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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동기 IMT-2000서비스, 29일 개시
  • [edaily 박호식기자] SK텔레콤(017670)과 KTF(032390)가 이달 29일부터 서울 및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WCDMA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한다. 그동안 WCDMA(비동기식 IMT-2000)서비스 시장성을 놓고 논란이 일며 일각에서는 상용화서비스 연기주장까지 제기됐으나 정통부는 "초기 시장이 불안하다해도 향후 WCDMA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예정대로 상용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이를 위해 사업자들과 요금체계를 협의, 확정했으며 초기시장 활성화를 위해 요금할인과 보조금을 허용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언제, 어디서 서비스되나 KTF의 경우 29일부터 서울과 과천, 광명, 성남, 용인, 안양, 의왕, 군포, 부천에서 서비스를 개시한다. SK텔레콤은 서울지역에서만 시작한다. 2006년까지 시지역으로 확대하고 군단위 이하는 사업자 자율로 결정하도록 했다. WCDMA서비스는 2.0GHz대의 광대역 주파수를 사용해 양방향 영상전화, 음성 및 데이터 송수신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동기식은 LG텔레콤이 2006년 6월까지 2Ghz대역에서 서비스를 개시하되, 2004년까지 기존 주파수대역에서 서비스를 개시한다. KTF와 SKT는 29일 상용서비스를 개시할 경우 안정화된 단말기가 양산되는 시점을 내년 3월로 보고 있다. 따라서 내년 3월까지는 단말기를 임대위주로 보급하기로 했으며 3월 이후 단말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7월 이후에는 DBDM(듀얼밴드 듀얼모드) 1칩 단말기도 출시될 전망이다. 정통부는 "처음 개발된 장비와 단말기는 상용서비스 개시후 이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최적화와 안정화 기간을 거쳐 정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현재 사용중인 이동전화(IS95A/B, 1x, EV-DO)도 같은 과정을 거쳤으며 지난해 1월부터 상용서비스가 시작된 EVDO의 경우 초기 단말기는 지난해 6월에 수백대 규모로 출시되고 안정화된 단말기는 10월 이후 본격 양산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단말기 개발 등 서비스관련 초기 기술적인 개발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 등으로 업계에서는 상용화서비스를 늦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정통부는 "WCDMA는 전세계 3G사업자의 90% 이상이 채택해 글로벌로밍에 유리하고 장비와 단말기 대량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며 "내년 중반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상용서비스가 본격화되고 단말기 시장도 2007년까지 연평균 217%의 고성장을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2005년 이후 상용화될 R5부터 동기식 대비 경쟁력 우위가 예상되나 R5로의 순조로운 진화를 위해서는 하위버전에서의 상용화가 중요하다"며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당초 계획대로 상용화 일정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통부, 요금체계 및 정책적 지원방안 마련 KTF는 가입비, 기본료, 음성통화료, 데이터요금은 기존 1X서비스와 동일하게 하고 영상통화요금은 10초당 100원(10분 기본제공)으로 책정했다. 내년 9월까지 기본료 30% 할인, 영상통화 커플간 월 30분 무료, 무선인터넷 월 2만원으로 무제한 이용 등의 프로모션 시행한다. SK텔레콤은 가입비, 기본료, 음성통화료, 데이터요금은 기존 1X와 동일하게 하고 영상통화요금은 내년 3월까지 무료로 하되 1월중 원가와 이용자 수용수준 등을 분석해 산정키로 했다. 무선인터넷 최저요금 적용(1.3~6.5원을 1.3원으로), 가입후 1개월간 1만3000원 상당 무선인터넷 무료제공을 허용했다. 이같은 요금할인은 초기 시장을 좀 더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정통부는 정책적으로 WCDMA기술지원단을 운영하고 적정 수준의 보조금을 허용키로 했다. 보조금 허용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등을 손봐야 하기 때문에 규정정비 후 구체적인 허용폭이 결정된다. 기술지원단은 전자통신연구원 등 연구소와 업체들이 참여한다. 지원단은 핸드오버 등 로밍기술 등의 표준규격 공동개발로 개발기간을 당초 1년6개월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시스템 안정화 및 단말기 기능보완 대책을 강구, 1칩단말기 개발 등 기술을 지원키로 했다. 정통부는 또 요금체계와 관련 컨텐츠 종류별 요금체계를 단일요금 체계로 단순화하고 사용량에 따른 할인을 적용, 요금수준 예측이 용이하고 대용량 멀티미디어 이용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요금체계 개편을 검토할 예정이다. ◇준비 과정 및 통화품질 측정 결과 LG전자는 지난 97년부터 R3버전 시스템 및 2001년부터 단말기 개발에 총 4000억원을 투입했다. 삼성전자는 99년부터 R4버전 시스템 및 2001년부터 단말기 개발에 총 4500억원을 투입했다.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최근 유럽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약 700만대의 WCDMA(GSM호환)단말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신KTF는 지난해 12월부터 총 2460억원을 투입해 서울 및 수도원 8개시에 LG전자의 R3시스템 설치 및 최적화 진행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부터 2502억원을 투입해 서울지역에 삼성전자의 R4시스템 설치 및 최적화를 진행중이다. 정통부는 이달 중순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와 사업자, 제조업체 합동으로 품질을 측정했다. 이 결과에 대해 정통부는 "12월 중순 품질 측정결과 상용서비스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음성은 서울 종로, 영등포, 송파지역 평균 접속성공율이 98.1~98.8%, 단절률 1.9~3.8%로서 기존 1X망보다는 다소 낮으나 차이를 거의 못느낀다"고 설명했다. 또 "영상은 EVDO에 비해 화질이 월등히 우수하고 음성지연시간이 짧으며 단절률도 0%를 기록했으나 접속성공율은 92%로 낮은 수준"이라며 "무선데이타는 접속성공율과 전송완료율은 EVDO와 대등 또는 약간 낮으나 초기서비스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또 "단말기 배터리 지속시간은 음성통화시 2시간 16분(LG전자)~2시간 52분(삼성전자)으로서 EVDO(삼성전자)의 2시간 1분보다 양호하나 영상통화시는 1시간27분(삼성)~1시간 43분(LG)으로서 EVDO(삼성)의 1시간 51분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시장 동향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내년 중반부터 보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은 NTT도코모가 2001년 10월 세계 최초로 WCDMA 상용서비스를 개시해 현재 인구대비 96%, 가입자는 163만명이다. 유럽에서는 허치슨 3G가 지난 3월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지난 5월 스웨덴과 오스트리아에서 서비스를 개시한데 이어 내년중 프랑스, 포루투갈, 스페인, 독일이 서비스 개시 예정이다. 세계 이동통신단말기 수요는 올해 46억1000만대에서 연평균 3%씩 성장, 2007년에는 52억5000만대로 예상되고 있다. 정통부는 WCDMA 단말기 수요는 2003~2007년까지 연평균 217% 고성장을 보이고 특히 2006년부터 본격적인 수요를 형성할 것으로 가트너데이타퀘스트 자료를 반영해 전망했다.
2003.12.26 I 박호식 기자
  • 전장(24일)마감후 주요 종목뉴스
  • [edaily 김경인기자] 다음은 전장(24일) 마감후에 나온 종목뉴스로 주식시장에서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내용입니다. ▲SK(003600)(주)= 대량거래, 소버린펀드내 자전 가능성/소버린, 장외매매 리스크 관리차원.."지분율 변동 없다"/SK 사재담보 "도덕적해이 극치"-참여연대/엔빅스가 3만주 장내 매입 ▲삼성전자= 플래시칩에 D램 "끼워팔기" 의혹/삼성 휴대폰, 유럽서 `최고제품` 선정/자사주 21.5만주 취득 신청 ▲LG증권= 11월 영업손실 17억(적전) ▲LG= "상환우선주로 출자 수용 어렵다" ▲KT= 독립 SI업체 설립 추진/스카이라이프에 603억원 추가 출자 ▲대우종합기계= 대우인터 등 상대 분할무효 소 취하 ▲서울전자통신= "법정관리 종결신청"/김광수씨로 대표이사 변경 ▲기아특수강= 홍콩계 `AIFML` 외자유치 성공 ▲롯데제과= 상장요건 충족위해 자사주신탁 계약 ▲고려산업개발= 344억 특별손실 발생 ▲위자드소프트= 중앙입시 10만주 매각..계열서 제외 ▲브레인컨설팅= 주가급락 조회공시 ▲웰링크= 주가급락 조회공시 ▲대흥멀티미디어= 주가급락 조회공시 ▲신라수산= 주가급등 조회공시 ▲대우건설 = 박세흠 대표이사 체제 출범 ▲무한투자= "채권기관 협약 진행중" ▲남영L&F= 법인세 등 15.7억 추징 ▲아즈텍WB= "바이오 등 신규사업 진출 검토중" ▲우주통신= 피인수설 조회공시 요구-코스닥 ▲금호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새출발 ▲한국합섬= 이화화섬과의 합병평가 계약 ▲한독약품= 내년 연구개발 120억 투자 ▲스타코넷= 인천조달청과 114억 납품 계약 ▲현대중공업= 올해 조선사업 70달러 수주..사상 최대 ▲이트로닉스= 대림I&S와 사업협력 체결 ▲대한전선 = 쌍방울 지분 12.19% 취득..공매낙찰 ▲효성= 캐피탈에 카프로 11.5만주 매도 ▲화신 = 특수관계인이 78만주 처분 ▲화일약품= 20억 자사주신탁 계약 연장 ▲무학= 대선주조 5.5만주 처분 ▲대백신소재= GMO가 지분 5.02% 보유 ▲새롬기술= 새롬리더스 계열사 편입 ▲대호= 500억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의 ▲실리콘테크= CP홀딩스가 지분 4% 장내 처분 ▲삼성테크윈= CJ가 지분 27만주 장내 매각 ▲테크원= 나노이앤씨가 지분 5.39% 장외 처분 ▲웅진코웨이= KTF 23.1만주 처분 ▲플래닛82= 19억 3자배정 유상증자 ▲LG홈쇼핑= 한강케이블에 40억 출자
2003.12.26 I 김경인 기자
  • FOMC 성명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edaily 강신혜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결국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를 업그레이드했다. 상당 기간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표현을 고수해 당분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했지만 디플레 우려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혀 미묘한 입장 변화를 나타냈다. 이같은 성명서 내용 변화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FRB가 결국 통화정책 변경 분위기 만들기에 나섰다고 풀이했지만 대부분의 시장전문가들은 여전히 "상당 기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점에 동의했다. ◆ 새로운 표현 등장..디플레는 끝(?) 이번 FOMC 성명서에는 `생산이 활발하게 확장되고 있다(output is expanding briskly)`, `노동시장이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the labor market appears to be improving modestly)`는 등의 새로운 표현이 등장했다. 생산의 경우 지난 11월만 하더라도 `brisk`가 아닌 `firming`이란 표현이 사용됐었다. 노동 시장에 대한 평가도 8월, 9월, 10월, 12월 조금씩 달라졌다. 8월 성명서에는 `노동지표가 혼란스럽다(mixed)`라고 했고, 9월에는 `약하다(weaken)`, 10월에는 `안정화되고 있다(stabilizing)`고 했다. 이번에는 `improving modestly`라고 표현, 노동 시장에 대한 평가도 완만하게 개선됐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시장의 주목을 끈 부분은 `바람직하지 않은 인플레의 하락` 즉,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거의 같아졌다는 표현. FOMC는 "바람직하지 않은 인플레이션 하락의 가능성이 최근 몇개월동안 감소했으며 지금은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과 거의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The probability of an unwelcome fall in inflation has diminished in recent months and now appears almost equal to that of a rise in inflation.) FOMC의 미국 경제에 대한 분석이 이처럼 균형을 찾아감에 따라 결국 연방은행이 금리인상 분위기 다지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드레스드너클라인워트의 케빈 로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OMC가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평가를 변경했다"며 "미묘하지만 변화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면 FOMC가 정책 수정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그래도 당분간 금리인상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장전문가들은 FOMC의 미묘한 입장 변화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란 전망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일단 FOMC가 `상당 기간`이라는 문구를 그대로 둔 점이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해준다. "핵심 소비자물가의 상승은 정체돼 있고,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인플레는 아직 먼 이야기란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상당 기간`이 제외될 경우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FOMC가 이 표현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디플레 가능성 감소`란 문구를 사용해 정책 변화 가능성을 비쳤다는 해석도 있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가 밸런스를 이루었을 뿐 금리정책이 바뀌지는 않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리먼브러더스의 에단 해리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성명서 내용이 FRB의 정책에 대한 시장의 전망을 변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2005년 1월까지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로이터가 FOMC회의 직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애널리스트들의 금리전망은 회의 전과 다를 바 없었다. 로이터가 19명의 채권 딜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1명은 내년 중반전까지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고 8명은 2005년까지도 금리가 현 수준에서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어스턴스는 오히려 금리인상 시기 전망을 내년 3월에서 5월로 늦춰 잡았다.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 삭제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리먼브러더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중반에나 이 표현이 성명서에서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 반면 도이체방크, UBS, HSBC 등 많은 금융기관들은 내년 1월 회의에서 `상당 기간` 표현이 없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03.12.10 I 강신혜 기자
  • (월가시각)"디플레 끝, 인플레 시작(?)"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시장이 `상당 기간(considerable period)`이라는 말에 신경쓰는 사이, 그린스펀은 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문의 다른 부분을 대폭 뜯어 고쳤다. 인심쓰듯이 `상당 기간`이라는 말은 그대로 뒀지만, 월가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우는 1만선을 잠깐 둘러보고 내려온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하락 반전했고, 나스닥은 2% 이상 급락했다. 채권 투자자들도 FOMC 성명서 곳곳에 숨어있는 `금리인상 신호`에 깜짝 놀라며 국채를 내다팔았다. ◇디플레 끝(?) 이번 FOMC 성명서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바람직하지 않은 인플레의 하락` 즉,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거의 같아졌다는 표현이다.(The probability of an unwelcome fall in inflation has diminished in recent months and now appears almost equal to that of a rise in inflation.) 그린스펀이 저금리 정책을 수행하면서 근거로 내세웠던 것 중 하나가 디플레 위협이었다. FOMC가 디플레와 인플레를 동등하게 보라보게 됐다는 것은 "이제는 금리를 올리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FOMC 성명서에는 또 `생산이 활발하게 확장되고 있다(output is expanding briskly)`, `노동시장이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the labor market appears to be improving modestly)`는 등의 새로운 표현이 등장했다. 인플레이션이 낮은 상태이고, 상당 기간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선언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새로운 표현들에 더욱 무게를 뒀다. ◇주식에 호재, 채권에 악재 FOMC의 새로운 표현들은 채권시장에는 악재로 해석될 만하다. 특히 디플레 위협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연준리의 인식은 `상당 기간`이라는 수사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공포감을 유발시키고 있다. 메릴린치의 마이클 월쉬는 "이는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을 제거하기 위해 첫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곧바로 `상당 기간`이라는 말을 없애면 시장 충격이 클 것을 우려, `숨돌릴 시간`을 남겨뒀다는 뜻이다.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도 좋을 것이 없지만, FOMC 발표문의 표현들은 주식 투자에 호재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FOMC 성명서는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가 가속되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FOMC 발표문에서 노동시장이 `안정되고 있다`고 했던 것이 이번에는 `완만하지만 개선되고 있다`로 진전된 것이 대표적. 맥도날드인베스트먼트의 존 칼드웰은 "생산이 활발하다거나, 노동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연준리의 지적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암시"이라고 말했다. ◇다우 1만선의 벽 문제는 벨류에이션이다. 이날도 다우는 1만선을 상향 돌파한 후 한참을 주춤거렸고, FOMC 성명서가 나온 직후 하락 반전했다. 발표문 속에 숨어있는 호재를 알아보기 전에 경계매물과 이익실현 심리가 더 강했던 것. 지난 3월 이후 다우는 1만선까지 큰 저항없이 달려왔다. 이제 1만선 앞에서 2003년 주식시장이 마감되려하고 있고, 연준리도 금리인상의 칼을 다시 꺼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다우가 1만선 앞에서 얼마나 시간을 지체하느냐가 향후 월가의 투자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03.12.10 I 정명수 기자
  • 국민은행 해외진출 "대우사태 반복 우려"
  • [edaily 하정민기자] 최근 인도네시아 BII은행을 인수하며 공격적인 해외진출 정책을 펴고있는 김정태 국민은행(060000)장의 야망이 과거 대우그룹의 무모한 해외 확장전략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3일 많은 투자자들이 국민은행의 해외 진출에 의구심을 가지고있으며 김정태 행장의 전략에 비판적이라고 보도했다. 김정태 행장은 최근 "향후 매년 1~2개의 아시아 지역 은행을 추가로 인수해 아시아 전역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은행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의 비판자들은 이같은 팬 아시아(Pan-asia) 전략에 대해 "국민은행은 부실여신 등 국내에서도 문제가 많은데 왜 해외진출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이들은 인도네시아가 영업활동을 하기에 매우 어려운 시장이며 국민은행은 해외영업 경험도 없다는 점을 문제삼고있다. FT는 지난 2001년 많은 은행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통합 국민은행장이 된 김정태 행장의 처음 1년은 비교적 성공적이었지만 이는 대부분 소비자 대출의 빠른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해외투자자들에게는 투명성 제고 노력 및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호평을 받았지만 신용거품 붕괴로 국민은행이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찬사가 빛이 바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정태 행장은 해외진출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FT는 김 행장이 "국내 영업만으로 더이상의 성장을 할 수는 없다"며 "국민은행은 해외로 나가야한다"는 뜻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FT 기사 원문. "Kookmin attempts to spread its wings" South Korea’s biggest lender says it must look to grow overseas because domestic opportunities for growth are limited, reports Andrew Ward Kim Jung-tae points at Asia on a map of the world on his office wall. "We"re open to opportunities throughout the region," says the chief executive of Kookmin Bank. "India, Taiwan, the Philippines, Thailand, Japan, China. The only question is where the opportunities emerge first." Mr Kim is not content with Kookmin"s status as South Korea"s largest lender, with total assets of Won190,190bn ($159bn). "There will be three to five leading regional banks in the medium to long term and Kookmin would like to be one of them," he says. Kookmin launched its Asian expansion drive in October, when it signed a preliminary deal to take control of Bank International Indonesia (BII) in a consortium with Singapore"s Temasek Holdings. Mr Kim expects the acquisition to be completed by early next year and plans to send Kookmin managers to run the Jakarta-based lender. In his monthly address to staff on Monday, Mr Kim reportedly said Kookmin would make further overseas acquisitions at a rate of one or two a year. However, talking to the FT, he is more restrained. "It will be a step by step, slow process," he says. Temasek could be a partner in other deals beyond Indonesia, says Mr Kim, and so too could ING, the Dutch financial group, which owns 4 per cent of Kookmin. "Nothing is decided, nothing is imminent except BII, but all options are open," he says. If Mr Kim"s regional ambitions become reality, it would complete Kookmin"s remarkable transformation from a relatively small retail lender into South Korea"s first truly international bank in the space of a decade - and reinforce Mr Kim"s status as the country"s star banker. When Kookmin merged with Housing & Commercial to become South Korea"s dominant lender in 2001, Mr Kim, previously the president of H&C, was chosen to run the enlarged bank. The appointment angered Kookmin workers, who wanted one of their own at the helm, but delighted investors because of Mr Kim"s reputation for embracing international standards of transparency and risk control. Mr Kim"s first year in control of Kookmin exceeded expectations as the bank benefited from rapid growth in consumer borrowing as South Koreans, once among the world"s biggest savers, discovered the joys of credit. The surge in retail lending drove Kookmin to net profits of Won1,310bn in 2002. This year, however, has seen a dramatic reversal of fortune as South Korea"s consumption boom has been exposed as a bubble, leaving households buried in debts and lenders mired in non-performing loans. As the country"s most retail-focused bank, Kookmin was particularly exposed to the credit-crunch, losing Won382bn in the first nine months of this year. Consumer lending was supposed to provide a safe and profitable new line of business for South Korean banks as they recovered from the country"s 1997 financial crisis. Instead, the banks repeated in the household the mistakes they had made in the corporate sector: lending too freely without proper risk controls. Kookmin is now scrambling to rescue its reputation as one of Asia"s best-run banks by taking aggressive steps to clean up its substandard loans, which have risen to nearly 4 per cent of total credit, from 3 per cent last year. In his presentation to employees this week, Mr Kim said Won7,000bn of provisions would be set aside to cover bad assets this year. "It has been a tough year and that will be reflected in our 2003 financial results," he says. "But our plan was to clean up this year, allowing next year to be much better." Many investors have questioned why Kookmin is seeking to expand overseas when it is facing such big problems at home. They warn that Indonesia is a difficult market and point out that Kookmin has no overseas experience. Some critics mutter darkly that Mr Kim"s international ambitions sound reminiscent of the South Korean industrial conglomerates, such as Daewoo, whose reckless global expansion led to their downfall in the late 1990s. However, Mr Kim says Kookmin must go overseas because the opportunities for further growth at home are limited. He has ruled out acquisitions of Koram, Korea First Bank or Korea Exchange Bank, the three Korean lenders so far excluded from consolidation in the sector.
2003.12.03 I 하정민 기자
  • KT, 디지털홈 제안서 제출..44사 컨소시엄
  • [edaily 박호식기자] KT(030200)는 정부의 “디지털홈 시범사업”을 위한 KT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지난 28일 한국 전산원에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13일 16개 주요 사업자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1차 컨소시엄 협약을 한데 이어 26일 다양한 디지털홈 사업모델 추진을 위한 관련 업체와의 협력을 위해 2차 협약을 체결하고 컨소시엄을 최종 확정했다. 이번에 추가로 컨소시엄에 포함된 사업체는 ▲방송사업자로 MBC ▲가전업체로 린나이코리아, 위나아만도 ▲인프라사업자로 머큐리, 삼성SDS, 현대통신 ▲솔루션 및 컨텐츠 사업자로 교보문고, 삼성중공업, 에스원, NHN, 현대홈쇼핑, 코맥스 등 28개 사업자가 참여했으며 주로 솔루션 및 컨텐츠 사업자를 중심으로 체결됐다. 이로서 KT는 총 44개 사업자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확정했으며 28일 제안서 제출, 추후 시범 사업권을 획득하게 되면 한국전산원과 계약 체결후 12월부터 디지털홈 시범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 한편 KT는 다양한 디지털홈 사업 이번 시범 사업에서 수도권, 대구, 광주 3개 지역에서 약 700여 가구를 대상으로 T-커머스 등 15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디지털 홈 시범사업 KT컨소시엄 참가업체 -1차 협약(KT + 15개) ▲통신 : KT, KTF ▲방송 : KBS, EBS, SkyLife ▲가전 : 삼성전자 ▲건설 : 주택공사,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 금융 : 우리은행 ▲ 포탈 : KTH ▲ 공공 : 광주시청, 광주과기원, 대구시청, 서울대학병원 - 2차 협약 (28개) ▲통신 : KT ▲방송 : MBC ▲가전 : 린나이코리아, 위니아만도 ▲ 홈오토메이션 : 코맥스, 삼성중공업, 서울통신기술, CVnet ▲홈시큐리티 : KT링커스, 에스원, 버텍스, 극동기전 ▲헬스케어 : O2RUN ▲ 인포테인먼트 : NHN, 앤위즈, 교보문고, 이노티브, 공간정보, 예투, 대림 I&S, 한국공간정보통신 ▲커뮤니티&커머스 : 현대홈쇼핑 ▲인프라 : 삼성SDS, 삼성네트웍스, 4D홈넷, 아이크로스텍, CTPLEX, 현대통신, 머큐리
2003.11.30 I 박호식 기자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Wooden Nickel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맨하튼 남쪽, 월드파이낸셜센터 32층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허드슨 강이 대서양으로 흘러들며 북미 대륙에 마지막 작별을 고하면, 뉴저지 너머 서쪽으로 기우는 해는 눈물을 감추려 더욱 붉게 충혈된다. 아담 스위클은 벌써 만취한 다른 동료들과 달리, 조용히 창 밖을 주시하고 있다. 5분 후면 아틀란틱 시티로 출발이다. 지난 주는 웬지 `게임`이 매끄럽지 않았다. Z의 태도도 맘에 걸린다. Z는 로드 아일랜드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서 주말 낚시를 함께 하자는 제의를 끝내 뿌리쳤다. 도박 도시 아틀란틱 시티에서 팀 전체가 참여하는 진짜 게임에도 마지못해 참가하겠다고 했다. Z는 일년전에 팀에 합류했지만, 적응이 빠른 편이다. 스위클은 이번 기회에 Z를 좀 더 자세히 관찰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오후 5시45분. Z가 온 모양이다. 문을 열어주기 위해 스위클이 리셉션 데스크 쪽으로 향했다. 그 때 FBI 요원 12명이 사무실 문을 박차고 뛰어들었다. 우직한 손들이 스위클의 양팔을 붙잡았고, 손목에 차가운 느낌이 엄습했다. 동료들도 하나 둘 FBI 요원들에게 끌려나왔다. Z의 모습은 끝내 볼 수 없었다. 뉴욕 외환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은 작전명 `우든 니클(Wooden Nickel)`은 이렇게 18개월만에 마무리됐다. ◇우든 니클 스위클은 지난 19일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된 47명의 외환 브로커, 트레이더, 변호사 중 한명이다. 스위클은 36세로 외환 브로커 회사인 UCG의 사장이다. 연방검찰은 이들을 18일 저녁 월드파이낸셜센터 사무실과 뉴저지의 저지시티 등에서 전격 연행했다. FBI와 연방검찰은 18개월 동안 이들을 추적해 증거를 확보한 후 사기, 돈세탁, 증권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FBI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특수 비밀 요원(편의상 Z)을 이들에게 접근시켜, 외환거래를 하도록 했다. Z는 이들과 거래하면서 외환 사기 행각의 증거들을 하나하나 수집했다. 이 비밀작전의 이름이 `우든 니클`이다. 우든 니클은 장난감 나무 동전을 뜻한다.(니클은 5센트짜리 동전) 지금은 일종의 기념품으로 수집가들에게 팔리고 있지만, 한 때는 실제 화폐로 통용되기도 했다. 1931년 워싱턴주의 테니노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자,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나무 동전을 만들어 통용시켰다. 이후 우든 니클은 마을 축제나 맥주 회사의 판촉용 화폐, 기념품 등으로 활용됐다. "Don"t take any Wooden Nickels"이라는 영어 표현이 있다. 축제때 우든 니클이 통용됐는데, 축제가 끝나기 전에 얼른 물건으로 바꾸지 않으면 화폐 가치가 없어진다. 결국 축제 마감 며칠전부터는 상점들이 우든 니클을 받지 않았다. 웹스터 사전에 우든 니클은 "기념품으로 받거나 혹은 잘 속아넘어가는 사람들이 구입한 전혀 쓸모없는 것"이라는 뜻 풀이가 나와있다.(something utterly worthless that is either accepted as a gift or purchased by a gullible person.) 그렇다면 FBI는 어떻게 외환시장 사기범 소탕작전을 기획하게 됐을까. 작전명은 왜 우든 니클이었을까. ◇비밀요원 연방검찰에 기소된 47명 중에는 UBS, JP모건, 소시에테제네랄, 드레스드너클라인워트밴스, 이즈라엘디스카운트 등 세계적인 금융기관의 직원들이 포함돼 있다. 인터딜러 브로커로 세계 최대 규모인 ICAP, 튤렛 리버티 등의 직원도 쇠고랑을 찼다. 연방검찰은 이들의 사기 기법이 2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것으로 일당들은 잠입한 비밀 요원에게 "사법당국도 우리를 절대로 잡지 못할 것"이라고 자랑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연방검찰의 기소장을 보면 내로라하는 금융기관과 함께 생소한 기관들의 이름도 등장한다. 매디슨딘앤어소시에이츠, 몽고메리스털링, 헤밀턴스털링 등이다. 여기서 스털링(sterling)이라는 회사명을 달고 있는 중소 브로커들이 사기 행각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스털링은 영국의 화폐 단위인 파운드의 다른 이름이다. 47명 중에는 1980년대 뉴욕 연방은행의 외환거래 위원회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인사와 현직 변호사 등도 포함돼 있다. FBI는 2002년 5월 다른 화이트 컬러 범죄자로부터 뉴욕 외환시장에서 뿌리 깊은 사기 행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FBI는 증거 확보를 위해 비밀 요원을 외환시장에 잠입시켜 일당들에게 접근토록했다. `우든 니클 작전`의 시작인 것이다. FBI의 비밀 요원은 매디슨딘 일당들에게 소개됐다. FBI는 매디슨딘이 입주해 있는 월드파이낸셜센터에 센추리온 컨설팅이라는 가공의 헤지펀드를 만들었고, 비밀 요원은 이 펀드의 매니저로 위장했다. 이 비밀 요원은 사기단의 젊은 딜러, 브로커들과 어울리며 환심을 샀고 이들이 `게임`이라고 부르는 비밀스러운 거래 기법을 배울 수 있게 됐다. FBI의 한 관계자는 "비밀 요원은 이런 부류의 화이트 컬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옷차림이나 생활습관 등을 익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일당 중 한명은 이 요원을 개인적으로 자신의 집에 초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비밀 요원은 사기 행각을 벌인 브로커들의 내화 내용을 녹음하고, 이익금을 나누는 현장을 비디오로 녹화하는 등 증거들을 수집해 나갔다. 녹음, 녹화 테이프는 수백분 분량에 달했다. 이런 증거들은 상품선물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과 공유됐고, 사기단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사기단은 6개월간 123건의 부정적인 외환, 외환선물 거래를 통해 UBS 등 5개 대형 금융기관으로부터 모두 65만달러의 이익금을 가로챘다. 연방검찰은 물증을 확보한 것이 123건이지만 실제 부정 거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FBI는 우든 니클 작전을 공개하면서 화이트 컬러 범죄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FBI는 금융시장 시스템의 안정을 위한 이번 잠입 수사를 위해 비밀 요원들에게 특수한 훈련을 시켰다고 강조했다. FBI는 함께 금융 사기를 공모 중인 사람 중에 비밀 요원이 포함돼 있을 수도 있으며 FBI의 제보자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FBI의 급습으로 일망타진된 사기범들은 18일 밤 브루클린의 차가운 유치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보석금을 내고 대부분 풀려났지만, 최고 20년형을 각오해야할 처지다. 일부 피고들은 코카인, 불법 무기 소지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의 기소를 맡은 뉴욕 연방검찰의 제임스 코미 검사는 법무부 부검찰총장으로 지명돼 워싱턴으로 떠나게 됐다. 법무부의 넘버2로 승진한 코미 검사는 마사 스튜어트의 주식 내부자 거래를 파헤친 스타 검사이기도 하다. ◇보일러 룸 앞서 `스털링`이라는 회사명을 가진 소형 브로커들을 월가에서는 보일러 룸(boiler room)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인터넷 등에 자극적인 광고로 순진한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시장이 오르건 내리건 외환시장에서는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1000달러 보장", "초과 수익률 90%", "외환시장의 매력은 베어마켓이 없다는 것", "2개월 수익률 30~40% 확정" 등의 광고에 현혹된 수천명의 투자자들은 외환거래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이들에게 돈을 맡겼다가 큰 손실을 봤다. 코미 검사는 "겉으로 그럴듯한 회사 이름과 번지르르한 광고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였지만 모두 사기극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닷물에 뛰어들기 전에 바다에는 상어 떼가 우글거리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사기단은 말도 안되는 파생상품과 외환 거래로 개인 고객들을 유인, 돈을 뜯어낸 뒤 거래에 참여한 브로커들끼리 돈을 나눠가졌고,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 시장의 속성을 모르는 개인 투자자들은 진짜 은화(스털링)로 `우든 니클`을 잔뜩 산 것과 마찬가지다. FBI의 작전명 `우든 니클`은 이런 점에서 높은 수익률에 무조건 이끌리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경종을 울린 셈이다. 사기단은 개인 투자자들뿐 아니라 세계적인 대형 금융기관들도 깜쪽같이 속여 넘겼다. 코미 검사는 "이들의 거래 기법은 외환시장에 만연된 것으로 비슷한 수법이 나온지 20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UBS나 JP모건 등에서 외환 딜러로 일하고 있는 사기단 일당은 다른 금융기관의 일당과 짜고 외환거래에서 고의로 손실을 입는다. 자신의 회사에 손실을 입히는 것이다. 그러나 하루 중 환율 변동 범위내에서 눈에 띠지 않게 손실을 본 것이기 때문에 쉽게 발각되지 않았다. 거래 기록상으로는 자연스러운 손실이지만, 사기단 일당끼리 사전에 매매 환율을 정해놓고 이익을 전가한 사기 거래인 것이다. 첫번째 거래에서 이익을 본 기관은 제3의 기관과의 거래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돈을 잃어준다. 이 과정을 반복하는 사이 중소형 브로커 회사나 개인 고객이 끼어들어 대형 기관의 이익을 자신의 것으로 돌려놓는다. 모든 거래 과정에는 특정한 인터뱅크 브로커가 관여했고 최종적으로 이익을 얻는 기관이나 개인은 이익금을 딜러, 브로커 등과 골고루 나눠 가졌다. 이렇게 사취한 이익금은 변호사, 금융기관 등의 도움을 받아 철저한 돈세탁 과정을 거쳤다. 비밀 요원이 증거를 확보한 이같은 사기 거래는 6개월간 123건에 달했고, 편취한 이익금은 65만달러였다. 사기 거래에 참여한 일당들은 호화로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두툼한 돈봉투를 주고 받았다. 연방검찰은 이같은 사기 거래 대부분을 중개한 `아이트레이드커런시`라는 인터뱅크 브로커를 특히 주목했다. 사기단 일당들은 이 회사를 황금 단지(the pot of gold)라고 불렀다. FBI의 비밀 요원도 이 회사에 계좌를 터 놓고 사기 거래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 아이트레이드의 소유주인 스티븐 무어와 안소니 이아누치는 연방검찰에 기소됐을 뿐 아니라 CFTC에 의해서도 고발됐다. 스티븐 무어는 55세로 1984년부터 1986년까지 뉴욕 연방은행의 외환거래 위원회에서 자문역을 맡았었다. 연방은행은 그러나 무어가 은행의 직원이었던 적은 없었다고 공식 부인했다. 코미 검사는 "47명에 대한 기소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시장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해야할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뉴욕 외환시장이 그렇게 더러운 곳이란 말인가. ◇제어할 수 없는 공룡 뉴욕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 규모는 1조2000억달러에 달한다. 각종 파생상품까지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자금이 오가는 시장이다. 그러나 외환시장의 관리감독은 주식시장과 달리 특정 기관에 집중돼 있지 않다. CFTC가 선물거래와 관련, 감독권을 가지고 있지만, 부분적일 뿐이다. 이번 사기단 적발을 계기로 미 의회 일각에서는 외환시장 규제 장치를 만들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UBS나 JP모건과 같은 초대형 금융기관들마저 사기의 피해자였다는 것이 충격으로 다가온 것. 문제는 외환거래의 특성상 규제 방안을 만들기기 쉽지 않다는데 있다. 외환거래의 60%는 은행간에 직접 거래로 처리된다. 이른바 장외거래인 것. 대부분의 외환거래는 금융기관 간에 전화나 컴퓨터로 처리된다. SEC나 연방은행이 이들 기관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외환거래도 간접적으로 이들 정부기관의 감독을 받고 있는 셈이다. 미국 정부는 4년전 외환시장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특별 위원회를 꾸렸었다.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 의장도 이 위원회에 참여했다. 위원회의 결론은 "규제를 통한 효율성 증가가 규제 비용보다 적다"며 "시장을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외환거래의 사이즈를 감안할 때 특정한 규제의 틀로 묶기 곤란하다는 것. 전세계적으로 10만명의 전문 트레이더들이 외한시장을 움직이고 있다. 10만명의 움직임을 감독기관이 일일이 체크하고, 감시할 수는 없다. 외환거래의 대부분이 은행간 거래이므로 은행감독의 범주에서 시장 감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규제 무용론자들은 "외환은 거시경제의 핵심 중 하나이고, 외환시장 자체가 이미 충분히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대형 은행들도 사기꾼들의 먹이감에 불과했다. 더구나 ICAP, 콜린스 스튜어트 튤렛과 같은 다국적 브로커들은 채권, 외환, 파생상품 등을 거의 아무런 규제없이 중개하고 있다. 1999년 외환시장 개선 특별위원회에서도 이들 브로커와 이른바 `보일러 룸`이라는 중소형 브로커들의 문제점이 지적됐었다. 시장에는 자유가 있어야한다. 감시자가 버티고 있으면 거래가 위축된다. 그러나 심판관이 없으면 도둑들이 날뛰게 된다. 뉴욕 외환시장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2003.11.27 I 정명수 기자
  • 국내 최대 게임쇼 `대한민국게임대전` 개막
  • [edaily 정태선기자] 국내 최대규모의 게임전시회인 `대한민국게임대전 2003`(KAMEX)이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한국게임제작협회, 코엑스, 서울산업진흥재단 등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인생도 즐겁게, 게임도 즐겁게(Life is Fun, Game is Fun)`란 주제로 70여개 업체가 참가할 예정이다. 참가업체는 아케이드부문 29개사, 온라인게임 21개사, 비디오게임 4개사, 모바일게임 3개사, 대학 4개, 해외 4개사 등으로 전분야에 걸쳐 고루 포진돼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게임포털업체들을 중심으로 신작이 대거 소개된다. NHN(035420)은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아크로드`의 동영상과 음악을 공개한다. 이 게임은 70명 개발자와 1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했다. 초기 마케팅비용만 30억원에 이른다. 네오위즈(042420)는 이번 전시회에서 4편의 신규게임을 공개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규 게임은 자체개발한 3D 배틀슈팅게임 `아스트로건`, 아이써프가 개발한 레이싱게임 `팀레볼루션`, 애니미디어의 스포츠 아케이드게임 `아쿠아볼`, 카마디지털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메카닉 슈팅게임 `악시온` 등이다. 이외에도 네오위즈는 `씰 온라인`, `붐붐차차`, `히트 프로젝트`, `범핑 히어로즈` 등 온라인게임들도 전시한다. 그라비티는 올해 4월부터 개발을 착수한 온라인게임 `레퀴엠`의 동영상을 공개한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게임은 2004년 10월중 시범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트리거소프트에서 개발한 온라인게임 `세븐하트`도 함께 선보인다. 이 게임은 11월 하순부터 비공개테스트를 개시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게임대전`은 21일 오전 10시 개막식을 시작한다.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는 국제게임 친교의 장을, 21~22일 이틀간 CEO 경영전략 및 게임 기술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함께 펼친다.
2003.11.21 I 정태선 기자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 Attorney General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벗겨진 이마와 날카로운 팔꿈치, 상체를 앞으로 약간 수그린채 성큼성큼 걷고 있는 그를 보면 마치 시골 농부같다. 주전자 손잡이 같은 귀와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턱을 하고, 찌푸린 표정으로 앉아있는 그는 영락없는 뜨네기 시골뜨기다.(With a balding pate, sharp elbows, and a slight forward lean, he has the gangling and loping gait of a dairy farmer rather than a Manhattan attorney. When he sits with a pensive frown, his jug-handle ears, jutting chin, and five-o"clock shadow can make him look like the classic hobo clown.)"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의 해리 브루니어스 기자는 뉴욕주 검찰총장(Attorney General) 엘리어트 스피처(사진)를 이렇게 묘사했다. 브루니어스는 "그가 눈썹에 힘을 주고, 강렬한 푸른 눈동자로 상대방을 주시할 때면 먹이감을 노리는 맹수 같다"고도 썼다. 뉴욕 매거진은 그러나 스피처 총장의 `그 격식없는 시선`이 섹시하다며 그를 가장 섹시한 50명의 뉴요커 중 하나로 선정했다. 엘리어트 스피처 총장은 최근 2년간 월스트리트의 뉴스 메이커 중에 뉴스 메이커다. 월스트리트 맨 사이에서 `Attorney General`은 거북스러운 인물의 대명사다. 스피처는 지난 4월 애널리스트들의 거짓 보고서에 철퇴를 내리며, 10개의 내로라하는 투자은행들에게 14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렸다. 그는 IT 버블 시기, 월가를 주름잡던 잭 그룹먼, 헨리 블로짓 등 스타 애널리스트들을 기소했고, 시티그룹의 샌포드 웨일 회장도 결국 이 스캔들로 옷을 벗어야했다. 최근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뮤추얼펀드 비리 조사도 그의 작품이다. 야누스, 퍼트남, 스트롱 등 펀드업계의 거성들이 하나 둘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의회에서는 펀드 스캔들을 다루는 청문회가 열렸고, 스피처는 `영웅적인 검사`로 워싱턴 중앙정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월스트리트와 검찰총장.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를 같은 문맥에 놓고 읽으면 미국의 정치와 경제, 사법제도의 장단점이 모두 드러난다. ◇인간 스피처 스피처는 1959년 6월 10일 뉴욕시 브롱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부동산 개발업자로 유태인이다. 스피처는 부잣집 아들의 전형이었지만, 나약하지는 않았다. 테니스, 축구 등 운동에 소질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엄격한 사고(thinking)`를 강조했다. 스피처는 1981년 프린스펀대학을 나왔고, 1984년 하바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의 아내 실다 역시 하바드 로스쿨 출신이다. 그는 법대 학보지 편집장이기도 했다. 스피처는 지금 세 딸과 함께 맨하튼에 살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그는 특이했다. 2학년까지는 보통 대학생들처럼 여름 방학을 이용, 의회나 로펌 등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그러던 어느날 스피처는 "인생 경험이 필요하다"며 남부로 떠났다. 뉴올리언스와 아틀란타 등을 떠돌며 막노동을 했다. 한여름 땀을 비오듯 흘리며 굴착기 인부로 일했다. 에어컨도 없는 허름한 여인숙에서 그만의 인생 경험을 계속했다. 스피처는 무서운 것이 없었고, 저돌적이었다. 학생회장 선거때는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선거운동을 했다. 다른 학생들이 모두 잠든 밤, 대학식당 종업원들의 파업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학장 관사앞에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부잣집 아들, 하바드 법대생, 막노동자, 법대학보사 편집국장이었던 스피처는 지방법원 서기를 거쳐 1986년 뉴욕 맨하튼 지방검사보좌역으로 무사(검찰)로서의 인생을 본격 시작한다. ◇검사 스피처 평검사 시절, 스피처는 마피아 조직범죄, 공갈범 등을 다뤘다. 90년대초반 스피처는 `감비노 패밀리` 사건을 담당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당시 경험이 월가의 비리를 파헤치는데도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것은 사시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감비노 사건의 처리 과정은 월가 스캔들 처리 과정과 유사하다. 법대를 갓 졸업한 신출내기 검사는 뉴욕시 의류업계를 지배하고 있던 감비노 패밀리를 주목했다. 감비노 패밀리는 의류상가와 공장을 오가는 운반용 트럭을 손아귀에 쥐고 있었다. 스피처는 함정수사 기법을 이용, 감비노를 기소할 증거를 수집해 나갔다. 스스로 바지와 스웨터, 셔츠 등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면서 감비노 패밀리의 위력을 체감한 것. "토미 감비노는 수천만달러의 자금력을 자랑했어요. 우리는 감비노를 기소하면 곧바로 다른 인물이 조직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스피처 검사의 생각은 감비노를 잡아 넣는 것이 아니라, 의류업계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수사관계자의 말이다. 스피처는 토미 감비노와 그의 동생 조셉 감비노를 기소하고 유죄를 인정하는 댓가로 1200만달러의 벌금에 합의했다. 스피처는 동시에 감비노가 다시는 의류업계에 발붙이지 않는다는 서약을 받았다. 감비노 사건의 처리를 놓고 검찰 내부에서도 "너무 약하다"는 비난이 있었다. 스피처는 그러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감비노가 업계를 완전히 떠난 것에 대단히 만족해했다. "시스템을 바꾼다"는 스피처 나름의 정의관은 이후 월가 스캔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불법을 저지른 애널리스트들을 감옥에 넣기보다는 막대한 벌금을 물리고, 시스템을 바꾸는데 합의하는 것이다. 스피처가 애널리스트 스캔들을 14억달러 벌금과 리서치 부문의 독립을 조건으로 합의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스피처의 기소 내용에 대해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았고, 벌금만 냈다. 스피처는 "범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범죄를 예방하려면 범죄자 개인이 아니라, 구조와 시스템을 바꿔야만한다"고 말했다.("If you want to really have an impact and prevent crime...you have to address the structure rather than just the individual who happens to be the pawn of the given moment.) 검찰총장이 된 이후, 그의 칼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본격적으로 사용된다. 단순한 형사범죄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이익에 영향을 주는 `공익소송`에 주력한 것. 대표적인 것이 미드웨스트 발전소 사건이다. 그는 미드웨스트 발전소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청과물 상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을 개선시킨 일은 한인 사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청과물 상점을 운영하는 한인 동포들이 노동법규를 제대로 지키지 않다가 기소 위기에 처한 경우도 많았다. 방문판매, 전화판매를 제한하는 소송,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소송 등이 잇따랐다. 스피처를 스타로 만든 것은 2000년부터 시작된 월가 스캔들 수사였다.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자들을 호도하는 리포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은 IT 버블이 붕괴된 이후 공공연한 비밀같은 것이었다. 스피처가 이 문제를 파고 든 것이다. 그의 첫 상대는 메릴린치였다. 스피처는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들이 주고받은 9만4400페이지에 달하는 이메일 기록을 일일이 검색, 증거를 찾아내는 집요함을 보여줬다. 결국 애널리스트 헨리 블로짓의 이메일 중에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냈고, 메릴린치의 항복을 받아냈다. 메릴린치에서 시작된 수사는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14억달러라는 유래없는 벌금을 부과했다. 스피처는 이즈음 `민중의 변호사(the People’s Lawyer)`라는 별명을 얻었고, 십자군(Crusader), 월가의 보안관(Sheriff of the Wall St.) 등으로 불리며 영웅대접을 받았다. ◇정치인 스피처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영웅전이다. 미국인들은 영화 `미스터 스미스 워싱턴에 가다(Mr. Smith Goes to Washington)`에 나오는 스미스 류의 서민 영웅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시골의 평범한 농부인 스미스는 불의를 참지 못하고 워싱턴으로 올라가 감동적인 연설로 기성 정치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이 영화는 70년대 우리나라의 `새마을 영화`와 비슷한 플롯을 가지고 있다. 미국인들에게 스피처 총장의 이미지는 바로 미스터 스미스다. 앞서 스피처 총장을 묘사한 기사에서도 시골스럽고, 풋풋한 인상이 강조돼 있다. 그러나 스피처는 피튀기는 선거전을 치르고 뉴욕주 검찰총장직에 오른, 마음의 절반쯤은 워싱턴의 백악관을 향하고 있는 야심가다. 1998년 스피처는 뉴욕주 검찰총장 선거에 출마한다. 미국은 주지사와 마찬가지로 검찰총장을 선거로 뽑는다. 8년 임기의 검찰총장은 선출직이므로 주지사에게 책임질 일이 없다. 스피처는 민주당원이고, 현재 뉴욕주 주지사인 파타키는 공화당원이다. 1998년 선거전에서 스피처는 박빙의 승부끝에 총장직을 거머쥔다. 수주일에 걸쳐 검표, 재검표가 이뤄졌을 정도다. 재력이 든든한 아버지가 엄청난 선거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주 검찰총장은 500여명의 검사와 1800여명의 수사관 등을 거느린다. 뉴욕주, 뉴욕시가 가지는 미국의 경제 수도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스피처는 다른 주정부의 검찰총장과는 위상이 다르다. 스피처 자신도 그렇게 행동했다. `월가 스캔들`로 명성을 얻음으로써 그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스피처의 정치적 위상은 격상됐다. 스피처는 공공연하게 "뉴욕주 주지사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2006년 주지사 선거에서 스피처는 유력한 민주당측 후보다. `스피처 2006년 위원회`라는 조직은 벌써 선거자금을 200만달러나 모금했다. 만약 그가 선거전에 나서게 되면 전 뉴욕시장이었던 루디 줄리아니와 맞서게 될 수도 있다. 줄리아니는 공화당 후보로 영입될 가능성이 높다. 줄리아니는 스피처와는 묘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애널리스트 스캔들 당시 줄리아니는 메릴린치 측의 변호사였다. 줄리아니는 스피처에게 몇차례 전화를 걸어 메릴린치 사건의 조정을 시도했다. "줄리아니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 "메릴린치는 아주 중요한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입니다. 메릴린치는 우리 금융시스템의 등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루디, 전화 고맙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얘기한 것들은 이전에 다 나왔던 것이지만 설득력이 없어요. 그들이 불법을 저질렀다면 우리는 그것을 밝혀야만합니다. 처벌해야만합니다. 그들이 기업으로서 아무리 호의적인 면이 있더라도 머뭇거려서는 안되죠." 이렇게 답했어요" 정의감에 불타는 검사가 거대 금융기업과 정치적 지명도가 높은 유명 변호사의 로비(?)에 맞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같은 대화 내용이 스피처의 인터뷰 과정에서 그의 입으로 언론에 알려졌다는 것은 대단히 정치적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스피처는 월가 스캔들을 파헤친 영웅이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키우는데 사용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파티키 현 주지사의 정책도 거침없이 공격하곤 한다. 민주당 모임에서 스피처는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은 부도덕한 것이다. 보통 미국인들은 200달러를 돌려받지만, 부자들은 무려 9만8000달러를 환급받는다. 왜 민주당인가! 우리는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한다. 새로운 백악관이 필요하다. 새로운 상원의원이 필요하다"며 선동적인 연설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커네티컷에 있는 퀴니피악대학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피처에 대한 직무 지지도는 62%로 파타키 주지사의 46%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자신의 주 검찰총장이 누구인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스피처가 다른 주 검찰총장들과 달리 이처럼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거의 전적으로 월가 스캔들때문이다. 스피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를 포퓰리스트(populist)라고 폄하한다. 스피처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냉소적이다. ◇월스트리트는 영원하다(?) 스피처가 월스트리트 맨들을 괴롭힌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감옥에 가지는 않았다. 스피처는 거물 몇명을 가두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스피처 총장은 "법은 다이나믹한 존재다. 법은 시간에 따라 발전하도록 설계돼 있다. 법은 경제적 실재의 변화와 사회적인 가치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말했다.("The law is a dynamic entity," he says in a Monitor interview. It "is designed to evolve over time and reflect changing economic realities, and changing social values.") 법을 개혁의 도구로 해석하고, 검찰의 기소권을 시스템 개혁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그의 능력은 감탄스럽다. 월가, 화이트 칼러 범죄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도 통쾌함을 준다. 루디 줄리아닌 전 뉴욕시장의 공보관을 지낸 마이크 폴은 "스피처는 민주당원이지만, 당장이라도 중요한 위치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적들조차도 그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다. 스피처는 화이트 칼러들이 감옥에 가는 것을 사형 선고만큼 싫어한다는 것을 간파했다.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들이대면 화이트 칼러들은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했고, 그때마다 대어를 낚았다. 스피처는 시스템 개혁을 명분으로 그들과 협상을 벌였다. 엄청난 벌금, 다시는 펀드 업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서약, 리서치 부문의 독립 등을 전리품으로 챙기고 그들을 돌려보냈다. 스피처는 기관투자자 모임에서 당당하게 말했다. "정부는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투자하고, 어떻게 저축하라고 말할 수도 없고, 말해서도 안된다. 그러나 정부는 은행가들이 투자자들을 호도하는 것을 바보처럼 앉아서 볼 수는 없다." 스피처 앞에서 월가는 비리의 소돔, 추악한 고모라성이다. 그렇다면 월가는 그렇게 호락호락할까. 비판자들은 스피처가 월가의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시켰다고 흥분한다. 마피아와 월가를 동일시하는 스피처의 태도도 몹시 못마땅하다. 리서치의 독립. 구상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5년후 투자은행들이 리서치 부문을 분리했을 때 누가 리테일 세일즈용으로 수백만달러를 들여 리서치 페이퍼를 만들겠는가. 이해상충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 시스템 자체가 쓸모없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5년후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보다도 질적으로 훨씬 후퇴한 분석 보고서를 받아보게 될지도 모른다. 스피처는 월가 스캔들을 다루면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불편한 관계가 됐다. 월가를 1차적으로 감독해야할 SEC가 번번히 스피처에 뒤통수를 맞았기 때문이다. 관료조직의 느슨함, 월가와의 밀월 관계때문에 알고도 모른 척 비리를 덮어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았다. 스피처는 한건씩 터뜨리고, 영웅 행세를 할 수 있지만, SEC는 증권산업 전체를 놓고 고민을 해야한다. SEC의 도날드슨 의장이 곤혹스러운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엔론 스캔들을 추적한 법무부의 아서 앤더슨은 "10 내지 15명이 불법적인 일을 했다고 해서 6만명이나 되는 직원들을 거느린 회사 전체를 파괴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스피처의 정의는 분명히 옳은 것이지만, 그것이 정말 경제적인가에는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다. 스피처는 단순하게 범법자를 잡는데 그치지 않고, 시스템을 개혁하고자 했다. 그 수단으로 `협상`을 택했다. 월가에는 협상의 달인들이 많다. 스피처는 칼을, 월스트리트는 돈을 가지고 있다. 스피처가 주지사, 상원의원, 대통령의 꿈을 꾸고 있다면 그가 택한 `협상`이 `타협`으로 바뀌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정치는 늘 주고,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를 하고 싶은 검객은 언젠가는 칼을 놓고, 악수하는 법을 배우기 마련이다.
2003.11.19 I 정명수 기자
  • 코스닥, 고가 경계매물 45분시황
  • [edaily 김현동기자] * 시세는 전일대비 약보합권 출발 예상. * 전일 미 증시는 경제지표가 엇갈린 가운데 기술 기업에 대한 차익 실현 매물이 잇따 라 나오면서 하락하며 마감됨. 금일 코스닥 시장 주문동향은 미 증시의 약세로 주문 관망세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실적호전주와 중소형 재료보유주,신규등록종목군, 외국인 매수종목군 등으로 종목별로 매수세 유입되는 모습이며 시가상위종목군으로는 경계매물 고가권으로 출회되며 소극적인 저가매수만 가담되는 상황. * 시가상위종목군 - 전반적으로 주문 관망세 이어지며 저가매수만 이어지는 모습. - 옥션,네오위즈,웹젠 등으로 보합권내지 +권매수세 유입되며 개별 상승출발 예상. * IT S/W & SVC - 실적호전 예상되는 "SBSi",케이비티,이니텍 등으로 +권매수세 유입되며 상승출발 예상. * IT H/W - 동진쎄미캠,씨앤에스, 에스피컴텍, 한국물류정보,다산네트,I.S하이텍, 이오테크닉스, 테크노쎄미캠 등으로 +권매수세 유입되며 상승출발 예상. - 최근 신규등록된 KTC텔레콤,로체시스템즈,한우티앤씨 등으로 +권매수세 유입되며 상승출발 예상. * 제조 - 우리기술, 아폴로,에스디,에이디칩스 등으로 상승출발 예상.여타 종목군으로는 주문 관망세. *LG투자증권 제공
2003.11.17 I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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