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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할 딥테크 없고 유망분야 집중투자도 어려워
  • 투자할 딥테크 없고 유망분야 집중투자도 어려워
  • [이데일리 김혜미 김세연 기자] 최근 벤처투자업계의 관심은 단연 ‘딥테크’(심층기술)다. 특히 벤처투자업계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바이오, 반도체 분야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올해 새롭게 유니콘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2곳 중 1곳은 AI 관련기업인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벤처투자업계의 관심이 딥테크 기업에 쏠리고 있지만 국내에는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유니콘 기업의 감소는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특히 벤처·스타트업 선도 국가인 미국에서는 올해 양자 컴퓨팅 관련 기술이 가장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에는 이와 관련한 유망기업을 찾는 게 ‘하늘의 별따기’다.미국과 한국의 기술격차가 그만큼 벌어져 있다는 증거로도 해석된다.◇세계 유니콘의 절반은 AI…“한국 아직 시간 걸릴 듯”18일 컨설팅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능형 로봇부터 코딩 AI 에이전트에 이르는 AI 스타트업이 올해 전세계 신규 유니콘 기업의 44%를 차지했다. 2015년에 AI 기업 비중이 6%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비중이 7배 이상 늘어났다.특히 올해 새로 등장한 AI 유니콘 기업들은 창업 2년 만에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의 평균 직원수는 203명으로 타업종의 스타트업보다 직원 수도 적고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는 기간도 짧았다. 타 업종의 유니콘 기업들은 평균 직원 수 414명, 유니콘으로 이어지기까지 9년의 기간이 걸렸다. CB인사이츠는 “다양한 분야에서 AI 역량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AI 도입을 미루는 기업은 경쟁사보다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며 AI 기업의 미래가 더 유망할 것으로 분석했다.하지만 국내 AI기업들의 발걸음은 더디다는 게 투자업계 판단이다.형경진 블리스바인벤처스 대표는 “딥테크가 투자업계에서 인기를 끈 것이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이 시기에 등장한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이 되려면 몇 년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스타트업 업계는 국내 증시가 좋지 않아 국내 AI 기업들의 가치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올해 국내 유니콘 기업 배출 실적이 부진하지만 딥테크 기업들은 가치 평가만 된다면 바로 유니콘이 될 수 있는 기업들이 많다”며 “AI 딥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유니콘이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그래픽= 이미나 기자)◇美, 올해 최대 이슈는 양자 컴퓨팅…한국은 ‘투자할 곳 없어’글로벌 스타트업의 기술 경쟁은 AI 분야에서 양자 컴퓨팅으로 확대되고 있다.양자 컴퓨팅은 기존 컴퓨터가 풀 수 없는 복잡한 통계 문제를 빛의 속도로 해결할 수 있으며 AI 머신러닝과 신약 및 신소재 개발, 금융 포트폴리오 및 위험 평가, 사기탐지 최적화 등에 유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양자 컴퓨팅 시장 규모가 오는 2035년까지 1조 3000억달러(약 1869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미국에서 IBM과 구글 등 기존 빅테크 기업을 제외하고 주목받는 대표적인 양자 컴퓨팅 기업으로 ‘아이온큐(IONQ)’가 꼽힌다.이 회사는 양자 컴퓨팅 분야 권위자인 김정상 듀크대 교수와 크리스 먼로 교수가 설립한 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상용 양자 컴퓨터를 출시했다. 아이온큐는 양자 컴퓨팅 기업 최초로 2021년 10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으며 시가총액은 19억 2000만달러에 달한다. 연초부터 이달까지 주가는 약 237% 올랐다.하지만 VC 업계는 한국에선 투자할 만한 양자 컴퓨팅 기업이 없다고 말한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양자 컴퓨터를 만드는 기업 가운데 눈에 띄는 곳이 없다”며 “한 곳을 겨우 찾아내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그나마 한 군데라도 찾아낸 것이 다행일 정도”라고 말했다.한편 초기 스타트업 단계에서 기업을 엑시트(기업공개나 매각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거나 성과를 거두는 것)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김선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유니콘 기업 수가 2곳이라는 것이 적어 보이지만 초기 단계에서 투자자들이 엑시트했을 수 있다”며 “유니콘은 기업 가치가 매우 커서 엑시트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VC의 목적이 투자 수익 극대화에 있다는 점에서 대다수 국가 스타트업의 80%는 초기에 게임을 멈춘다”고 지적했다.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일부 스타트업들이 의도적으로 초기에 엑시트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봤다. 안 교수는 “한국 경제가 다시 일어서려면 유망 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해서 유니콘 기업이 나오게 해줘야 하는데 비관적이다. 모태펀드도 유망산업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면 감사가 들어와 단순 나눠주기식으로 투자를 한다”며 “정치가 불안정하고 규제만 계속 생기며 정부 투자의 융통성이 확보되지 않는데 누가 유니콘으로 크고 싶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안 교수는 한국 주식시장의 신뢰 저하를 지적하면서 “(한국 증시에서)기관들은 진작에 빠졌고 개미들도 이제 미국 증시로 눈을 돌렸는데, 개미들이 빠지기 시작했으니 국가 경제를 이끌어갈 기업의 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024.12.19 I 김혜미 기자
올해 유니콘 사실상 1곳…韓스타트업 신화 사라진다
  • 올해 유니콘 사실상 1곳…韓스타트업 신화 사라진다
  • [이데일리 김혜미 김세연 기자] ‘7개→7개→4개→2개’. 2021년부터 올해 현재 국내 스타트업 중 유니콘기업에 등극한 숫자다. 이달 초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등 두 곳이 유니콘 기업에 오르면서 일단 ‘한국 유니콘 제로(0)’는 피했다. 하지만 그나마도 리벨리온이 대기업과의 합병으로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진정한 유니콘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이견은 나온다.(자료= 업계, 그래픽= 김일환 기자)18일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의 유니콘 트래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니콘은 1417개에 달한다. 유니콘 기업은 일반적으로 미화 10억달러(한화 약 1조 4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은 스타트업을 말한다. 미국이 지난 2일 기준 729개 기업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전세계 유니콘의 51.4%를 차지했다. 중국은 313개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와 영국, 이스라엘이 각각 61개와 48개, 27개로 그 뒤를 잇는다.전세계적으로 벤처 투자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그 와중에서도 유니콘은 탄생하고 있다. 올해 1~11월 전세계에서 110개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는데 미국에서만 63개 유니콘이 탄생했다.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이탈리아 등은 각각 1곳의 유니콘 기업을 배출한 국가가 됐다.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세계적으로 벤처 투자가 활황을 이뤘던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7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곳, 올해 2곳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12월 이전까지 약 1년간 단 한 곳의 유니콘도 탄생하지 않아 제로(0)를 기록할 것이란 우려마저 키웠다. 비상계엄과 탄핵 등의 여파로 한국 증시가 더 얼어붙으면서 벤처캐피털(VC)과 스타트업 업계는 내년 상황을 더 비관하고 있다.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올해 국내 유니콘 기업은 더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수침체로 무언가를 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간의 경기침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고 내년에도 대내외적으로 시장 흐름이나 상황, 모든 측면의 불안정성이 크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가 유망한 산업 분야에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특정 시장 자체를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4.12.19 I 김혜미 기자
대한민국 '유니콘' 멸종 직전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대한민국 '유니콘' 멸종 직전
  •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다음은 19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이데일리 로고△1면-대한민국 ‘유니콘’ 멸종 직전-‘그물망 관세 피하자’…트럼프에 러브콜 날리는 세계-고환율, 물가보다 소비심리에 타격 이창용 총재 “추경 빠를수록 좋다”-혼다·닛산 합병 추진…현대차 추월 노린다-[사설]트럼프 2기 출범 코앞…‘코리아 패싱’ 보기만 할 건가-[사설]정치 지도자들의 볼썽사나운 재판 지연, 실망스럽다△종합-[핫(HOT)이슈 4대 금융지주 모두 밸류업지수 편입…새해 전략은]밸류업 3대 핵심지표 정비 ‘최대 50% 주주 환원’ 박차-[파워人스토리]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 내정자 트럼프가 극찬한 ‘천재’ 대한항공 2인자로 비상△트럼프 2기 출범 한달 앞으로-“美, 섣불리 관세 인상 땐 자충수…스태그플레이션 맞이할 수도”-트럼프와의 연줄 찾자…‘K 스트리트’ 문전성시-美 50개주 선거인단 투표 진행…트럼프 대선 승리 재확인△재계 새해 전략회의-경기둔화·고환율·中추격 삼중고…삼성폰·TV 판매 목표 낮춘다-“국내외 악재, 연말 최대생산으로 정면돌파”-“지금은 무질서 시대…최악 대비한 시나리오 짜라”△K유니콘 멸종위기-VC, 돈 넘쳐나도 키울 딥테크 없고 모태펀드, 유망분야 집중투자 막혀-“‘韓서 잘되면 세계서 통한다’ VC업계 속설 증명”△종합-‘개천의 용’ 사라진다…10명 중 3명, 소득하위 20%서 탈출 못해-방배동 20억 단독주택, 내년에 보유세 40만원 더 낸다-“반도체 사상 최대 위기…‘공적 파운드리’ 통해 생태계 만들자”-세계 3위 車업체 탄생 예고 “수익 악화 기업간 방어적 합병”△정치-권한대행 범위 다투고 재판지연 전략 펴고…국회 장악한 ‘법기술자’들-조태열 “美신행정부 출범 이전 북핵 로드맵 마련”-이재명 “조속히 민생 추경해야” 권성동 “본예산 집행도 준비 안 돼”-허은아·이준석 충돌 허 대표, 李 측근 경질 이 “결자해지 하시길”△경제-“여야정 빠른 추경 합의로 경제심리 안정시켜야”-소신과 탄핵 사이…韓 권한대행, 쟁점법 거부권 ‘무게’-용인 반도체산단 연내 승인…정부, 기업 투자 활성화-최상목 “韓 경제 회복 중…대외신인도 제고”△금융-‘방카 25%룰’ 완화에…금융지주만 웃을 판-금융당국 수장 “계엄, 방송 보고 알아”-‘위고비’ 치료비 보장 상품 나왔다…‘비만보험’ 꿈틀-미래에셋생명, 내년에도 사회공헌 두팔 걷는다△글로벌-中 국채금리 추락…美와 금리 격차 더 벌어진다-美 “북한군, 러 쿠르스크서 수백명 사상”-밀려드는 중국산 저가철강 인도, 최대 25% 관세 예고-캐나다 “트럼프 관세 막자” 1.2조원 투입해 국경 강화-“비공식 대통령 머스크 윤리 기준 적용받아야”△산업-판로 넓힌 HL만도…中 완성차 성장 타고 ‘질주’-고해상 영상도 지연없이 전송 LG QNED TV 신제품 공개-고환율에 원료 구매비 쑥…비상 걸린 정유업계-겨울철 전기차 효율 걱정마세요 현대트랜시스 저전력 열선시트-SK하이닉스, 고용량 기업용 SSD 개발-LGD, AI 활용 OLED 생산…연 2000억 절감-삼성전자, CES서 AI홈 스크린 가전 대거 공개△정보통신기술(ICT)-유상임 “ICT 혁신서비스 시장진출 도울 것”-“한국 IT역사와 30년 동행…AI 시대도 함께 열 것”-트럼프표 美빅테크 지원 앞두고…“韓 AI산업 진흥 서둘러야”-AI 악용 ‘사이버 위협’…민관 협력체계 구축△성장기업-“계엄 탓에 계약 취소”…수출 中企 열 중 셋 피해-“애플빠·스벅족처럼…에싸 소파 덕후 만들래요”-‘정수기 렌털료 반년가 반값’…코웨이 연말 감사제-스타트업 손잡은 GS건설 터널 공사 기간 확 줄였다△제약·바이오-“할로자임 특허 무효, 변이체 기재 요건에 달려”-K바이오 발목 잡는 글로벌 특허전쟁…정부 지원 시급-미코바이오메드, ASF 신속 현장 진단에 주목-‘폭풍 성장’ 마이크로디지탈, 이익률 30% 눈앞△오토&라이프-안전한 놈, 편리한 놈, 힘좋은 놈-시티 라이프에 특화한 ‘첨단 주행 보조기능’…골목길 통과도, 복잡한 통과도, 복잡한 주차도 척척-포르쉐 전방위 사회공헌 8년 동안 76.3억원 기부△증권-[코스닥人]김영훈 ICH 대표 “점점 작고 가벼워지는 IT 기기 박막소재·필름 중요성 커졌다”-더 세진 킹달러 설레는 반·배·차(반도체·조선·자동차)-[리서치센터장의 뷰]이진우 메리츠증권 센터장 “기업 이익 그대로인데 밸류만 뚝…회복 땐 3000피도 가능”-“쪼개기 상장 반대” 오스코텍 주주 규탄대회-‘KB 미국대표성장주 펀드’ 순자산 3000억 돌파△부동산-“1기 신도시 이주민용 주택 7700가구 신규 공급”-서울 서부선 16년 만에 본궤도…건설사 모집은 과제-‘20년 임대’ 실버스테이, 구리갈매역세권 첫 공모-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내실경영 속 수익 극대화”△엔터테인먼트-강풀에 빠진 디즈니플러스-[글로벌 엔터픽]‘오징어 게임’ 시즌2에 세계팬들 설렌다-[엔터 브리프]메이크스타, 中 ‘출판물 경영 허가증’ 취득-[엔터 브리프]KBS, AI 기술 총망라 ‘2024 AX 데이’ 개최-[엔터 브리프]‘눈물의 여왕’, 인도서 최다 검색 K드라마-[엔터 브리프]영화관 구독서비스 시네빌, 스웨덴서도 론칭△피플-“AI로 실험횟수 대폭 줄여…신소재 신속개발”-“신중·꼼꼼, 신약 전문가”…삼진제약, 이수민 센터장 전무 발탁-KB금융 ‘사랑의 열매’에 200억 기탁-서울에너지공사 신임사장에 황보연-SK·포스코, 연말 이웃돕기 통 큰 기부-현대해상, 구세군에 성금 2억 전달-강경성 코트라 사장 “아세안·인도 수출 돌파구될 것”-한성학원 이사장에 문동후△오피니언-[정덕현의 끄덕끄덕]광장의 진화-[생생확대경]대통령은 먼춰도 4대개혁은 직진해야△전국-550만 충청권 단일 경제·생활권 열린다-“연구기관 넘어 韓 미래산업 실행 주체로 자리매김할 것”-30돌 시화호…환경·문화 융합도시 청사진-파주~서울 2분 시대 성큼 GTX-A 개통 ‘9일’ 앞으로-안양, 서울 서부선·위례과천선 연장 총력-연천 1호선, 지역상권 활성화 일등공신△사회-법학자들 “한덕수 대행,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없다” 한목소리-“초임병이 항공모함 모는 격”…법조계, 尹수사 공수처 이첩 ‘우려’-한남동 관저 앞 ‘철통 경계’…시민들 불편 가중-초등학교 늘봄지원실장 지원 미달-발달장애인 “그림투표용지 달라” 소송 2심서 일부 승소
2024.12.18 I 최연두 기자
"한국 반도체, 이대로 가다간 정말 죽는다"…섬뜩한 경고
  • "한국 반도체, 이대로 가다간 정말 죽는다"…섬뜩한 경고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한국 반도체 산업은 역사상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대로라면 산업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반도체 산업의 공학계 석학과 산업계 분야별 전문가들은 K반도체가 역사상 유례없는 국가 간 경쟁 체제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나섰다. 이대로라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밀리고, 한국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다. 한국공학한림원은 18일 반도체특별위원회 연구결과 발표회를 열고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를 진단했다. 앞서 한림원은 올해 2월 반도체 산업 선도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반도체특별위원회를 발족해 연구를 지속해왔다.한국공학한림원은 18일 반도체특별위원회 연구결과 발표회를 열고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를 진단했다. (사진=한국공학한림원)공동위원장인 이혁재 서울대 교수는 이날 기조발표에서 “우위를 보이던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은 평준화 시대로 진입했고, 해외 기업과 기술력 격차는 매우 좁아졌다”고 진단했다. 반도체가 국가별로 국가 안보 산업으로까지 여겨지면서 각국은 치열한 경쟁체제에 따른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는데, 한국 정부의 지원은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 반도체는 선도적 투자 경쟁력을 잃어가고, 투자 이익률이 낮아지며 투자의 악순환 고리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은 취약하고, 팹리스와 패키징 산업은 성장 기반이 미약하다”고 판단했다. 우수 인재들은 해외로 유출되고 불필요하고 중복되는 규제만 늘어나고 있는 한국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위기 상황을 하나씩 짚었다. 그러면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조업을 지키고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반도체특위는 강조했다. 새로운 시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에 과감한 투자를 추진하고, 인재 유입을 위한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혁재 서울대 교수가 18일 한국공학한림원이 개최한 반도체특별위원회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소연기자)특히 메모리 기술·첨단 패키징 기술 등 선제 기술을 개발하고 시설에 적기 투자를 위해서는 20년 동안 300조원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도체는 적기 투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투자 보조금을 비롯해 △세액공제 △인프라구축 △금융권 반도체펀드 △저리대출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현재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와 전력 등 인프라 역시 원활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반도체 제조산업의 기반인 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반도체특위 소속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대만의 TSMC도 처음 시작은 공적 파운드리로 시작했다. 우리도 일명 KSMC와 같은 한국의 공적 파운드리를 운영해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하도록 확인한 이후 민영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국내 팹리스의 파운드리 접근성을 확대하고, 소부장 기업과 패키징 제조 생태계 다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005930)에 쏠려있는 국내 파운드리 역할을 공적 파운드리를 통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어 가자는 의견이다. 권 교수는 이를 위해 초기에 20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 투자금은 20년 뒤 300조원의 경제 효과를 가져오리라 내다봤다. 업계에서 요구가 많은 근로시간 규제에 대한 언급도 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차세대 기술 확보의 필요조건인 R&D에 ‘올인’해야 하는데, 근로시간 규제 탓에 시간을 더 낭비해야 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속도 경쟁인 반도체 산업에서 속도를 지연시키는 원인인 주 52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이날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CDO) 사장은 주 52시간에 대해 “TSMC는 특별히 엔지니어가 오래 일을 하면 특근 수당을 주고, 장려한다고 한다”며 “엔지니어 관점에서 개발하다보면 가속이 붙을 때도 있다. 개발 영역에서는 주 52시간제가 부정적인 습관이나 관행을 만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인재 유입을 위해 사학연금과 같은 반도체 특별 연금법이 필요하다는 제언 역시 나왔다. 또 외국인 대상 대학 학과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해 우수 인재를 유입하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김기남 공학한림원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위기에 직면했다”며 “기술적 우위는 점차 도전받고 있고, 새로운 기술 영역에서는 치열한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위기 속에 언제나 기회가 있다”며 “AI 대표되는 차세대 기술은 분명히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기회의 땅을 열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12.18 I 김소연 기자
"연구기관 넘어 韓 미래산업 실행 주체로 자리매김할 것"
  • "연구기관 넘어 韓 미래산업 실행 주체로 자리매김할 것"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단순한 연구기관의 틀을 넘어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핵심적인 플랫폼이자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겠다.” 창립 16주년, 사람으로 따지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든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 차석원 원장이 밝힌 기관의 미래상이다.차석원 융기원장이 현재 기관이 중점적으로 진행 중인 연구과제와 앞으로 개선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2008년 경기도와 서울대학교 공동출연법인으로 출범한 융기원은 서울대의 나노, 융합생명공학, 차세대자동차, 지능로봇, 소프트웨어 등 9개 연구소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미래과학기술 연구의 첨병을 맡았다. 이제는 익숙한 나노와 지능로봇(AI)이라는 분야는 당시만 해도 단어조차 생경했다. 2024년의 융기원 역시 첨단모빌리티, 초격차 반도체 연구, AI 기반 공공기술 개발, 환경·안전 분야 등 미래산업과 관련된 연구를 중점 수행 중이다.차 원장은 “특히 융기원은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기술성숙도(TRL)를 6단계에서 7단계 이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414억원의 예산을 들여 2022년부터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융기원 내 B동과 C동, 경기도반도체기술센터(E동)에는 총 4862㎡ 규모의 소부장 테스트베드가 구축돼 있다. 또 수십억원에 달하는 투과전자현미경 등 고가의 24종 첨단 장비를 단계적으로 도입함으로써 기술력은 있지만 재정적 문제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 중이다. 차 원장은 “지난 3년 동안 총 3750건의 시험·분석을 진행했으며 183건의 기술 지원을 통해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부연했다.성남 판교에 위치한 경기도자율주행선테 내 통합관제실 모습. 이곳으로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인 판교제로시티에서 수집되는 실증 자료들과 실시간 교통 상황이 모이게 된다.(사진=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반도체 외에도 융기원을 대표하는 연구분야는 자율주행기술이다. 2021년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된 성남시 소재 판교제로시티와 경기도자율주행센터를 운영 중인 융기원은 국내 최초 자율주행 대중교통 ‘판타G버스’를 성공시키며 자율주행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이를 바탕으로 안양, 용인, 과천, 평택 등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 맞춤형 시범운행지구 조성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확산하고 있다.도심 속 자율주행의 완성을 위한 전제 조건에 대해 차 원장은 “고정밀 지도와 스마트 신호 체계를 포함한 첨단 인프라 구축, 안전 기준 설정과 규제 완화를 통한 정책적 지원, 기술을 뒷받침할 전문 인력 양성, 기업과 연구기관의 협력을 통한 산학연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아무리 빛나는 성과에도 그림자는 따라오는 법이다. 2018년 ‘공공융합플랫폼’을 주창하며 경기도 공공기관으로 전환된 지 6년이 지났지만 그간 연구성과에 비해 조직규모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차 원장은 “그간 경기도 수탁 사업과 국가연구개발과제를 통해 지역과 국가 산업에 기여해 왔지만 늘어나는 사업량을 예전의 인력과 예산으로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했다. 차 원장은 말을 아꼈지만 현재 경기도에서 편성하는 융기원 예산으로는 인건비 건사도 빠듯한 실정이다. 심지어 정부의 R&D 예산 삭감 기조까지 더해 융기원 재정은 내우외환의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융기원은 2021년 135억원, 2022년 194억원, 2023년 308억원 등 최근 3년간 총 637억원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유치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해는 9월 기준 201억원을 달성해 곧 누적 1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연구와 경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융기원의 저력에서 기인한다. 실제 융기원은 경기도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나(A)등급, 서울대 연구소 평가에서는 4회 연속 최우수(A1) 등급을 받으며 양쪽 모두 최상위를 기록했다.차 원장은 “산업 발전과 함께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은 시대가 도래했다”며 “과거에는 과학기술이 정부 주도로만 진행됐지만 현재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과학기술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지역 발전의 주요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융기원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경기도 과학기술 정책의 핵심 파트너이자 실행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경기도의 미래 산업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성장의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4.12.18 I 황영민 기자
SK하이닉스 꺼내들 카드는…'간접출자' 키옥시아 日상장
  • SK하이닉스 꺼내들 카드는…'간접출자' 키옥시아 日상장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간접 출자한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홀딩스(옛 도시바메모리)가 18일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투자금 회수와 낸드 협력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쥐고 있어 향후 활용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키옥시아는 확보한 자금을 통해 설비 투자 등 제품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18일 업계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이날 오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에 상장해 1440엔(약 1만3500원)으로 출발했다. 실제 개장가는 공모가 1455엔보다 다소 낮았지만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해 오후 3시10분 기준 1595엔(약 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키옥시아의 시가총액은 약 7840억엔(약 7조3393억원)으로 추정된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인 약 7600억엔(약 6조76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 주도의 한미일 컨소시엄에 4조원을 투자해 키옥시아 지분 19% 가량을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최대 15%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전환사채(CB)도 갖고 있다. 이를 합치면 단순 환산 시 지분율은 34%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경영에 직접 참여하진 못하지만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재무적으로 일부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주식으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선택지를 갖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분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베인캐피탈, 도시바에 이어 세 번째 대주주로 올라선다. 오는 2028년까지 의결권의 약 15%까지만 가질 수 있다는 약정을 맺고 있지만 이후에는 출자를 확대할 수 있다.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더라도 낸드 시장에서 키옥시아와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방안도 있다. 키옥시아는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로 낸드 신규라인 증설과 기존 생산라인 전환 투자, 연구개발(R&D) 등을 집행할 계획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력도 가능하단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낸드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6.9%로 1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22.1%), 일본 키옥시아(13.8%), 마이크론(19.81%), 미국 WDC(10.5%) 등이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 점유율 3위를 기록했지만 1년 만에 2위로 올라서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선 키옥시아의 상장이 낸드 시장에 큰 위협이 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낸드 시장은 인공지능(AI) 영향으로 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SSD(eSSD) 수요만 증가해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용 SSD 수요는 여전히 부진한 탓에 키옥시아의 eSSD 시장 진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키옥시아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R&D에 사용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면 전반적인 낸드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2024.12.18 I 조민정 기자
IBK벤처투자, 1000억 규모 첫 펀드 결성…1호 투자도 집행
  • [마켓인]IBK벤처투자, 1000억 규모 첫 펀드 결성…1호 투자도 집행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IBK벤처투자가 18일 총 1000억원의 첫 펀드 결성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호 투자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에 결성한 펀드는 총 2개로 각각 퓨처플레이, 코오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Co-GP)을 구축했다. 두 펀드 모두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초격차 분야에 선정됐다.김성태(왼쪽 여섯번째) IBK기업은행장이 지난 4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BK벤처투자 출범식 & CES 혁신상 수상기업 데모데이’에서 CES 수상기업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기업은행)두 개의 펀드는 성장 단계에 따라 투자 대상이 구분된다. ‘스타트업 코리아 IBKVC-FP 2024 펀드(초기펀드)’는 아이디어 발굴과 기술 검증에 초점을 두고 초기창업기업을 지원한다. ‘스타트업 코리아 IBKVC-코오롱 2024 펀드(중후기펀드)’는 기술기업의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기업에 투자한다.이러한 펀드 운용 전략은 초기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를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IBK벤처투자의 설립 취지를 반영해 세워졌다.두 펀드의 주목적 투자 대상은 10대 초격차 분야(△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 등)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벤처기업 또는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선정 기업이다.IBK벤처투자는 첫 투자 대상으로 △아이디어오션(10억원·초기펀드) △해양드론기술(10억원·초기펀드) △아이지(20억원·중후기펀드)를 선정했다. 아이디어오션은 기구 설계 영역에서 인공지능(AI) 생성형 설계 솔루션을 상용화한 글로벌 최초 기업이다. 로봇과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장 가능한 것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해양드론기술은 참치 어군 탐지와 해상 배송 드론 서비스를 제공한다. 톱티어 고객·파트너사를 확보해 안정적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해 투자 대상이 됐다. 아이지는 스마트팩토리 등 신기술 관련 직무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수익성이 높은 제품과 디지털 기술 교육 콘텐츠 관련 매출 비중이 증가하며 매출과 이익 모두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돼 투자받게 됐다.IBK벤처투자는 이번 1호 투자를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투자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조효승 IBK벤처투자 대표이사는 “최근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IBK벤처투자의 적극적 행보는 초기 투자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신생 기업들의 성장 기반을 탄탄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결성된 두 개 펀드를 통해 미래 성장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고, 딥테크 기업의 혁신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2024.12.18 I 박소영 기자
“AI기술로 실험 횟수 대폭 줄여 신소재 개발”
  • “AI기술로 실험 횟수 대폭 줄여 신소재 개발”
  •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한국은 미국, 중국, 유럽 등과 함께 세계 5대 화학산업 국가에요. 큰 고객사는 화학 기업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합니다.”쿠날 산딥 폴리머라이즈 대표가 16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S1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기술력을 소개하고 있다.(사진=김세연기자)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AI) 물질정보학 소프트웨어 기업 ‘폴리머라이즈’를 이끄는 쿠날 산딥(Kunal Sandeep) 대표는 한국에서의 창업 이유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지난 9월 한국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 폴리머라이즈는 지난 1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해외 우수 스타트업의 한국 정착을 지원하는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서 1위를 차지했다.산딥 대표는 16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투자 시장 위축에 대해 “단기적인 경기 침체는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했다.이 회사는 물질정보학 AI 플랫폼을 활용해 신소재 개발 및 신규 화학 물질 발견 시간을 단축시킨다. 예컨대 전통적으로 완벽한 배합의 신소재 개발까지 수많은 실험에 실패하며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지만 AI가 먼저 실험 결과를 예측하고 최고의 배합을 추천해 20차례가 필요한 실험을 3차례로 단축하는 등 시행착오를 줄인다는 설명이다.산딥 대표는 AI 학습에도 적은 수의 데이터만을 사용하는 것이 자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적은 수의 데이터로 AI를 학습시키고 그렇게 학습한 AI 모델로 실험 횟수를 줄이다보니 소재 개발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논문, 보고서, 화학 구조에 대한 파일과 이미지까지 AI에 다양한 종류의 메타데이터를 학습시켰다”며 “메타데이터 덕분에 AI에 적은 수의 실험데이터만 학습시켜도 결과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자부했다.핵심은 ‘문맥’이다. 각각의 실험데이터를 단순히 하나의 숫자로 사용하는 대신 각 수치에 의미와 문맥을 부여해 신소재 개발 가능성이 큰 실험을 추천해 준다. 탄산음료로 비유하자면 탄산음료에 들어가는 각종 첨가물의 종류와 양을 단순히 입력해 새로운 배합을 추천하기보다 액상과당과 분자구조가 비슷해 단맛을 낼 수 있는 대체 첨가물을 학습하거나 인체에 해롭다는 논문이 발표된 물질은 제거하는 등 ‘지능적인 정보’를 내놓는 개념이다.산딥 대표는 “신물질 개발은 인류에 정말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화학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우주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소재 개발 시간을 단축해 인류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이번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1위 상금 15만달러(2억여원)는 “고객 확대 및 더 많은 인력 채용에 쓰겠다”고 밝혔다.한편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폴리머라이즈는 화학산업 고객사를 중심으로 화학, 배터리, 반도체, 화장품 산업 등 전 세계 80개 이상의 고객사를 두고 있다. 식품기업 네슬레, 플라스틱 유통기업 메락시스 등이 주요 고객사다.쿠날 산딥(오른쪽) 폴리머라이즈 대표와 최지원 폴리머라이즈 인턴이 16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S1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세연기자)
2024.12.18 I 김세연 기자
“기업당 최대 76억 지원…중소·벤처 고위험 R&D 부담 던다”
  • “기업당 최대 76억 지원…중소·벤처 고위험 R&D 부담 던다”
  •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정부가 민간으로부터 20억원 이상 투자받은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76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고위험·고성과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에 최종 선정한 2024년 ‘전략기술 테마별 프로젝트’ 수행 기업 6개사를 대상으로 내년 1월부터 본격 지원에 나선다.전략기술 테마별 프로젝트는 중소·벤처기업이 고위험·고성과 R&D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도록 민·관 합동으로 최대 100억원 내외의 자금을 지원하는 대규모 R&D 프로젝트로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정부는 최대 40억원의 지분 투자와 최대 36억원의 출연 R&D 자금을 연계 지원한다. 기업은 프로젝트에 선정되려면 20억원 이상의 민간투자를 먼저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기업은 민·관으로부터 총 100억원 내외의 프로젝트 도전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올해 프로젝트 모집에는 혁신 중소·벤처 98개 기업이 과제 기획단계에서부터 도전장을 제출했다.중기부는 각 분야별 전문가 그룹의 심층기획 및 평가를 거쳐 △잠재력 △파급효과 △국가전략적 관점에서의 기술확보 필요성 등이 우수한 6개 프로젝트를 최종 선정했다.이번에 선정된 프로젝트는 첨단바이오, 반도체, 인공지능, 이차전지 등 국가 전략기술 분야면서도 세계 시장의 수요가 높은 도전적 프로젝트 위주다.스트라티오코리아의 ‘Ge-on-Si 단파장 적외선 이미지센서 및 카메라 시스템 개발’(반도체 분야)를 비롯해 △카이로스랩의 ‘첨단 AI 로보틱스 기반 자가진화형 차세대 소재 개발 기술’(인공지능 분야) △에어스의 ‘AI기반 맞춤형 뼈관절 이식재 임베디드 개발’(첨단바이오 분야) △이뮤니스바이오의 ‘신개념 조절 T세포 치료제 및 자동 배양 시스템 개발’(첨단바이오 분야) △씨티엔에스의 ‘자가 적응 AI 기반 이차전지 모듈팩 통합 시스템 개발’(이차전지 분야) △씨드모젠의 ‘AAV(유전자 치료제 전달 기술) 기반 유전자 치료제 산업화 신기술 개발’(첨단바이오 분야) 등이다.프로젝트 선정 기업에는 R&D 전과정 맞춤형 지원도 이어진다. 기술지주·연구소· 특허법인 등 연구개발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기관이 기업을 밀착 지원하며 기술 분야별 전문성을 가진 프로젝트 매니저가 전주기 관리에 투입된다.특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세계 시장의 수요를 반영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기관과의 협력도 지원한다. 해외 현지의 R&D 지원 거점을 통해 메사추세츠 공과대, 퍼듀대 등 세계적인 연구역량을 가진 기관과 협력수요를 발굴하고 각 기관의 산학연 협력프로그램도 연계할 계획이다.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해당 분야를 선도할 기술을 확보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반도체기업 스트라티오코리아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주행자동차, 방산 무기체계, 의약품 진위여부 판별 등에 응용할 수 있는 적외선 이미지센서와 카메라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며 2028년까지 약 1500억원의 매출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김우순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혁신정책관은 “우리 중소·벤처기업의 기술역량과 잠재력은 대단히 우수하지만 현실적인 생존 여건상 R&D 목표를 도전적으로 설정하는 것은 커다란 모험인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이 과감한 도전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모든 지원역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12.18 I 김세연 기자
프랑스 하드테크 투자 강자 HCVC가 韓 진출 선언한 이유는
  • 프랑스 하드테크 투자 강자 HCVC가 韓 진출 선언한 이유는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하드테크만큼 정직한 것이 또 있을까요?”프랑스의 하드테크 투자 강자로 통하는 벤처캐피털(VC) HCVC의 제리 양 투자 파트너에게 왜 하드테크냐고 묻자 돌아온 답이다. 하드테크란 하드웨어와 관련된 기술로, 고급 엔지니어링과 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 제품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며 우주항공과 자동차, 헬스케어, 에너지, 반도체 등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개발에 오랜 시간과 높은 비용이 들어 소프트웨어 투자보다는 단기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이러한 산업적 특성에도 초기 단계의 하드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곳, 바로 HCVC다. 이데일리는 유럽을 넘어 아시아 진출을 추진 중인 HCVC의 제리 양 투자 파트너를 만나 투자철학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프랑스 HCVC의 제리 양 투자 파트너.(사진=HCVC 제공)◇ “거품 없는 하드테크…언제나 정직하다”지난 2015년 설립된 HCVC는 현재 프랑스 파리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두고 유럽과 미국, 아시아에 걸쳐 광범위한 투자 활동을 하고 있다. HCVC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기술에 집중하다보니 포트폴리오 내에 항공우주와 로봇공학, 기후기술, 반도체 기술, 에너지 기술,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주로 들어 있다. HCVC가 운용하는 펀드는 총 두 개로, 규모는 각각 1억 달러(약 1500억원) 안팎이다. 조 단위 펀드를 결성하는 일부 투자사들과 규모는 비교되지만, 투자 성과만큼은 이들 못지 않다. 지난 2018년부터 투자를 집행해온 HCVC는 현재까지 7개의 유니콘 스타트업을 탄생시켰다. 특히 첫 번째 펀드로 4.5배의 수익률을 내면서 글로벌 출자자(LP)들로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하드테크 초기투자는 통상 연구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입하기 때문에, 엑시트(자금 회수)까지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는데다 들어가는 투자금도 어마어마하기 마련하다. 그런 상황에서 HCVC는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확실히 가려내 실질적 기업가치를 효율적으로 끌어올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투자기금(EIF)과 대만 폭스콘, 소프트뱅크 아시아 등 탄탄한 글로벌 기관투자자(LP)들을 출자자로 둔 배경이다. 반도체 업계에 오랜 기간 몸을 담았던 엔지니어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제리 양 파트너는 하드테크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하드테크는 정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하드테크 분야는 연구 단계에서 자금을 투입할 경우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기술과 제품으로 승부를 보는 분야이기 때문에 거품이 끼기 어렵다는 점은 투자사 입장에서 큰 매력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딥테크와 하드테크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똘똘한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기만 하면 투자 성과도 정직하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가설만 존재하고, 제품은 아직인 초기 스타트업에 큰돈을 투자하기는 어려운 법. 투자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양 파트너는 ‘창업자’를 꼽았다. 그는 “기술이 훌륭하더라도 창업자가 뛰어나지 않으면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다”며 “창업자가 팀을 이끌 수 있는지,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지, 투자금을 확보할 능력이 있는지를 특히 중요하게 본다. 투자를 받더라도 ‘몇 년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보다는 닥칠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묵묵히 제품 개발에 힘쓰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재·기술력 다 갖춘 韓…투자·파트너십 확대할 것”HCVC가 투자한 기업 대부분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에 기반을 둔 회사들로, 모두가 글로벌 공략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AI 기반의 무인 결제 솔루션 기업인 캐스퍼AI와 컴퓨터비전 기반의 농업 자동화 시스템 개발사 어그멘타, 스마트 홈 에너지 패널 개발사 스팬 등이 있다. 이들 중 캐스퍼AI는 미국 온라인 식료품 배달 서비스사인 인스타카트에 인수됐고, 어그멘타는 농업·건설·기계 분야의 글로벌 기업인 CNH인더스트리얼에 인수됐다. HCVC는 투자 측면에서 한국과도 인연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스위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한국인이 창업한 스타트업 카이랄 나노에 투자를 집행했다. 이 기업은 퀀텀 컴퓨팅과 반도체, 첨단 전자공학 분야에 활용되는 첨단 나노소재 조립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제리 양 파트너는 “한국을 뿌리로 둔 스타트업들 중 기술력과 창업자가 모두 뛰어난 곳이 많다”며 “아직 투자결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카이스트를 비롯한 한국 대학교 연구실에서 탄생한 스타트업과 투자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하드테크는 글로벌 시장 공략이 필수적인데 대부분이 국내 시장만을 목표하고 있다는 점은 많이 아쉽다”며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국내만을 목표로 한다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에 어려울 것이고, 글로벌 확장을 지원하는 HCVC도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현재 세번째 펀드를 조성 중인 HCVC는 앞으로 한국 기업을 비롯한 잠재적 LP와의 파트너십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제리 양 파트너는 “한국 기업들은 산하에 CVC를 설립해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기술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으로 안다”며 “HCVC와 결이 맞는 한국의 LP와 함께 협업해 보다 많은 한국 스타트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2.18 I 김연지 기자
신한운용, 'SOL 미국AI 전력인프라' 순자산 1000억 돌파
  • 신한운용, 'SOL 미국AI 전력인프라' 순자산 1000억 돌파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신한자산운용은 자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SOL 미국AI 전력인프라’ ETF의 순자산 총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고 18일 밝혔다. 신한자산운용에 따르면 SOL 미국 AI 전력인프라 ETF는 AI 시대 전력부족 해결방법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다. AI의 구현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관리·적재할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생산할 에너지원인 원자력과 함께 전력망 시스템 설비 기업을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고르게 투자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주요 구성 종목은 △데이터센터 서버 시스템을 위한 전력, 냉각 솔루션을 제공하는 버티브 홀딩스(11.09%) △컨스텔레이션 에너지(8.07%), △GE 버노바(7.99%) 등 20개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SOL 미국AI전력인프라 ETF는 최근 3개월 수익률 38.7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 상승률 7.41%를 크게 앞섰다. 이와 같은 성과에 힘입어 11월 이후 개인투자자가 약 290억원을 집중 순매수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AI 발전 로드맵과 AI 생태계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통해 출시한 SOL 미국AI소프트웨어와 SOL 미국AI전력인프라가 상품의 흥행과 자금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AI 시대 변화하는 투자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면서도 차별화된 종목구성으로 S&P500 지수 상승률을 크게 앞서는 성과로 투자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미국의 노후화 된 전력인프라 개선과 원자력 밸류 체인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주요 정책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큰 분야로 산업 내 카테고리 전반의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며 “또한 반도체, 소프트웨어, 전력인프라 등 AI 섹터 순환매에 SOL 미국AI ETF 시리즈를 활용해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4.12.18 I 이용성 기자
“국내 증시 변동성 완화…시장 신호 집중해야”
  • “국내 증시 변동성 완화…시장 신호 집중해야”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코스피 지수가 ‘12·3 계엄 사태’ 여파에 따른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며 변동성 완화 국면에 들어섰다. 업종별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신호에 집중해야 한단 평가다. 17일 오후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4.06포인트(0.58%) 내린 694.47으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정치 상황 및 뉴스 플로우에 따른 테마주 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점차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증시 변동성은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음을 걷어내고 신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미국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추세를 추종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며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상대강도”라고 짚었다. 그는 “하반기 이후 세일즈포스, 오라클, 서비스나우,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보유하고 있는 테크 소프트웨어 ETF(IGV)의 주가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대비 확연한 아웃퍼폼을 보여주고 있다”며 “결국 AI에 대한 관심이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강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은 국내증시에서도 반도체 대비 소프트웨어업종의 상대강도로 유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두 업종의 외국인 수급 반전도 글로벌 트렌드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트렌드 하에서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관심은 유효할 전망”이라고 봤다. 강 연구원은 “또 하나의 본질적 신호는 펀더멘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증시의 향후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일 기준 약 310조 4000억원으로 11월말 대비 0.4%가량 상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이익 전망치에 대한 회의적 태도가 확산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향 조정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즉 최근 복잡하고 어지러운 시황에서도 펀더멘털에 기반해 덜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는 “예컨대 12월 들어 정책 추진력 약화 우려로 낙폭 회복률 관점에서 가장 저조한 업종에 속하는 금융, 유틸리티, 통신 중 특히 유틸리티나 통신의 경우 이익전망치는 오히려 상향되고 있는 흐름이라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의 경우에는 연초 이후 반영 및 꾸준히 20%대를 유지했던 수익률 갭이 한 자릿수대로 급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추가적인 비관은 실익이 없다”고 밝혔다.
2024.12.18 I 원다연 기자
용인반도체산단 연내 승인·LNG 공급업 세액감면…“기업투자 활성화”
  • 용인반도체산단 연내 승인·LNG 공급업 세액감면…“기업투자 활성화”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산업단지 계획이 연내 승인 날 전망이다. 당초 일정보다 3개월가량 빠른 것인데, 정부가 환경·교통·재해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단축하기로 하면서다.또한 액화천연가스(LNG) 등 ‘청정연료 공급업’을 기회발전특구 세액감면 업종에 추가하는 등 기업이 원활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와 제도를 개선해 투자친화적 환경을 조성한다.(자료=기획재정부)정부는 18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투자 활성화 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지역 투자활성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이번 대책은 기업·지역이 계획한 투자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가동하는데 필요한 지원과 함께, 기업이 원활하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하며 산업계의 위기감이 커지자 기업이 흔들림없이 투자계획을 이행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한다는 취지에서다. 먼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용인산단)의 행정절차 소요기간을 약 3개월 줄인다. 관계부처가 행정절차 패키지 패스트 트랙(우선·동시 심의)을 추진해 내년 1분기 예정이었던 산단 지정을 연내 완료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패스트 트랙을 통해 2030년말 첫 번째 반도체 제조공장(팹) 가동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작년 3월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된 용인산단은 지난 4월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용지 조성에만 약 9조63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이 단지는 삼성전자가 향후 20년 동안 약 360조원을 투자, 728만863㎡(약 220만평)에 6개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한다. (자료=기재부)정부는 또 여수 LNG 허브터미널(기회발전특구)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기 위해 LNG 등 청정연료 공급업을 기회발전특구 세액감면 대상 업종에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 기회발전특구 부지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하고 있지만 LNG 등 일부 업종이 제외돼 있어 투자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이에 내년 1분기 내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개정해 청정연료 공급업을 기회발전특구 세액감면 업종에 추가하기로 했다. 이미 계획된 14개 투자 프로젝트는 장애 요인을 해소해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돕고 특히 약 9조 3000억원 규모의 7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내년 중 착공 등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할 계획이다. 밀착 지원 프로젝트는 △광양 구봉산 관광단지(약 3700억원) △광주 AI융복합지구(약 7400억원) △인천항 내항 재개발(약 5900억원) △여수 LNG 허브터미널(약 1조 4000억원) △제주 재생에너지 안정화 설비(약 400억원)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약 5조 5000억원) △오창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약 6900억원) 등이다. 인프라 조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포항 블루밸리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신규 용수시설 준공 전까지 용수 확보방안을 마련하고, 신규 용수시설 준공시기도 기존 2031년에서 2030년으로 1년 앞당긴다. 오창 테크노폴리스 산단에는 양극재 제품 양산 계획을 고려해 전력설비 설치를 내년 초부터 조기 착공해 당초보다 7개월 앞당긴 내년 6월부터 초기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아울러 기업이 원활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와 제도를 개선해 투자친화적 환경을 조성한다. 규제샌드박스를 거쳐 무궤도 트램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프로스포츠 경기장 시설투자 및 운영 방식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내년에 착수한다. 또한 지역이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수 있도록 외국인투자 현금지원 대상 기술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환경영향평가는 신속·일반·심층으로 구분해 환경영향이 적은 사업은 빠르게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국가전략사업으로 지정된 첨단국가산업단지에 대해서는 환경평가 1·2등급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허용할 계획이다.아울러 기후대응기금의 기업당 대출한도를 현행 1조원에서 2조원으로 확대하는 등 기업의 친환경 투자를 위한 자금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다.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과제들이 신속히 투자로 이어지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확대 투자 익스프레스 회의를 통해 투자 지원과제를 꾸준히 발굴하고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2024.12.18 I 강신우 기자
반도체 생태계 유독 취약한 韓…"인재육성·산학협력 서둘러야"
  • 반도체 생태계 유독 취약한 韓…"인재육성·산학협력 서둘러야"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최근 반도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대만이다. 한국과 대만 모두 대기업 위주로 반도체 산업이 성장했다는 점은 비슷하다. 다만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TSMC를 중심으로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관련 기업들이 골고루 성장했다는 점은 한국과 다르다. 한국 역시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전·후공정 취약한 韓…AI로 패키징 중요성↑한국은 세계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다. 그러나 전공정과 후공정은 매우 취약하다.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같은 종합반도체기업(IDM)이 모두 도맡고 있어 후방 산업들과 연계가 미약한 탓이다. IDM은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후공정,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기업이다.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단계를 전공정(설계·생산)이라고 한다. 칩리스(반도체 IP),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기업이 이를 담당한다. 이후 웨이퍼의 칩을 잘라 전자기기에 탑재할 수 있도록 포장하고 품질을 테스트하는 과정이 후공정(패키징·테스트)이다. OSAT(후공정 외주생산) 기업이 대표적이다. 파운드리는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른다. 인공지능(AI) 영향으로 반도체 기술 난이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전공정, 후공정 등 반도체 제조의 모든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후공정인 패키징 기술은 반도체 집적도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로 각광 받고 있다. 고용량, 고대역폭 성능을 충족하기 위해선 반도체를 쌓아 올려야 하는데, 패키징 기술이 발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여서다. (사진=KDI)◇ 韓 팹리스 점유율 1%…인재 육성·R&D 시급한국은 전공정, 후공정 시장에서 뒤처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OSAT 시장 점유율은 4.3%로 나타났다. 2021년 6%와 비교해 오히려 1.7%포인트 하락했다. 대만의 경우 지난해 46.2%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약 10배 이상 높다. 한국의 팹리스 경쟁력은 더 저조하다. IC 인사이츠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팹리스 점유율은 1%에 불과했다. 미국 68%, 대만 21%, 중국 9%과 비교해 턱없이 적다. 이같은 차이는 메모리에 집중한 한국과 달리 대만은 반도체 생태계 전체를 함께 키우는 식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TSMC가 파운드리에 주력하고 나머지 전공정, 후공정은 대만의 다른 기업들이 도맡아 생태계를 이룬 것이다. 가령 대만 디자인하우스 패러데이가 팹리스에서 만든 설계 도면을 파운드리용으로 다시 디자인하면 TSMC가 이를 생산하고, OSAT 기업 ASE가 테스트하는 식이다. 실제 세계 1위 패키징·테스트 전문기업 ASE는 TSMC와 협업 관계에 있다. TSMC가 외주하는 형태로 후공정을 담당하기도 한다. (사진=조민정 기자)한국이 이처럼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구축하기 위해선 인재 개발에도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적인 연구 결과들이 기업들에 전파돼 제품 수준이 높아지는 산학협력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이강욱 SK하이닉스 패키지개발담당 부사장은 최근 반도체대전 기조강연에서 “첨단 패키징을 키워야 하는데 학계에서 가르치는 게 거의 없었다”며 “그러다 보니 적절한 인재들이 공급되지 않았고 국가적인 연구개발(R&D)이 취약해 결국 생태계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재 육성과 더불어 연구개발(R&D)을 통한 생태계 강화를 통해 기술력을 키우면 앞으로 한국은 메모리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24.12.18 I 조민정 기자
"K칩 연구역량 美·日·대만에 못 미쳐…칩렛 등 선도 연구 강화할 때"
  • "K칩 연구역량 美·日·대만에 못 미쳐…칩렛 등 선도 연구 강화할 때"
  • [유회준 반도체공학회장(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사람이 이른바 철이 드는 때가 언제인가? 아마도 자기의 운명을 자기가 결정해야 할 때가 아닐까. 이제 한국 반도체는 몸집만 보면 자타가 공인하는 ‘어른’이 됐다. 이제 우리의 앞길을 개척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의 주변, 즉 글로벌 반도체 산업과 기술을 선도하고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왔다.(그래픽=김정훈 기자)◇ 韓 발표 논문·참가자 ‘최다’…“노력의 결실”올해 6월 17~20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VLSI 심포지엄’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반도체 학술대회다. 지난 1982년에 시작된 VLSI 테크놀로지 심포지엄과 1987년부터 같은 장소에서 연이어 열리고 있는 VLSI 회로 심포지엄이 2022년 완전히 하나로 합쳐져 공정, 소자 및 회로 설계까지 총망라하는 세계적인 학회로 자리 잡았다. 매년 각국이 반도체 연구 현황과 기술의 미래 흐름을 발표하고 있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기업들과 카이스트, 서울대 같은 대학들이 매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올해 학술대회에서 한국은 전체 발표논문의 23%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과 같다. 뒤이어 중국이 14%, 대만이 12%를 차지했다. 한국과 미국이 연구 논문의 양적인 측면에서 동등하게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기술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16편을 발표했다. 회로 분야에서는 카이스트가 12편으로 세계 최다였다.재미있는 통계는 호놀룰루에서 개최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최다 참가자를 등록한 국가는 한국(380명)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316명을 기록했고, 일본(276명), 중국(123명), 대만(105명)이 그 뒤를 이었다. 발표 논문 수와 참가자 수로만 보면 아시아 국가들이 압도적으로 미국에 필적하거나 오히려 앞섬을 알 수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계와 학계의 양적인 성장은 그동안 정부의 투자와 산업계의 진전, 학계의 각고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임은 분명하다. 이제 그 결실들이 전 세계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자료=이미지투데이)◇ 채택률 대만보다 낮아…삼성·카이스트에만 집중다만 주목해야 할 몇 가지 시사점도 있다. 한국이 반도체 연구의 양적인 평창과 함께 질적인 팽창을 시도할 때가 됐다는 점이다. 투고한 논문 수와 비교해 한국의 논문 채택률은 미국, 일본에 비해 낮았다. 회로 설계 분야에서 채택된 한국의 논문 수는 30편으로 미국과 공동 1위였지만, 실제 투고량 대비 논문 채택률은 25%에 그쳤다. 일본(35%), 대만(33%), 미국(29%), 유럽(27%)에 이어 5위에 머물렀다.한국이 발표 논문과 참가자 수에서 최대 규모임에도 논문 심사와 학회 운영에 참여하는 전문가의 숫자가 극히 저조한 상황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학회를 미국과 함께 만들어오고 현재까지 키워온 일본의 경우 발표 논문이나 참가자에서 미미한 존재감에도 불구하고 논문 심사자와 운영자 측면에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온 일본의 정치력을 본받아야 한다.논문 발표가 삼성전자, 카이스트 등 특정 대기업과 특정 학교에 집중됐다는 점 역시 눈여겨봐야 한다. 한국은 특히 중소기업과 중견 대학의 발표가 적은 편이다. 보다 더 많은 대학들이 연구결과를 발표해야 다양한 기업들로 이전되고, 곧 세계적인 제품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 결과들이 다시 논문으로 나오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사진=로이터)◇ 中 논문 투고 ‘압도적’…“한국만의 전략 필요”중국과 대만의 약진은 학술대회에서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들어 거의 인해전술과 같은 논문 투고 및 참가자 증가를 보이고 있다. 채택률은 참가 국가 중 가장 낮은 편이지만 중국은 총 3221편의 논문을 투고하면서 한국의 192편보다 압도적인 숫자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한국이 어떻게 대처해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질적으로 일본이 앞서고 중국, 대만의 약진이 무서운 속도로 빨라지는 세계 정세의 변화 속에서 한국의 제한된 인력과 자원으로 반도체 기술의 미래를 제안하고 선도하기 위한 한국만의 전략이 필요하다. 무어의 법칙(2년마다 칩 집적도가 두 배씩 증가한다)은 한계에 다다랐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반도체 △칩렛(Chiplet·개별 기능을 담당하는 작은 칩)으로 대표되는 3차원 반도체 △이들을 고속으로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AI SoC(시스템반도체칩) 등을 통해 AI 혁명을 앞에서 선도하기 위한 한국의 반도체 연구와 교육에 대해 더 진취적이고 도전적으로 노력하고 시도할 때가 됐다.
2024.12.18 I 조민정 기자
"K칩 산학협력 '선순환' 절실…세계적 연구 더 늘려야"
  • "K칩 산학협력 '선순환' 절실…세계적 연구 더 늘려야"
  • [유회준 반도체공학회장(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반도체 공정, 소자 및 회로를 한 번에 다루는 반도체학술대회 ‘VLSI 심포지엄’이 올해 6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렸다. VLSI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반도체 학술대회다. 일본 교토와 미국 호놀룰루를 오가며 매년 열리고 있다. 유회준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올해 주목할 점은 한국,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논문들이 대거 채택됐다는 점이다. 한국은 채택 논문 수와 참가자 수는 최대였지만, 실제 투고 대비 논문 채택률은 미국, 일본에 비해 낮았다. 회로 설계 분야에서 채택된 한국의 논문 수는 30편으로 미국과 공동 1위였다. 그러나 논문 채택률은 25%로 일본(35%), 대만(33%), 미국(29%), 유럽(27%)에 뒤처졌다.한국은 이제 반도체 연구·교육의 양적 팽창과 함께 질적 팽창을 시도할 때가 됐다. 한국은 논문 심사와 학회 운영에 참여하는 전문가의 숫자가 극히 저조하다. 미국과 함께 학회를 만들고 키운 일본의 경우 논문 심사자와 운영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역시 더 많은 대학들이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그 연구결과가 기업들로 이전돼 세계적인 제품의 개발로 이어지는 산학협력 체계가 공고해져야 한다. 그리고 이 결과들이 다시 논문으로 나오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만의 철학과 특징을 반도체 산업과 기술·교육에 접목해 산업에 탄탄히 내재화하면서 세계에서 독보적인 경지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훈민정음과 고려청자, 이조백자가 그러했듯 다시금 한국의 독자적인 기술로 과감하고 당당하게 세계를 선도해 나아갈 때가 왔다고 믿는다. 세계적인 연구 결과들이 국내외 기업들에 전파돼 국내에서 연구된 세계 최고·최초의 기술이 제품화 및 산업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그것은 반도체 생태계 조성의 핵심이기도 하다. K반도체는 그 바탕 위에서 칩렛(Chiplet·개별 기능을 담당하는 작은 칩)으로 대표되는 3차원 반도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AI 혁명을 선도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2024.12.18 I 조민정 기자
정치테마주 날뛰는 국장 저평가 당연하다
  • 정치테마주 날뛰는 국장 저평가 당연하다[데스크칼럼]
  • [칼럼니스트=이승현 증권시장부장] 대상홀딩스 주가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다음날 2500원이 올라 상한가를 치더니 정치 이슈에 따라 연일 널을 뛰었다. 이른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테마주로 부상해서다. 대상홀딩스가 한동훈 테마주로 묶인 것은 한 전 대표와 현대고 동창인 배우 이정재씨의 여자친구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최근 뱅크웨어글로벌과 효성오앤비, 코오롱모빌리티그룹도 주가가 급등했다. 이유는 이들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우원식 국회의장과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동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들과 우 의장이 친분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 역시 이유가 기가 막히다. 동신건설은 이 대표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있다는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로 묶인 종목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히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돼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다른 경쟁국의 증시가 모두 다 오른 올해 국장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된 이유로 꼽히는 것이 기업의 불투명한 지배 구조와 소극적인 주주 환원책 등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것까지 만들었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주식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테마주 열풍을 보면 비합리적인 시장 분위기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여겨진다. 테마주는 같은 이유로 같은 방향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종목군이다. 과거에도 정치 테마주는 존재했다. 해당 정치인이 해당 기업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등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곳들이다. 대표적인 곳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테마주인 안랩이다. 안랩은 안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과거 정몽준 전 의원 테마주였던 코엔텍은 정 전 의원이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이 2대 주주로 있던 회사였다. 하지만 최근 떠오른 정치 테마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 테마주가 대다수다. 과연 한 전 대표가 오랜 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의 여자친구 회사인 대상홀딩스에 영향력을 행사할 의향이 있을지, 우 의장은 본인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동문이 창업한 뱅크웨어글로벌이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지 알기나 할지 의문이다. 사실상 해당 정치인과 전혀 관련이 없는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죽 호재가 없으면 이런 것이라도 찾아내 투자를 하겠느냐는 웃픈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국내 주식시장에선 정치 테마주에만 거래가 쏠려 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인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 국내 증시 거래량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와 폴라리스AI를 제외한 8개 종목이 정치테마주였다. 이 같은 촌극은 글로벌 트렌드에서 낙오돼 주도주를 만들어내지 못한 우리 산업과 기업 경쟁력 저하가 빚어낸 총체적 난국 탓이다. 반도체와 2차 전지 등 국장을 주도했던 핵심 종목들이 사라졌으니 개미들이 테마주나 좇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AI반도체나 자율주행차와 같이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업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런 촌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2024.12.18 I 이승현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3대 불확실성에 갇힌 재계 '투자 엔진' 멈출 판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다음은 이데일리 18일자 신문 주요 뉴스이다.△1면-3대 불확실성에 갇힌 재계 ‘투자 엔진’ 멈출 판-‘관세 무기화’ 못박은 트럼프, 선물 보따리 내민 日-전기차 캐즘 장기화 멈춰선 양극재 공장-영세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0.1%p 인하△2면-삼성vsTSMC 파운드리 2나노 승부 저전력·고성능 ‘GAA 공정’이 가른다-스타셰프들이 건넨 ‘외식업 보릿고개 넘는 법’ “문제점 찾아내고 트렌드 공부하라”△尹 탄핵 가결 후폭풍-국정협의체부터 헌법재판관 임명까지…여야, 정국 주도권 샅바싸움-재계 “반도체법 등 서둘러 달라” 우원식 “무쟁점 법안 연내 처리”△이제는 경제다-안팎으로 힘든 韓경제…재정 풀어 내수 살리고, 규제 풀어 기업 살려야-국정 안정화해 대외신인도 하락 막고 반도체·전력망 특별법 신속 처리해야△트럼프 첫 기자회견-중국엔 칼날, 일본엔 손 내민 트럼프…한국은 언급조차 없었다-트럼프에 달려간 손정의, 4년 144조원 투자 약속-“우크라전쟁 끝내야…푸틴·젤렌스키와 대화할 것”△종합-투자 속도조절, 탈중국 가속…배터리 소재사, 보릿고개 탈출 안간힘-“카드 수수료율 내린다고 소상공인 형편 나아지나”-외국인 취업자 100만 돌파…37% ‘월 300만원’ 이상 번다-내년 1월 대출 총량 리셋…‘빗장’ 푸는 은행권△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韓 연구 역량, 아직은 질보다 양…AI 반도체 등 선도연구 강화해야”-반도체 생태계 유독 취약한 韓 “인재육성·산학협력 서둘러야”△정치-‘포스트 韓’에 권영세·나경원·김기현·원희룡 물망…권성동 겸직 가능성도-“尹 수법 제일 잘 알아”…野, 탄핵소추 어벤저스 띄웠다-계엄때 막혔던 국회 외곽…경찰 대신 자치경비대가 맡는다-尹 압박수위 높이는 검찰·공수본 현직 대통령 첫 소환조사 ‘임박’△경제-범용 반도체·석화 부진…기업 성장성 ‘둔화’-탄핵 가결에도 외국인 이탈 원달러 환율 1440원선 위협-‘콜 차단’ 카카오모빌리티 과징금 724억→151억-내년부터 육아휴직 급여 최대 ‘월 250만원’△금융-팍팍한 살림살이…약관대출·보험깨기 늘었다-생보사, 자본건전성 관리 비상등 iM라이프·ABL생명 경과조치 검토-대출 늘어도 규제 예외…돈맥경화 지방에 자금공급-尹 탄핵 정국 여파…‘최측근’ 이복현 금감원장 거취 주목△Global-佛 이어 獨 정국 혼란…유럽 전역 리더십 위기-中 ‘궈왕’ 위성 발사…美 스타링크에 도전장-“中, 내년 197조원 더 푼다…재정적자율 3%→4%”-퇴출 한달 앞둔 틱톡 트럼프가 구제해줄까-美 불법이민자 ‘제3국 추방’ 추진△산업-대량해고설 진화 나선 LG화학…고용안정 협약-대한항공 부회장에 우기흥 사장 내정-국회증언법 깊은 우려…재검토해달라-국내직원 소통 이어 美 조지아주 지자체 관계자 회동-LG이노텍, 고성능 車 실내용 카메라 시장 키운다-SK온·포드 합작법인 美, 14조원 대출 승인△ICT-‘신고만으로 기업 조사’ 독소조항…정부 “훈령으로 보완”-76억 규모 우본 ‘DaaS 사업’ 수주경쟁 후끈-조폐공사 이관 잡음에…온누리상품권 ‘결제대란’ 우려-‘우마무스메’ 역주행 신화 3년 지나도 매출 10위권△생활경제-“계엄사태에 라면 찾는 외국인 줄어…매출 25% 뚝”-“유통 규제 푼다더니 더 강화될 판”-“김치 숙성 ‘최적 알고리즘’ 발굴…새 가전브랜드 론칭”-롯데웰푸드 ‘제로초코파이’ 출시 50일 만에 600만봉 팔려△증권-탄핵 불확실성 걷혀도…외국인은 “노 땡스”-“美 관세 리스크 덜한 신흥국 주목하라”-밸류업 편입도 소용없다…추풍낙엽 은행주-늘어난 서학 개미 잡아라! 글로벌리서치센터 키움증권-공모주로 치킨값? 잃지나 않으면 다행△부동산-번번이 실패한 ‘육사 이전’…비상계엄에 재점화-목동 8·12·13단지 재건축 구역 ‘최고 49층·8500가구’ 들어선다-완판·경쟁률 후끈…대구 ‘미분양 무덤’ 탈출 조짐-가로수길 계단식 건물 사라진다…전국 첫 일조권 규제 완화△의료·헬스-“발달 느린 아이, 병원에만 맡기지 말라”-천식 앓는 우리 아이 꼭꼭 가려라 미세먼지 묻을라-공포의 진행성간암, 완치 길은 있다-겨울 햇볕 얕보다 피부 다쳐요△Book-물감으로 쓴 노벨상 이후의 삶…“또 다른 날 찾았죠”-토끼 테마주와 ‘거북이 배당주’-‘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오해와 진실△MICE-지역 축제가 세계인 축재로…외국인 몰리는 인천·수원·화성-“강원도에 썰매타러 왔어요”…필리핀 포상관광단 방한-“한국, 어디까지 가봤니?”…관광객에 소개할 만한 콘텐츠 개발해야-이즈피엠피 행사 자동화솔루션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 입점△오피니언-2025년은 ‘직업능력 새로 고침의 해’ 되길-리밸런싱에도 K밸류업 지수가 외면받는 이유-정치테마주가 갉아먹는 국장 경쟁력△피플-AI 의료시대…젠더·인종 편견없는 포용적 연구 필요-“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韓지킬…20주년은 모두의 성취”-가격·고품질·기부…1석3조 가치소비 통했다-전경훈 삼성전자 사장 등 5명 美IEEE 펠로우 선정-산타가 된 우리금융…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한다-하나금융, 사랑의열매에 150억 성금-IBK기업은행·무보 수출기업에 4600억 지원△사회-AI교과서 ‘교육자료’ 전락 위기 직면…국회 설득나선 교육부-21일vs18일, 檢·공조본 소환 경쟁…尹 불응 피력-손팻말에 깃발까지…인쇄업계 “씁쓸한 특수”-산부인과에 레지던트 1명 지원 필수의료 추진 정책 ‘무색’
2024.12.17 I 조민정 기자
"국정 안정이 선결 과제…기업 투자 살릴 법안, 신속 처리해야"
  • "국정 안정이 선결 과제…기업 투자 살릴 법안, 신속 처리해야"
  • [이데일리 김소연 경계영 한전진 기자] “국정 운영 안정화가 최우선 과제다. 여야 합의를 통해 기업 투자에 영향을 주는 법안들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경제 전문가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정부와 여야 의원들이 정치 안정을 찾고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안정감 있는 국정 운영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국회가 반도체 특별법, 국가기간전력망 특별법 등 산업 지원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로 전이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내수를 진작시킬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다.(사진 왼쪽부터)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 양준모 연세대 교수, 이동일 세종대 교수.◇기업 투자 올스톱…정치적 불안, 경제 전이 막아야탄핵 정국에 따른 리더십 공백과 더불어 트럼프 2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트럼프 2기는 취임 초기부터 관세,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 협상 압박을 강하게 추진할 게 유력하다. 이런 와중에 정부의 리더십 공백은 뼈아픈 대목이다. 기업들은 내년 사업 계획 수립에 애를 먹을 정도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대외신인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간 여야가 합의했던 법안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반도체 특별법 등은 신속하게 통과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 기업들 입장에서 필요한 각종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것이다.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특별법, 인공지능(AI) 기본법, 전력망 특별법 등은 최대한 빨리 통과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그래야 트럼프 2기가 들어선 이후 무역 협상 과정에서 우리의 협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법안은 기업이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석 교수의 설명이다.국회가 산업계를 옭아매는 규제 법안들로 기업의 발목을 잡아선 곤란하다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정치적인 이슈로 경제를 흔드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며 “기업 지원법들은 모두 흐지부지됐다. 경쟁국에서는 지금 논의되는 내용보다 더 과감한 조치를 통해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진 교수는 “기업에 부담을 주는, 기존에 반대가 많았던 법안인 양곡법, 노란봉투법 등을 지금 시국에 통과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미 대통령이 거부권을 몇 차례 행사했다.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에서 총리에게 또 부담을 줘선 안 된다”고 했다. ◇“시장 친화 메시지·재정 정책도 필요”탄핵 정국에서 소비 심리를 되살리는 게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환율 급등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내수 침체는 장기화할 조짐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9%로 낮춰잡았다. 잠재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 진작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장)는 “기업들에 불확실성을 줄여 안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했고,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정치 안정화가 내수 활성화를 위한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서용구 교수는 “이런 시국에서는 소비 욕망이 사라진다”며 “‘소비가 애국이다’와 같은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대대적인 소비 진작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나 “내수 활성화를 위해 전국 73개 상의가 소비진작 캠페인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볼 것”이라고 했다.내수 진작을 위한 시장 친화적인 정책 메시지도 중요하다. 이동일 교수는 “시장에 대해 일관될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며 “기업 규제 완화, 영업시간 자율화 등 시장 친화적 정책에 대한 메시지가 나오면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당장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재정 정책의 필요성도 거론된다. 예상치 못한 충격이 장기화하면 내수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재정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간 확장 재정정책을 해오진 않았지만 감세는 해왔다. 당장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12.17 I 김소연 기자
“트럼프 리스크에 韓경제 1%대 성장…신흥국 주목"
  • “트럼프 리스크에 韓경제 1%대 성장…신흥국 주목"[센터장의 뷰]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보편적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것이고, 피해를 받는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가 상위인 것은 사실입니다. 이를 통해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도 낮추고 있기 때문에 특정 종목이나 자산에 대한 투자보다는 자산 배분에 대한 필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 증권부 리서치센터장 릴레이 인터뷰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상무)은 최근 KB증권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기존 잠재성장률(2.0%)을 소폭 밑도는 1.9%로 전망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국내 경제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1.8%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스스로를 ‘관세맨(tariff man)’이라 칭할 만큼 관세 정책을 중시하고 있고, 대선 운동 기간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특히 최근 벌어진 정치적 불확실성(비상계엄·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길어질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 하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2016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내수 위축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졌고, 당시 한국은행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췄다”며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와 트럼프 취임 후 미국 관세정책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내년 국내 증시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 관세정책으로 인한 우리나라 수출 모멘텀 향방에 따라 증시도 움직일 것”이라며 “현재 반도체 수출 모멘텀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므로 관세 타격을 받는다면 하반기에나 증시 추세가 전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자의 경우 미국 증시를 주목하되 신흥국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대로라면 선진국 가운데 미국이 가장 유망하다”며 “관세정책이 결국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규제 개혁을 통해 미국 기업들의 이익은 더 좋아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관세정책 반사이익을 받는 국가보다 피해를 덜 볼 수 있는 국가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며 “일례로 인도와 같은 나라는 미·중 무역전쟁에 있어서 피해를 덜 받는 곳이다. 신흥국 중심으로 접근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주도주로는 내년에도 인공지능(AI) 관련 업종을 꼽았다. 김 본부장은 “올해 글로벌 증시를 주도했던 테마는 AI 반도체”라며 “내년에는 영역을 확대해 AI를 활용해 접목할 수 있는 업종으로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테마에서 반도체 주도력이 약해졌다면 다음 주도주 후보 중 하나는 소프트웨어란 얘기다. 데이터센터 등 물리적 인프라가 구축됐기 때문에 생성형 AI 기술 활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수요가 커질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0년대 초 스마트폰 등장 후에도 유사한 주도주 변화 과정을 겪었다.한편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주주 환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증시는 경기 사이클과 기업이익의 함수”라며 “다만 한국과 다르게 미국 증시가 지속해서 오르는 이유는 주주 환원 확대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도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기업 이익과 경기 사이클, 주주 환원까지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2024.12.17 I 박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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