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6,863건
- [심보배의 로스팅 탐방기] 사랑의 묘약이 만들어낸 `커피 플라워`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매 순간 사랑 앓이를 하는 이가 내리는 커피는 어떤 맛일까? 사랑이 있어 커피를 알게 되었고, 사랑 때문에 행복했고, 사랑 때문에 한층 성숙한 인생을 살고 있는 바리스타. 그리고 사랑하는 것이 또 하나 생겼다. 여행이다. 알 수 없는 미지를 탐미하는 ‘커피 플라워’ 황용옥 대표를 만났다.“27살에 결혼하면서 LG 카드 본사에 취업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는 가진 돈이 없어 신혼여행을 외국으로 못 가고 중고차를 몰고 포항, 울릉, 강릉 등 전국투어를 다녔죠. 신혼여행을 하면서 아내에게 말했어요. 돈 많이 벌면 꼭 해외여행을 시켜주겠다고. 대학교 때 근로장학생으로 미국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봤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래서 아내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그렇게 커피에 얽힌 그의 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2004년 즈음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받던 시기였어요. 저는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었지만, 장사를 하고 싶었어요. 평소 요리를 좋아했거든요. 회사 다니면서 요리학원과 강릉 유명 맛집 대표로부터 요리를 배웠어요. 젊고 혈기왕성한 추진력에 당시 잘 나가는 회사를 과감히 때려치우고 작은 가게를 계약을 했죠. 오픈 준비를 하던 중 배가 아프다는 아내와 병원 가서 내시경을 받았는데 위암 말기 암 판정을 받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아내 병간호를 했죠. 회사도 그만둔 상태라 무엇이라도 해야 했기에 보험을 시작했어요. 보험 하기 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는데 고객들을 카페에서 만나면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다가 나중에는 에스프레소를 마실 정도로 커피 맛에 끌렸어요.”그가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대체의학 치료법의 막스 거슨 박사의 커피 관장 때문이었다. 암 환자들이 한 번은 시도해본다고 해서 아내도 시도를 했지만, 지속적으로 할 수 없었다. 그 후 더 좋은 커피를 알고 싶었다. 보험 고객에게 신선한 커피를 내려 드리기 위해 멸치 통으로 볶아 커피를 대접했다. 그러던 와중 32살인 아내는 그 해 겨울 세 명의 아이를 가슴에 묻고, 눈에 담아 또 다른 나라로 떠났다.황 대표의 눈에 이슬처럼 눈물이 맺히더니 투 툭 하고 떨어졌다. 삼키고 있던 슬픔이 장마철 소나기처럼 터져 나온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만 알게 되는 허망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해졌다. “아내를 보내고 한동안 술로 살았어요. 아이 셋을 둔 아빠의 무게감이 참 만만치가 않았어요. 2004년엔 커피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았는데 자료조사를 하다가 커피 월간지에 실린 기사를 보고 분당 ‘가비양’ 양동기 사장님을 찾아갔어요. 커피 볶는 것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카페 옆 공원에 텐트를 치고 낮에는 고객들을 만나 계약을 하고, 미팅이 없는 날에는 로스팅과 커피 추출을 배웠어요.” 첫 가게는 2007년도 경상대학교 정문 공원 근처에 오픈했다. 상권이 활성화되기 전이었고,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힘들어 하루 오만 원의 매출도 나오지 않았다. 한달이 지나자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즈음, 커피 맛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에서 술을 마시려는데 술이 딱 떨어졌어요. 다시 술을 사러 나가자니 그렇고, 마침 베란다에 한 달 정도 방치된 막걸리 한 통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그 막걸리를 무심코 마셨어요, 이건 뭐지? 쫘악! 극강의 신맛이었어요. 처음으로 느낀 맛이었죠. 커피의 맛에 대한 깨달음은 막걸리에서 영감을 얻은 셈이죠. 사람들이 커피에서 어떻게 신맛이 나느냐고 물어보면 막걸리로부터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후론 커피 맛의 기준을 정할 수 있었고 막걸리의 청주만 마시거나 숙성시켜 마시는 애주가가 되었죠”2살, 5살 7살 된 어린아이를 위해서 재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딱히 내세울 게 없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다. 커피, 와인, 막걸리,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강단에 설 수 있는 경영학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마산대학교 바리스타학과, 호서직업전문학교 호텔관광학과, 외부 강연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 중이다. 그러나 사랑은 아직 미완성이다. 두 번의 사랑이 찾아왔지만 이루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카페는 계속 잘 되었어요. 손님들도 줄 서서 기다렸다 커피를 마시고 갈 정도로 알려졌어요. ‘다른 지역엔 왜 카페가 없냐?’라는 질문을 많이 하셔서 2010년 진주시 평거동에 2호점을 냈어요. 음악 감상 전문 카페와 커피 아카데미 매장을 오픈했었고 다른 곳에는 낮에는 커피, 저녁에는 와인과 수제 맥주를 파는 4곳의 카페를 오픈했었습니다. 욕심은 화를 부른다고 했던가요? 체계적인 시스템이 되지 못한 단계에서 확장을 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어요. 4개의 카페를 관리하는 것은 결국 사람 관리였어요. 2곳의 매장을 운영할 때는 근무자와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매장이 늘어나면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일하게 되고, 생각과 습관이 다른 사람들을 하나 둘 접하다 보니 현실과 이상의 차이로 인해 큰 결정을 내려야 했었죠.” 홀가분한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던 그는 벌려놓았던 매장을 정리했다. 본점 건물을 팔려고 내놓던 무렵 자주 다니던 길에 폐가처럼 내버려진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한 달에 서너 번 문을 열었다가 웨딩 촬영을 하는 날을 기다려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공간 한 켠에서 카페를 할 수 있겠냐?’라고 물었는데 일언 싫다는 얘기에 마음을 접었다. ”얼마 후 본점 건물 매매 계약과 동시에 부동산 업자는 다른 건물을 사라며 권했어요, 마음에 둔 건물이 있다고 대답했는데 말을 하다 보니 같은 건물인 거예요. 운명이었는지, 본점을 건물만 매각하고 평거점, 학원을 모두 이전하고 지금 이 건물을 샀죠. 3개월 정도 내부를 바꾸고, 정원을 손보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자리를 이동해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Memory, Turn your face to the moonlightLet your momory lead youOpen up entry inIf you find that the meaning of what happiness is.Then a new life will begin’‘기억, 고개를 돌려 기억의 발자취를 따라서 그 문을 열고, 들어가그 안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새로운 삶이 시작될 거야~’뮤지컬 ‘캣츠’의 Memory가 흘러나왔다. 황 대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 ‘커피 플라워’처럼 말이다. 커피의 풍미를 한층 업그레이드해 주는 것은 찻잔이다. 전시된 커피잔은 독일과 프랑스에서 여행하면서 가져온 것들로 예쁜 잔이 카페와 아주 잘 어울렸다. 본점에서는 원하는 커피잔에 커피를 마실 수 있다. LP 판 음악의 울림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카페 곳곳에서 그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액자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외부로 연결된 2층 테라스와 야외 정원에는 글램핑 텐트가 쳐져 있었다. 비가 오거나 겨울에 머물 수 있는 운치 있는 공간인 셈이다. 2층에서 정원을 내려다보니 행복한 부케향이 나는 듯했다. 정열의 장미, 부케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라, 변함없는 사랑을 의미하는 백합꽃이 만발해 왜 ‘커피 플라워’인지 뽐내듯 살랑거렸다. 좋은 것들은 늘 울림을 동반한다. 사람도 여행도 음악도 카페도 말이다. 뮤지컬 ‘캣츠’의 가사처럼 ‘새로운 삶이 시작될 거야’라며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는 듯했다. 한 편의 영화처럼 자신만의 향기를 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오지랖 넓은 응원을 보낼 정도로. 정원에서 인터뷰는 다시 이어졌다. “힘든 시간을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던 건 여행이에요.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여행을 택했어요. 1년에 한 번씩은 아이들과 여행을 다녔어요. 남미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로 국경을 넘을 때 한국과 전혀 다른 사람들의 삶과 환전하는 호객행위.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로 되돌아가는 상상 속의 날들이었죠. 그때 함께 느끼고 나누었던 시간이 나와 아이에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아요. 여행이 좋은 건 뭉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특히 외국여행이라면 더욱 그렇죠. 네비를 켜고 가다 보면 아이들이 길잡이 역할을 할 때도 있었어요. 서툴렀던 아빠의 행동도, 어렵기만 한 시기도, 어깨를 뚝 치며 건네는 몇 마디 말로 지난 시간이 용서가 되었으니까요. 렌터카 안에서 아이들과 나눈 추억은 잊지 못해요.”어릴 때부터 아이들과 여행을 많이 다녔다. 하지만 아이들 기억속의 여행은 아주 흐릿한 형체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잠재의식 속에 남아있는 여행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것으로 표현되고 발휘된다. 여행의 경험이 성장하면서 구체화되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것 같다고, 여행은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 몸으로 익히는 지식이라고 여기는 황대표. 그의 말처럼 여행은 아이들의 꿈을 만들어주기 위한 가장 귀한 시간이었다. 큰 아이는 여행을 통해 구호활동을 하고 싶어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둘째는 더 많은 사람과 여행을 하고 싶다며 스튜어디스가 되겠다고 승무원 학과에 다니고 있으니.”혼자 스페인으로 자전거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이 건물을 계약한 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로 570km를 자전거로 다녔어요. 외곽으로 가니까 흙 길이었어요. 첫날은 너무 힘들어 숙소에서 빨리 쉬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어요. 스페인 어느 외딴곳에 와인 양조장을 겸한 호텔에서 묵었는데 너무 건물이 이쁜 거예요. 그 기억이 남아 ‘커피 플라워’ 건물을 짙은 겨자색으로 칠하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아무튼 다음날부터 여정은 미치도록 힘들고 미치도록 아름다웠어요. 자전거 바퀴가 수시로 펑크가 날 만큼 험난한 길이었고 하루 종일 사람 한 명 만날 수 없는 스페인 산골 오지의 길을 갔어요. 때로는 끌고, 때로는 자전거를 메고 다녔어요. 70년대 새마을 운동할 때나 보았던 비포장도로를 아름답다던 유럽의 자전거 도로에서 만나게되다니. 맨땅에 자갈길인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때 보름간 다녔던 자전거 여행은 해병대 6개월 훈련보다 더 힘들었고, 헬스클럽 일 년 동안 다진 근육량 보다 더 많이 만들어진 것 같았죠. 상상할 수 없을 일들이 일어나더니 길동무가 생겼어요. 펑크를 때우는 어댑터를 챙기지 못한 나에게 어댑터를 가진 자전거 여행자는 천사 같았어요. 스페인 친구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자전거 사랑에 빠졌는데 제가 몬스터라고 별명을 지어 줬었죠. 어찌나 다리 힘이 센지 끝이 없는 오르막길을 난 죽을 것 같았는데, 그 친구는 묵묵히 쉬지 않고 자전거로 올라가더라고... 괴물 같은 그 친구도 나중에는 엉덩이가 아파서 제 자전거와 바꿔 타고 가자고 이야길 하더군요. 먼 타지에서 만난 그 이앙키 inaki 친구와는 얼굴 표정, 손짓, 발짓으로 모든 대화가 통했죠. inaki 친구와 헤어진 후 외로움과 두려움도 있었지만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진 노란 해바라기 밭과 자전거로 몇 시간을 달려 보았던 보라색으로 펼쳐진 라벤더 밭, 사람보다 자연이 주는 장관에 다시 힘을 얻어 페달을 밟을 수 있었어요. 오지에서 사람을 찾아다니며 보았던 풍경, 아~~~ 그 풍경들이 너무 좋았어요.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네요.” 커피 플라워에 있는 모든 것에 의미가 있다. 삶이란 원치 않은 방향으로 흐를 때가 있다. 황 대표의 인생철학은 ‘두 가지 길이 있다면 늘 어려운 길을 선택한다’라는 것이다. 살아보니 못할 것도 안 할 것도 피할 것도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 좌절했던 남자도하루가 지나고 계절이 바뀌고, 1년, 5년이 지나공개수업이 있는 날 세반을 뛰어다녔던 학부모도,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열공 했던 아빠도함께 여행하며 멋진 풍경을 보고, 상상할 수 없는 일들로 흉터를 새기게 된 시간도,자전거를 타고 강 따라 본점까지 달리는 남자도아이덴티티가 사랑인 ‘커피 플라워’에 있었다.황대표가 생각하는 성공의 요건은 무엇일까?“첫째는 감수성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감수성에는 사랑이 들어가야 하는데, 사랑 없이 커피숍을 한다는 것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봐요. 카페라는 공간은 찾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해요. 또 다른 배려라 할 수 있죠. 자신이 꽃을 싫어한다고, 잔디 관리가 힘들다고, 다 안 한다면 안 되죠. 내가 싫어도 손님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카페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고 봐요.둘째는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는 건데. 창업하는 사람 옆에는 항상 도움이 되는 사람이 필요해요. 힘들면 토닥거려 줄 사람이 필요하고, 단 5분이라도 카페를 봐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해요. 혼자서는 하기엔 힘든 일이 많이 일어나니까요. 셋째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해요. 항상 웃을 수 있는 마음, 다정하게 인사할 수 있어야 해요. 아무리 커피가 맛있어도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지 못한다면 손님은 더 이상 오지 않죠. 공구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해요. 드릴은 기본, 건물 유지 보수, 화장실 변기 뚫는 것, 정원 잡초 제거하기, 화단에 물줄기, 잔디 관리하기 등 만능이 되어야 롱런할 수 있어요. 제 창고에는 없는 공구가 없을 정도로 많아요. 넷째는 장, 단기적 계획과 목표가 명확해야 해요. 미리 계획하지 않으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어요. 꼼꼼하게 카페 운영 시스템을 잘 파악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하구요. 계획을 세우더라도 잘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니까요.다섯째. 카페는 마음의 수양처라고 생각해야 해요. 생각지도 뜻하지도 않은 일들이 벌어져요. 마음을 내려놓고 현실을 직시하고 차근차근 헤쳐갈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죠. 이 모두를 두루 갖추었다면 카페 창업을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만약 가게를 안 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물었다. “중남미 코스타리카 쪽으로 가서 히피가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과테말라에 여행 갔을 때 현지인들의 삶이 너무 평온해 보여서 이민 가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현지인처럼 살고 싶어요. 다시 남미 여행을 계획 중인데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가게를 좀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해 놓고 또다시 여행을 떠나려 구요”때마침 남미 여행서가 차 안에 있었다. 단숨에 읽었던 책이라 선물하고 싶었다. ‘남미히피로드’ 책을 보더니 색감이 너무 좋다며 딱 자기 스타일이라고 한다. 자신이 먼저 읽고 아들에게 보여줘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좋은 사람과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하늘과 땅, 사람이 만든 특별한 커피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랑의 카페로 가보자. 봄이면 프로포즈 하듯 향기로운 꽃들이 유혹하고, 여름이면 짝을 찾아 재잘거리며 한 쌍의 새가 날아다닌다. 가을이면 노오란 은행나무 풍경 속 주인공이 된다. 겨울이면 따뜻한 커피를 음미하며 창가에 앉아 담쟁이가 남겨둔 흔적에 자신의 시간을 돌이켜 보게 되는 곳, 바로 ‘커피 플라워’다. 인간은 삶을 가치 있게 만들려는 본능을 가진 존재라 한다. 부케향 가득한 사랑이 황대표에게 찾아오기를 바라본다. 영화 ‘맘마미아 2’ 주인공 샘처럼.
- [피용익의 록코노믹스]빌리 아일리쉬가 오버사이즈 옷만 입는 이유
-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1998년 10월 발표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데뷔곡 “...Baby One More Time” 뮤직비디오는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당시 신인 가수였던 스피어스는 셔츠 단추를 풀어헤친 교복을 입고 나와 열정적인 춤과 노래를 선보이며 단숨에 섹시 아이돌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1994년 4월 음악 잡지 롤링스톤 표지에선 텔레토비 인형을 안고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 누워 있는 로리타 콘셉트를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 표지만 봐서는 롤링스톤인지 플레이보이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모두 스피어스가 10대 소녀 때의 일이다.여자 가수를 성적 대상화하고 성 상품화하는 일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끊이지 않는 문제다. 미성년자도 예외가 아니다. 인기를 얻기 위해 가수 스스로 원하는 경우도 많다. 스피어스의 섹시 뮤직비디오도 그런 케이스였다고 한다.그러나 시대가 바뀐 것일까. 스피어스 데뷔로부터 20여년이 흐른 후 등장한 빌리 아일리쉬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섹시한 모습을 온몸으로 거부한다. 일부러 오버사이즈 셔츠와 배기 팬츠를 입고, 때로는 그 위에 두꺼운 패딩 점퍼를 걸치기도 한다. 섹시 콘셉트 없이도 아일리쉬는 톱 스타가 됐다. 지난 2016년 11월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발표한 곡 “Ocean Eyes”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지난 3월 발매한 데뷔 앨범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는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2000년 이후 출생한 가수 가운데 첫 기록이다. 가요 중심인 멜론 차트에도 “Bad Guy”가 올라온 것을 보면 세계적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아일리쉬는 음악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너바나의 드러머 출신이자 현재 푸 파이터스의 리더인 데이빗 그롤은 아일리쉬에 대해 “그의 음악은 뭐라고 정의하기가 어렵다”면서도 “로큰롤이라고 부르고 싶다. 어떤 악기를 사용하든 말이다. 빌리 아일리쉬 같은 사람을 보면, 로큰롤은 죽으려면 아직 멀었다”라고 말했을 정도다.문제는 아일리쉬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대중은 그의 음악뿐 아니라 신상과 사생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몸매도 그 중 하나다. 아일리쉬가 오버사이즈 패션을 고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단지 독특한 패션을 추구하기 때문이 아니라, 대중이 자신의 몸을 성적 대상화하는 게 싫다는 것이다. 아일리쉬는 지난 5월 패션 브랜드 캘빈클라인과 촬영한 ‘I Speak My Truth In MyCalvins’ 영상에서 자신의 몸매에 대해 “누구도 견해를 가질 수 없다. 옷 아래 무엇이 있는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도 ‘그녀는 날씬해/풍만해’, ‘그녀는 날씬하지/풍만하지 않아’, ‘그녀의 엉덩이는 납작해’, ‘그녀의 엉덩이는 뚱뚱해’라고 할 수 없다. 모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아일리쉬의 바람과는 달리 지난달 22일 그의 몸매가 논란의 중심에 서는 일이 생겼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탱크톱을 입은 아일리쉬의 사진과 함께 “Billie Eilish is THICK”이라고 트윗하면서 소셜미디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thick’이란 단어는 ‘두껍다’는 뜻이지만, 사람의 몸에 대해 사용할 때는 ‘글래머’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 성적인 요소가 담긴 단어이기 때문에 여성에게, 특히 미성년자인 아일리쉬에게 사용하기엔 매우 부적절한 언급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아일리쉬는 아직까지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한 인터뷰에서 옷을 ‘방어기재’라고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더 두꺼운 옷으로 몸을 겹겹이 가릴지도 모르겠다. 미성년자의 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나쁜 대중은 계속해서 존재할테니 말이다.빌리 아일리쉬 (사진=AFP)
- [줌인]은발의 패셔니스타, 다산의 여왕…여풍 부는 EU
-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사진=AFP)[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결국 유럽은 여성이다”(After all, Europe is a woman)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일(현지시간) 차기 EU 지도부 요직 5곳 중 두 자리를 여성이 차지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유럽’은 여성형 명사이기도 하다. 이날 EU 지도부와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브뤼셀에서 임시 정상회의를 열고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프랑스 출신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을 내정했다. 대외적으로 EU를 대표하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는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가,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는 호세프 보렐 스페인 외무장관이 정해졌다. EU의 주요 보직 2곳을 여성이 꿰찬 것으로 ECB와 집행위원장 모두 여성을 수장으로 맞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최초’ 타이틀의 ‘수퍼우먼’ 라가르드가장 눈에 띄는 건 라가르드 내정자다. 프랑스 재무장관, G7 재무장관,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 이어 이번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까지 올라갔다. 1956년생인 라가르드가 모두 최초의 여성으로 거머쥔 직함들이다. 10대 때 프랑스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국가대표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라가르드는 1981년 미국 대형 법률회사인 베이커 앤드 맥킨지에 입사해 반독점법과 노동법 전문 변호사 활약하다. 1999년에는 베이커 앤드 맥킨지의 첫 여성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프랑스 관계에 입문해 상무장관, 농업장관, 재무장관 등에 잇따라 기용됐다. 국제사회에서는 소문난 ‘패셔니스타’이기도 하지만, 탁월한 협상력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재무장관 시절 남유럽 재정 위기 문제가 불거졌을 때 유럽 각국의 서로 다른 입장을 조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MF 총재로서도 유럽은 물론 세계 경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왔다. 통화 정책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약점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세계 경제가 격변기를 맞고 있는 만큼 유럽 경제의 통화 정책 방향을 이끄는 ECB 총재의 지위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ECB 총재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들은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옌스 바이트만 독일 연방은행 총재, 브느아 꾀레 ECB 집행이사, 에르키 리이카넨 전 핀란드 중앙은행총재 등 모두 통화 정책 전문가들이다. 비슷한 논란이 IMF 총재 선임 때도 있었다. 당시 라가르드는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오케스트라 지휘자 역할은 잘해낼 자신이 있다”며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는 지적을 정면 돌파했다. 라가르드가 통화정책 전문가는 아니지만, 뛰어난 화술과 키워드를 선점하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라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라가르드가 ECB 총재직을 수행하게 되면, ECB의 정책 방향성은 지금처럼 확정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라가르드는 그동안 IMF 총재로서 ECB의 확장적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AP통신 등은 라가르드가 ECB의 기존 통화 정책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으로 점쳤다.◇ ‘다산의 여왕’ 폰데어라이엔…“출산 늘어야 경제발전”60세의 폰데어라이엔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나 13살 때 부모와 독일로 이주했다. 덕분에 프랑스어도 매우 능통하다. 하노버 의대를 졸업한 후 산부인과 의사와 의대 교수로 일하다 42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로 정치에 입문했다. 니더작센주 총리를 지낸 아버지의 후광 속에 늦깎이 입문에도 승승장구했다. 주 정부 가족부 장관으로 활동하던 폰데어라이엔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발탁돼 2005년 가족여성청년부 장관을 맡았다. 이후 노동부 장관에 이어 2013년에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독일 국방부 장관에 임명된 후 지금까지 직을 수행해온 ‘장수 장관’이다. 메르켈 총리의 유력한 후계자 중 한 명으로 꼽혔지만, 지난 2017년 총선 이후 연방군 내 장비 부족 및 부실 문제, 모병 부족 문제 등으로 후보군에서 멀어졌다. 자녀가 7명이라는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독일의 평균 출산율은 1.59명이다. 폰데어라이엔은 ‘출산 증가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지론을 펼치며 저출산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남성의 2개월 유급 육아 휴직 제도 등을 도입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라가드르와 폰데어라이엔의 지명을 두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회원국 간의 ‘타협의 결과’라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유럽의 중요한 두 기관을 여성이 이끌게 된 것은 ‘성비 균형’을 이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의 가장 중요한 두 기관을 역대 처음으로 여성이 이끌게 됐다”고 평했고, 영국 가디언지는 “60년 이상 이어진 남성의 벽을 깬 것”이라고 말했다.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사진=AFP)
- 아디다스, 英 아스날FC와 파트너십 체결
- (사진=아디다스)[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아디다스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날FC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아디다스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의 의미를 담은 새로운 2019~2020 시즌 아스널 FC 홈 유니폼을 선보였다.새로운 유니폼은 아스널을 대표하는 빨강색과 흰색의 목 카라와 소매르 적용해 아스널만의 상징적인 색상 조합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높은 목 카라 디자인은 흰 배경에 강렬한 빨강 줄무늬와 검정 트리밍이 들어가 더욱 눈길을 끈다. 카라의 디자인은 양 팔에도 반복되어 적용되었고, 어깨에는 눈부신 흰색 삼선 디자인이 들어갔다.닉 크레이그스 아디다스 글로벌 축구 GM은 “아스널 FC는 혁신에 앞장서고, 축구경기를 새롭게 정의하고, 그들의 핵심 가치를 진실되게 지켜나가면서 그들만의 독창적인 문화를 형성해온 구단이다”며 “아디다스는 그런 아스날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며, 아스널 팬들이 열광하고 사랑할 수 있는 상징적인 유니폼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한편 아디다스와 아스널FC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기념하여 ‘This is home(디스 이즈 홈)’이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다른 곳에서 온 첫 번째 팀 플레이어가 런던에 위치한 아스널에 오면서 마치 집에 온 듯한 느낌을 어떻게 느끼게 되는지, 그리고 클럽과 커뮤니티가 한 부분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영상 속에는 이드리스 엘바, 이안 라이트, 토니 아담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피에르 오바메양, 메수트 외질, 비비아네 미데마, 마테오 귀엥두지 등 과거와 현재의 선수들뿐만 아니라 아스널의 팬들까지 등장한다.
- 아디다스, 아스널과 파트너십 계약...새 유니폼 공개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구단 아스날FC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새로운 2019~20 시즌 아스널 홈 유니폼을 선보였다.새로운 유니폼은 아스널을 대표하는 클래식한 레드 컬러에 화이트 컬러의 목 카라와 소매가 적용됐다. 아스널만의 상징적인 컬러 조합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특히 높은 목 카라 디자인은 화이트 배경에 강렬한 레드 줄무늬와 블랙 트리밍이 들어갔다. 카라 디자인은 양 팔에도 반복돼 적용됐고 어깨에는 눈부신 화이트 컬러의 삼선 디자인이 들어갔다.아디다스 글로벌 축구 제너럴 매니저인 닉 크레이그스는 “아스널 FC는 혁신에 앞장서고, 축구경기를 새롭게 정의하고, 그들의 핵심 가치를 진실되게 지켜나가면서 그들만의 독창적인 문화를 형성해온 구단이다”며 “아스널 팬들이 열광하고 사랑할 수 있는 상징적인 유니폼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아스널 구단의 매니징 디렉터 빈나이 벤카테샴은 “아디다스가 가진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아스널이 추구하는 미래 지향적이고 혁신적이며 열정적인 모습과 일치한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아디다스와 아스널은 함께 경기장 안은 물론 밖에서도 한계에 도전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아디다스와 아스널FC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기념하여 ‘This is home’이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이드리스 엘바, 이안 라이트, 토니 아담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피에르 오바메양, 메수트 외질, 비비아네 미데마, 마테오 귀엥두지 등 과거와 현재의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팬들까지 함께 한다.
- '기생충' 17일만에 800만…'베테랑'보다 빨랐다
-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개봉 17일 째에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기생충’이 15일 오후 3시16분 800만 관객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역대 흥행작 중 ‘국제시장’과 ‘해운대’(21일), ‘베테랑’(18일), ‘광해, 왕이 된 남자’(25일), ‘변호인’(20일)보다 빠른 속도로 800만 관객을 달성했다.‘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두 가족의 걷잡을 수 없는 만남을 그렸다. 개봉 2주차에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800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주요 출연진인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의 감사 릴레이 인증샷이 공개됐다. 각 배우들은 영화에서 연기한 캐릭터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담아낸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송강호는 예고편을 통해 선보였던 비주얼과 닮은꼴인 인디언 모자를 쓴 인형과 함께 “800만!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는 멘트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박사장’의 캐릭터를 단번에 느낄 수 있게 했던 소품인 ‘머그컵’을 들고 감사 인사를 전하는 이선균은 “관객분들의 800만 코너링, 정말 훌륭하시네요.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로, 조여정은 ‘연교’의 캐릭터 포스터를 그대로 패러디한 인증샷과 “800만! Is it ok with you?”라는 극 중 대사를 활용한 멘트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