~5명에 다른 기업·기관 교육생 80여 명을 합친 공기업 과정으로 운영된다.일부 임원은 교육 종료 시기(3월)와 회사 인사 시기(11월~12월)가 안 맞아 매달 회사와 계약하기도 한다.

SK텔레콤 역시 2013년경부터 전무급 이상 고위 임원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종료했으며, 임원 보수에 포함된 교육비를 활용한 자체 교육·연수 외에 회사 차원의 별도의 임원 교육 기회는 사실상 사라졌다. 또 다른 임원은 “성과를 내야지 한가하게 교육받을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전무급 이상 고위 임원이 회사를 떠난다고 당장 내치는 건 아니다. 최소 1년 동안은 ‘고문’격으로 대우하며 월급을 준다. 지난해 퇴직한 맹수호 KT사장은 3년· 사무실·차량을, 최영익 전무는 2년·사무실을 제공 받았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다만, 인사가 나기 하루 이틀 전이나 당일 인사부서장의 면담요청을 통해 퇴직 사실을 알게 되는 통신사 임원들은 대부분 앞 길이 막막하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퇴임 임원들은 목 좋은 이동통신 대리점을 분양받을 수 있었고, 기지국 관리 회사 임원으로도 갈 수 있었다. 하지만, 통신사가 유튜브(미디어)·아마존(커머스)과 경쟁하는 시대로 바뀌면서 스스로의 전문 분야가 없다면 갈 곳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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