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고용에 4차 대유행 `찬물`…홍남기도 `우려스런 낙관론`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고용의 양적 측면뿐 아니라 세부 내용 측면에서도 개선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년층이 체감하는 고용상황은 여전히 어렵고, 도소매업 취업자 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가 계속 감소하는 등 회복이 더딘 부분도 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발표된 6월 고용동향에 대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홍 부총리의 평가처럼 고용경기는 서서히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 상황에 근접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속도가 균질하진 않은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이들 계층의 어려움이 커지는 것은 물론 고용 개선세까지도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으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 손님이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오후 6시 이후 2인 초과 모임 등이 금지되는 등 사실상 ‘외출 금지’ 조치가 내려지며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6월 취업자 58.2만명 증가…청년층 증가폭 2000년 이래 최대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수는 2764만7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8만2000명 증가했다. 전년동월대비 취업자수는 지난 3월부터 넉 달째 증가세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3%로 전년동월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취업자는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했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20만9000명 늘어 지난 2000년 7월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폭을 나타냈다. `경제 허리`로 불리는 40대 취업자도 증가 전환했다. 지난달 40대 취업자는 1만2000명 증가해 68개월 만에 감소세를 멈췄다. 반면 30대 취업자는 11만2000명 줄어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30대 인구가 15만1000명 감소한 탓이 컸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0만8000명), 건설업(14만명), 운수 및 창고업(8만9000명)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증가했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16만4000명)의 취업자 감소세는 이어졌고,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5만5000명),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4만3000명) 등에서도 취업자가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도 전년동월대비 1만명 줄며 감소 전환했다.

지난달 실업자는 109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3만6000명 줄었다. 전체 실업률은 3.8%로 전년동월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감소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33만9000명으로 같은 기간 15만4000명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그냥 쉬었다’는 사람은 5만2000명 줄었고, 구직단념자는 4만6000명 늘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달에는 수출 등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유지, 기저효과 등으로 취업자는 증가하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4차 대유행에 도소매·숙박업 타격 불가피…“정책 대응 매진”

고용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과연 이런 개선세가 지속될 수 있을 지가 최대 변수다. 지난 13일부터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단계인 4단계를 적용해 오후 6시 이후에는 사적모임이 2인으로 제한되는 등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대면 산업을 중심으로 고용 충격이 재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취업자 감소폭이 확대되고 자영업자 감소 규모 역시 커질 수 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을 합친 취업자는 지난 1월 전년동월대비 58만5000명 감소에서 2월(-42만6000명), 3월(-19만6000명), 4월(-12만1000명) 연속으로 감소폭을 줄였지만, 5월부터 -13만2000명, -15만2000명으로 감소폭이 다시 확대됐다.

지난달 자영업자 가운데서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전년동월대비 8만4000명 줄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1만3000명 증가했다.

정동명 국장은 “4차 대유행에 따른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취업 동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점쳤다. 홍남기 부총리 역시 “최근 방역조치 강화로 소상공인 등의 어려움이 커지고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어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정부는 이에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2차 추가경정예산안 등에 포함한 16만4000개 일자리 창출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정부는 2차 추경안에 AI·소프트웨어 등 신산업 분야 채용을 지원하고, 문화·예술 등 피해가 집중된 부문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6000억원 예산을 담았다. 홍 부총리는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빠른 시간 내에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고 고용 회복세가 흔들림 없이 이어지도록 정책 대응에 매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