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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무자 가족·지인도 불법추심 피해 무료 법률서비스 지원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채무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지인 등 불법추심 피해를 입은 관계인으로 무료 법률서비스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대한법률구조공단과 함께 불법추심 피해를 입은 채무자의 관계인도 채무당사자에 준하여 무료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채무자 대리인 서비스를 확대 개편한다고 4일 밝혔다. 정부는 2020년부터 불법사금융업자 등으로부터 불법 채권추심 피해를 입거나 법정 최고금리(연 20%) 초과 대출을 받은 서민·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채무자대리인 무료 지원 사업을 운영 중이다. 다만, 현행 제도는 무료 법률서비스 지원 대상을 채무당사자로 한정하고 있어 당사자의 채무로 인해 불법추심 피해를 입은 가족·지인 등 관계인을 직접적으로 보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최근 금융사기 수법이 고도화되고 온라인 수단을 이용하여 가족·지인 등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거나 협박하는 등의 악질적인 불법추심이 지속되고 있어 관계인 보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정부는 채무자대리인 서비스 지원 대상을 채무당사자의 채무 사실로 인하여 불법추심 피해를 입거나 피해 우려가 있는 채무자의 관계인으로 확대하되 채무당사자 1명 기준 최대 5명의 관계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채무자의 관계인에는 채무자와 동거하거나 생계를 같이 하는 자, 채무자의 친족, 채무자가 근무하는 장소에 함께 근무하는 자 등이 포함된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경우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채무자의 채무 사실을 제3자에게 고지하거나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등의 채권자 불법추심 행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계인에게 법률상담 등을 실시하고, 소송 등이 필요한 경우 법률구조 신청 절차를 안내한다. 아울러, 채권자에게 불법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해 대리인 선임 사실을 채권추심자에게 알리는 서면 통지서에 ‘관계인에 대한 연락금지’ 문구를 추가로 기재할 예정이다.불법추심 피해를 입은 관계인은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불법금융 신고센터 내 ‘채무자대리인 및 소송변호사 무료 지원 신청’에서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다. 온라인 시스템을 통한 신청이 어려운 경우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국번없이 ☏1332)의 전화상담을 통하여 신청할 수 있다. 만약 피해를 입은 당사자(채무자 및 관계인)가 직접 신청서를 작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대리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하여 대리인이 신청할 수도 있으며, 당사자가 만 14세 미만인 경우 법정대리인이 신청할 수 있다. 김진홍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국장은 “채무자의 채무 사실을 제3자에게 고지하거나, 변제 요구하는 것도 당연히 불법이나, 그간 제3자를 대상으로 한 불법추심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왔다”며, “불법추심으로 고통받는 피해자분들은 더 이상 주저하지 마시고 채무자대리인 무료 법률서비스를 이용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하였다.
- [올댓트래블] "뻔한 여행 펀(Fun)하게 바꿔줄 콘텐츠·기술 다 모였다"
- ‘2024 올댓트래블’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4일부터 6일까지 개최된다. 사진은 지난해 코엑스의 ‘올댓트래블’ 행사 안내 전광판.[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단 1초 만에 새기는 컬러 문신을 이용한 스탬프투어, 비용과 일정, 취향을 고려해 최적의 일정과 코스를 짜주는 인공지능(AI) 여행 플래너,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무장애 여행상품, 4050 여성 전용 안심여행 플랫폼 등. AI와 빅데이터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여행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강소 관광기업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신개념 여행 박람회가 열린다. 삼성동 코엑스(D1홀·3층)에서 4일 개막해 6일까지 열리는 ‘2024 올댓트래블’이 그 주인공이다. ‘상상초월, 새로운 여행’을 주제로 이데일리와 코엑스,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가 여는 행사다. ◇한국관광공사·서울관광재단 등 단체관 구성 ‘2023 올댓트래블’ 행사장 전경올해 박람회는 여행·관광 분야 100여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해 120여 개 부스 규모로 열린다. 출품기업이 행사 현장에서 선보이는 상품·서비스 품목과 종류도 최신 트래블 테크 기반 여행 상품과 서비스, 로컬 크리에이터가 개발한 지역 체험 관광과 굿즈 등 다양하다.서울(서울관광재단)과 경북(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 인천(인천관광공사), 광주(광주관광공사) 등에선 지역에서 육성 중인 관광 스타트업·벤처기업들로 단체관을 꾸려 참여한다. 앞으로 지역관광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들이다. 후원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역시 마이로, 열한시, 어뮤즈트래블·열림협동조합, 수박 등 기술력과 시장성을 검증받은 실력파 관광벤처들로 단체관을 운영한다.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알찬 휴가계획을 완성시켜 줄 여행사와 호텔·리조트 등도 참여한다. 교원투어는 최근 출범한 ‘여행이지 플러스’ 프리미엄 여행상품을 특가에 현장 판매한다.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IHG), 수트라하버리조트 등 글로벌 호텔·리조트 브랜드도 행사장 내에 상담·홍보부스를 운영한다.전북과 부산, 강릉, 여수, 영주, 송파구 등에서도 별도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여름철 휴가객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 경쟁에 나선다.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올댓트래블을 통해 전국 45개 자연휴양림을 거점으로 하는 전국 휴양림 여행 ‘꿀팁’을 제공한다. ◇여름휴가 꿀팁 알려주고, 전시부스선 할인 ‘2023 올댓트래블’ 박람회장에서 열린 비즈니스 커넥팅 행사장 모습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전시 외에 출품기업의 비즈니스 성과와 역량을 끌어 올릴 B2B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4일과 5일 양일간 전시장 내 ‘비즈니스 커넥팅’ 구역에선 대·중견기업, 지자체, 벤처투자사 등 100여 곳이 참여하는 B2B 상담회 ‘비즈니스 커넥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벤처기업과 지자체와 기관, 기업을 일대일로 매칭해 제휴와 협력, 투자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 협업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다. 5일 오후 5시부터는 출품기업과 바이어가 한 자리에 모이는 ‘VIP 프라이빗 네트워킹’ 파티도 예정돼 있다.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 시대 관광벤처 육성 정책과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컨퍼런스도 열린다. 전시장 내 세미나존에선 4일 오후 2시 트래블테크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주말인 6일 로컬 트래블 포럼이 진행된다. ‘2024 올댓트래블’ 방문객 대상 경품 목록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방문객을 위한 ‘상상초월’ 풍성한 경품 이벤트도 진행한다. 동유럽의 인기 여행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가는 왕복 항공권과 코타키나발루 수트라하버 숙박권 등 해외여행 상품을 비롯해 글래드호텔, 제주신화월드, 켄싱턴호텔 등 국내 숙박권, 롯데월드와 레고랜드, 아르떼뮤지엄 등 테마파크 입장권 등 경품 종류도 다양하다. 경품은 초청장에 딸린 응모권을 작성해 행사장 내 비치된 응모함에 넣으면 추첨을 통해 결정한다. 당첨자는 행사 종료 후 7월 말 행사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출품기업이 운영하는 전시부스에서도 다양한 경품, 할인 이벤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뷰티·헬스케어 업체 풀리오는 시판 제품을 정가의 최대 58% 할인 판매한다. 노매드헐은 제주 해녀 캠프 무료 참가권, 호호창작소는 여행 굿즈, 타블라라사는 에이든 여행지도 샘플북을 제공하는 현장 프로모션을 진행한다.‘2024 올댓트래블’ 관람시간은 4~5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행사 마지막 날인 6일은 오후 4시까지, 입장마감은 오후 3시 30분까지다. 초청장을 소지하거나 방문 전 박람회 홈페이지나 모바일앱 ’틱고(TICKGO)’에서 참관등록을 신청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2024 올댓트래블’ 주요 컨퍼런스·포럼 일정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의대 쏠리는 한국과 달라"…이공계 경쟁 치열한 '이 나라'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이공계 열풍’이 불고 있는 대만에서 반도체 관련 학과로 진학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의대 진학에 몰두해 이공계를 등한시하는 한국 입시와 다른 모습이라는 평가다. ‘이공계 입학=꽃길’인 대만은 반도체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TSMC 등 기업들이 투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대만 국립칭화대학교의 2024학년도 졸업식.(사진=칭화대학교)◇ ‘공대’ 기준 대학 서열…우수 인재 ‘이공계’로3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이공계 기준 대만의 최상위권 대학은 국립대만대를 비롯해 국립양명교통대(NYCU), 국립칭화대(NTHU), 국립성공대(NCKU) 등이 꼽힌다. 한국으로 치면 이공계의 SKY로 불리는 SPK(서울대, 포항공대, 카이스트)인 셈이다. 한국에선 종합대학 서열인 ‘SKY’를 많이 거론하지만 대만에선 ‘SPK’가 더 익숙하다. 반도체로 성장한 나라답게 대학 인지도를 평가할 때 이공계를 중심으로 보기 때문이다. 대만의 서울대로 불리는 대만대가 종합대학 기준 1위임에도 이공계 분야에선 양명교대, 칭화대, 성공대가 대만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유다.이공계 상위권 3개 대학 중 양명교대와 칭화대는 TSMC 본사가 위치한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있다. 신주는 TSMC를 중심으로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반도체 생태계가 갖춰져 있어 인재 양성 측면에서 물리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 타이완에 위치한 성공대는 대만 남부의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명문대로 공학, 컴퓨터과학, 의학 등이 강하다. 특히 연구 중심의 국립종합 대학인 칭화대는 누구보다 반도체에 ‘진심’인 학교다. 칭화대의 반도체연구대를 이끄는 린본젠 학장은 TSMC 수석부사장, 특별연구원 출신이다. 포토 리소그래피(빛을 이용해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과정)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과 협력하기도 한 그는 은퇴 후 칭화대에서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 칭화대 반도체연구대를 수석 졸업해 TSMC에 합격한 장민 학생은 “ASML 관계자 등 만나기 힘든 화려한 교수진을 수업 시간에 만났다”며 “여름방학에 TSMC에서 수업을 받고 공학연구원과 협력해 실제 작업을 수행해봤다”고 설명했다. 칭화대는 TSMC, UMC, 마이크론 등 국내외 첨단 기업과 협력한 대학원 ‘반도체 연구학원’을 세우고 올해 첫 졸업생 68명을 배출하기도 했다.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본사 1층 로비.(사진=조민정 기자)◇TSMC 1700억원 기부…학생들 실습도 ‘현장’서대만은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지 깊게 인식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일원이 되면 자국을 부강하게 하고 나라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자부심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대만 역시 한국처럼 의대에 진학하는 게 어렵고 직업 안정성과 명예가 따라오지만, 의대 입시에만 몰두하지는 않는다.대만 정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도 한몫한다. TSMC 이사회는 이달 초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대만대, 칭화대, 양명교대, 성공대 등 4개 국립대와 선정된 일부 고등학교에 약 40억대만달러(약 1699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교육 현장에선 의대 입시 쏠림에서 벗어나 ‘자신의 직무로 실현하고 싶은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인식 개선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공계는 인재 양성이 중요한데 지금처럼 우수 인재가 모두 의대로 가면 향후 대만과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게다가 메모리로 성장한 한국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중요해진 비메모리 반도체에 취약해 우수한 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의대만 선호하는) 한쪽으로의 쏠림은 극히 위험하다”며 “기업들도 인재 양성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등 함께 고민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 경계를 허문다…삼성·SK 미는 AI칩 새 표준 'CXL' 대해부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경계를 허문다’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빨리 처리해야 하는 인공지능(AI) 시대 들어 차세대 기술로 급부상한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기존 데이터 서버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스토리지(저장장치) 등 각 장치마다 구동 환경(인터페이스)이 달라 장치간 통신시 지연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를 CXL을 통해 하나로 통합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고 시스템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 것이다.CXL은 말 그대로 ‘빠르게(익스프레스) 연결해서(링크) 연산한다(컴퓨트)’는 의미를 지녔다. CXL이 등장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메모리 확장·공유’인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CXL은 ‘차세대 HBM’ 평가를 받을 정도로 AI 매모리 시대의 첨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AI 시대 들어 한계 부각된 ‘DDR’3일 시장조사업체 욜(Yole)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70만달러(약 23억5000만달러)에 불과했던 CXL 시장은 오는 2026년 21억달러, 2028년 158억달러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CXL 시장이 본격 개화한 이후 AI 시대가 무르익으면서 급성장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래픽=이미나 기자)CXL의 급부상은 메모리 표준인 ‘DDR’의 한계 때문이다. 현재 서버 내에서 CPU와 D램은 DDR이라는 규격으로 연결돼 있다. D램이 한 개의 호스트 CPU와 연동된 구조다. 수많은 CPU가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딱 정해진 CPU와 D램만 연산하기 때문에 ‘놀고 있는’ 유휴 CPU가 생기고 때로는 과부하가 걸린다. 그 와중에 서버의 역할이 인터넷 서비스 외에 AI, 클라우드 등으로 커지면서, CPU 외에 GPU,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등 확장 카드까지 탑재됐다.결국 서버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고자 각 장치들이 처리하던 데이터를 빠르게 공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로 인해 PCIe(PCI 익스프레스) 규격에 기반한 CXL 표준이 나왔다. CXL은 다수의 장치를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통합해 여러 장치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CXL 표준을 준수하는 칩들을 서버 내부에 함께 적용하면, 각 칩들이 서로 잘하는 업무를 분담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현재 DDR이 CPU와 D램을 잇는 길이라면, CXL은 무수히 많은 데이터들이 여러 장치를 효율적으로 오가게 하는 고속도로인 셈이다.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 CPU가 잘 해내지 못하는 작업이 늘어난다는 고민이 있었다”며 “이를 위해 서버 내 메모리 총량을 늘리거나 메모리 내부에 흩어진 데이터를 가장 적합한 칩이 처리해야 한다는 개념이 나왔다”고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CXL 인터페이스를 차세대 메모리 설계에 도입하기 시작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욜에 따르면 CXL D램 시장은 2028년 125억달러로 전체 CXL 시장의 79%에 달할 전망이다. ◇‘메모리 풀링’ 첫 도입한 CXL 2.0미래 기술의 관건은 ‘표준화’다. 마치 한국 전자제품의 전원이 220볼트(V)로 통일돼 사용이 편리해진 것처럼 CXL은 PCIe 규격 기반으로 범용성을 확보했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출시한 ‘CXL 메모리 익스팬더’ 제품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처럼 메인보드의 PCIe 슬롯에 꽂으면 서버의 D램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이같은 CXL의 여러 표준을 관장하는 곳이 2019년 출범한 ‘CXL 컨소시엄’이다. 현재 이사회 멤버는 삼성전자 외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엔비디아, AMD, ARM, 인텔, IBM, 델, 시스코, HPE, 알리바바, 화웨이, 램버스 등 15개사다. 이외에 다른 출자사들까지 하면 총 240여곳에 이른다. 주목할 것은 컨소시엄이 정한 CXL 2.0 표준(2020년 11월)이 이전 CXL 1.1 표준(2019년 6월)보다 훨씬 진화했다는 점이다. CXL 2.0 기반 메모리는 연내 양산이 예정돼 있다. 1.1은 기존 CPU와 D램이 위치하던 마더보드 내에서 확장된 CXL D램이 꽂히는 형태였다. 그러나 2.0은 메모리 확장의 토대인 ‘메모리 풀링(Pooling)’을 처음 지원한다. 이는 서버에서 여러 개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만들고 여러 호스트 CPU가 풀(Pool)을 공유하며 필요에 따라 메모리를 효과적으로 할당하고 해제하는 기술을 말한다. 또 스위칭 기능까지 더해 각 장치간 데이터를 전송·공유할 수 있다.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는 총 5리터의 물을 5명이 각각 1리터씩 갖는 게 아니라, 5명이 물을 공유하면서 누군가 1리터 이상이 필요해도 옆 사람에게 따로 요청하지 않고 바로 쓸 수 있는 원리다. ◇삼성·SK, ‘차세대 HBM’ CXL 주도삼성전자는 이미 관련 생태계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CXL 기반 메모리 출시를 넘어 자체적으로 CXL 인프라 구축까지 완료했다. 최근 업계 최초로 미국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업인 레드햇이 인증한 CXL 인프라를 경기 화성캠퍼스에 구축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CXL을 기반으로 한 128기가바이트(GB) 용량의 D램을 연내 상용화해 출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CXL이 보편화하면 유휴 메모리가 현저하게 감소해 D램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메모리업계 입장에서는 매출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업계와 시장은 이보다 AI 가속화에 따라 더 많은 D램 수요가 나타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들은 CXL 도입이 향후 D램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리스크보다 현재 DDR 구조상 메모리 확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고객들의 빠른 서버 증설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리스크”라며 “CXL의 도입이 메모리 확장 제한 문제 등을 해결해 AI 발전을 가속화 시키면 D램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 밸류업 위한 稅혜택 보따리 공개…상속세 대수술 본격시작
-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정부가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을 위해 법인세·배당소득세·상속세 등 3종 세제 혜택을 추진한다. 특히 최대주주가 주식을 상속·증여 시 20% 할증 과세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상속세 개편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배당증가액 5% 법인세액공제, 배당소득 저율분리과세 3일 정부가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 및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는 이 같은 내용의 밸류업 세제혜택안이 포함됐다. 밸류업은 국내 상장기업들의 가치를 제고해 저평가된 대한민국 증시를 끌어올리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2년 기자회견에서 “금융위원회의 밸류업 발표에 대해 시장의 실망감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2월 금융위가 발표한 밸류업 인센티브에 세제지원이 빠져 시장 반응이 탐탁치 않았던 것에 대한 지적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는 고강도 세제지원이 포함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먼저 정부는 상장회사 주주환원 증가금액의 5% 만큼 법인세 세액공제(내야 할 세금을 직접적으로 차감)를 실시한다. 주주환원에는 배당 및 자사주 소각이 모두 포함된다. 과거 대비 주주환원을 많이 한 기업의 세금을 깎아줘 혜택을 직접 체감토록 하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앞서 법인들의 벤처 및 소부장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법인세 5% 세액공제’를 도입한 바 있다.다만 ‘증감금액’ 기준은 미정이다. 정부는 ‘직전 3년 대비 5% 초과분’을 증감금액 최소 가이드 라인으로 잡고 추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우리나라 경상 국내총생산(GDP)이 매년 3~4%는 성장하고 있으니, 주주환원 노력을 했다면 4~5% 배당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밸류업 기업 투자자를 위한 세제혜택도 추진한다. 금융소득 2000만 원 이하 개인주주의 배당 증가금액에 대해서는 기존 14%가 아닌 9%의 소득세율을 적용한다. 또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해도 배당 증가금액에 대해서는 최고세율을 기존 45%(소득세 최고세율)가 아닌 25%로 낮춰 적용하는 등 저율 분리과세를 실시한다.예를 들어 개인투자자의 배당소득이 10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늘었다면, 현재는 168만 원(1200만 원 X 14%)의 소득세를 내지만, 세제혜택이 적용되면 158만 원으로 10만 원 감소한다. 증가분 200만 원에 대해서는 9% 세율이, 1000만 원에 대해서는 14% 세율이 각각 분리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관계부처 장차관들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부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대주주할증 폐지…가업상속공제 600억→1200억 확대정부는 밸류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상속세 개편 카드도 공개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법인세 및 배당소득세 인하보다 한발 더 나아가 상속세까지 언급한 것이다. 먼저 정부는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폐지한다. 최대주주 할증평가란 최대주주 또는 최대출자자 및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이가 주식 등을 상속·증여할 때 과세표준에서 20%를 할증하는 제도다. 이른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것이다. 이 때문에 현행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은 50%(과세표준 30억원 초과시)이나, 최대주주 등에게는 20% 할증이 붙어 60% 세율로 세금이 부과된다. 정부는 가업상속공제 대상·한도도 확대한다. 가업상속공제한도 역시 현행 최대 600억 원(피상속인 가업 계속 영위기간 30년 이상)에서 2배인 1200억 원까지 확대한다. 가업 영위기간 10~20년 미만은 600억 원, 20~30년은 800억 원으로 각각 두 배 늘어날 전망이다. 또 가업상속공제 대상은 현재 중소기업 또는 매출액 5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에서 중견기업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전체적인 상속세제 개편 방안은 7월말 발표하는 세법개정에 담길 예정이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브리핑에서 “역동경제 구현을 위해 가업상속공제 등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번에 담았다”며 “7월 세법개정 때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예고한 금투세 폐지 및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입·비과세 한도 확대 추진도 이어간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밸류업 프로그램 실효성을 위해 최대주주 할증 폐지를 담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정부는 향후 여론을 보고 7월 세법개정안 때 상속세 개편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과세방식 전환, 세율 및 공제한도 조정 등 상속세 각론을 검토 후 세법개정 때 발표할 전망이다. 다만 22대 국회가 뚜렷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상속세 개정은 녹록지 않다. 지난달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상속세 개편 움직임에 대해 “부자감세로 빈 곳간을 서민들의 유리지갑을 채우겠다는 심산”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