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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찌그러진 타원에 숭숭 뚫린 구멍들. 이글거리는 불판인 듯도 하고 강렬한 조명을 막아 선 듯도 하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형상이다. 짐작도 어렵거니와 구태여 알아낼 필요도 없다. 어차피 작가가 만든 붓의 철학을 한 점 그림에서 찾는 건 무리일 테니.
‘링사이어티’(Ringxiety·2019)는 작품명의 상징이 도드라진 그림. 번역어조차 마땅찮은 신조어이기 때문이다. 휴대폰에 울리는 벨이 모르는 전화일 때의 혼란 혹은 휴대폰이 울리는 듯한 착각이란 뜻이라니. 디지털세계가 만든 감각의 미술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