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카드가 예상보다 일찍 나올 수 있는 만큼 ‘묻지마 투자’는 삼가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동구는 베드타운?…‘자족도시’로 발돋움
강동구는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에 따라 강남·서초·송파구와 함께 ‘강남4구’로 묶였지만 강남권역 내 ‘베드타운’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었다. 지난달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가 재건축을 통해 기존 5930가구에서 1만 1106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로 거듭나는 데다, 재건축 사업을 모두 마치면 1만 5000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으로 재탄생하는 고덕동 고덕지구에 대한 기대감에도 지역 내 업무 인프라가 부족한 한계 때문이었다. 실제 강동구의 상업 기능은 서울시 전체 평균(4.3%)에 미치지 못하는 2.3%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규모 업무단지 조성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강동구가 강남권역 내 자족도시로 빠르게 발돋움하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고덕강일1지구에 들어서는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조성사업이다. 고덕동 353번지 일대에 23만 4500㎡ 규모로 복합쇼핑몰과 비즈니스 시설, R&D(연구·개발)센터 등을 유치하는 사업으로 현재 전체 95% 이상 토지 보상을 마치고 오는 2020년까지 조성 완료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5년 이후 이케아를 비롯해 10개 이상의 기업이 업무협약(MOU)을 맺고 입점을 추진 중이다. 업무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상주 인구만 3만 8000여명에 달한다.
정부, 규제 카드 만지작…“섣부른 투자 삼가야”
재건축 기대감에다 배후수요를 끌어당기는 초대형 개발사업까지 잇따르면서 강동구 일대 집값은 말 그대로 고공 행진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반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0.30%)을 보였는데, 이 중에서도 강동구 아파트값이 1.28%로 가장 많이 올랐다.
강동구 일대에선 신규 아파트 분양도 연내 줄줄이 이어진다. 지난달 31일 청약 접수를 받은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고덕주공7단지 재건축 아파트)는 총 729가구9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평균 11.3대 1, 최고 65.8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을 1순위에서 청약 마감했다.
이달 말에는 현대산업개발이 고덕주공5단지를 재건축하는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총 1745가구(전용 59~130㎡)로 이 중 726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대우건설도 이달 서울승합차고지 부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아파트 656가구·오피스텔 127실)를 선보인다. 다음달에는 고덕주공3단지 아파트가 분양된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는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동구는 지하철 9호선 연장 및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등 교통망 확충 기대감도 안고 있다”면서도 “시장이 과열되면 강동구가 강남3구와 함께 분양권 전매 제한과 청약 1순위 자격 제한 등을 적용받는 투기과열지구로 묶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