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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실적' 네이버 "초거대 AI, 블로그·지식인·여행 예약에 적용" (종합)
  • '깜짝 실적' 네이버 "초거대 AI, 블로그·지식인·여행 예약에 적용" (종합)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국배 임유경 기자] 네이버가 올 1분기 시장 예상치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 이하로 떨어지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거둔 카카오와 희비가 엇갈렸다.8일 네이버는 올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23.6% 늘어난 2조2084억원, 영업이익은 9.5% 증가한 33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치다. 당초 증권가는 경기 침체 영향 등으로 네이버의 영업이익이 317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네이버 본사 /뉴스1◇커머스 등 성장 견인…포시마크 편입 효과네이버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사업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주력인 서치플랫폼(검색) 매출의 성장 둔화(0.2% 증가)를 상쇄했다.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매출은 1년 전보다 45.5% 증가한 6059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자회사 포시마크 편입 효과(1197억원)가 컸다.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대다수 미국 C2C 플랫폼이 역성장하는 상황에서도 포시마크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고, 내년을 목표로 했던 법인세·이자·감가상각 전 이익(EBITDA) 흑자 전환도 조기에 달성했다”고 했다.네이버페이 결제액이 13조4000억원을 달성한 덕분에 핀테크 매출은 1년 전보다 15.8% 늘어난 3182억원이었다. 티몬·티머니·CGV 등의 대형 결제처 확보로 전년 동기 대비 31.5% 늘어난 외부 결제액이 성장을 견인했다. 현장결제 내 삼성페이 기능 추가에 따른 결제 확대 효과는 2분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도 연간 거래액 4122억원을 기록한 웹툰과 이북재팬 편입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94% 성장한 41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비용 효율화로 웹툰 적자는 79억원 축소됐다.인프라 비용이 전 분기 대비 14%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5% 오른 3305억원을 거뒀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추세에 맞게 서버·비품의 실질 사용연수 증가를 반영하기 위해 감가상각비 연한을 기존 4년에서 5년으로 점진적으로 변경하며 255억원의 절감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라인웍스+하이퍼클로바’, 연내 일본서 서비스네이버는 올 여름 ‘GPT-4’의 대항마로 차세대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내놓으며 AI 시장에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검색 분야의 경우 사내 베타 테스트를 거쳐 하반기 생성 AI 검색 서비스를 선보인다.최 대표는 “하이버클로바X는 타사 대비 4분의 1이상 절감된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하며 이미지와 음성을 이해할 수 있다”며 “검색뿐만 아니라 쇼핑 추천, 블로그 창작, 지식인 서비스, 여행 예약 등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해 사용자 경험을 한 차원 높일 것”이라고 했다.네이버는 고객 데이터와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해 생성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클로바 스튜디오’를 업그레이드시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제공하며, 연내 일본에서 라인웍스 같은 생산성 도구에 하이퍼클로바X를 접목한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최 대표는 “현재 네이버의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AI와 결합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한편 네이버는 이날 새로운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향후 3년간 최근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의 15~ 30%를 전액 현금 배당하기로 했다.
2023.05.08 I 김국배 기자
日기시다 총리 “尹대통령과 신뢰 관계 강화…새 시대 열 것”
  • 日기시다 총리 “尹대통령과 신뢰 관계 강화…새 시대 열 것”
  •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8일 “윤석열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함께 힘을 모아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싶다”고 밝혔다.방한 일정을 마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기시다 총리는 이날 방한을 마치고 귀국하기 직전 취재진과 만나 “인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면 상호 간 이해가 깊어진다,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기시다 총리는 특히 7일 저녁 윤 대통령 주최 만찬과 관련해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신뢰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윤 대통령을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회의에 초청한 것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도-태평양 전략, 핵 군축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싶다”고 언급했다.이날 오전 숙소인 호텔에서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과 면담에 대해서는 “한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국의 가교역할을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한·일은 중요한 이웃나라로서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고 싶다”며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층위에서 교류를 후원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기시다 총리는 이날 낮 정부 전용기로 서울 공군기지를 출발해 귀국길에 오른다. 일본 총리의 방한은 2018년 2월 이후 5년 만이다. 정상 상호 방문인 ‘셔틀 외교’는 2011년 12월 이후 약 11년 5개월 만에 열렸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래 지향적 관계 구축과 안보협력 강화에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 정상은 한국 전문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현장 시찰,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 분야, 반도체 공급망 공조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배상에 해해서는 사견임을 전제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고통스럽고 슬픈 생각을 갖게 덴 데 대해 마음이 아프다”며 유감을 표현했다.
2023.05.08 I 김상윤 기자
외국인은 취업하고 내국인은 실업급여…고용시장 ‘썰렁’
  • 외국인은 취업하고 내국인은 실업급여…고용시장 ‘썰렁’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지난달 고용보험에 새로 가입한 3명 중 1명가량은 외국인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0만명가량 늘어난 제조업 가입자의 90%는 외국인이 차지했다. 반면 내국인의 실업급여 신규신청자는 증가해 고용시장이 여전히 어려웠다.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수급자격 신청을 위해 상담을 받는 모습.(사진=연합뉴스)8일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 통계로 본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10만8000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35만5000명(2.4%) 증가했다. 산업별로 제조업이 10만4000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보건복지(9만8000명), 숙박음식(5만1000명) 등 순이었다.고용부가 매월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상용직과 임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초단시간 노동자 등은 제외된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실직하게 되면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비전문취업(E9) 비자와 조선족의 방문취업(H2) 비자를 발급한 외국인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6만9000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11만4000명이 늘었다. 직전 달인 3월보다도 1만4000명이 늘었다. 이에 외국인 가입자를 뺀 내국인 고용보험 가입자는 24만1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 폭도 줄어드는 상황이다.특히,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90%가량이 제조업에 집중되어 있어 제조업 가입자 동향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조업 가입자수 증가분(10만4000명) 중 9만9000명이 외국인 근로자다. 내국인 가입자는 5000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계속해서 줄고 있는 상황이다.자료=고용노동부 제공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제조업에서 외국인 효과를 걷어내면 증가폭이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며 “외국인 가입효과 부분 제외한다면 조만간에 마이너스로 갈 우려도 있어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천 과장은 이어 “다만, 최근 일자리들이 주로 반도체나 이차전지 등 기술이나 자본 집약적 산업으로 가고 있어서 제조업이 고용이 준다고 해서 제조업 업황이 나쁘다고 단순히 말하기 어렵다”며 “사업장의 빈 일자리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 인력에 대한 수요가 다급하지 않아 보이는 느낌도 든다”고 전했다.외국인 가입자를 중심으로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내국인의 실업급여 신청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구직급여 신규신청자 수는 9만6000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3000명(3.1%)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이 3000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정보통신(+800명), 숙박음식(+500명) 등 순이었다.구직급여를 신규 신청했다는 건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에서 근무하던 근로자가 비자발적으로 일터에서 이탈했다는 뜻이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는 65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0명(0.9%) 증가했고, 전체 지급액은 9617억원이다.천 과장은 “지급자 숫자가 많은 이유는 지난해까지 피보험자 증가로 이어졌던 고용의 규모·효과들이 실제로 상실에도 영향을 줬고 그들이 실업급여 신청자 증가에도 영향을 준 것”이라며 “다만, 전체 실업자 동향을 보면 2021년 4월 이후부터 실업자는 이제까지 계속 감소하고 있어 구직급여 신청자의 일시적인 증가를 고용 상황이 나빠졌다고 해석하기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2023.05.08 I 최정훈 기자
“종일 근무해야 식사 제공”…文 평산책방 ‘열정페이’ 논란
  • “종일 근무해야 식사 제공”…文 평산책방 ‘열정페이’ 논란
  •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이 ‘열정페이’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 재임 시절 ‘최저임금 1만원’을 내걸며 최저임금 인상을 주도한 문 전 대통령이 정작 자신의 책방 운영을 위한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발표했기 때문이다.양산 사저 인근에 평산책방을 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8일 정치권에 따르면 평산책방은 지난 5일 SNS를 통해 ‘평산책방 자원봉사자 모집’ 글을 게시했다.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동안 오전 4시간, 오후 4시간, 종일 8시간 자원봉사할 사람 50명을 5일부터 선착순으로 구한다는 내용이다. 선정자는 오는 9일 발표한다.평산책방은 해당 공고에 자원봉사자 혜택으로 ‘평산책방 굿즈(관련 상품), 점심식사 및 간식 제공’이라고 적었다. 다만 점심 식사는 종일 봉사자에게만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8시간 동안 봉사해야 점심을 무료로 먹을 수 있는 것이다.앞서 문 전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인 2015년 7월9일 커피숍 일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열정페이’란 이름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대통령 당선 후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며 집권 초반 2년간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각각 16.4%, 10.9% 인상했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이 정작 자신의 책방에 무급 자원봉사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밝힌 것이다.이같은 모집 공고가 공개되자 정치권에선 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열정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말만 자원봉사자 모집일뿐 실제로는 사라져야 할 열정페이 강요”라며 “무리하게 최저임금을 인상한 문 전 대통령이 무임금을 버젓이 꺼낸 것은 내로남불 DNA가 발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전여옥 전 의원도 “돈 받고 책 파는 평산책방이 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느냐”며 “반나절 봉사자는 밥도 안 준다. ‘화장실 없음’이라며 50명이나 모집한다. 부실위험업장 운영 아닌가”라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평산마을 측은 한 언론에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분이 많아서 따로 공고를 낸 것”이라며 “법인 형태인 평산책방에는 정직원이 있고, 그분들께는 높은 수준의 처우를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문 전 대통령이 사비를 들인 ‘평산책방’은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지난달 26일 개점했다.
2023.05.08 I 이선영 기자
이탈리아 정복한 김민재, 다음 도전은 EPL? “맨유가 강력히 원해”
  • 이탈리아 정복한 김민재, 다음 도전은 EPL? “맨유가 강력히 원해”
  • 한국인 최초로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김민재가 맨유의 강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사진=AFPBB NEWS[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리에A 정상에 선 김민재(27·나폴리)가 한 시즌 만에 새로운 도전을 떠날까.올 시즌 김민재가 속한 나폴리는 33년 만에 이탈리아 리그 최정상에 섰다. 통산 세 번째 우승.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87시즌과 1989~90시즌 이후 첫 우승이었다.나폴리의 우승은 세 팀이 독식하던 세리에A 우승 패권에 균열을 가했다는 의미가 있다. 2001년 AS로마 이후 세리에A 트로피는 유벤투스, AC밀란, 인테르 밀란의 몫이었다. 22년 만에 나폴리가 3강 구도를 깨며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한국 축구에도 새 역사가 쓰였다. 그동안 코리안리거에게 이탈리아 무대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한국 선수 진출이 활발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독일 분데스리가 등에 비해 활약하는 선수 자체를 찾기 쉽지 않았다.2000년 안정환이 페루자에 입단하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 세리에A에 진출했다. 이후 한동안 맥이 끊겼다가 2017년 이승우(25·수원FC)가 엘라스 베로나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 모두 우정상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올 시즌 첫 한국인 세리에A 우승자가 탄생했다.무엇보다 나폴리 우승의 주역이었단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김민재는 우승을 확정 지은 33라운드 우디네세전까지 32경기에 나섰다. 첫 시즌임에도 빠른 속도와 강력한 신체 조건을 앞세워 리그 최정상급 수비수로 맹활약했다.세리에A를 경험했던 이승우는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 봐도 개인적인 플레이나 팀 자체로 대단한 우승을 했다”며 “축구 선배로서 대단한 일을 했다”라고 평가했다.빼어난 활약은 펼친 김민재는 여러 명문 팀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영국 매체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7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김민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매체는 김민재에 대해 “이탈리아에서 훌륭한 데뷔 시즌을 치렀다”라며 “오는 여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김민재와 나폴리의 계약 기간은 오는 2025년 6월까지지만 변수가 존재한다. 다수 매체에 따르면 김민재는 오는 7월 1일부터 15일까지 6,000만 유로(약 874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발동된다. 어느 팀이든 해당 금액을 지불하면 나폴리 동의 없이 김민재를 품을 수 있다.매체는 맨유가 중앙 수비수 보강을 원한다며 “나폴리 우승의 핵심 역할을 한 김민재는 모든 기대치를 뛰어넘었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맨유는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김민재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나폴리도 현실적인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맨유가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한다면 나폴리도 김민재 이적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며 붙잡을 수만은 없는 상황을 전했다.
2023.05.08 I 허윤수 기자
국빈급 예우한 尹…한우 불고기·경주법주 대접
  • 국빈급 예우한 尹…한우 불고기·경주법주 대접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50여일 만에 다시 만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직접 맞이하며 국빈급으로 예우했다. 또 만찬 등 친교 시간을 통해 한일 정상 간 신뢰를 더욱 두텁게 쌓았다.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유코 여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식 환영식을 마친 뒤 함께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7일 오후 3시 35분쯤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한 기시다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를 직접 맞이했다. 기시다 총리의 대통령실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 주최로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는 기시다 총리 방한을 환영하는 공식환영식이 열렸다. 실무 방문임에도 국빈급에 준하는 성대한 환영식이 개최됐다. 대통령실 현관과 로비는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이날 외부에 처음 공개됐다.양국 정상 부부는 일본 국가와 애국가 연주를 들은 후 청사 앞 야외 잔디광장으로 함께 이동해 의장대 사열을 받았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잔디 광장을 한 바퀴 돈 뒤 양국 참모진과 악수를 나눴다.환영식을 마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곧바로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우선 양국은 소인수 회담을 39분간 진행했으며 이어 확대회담을 1시간가량 개최했다. 이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양국 정상 부부는 기자회견 후 한남동 관저로 자리를 옮겨 ‘셔틀외교’의 완전 복원을 축하하며 만찬을 즐겼다. 윤 대통령 내외가 외빈을 상대로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을 제공하는 건 처음이다. 작년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 당시에는 관저에서 오찬을 함께 한 바 있다. 정상급 외빈이 관저를 찾는 것은 기시다 총리가 두 번째다. 이날 제공된 만찬 메뉴는 구절판과 잡채, 탕평채, 한우갈비찜, 족편, 민어전, 한우 불고기, 자연산 대하찜, 냉면 등이 제공됐다. 후식으로는 과거 궁중에서 즐겨 먹은 개성약과(한과), 매작과와 함께 제주 망고와 수박(과일), 식혜를 제공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숯불고기를 대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날 숯불고기는 한우 불고기로 대체된 것으로 보인다. 만찬주는 우리나라 청주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는 경주법주 초특선으로 준비했다. 지난 3월 방일 당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을 배려해 준비한 일본 소주, 한국 소주에 대한 보답 차원이다.
2023.05.08 I 박태진 기자
기시다, 강제징용 관련 “많은 분이 겪은 고통 가슴 아파”
  • 기시다, 강제징용 관련 “많은 분이 겪은 고통 가슴 아파”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7일 한국을 실무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 개인적인 유감을 표명했다. 당초 한국 국민들이 요구했던 과거사(일제강점기)에 대한 ‘통절한 사과와 반성’은 아니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방일 전 강제징용 해법을 제시한 데 대한 나름대로 성의 있는 호응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또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이달 열리는 히로시마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계기에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윤 대통령과 함께 참배하는 등 양국의 아픈 역사 인식도 함께하기로 했다.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시다 유코 여사가 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후 공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지난 3월 6일 발표된 (강제징용 해법 관련) 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주신 것에 감동했다”며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여기서 많은 분은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을 의미한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1998년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김대중-오부치 선언에는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가 담겨 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이번에도 ‘사죄와 반성’ 표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이번 방한 때 개인 입장을 전제로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들이 겪은 고통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셈이다.그는 이날 한국 방문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현충원을 방문한 것은 2011년 10월 당시 한국을 방문한 노다 요시히코 총리 이후 약 12년 만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의 현충원 참배와 관련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 정상이 이 묘지를 참배하는 것은 관례”라며 “기시다 총리로선 ‘셔틀 외교’를 재개한다는 자세를 한국 측에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 4일 보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국립현충원에 묻힌 순국선열의 대부분은 6·25전쟁 전사자라는 점에서 한일 안보 협력 등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함께 이달 중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키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두 정상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 한국 측의 요구(통절한 사과와 반성)를 보도한 기사들을 많이 봤습니다만 저는 이런 과거사에 대한 인식 문제는 진정성을 갖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일방에 요구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현안과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내디뎌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05.07 I 박태진 기자
韓日정상, 후쿠시마 현장시찰 합의…과거역사 인식 계승 언급도
  • 韓日정상, 후쿠시마 현장시찰 합의…과거역사 인식 계승 언급도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한일 정상이 52일 만에 만나 양국 간 현안 중 하나인 후쿠시마 오염수 조사를 위한 한국 현장 시찰단 파견에 전격 합의했다. 또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한 안타까운 역사 인식도 함께 하면서 미래를 위한 협력도 다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회견문을 통해 “우리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면서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기시다 총리도 “일한 양국 사이에 성의 있는 소통 희망하는 분야 중 하나가 알프스(ALPS·다종핵종제거설비) 처리수다. 일본은 한국의 우려 목소리를 잘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인들이 이 사안을 이해하도록 이번 달에 후쿠시마 원전 현장에 한국 전문가를 파견하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일본 총리로서 자국민 그리고 한국 국민의 건강과 해양환경에 나쁜 영향 주는 형식의 방류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일본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하고 있다는 내용의 역사 인식을 거듭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윤 대통령 방일 때 저는 1998년 10월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과 관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히 말했다”면서 “이같은 정부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많은 분(강제징용 피해자 유족)들이 과거 아픈 기억 되새기면서도 미래를 위해서 마음 열어준 데 대해 감명을 받았다”면서 “저도 당시에 혹독한 환경 속에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일한 양국이 수많은 역사가 있지만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선인들의 노력을 이어받아 미래를 위해 한국 측과 협력해 나가는 것이 일본 총리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윤 대통령은 이날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방침이 바뀌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바뀌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윤 대통령은 또 “좋은 변화의 흐름은 처음에 만들기가 힘들지만 일단 만들어지면 대세가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한일관계 흐름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과거 양국 관계가 좋았던 시절을 넘어 더 좋은 시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2023.05.07 I 박태진 기자
지하철도, 농작물도 침수…‘341㎜ 물폭탄’에 광주·전남 피해 속출
  • 지하철도, 농작물도 침수…‘341㎜ 물폭탄’에 광주·전남 피해 속출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어린이날 연휴 몰아친 강한 비와 바람의 영향으로 광주와 전남 지역에선 지하철이 멈춰 서고 농작물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6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고흥 나로도 341㎜를 포함해 장흥 관산 338㎜, 해남 북일 336.5㎜, 완도 보길도 290㎜, 광양 백운산 273㎜, 완도 228.4㎜, 광주 178.6㎜, 목포 110.1㎜ 등을 기록했다. 지난 3일부터 내려진 호우특보는 지난 5일 밤 해제됐으며, 현재는 전남 일부 지역에 시간당 1~3㎜의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 5일 광주 지하철 1호선 공항역 내부가 폭우에 침수돼 광주도시철도공사 관계자가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러나 지난 3일부터 내린 비에 침수·시설물 파손·정전 등 피해가 잇따랐다. 광주소방본부는 전날 내린 집중호우와 관련해 총 135건의 시민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5일 오후 4시 42분쯤엔 광주 지하철 1호선 공항역 지하 1층 대합실에 흙탕물이 들어차면서 1시간 10분가량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소방당국은 호스 등을 활용해 물 200톤(t)가량을 배수, 같은 날 오후 5시 53분쯤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소방당국은 역사 내 출입구 이설공사 구간을 타고 빗물이 유입됐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이날 오후 7시 4분쯤 광주 북구 삼각동에선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가 전기 설비를 건드려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불로 인근 아파트 등 772세대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후 4시 10분쯤엔 광주 광산구 신가동 한 공사현장에서 토사가 유출돼 도로에 물이 고였고, 오전 8시 49분쯤엔 광주 동구 금곡동 인근에서 가로수가 전도돼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광주소방본부는 이날 도로침수 10건, 나무 쓰러짐 7건, 토사 유출 7건 등 26건에 대한 안전 조치를 취했다. 배수 지원은 9건, 소방시설 오작동도 100건이나 일어났다. 지난 5일 전남 장흥군 대덕읍 농경지에서 작물이 강한 바람에 쓰러져 있다. (사진=연합뉴스)아울러 전남소방본부에도 같은 날 총 63건의 호우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남소방본부는 도로침수, 나무 쓰러짐, 토사유출 등 58건에 대한 안전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무안 도로 등 침수된 5곳에 대한 배수 지원 작업도 벌였다. 전남 순천과 고흥, 장흥, 해남 무안에선 총 5건의 가로수 쓰러짐 사고가 발생했고, 강진군에선 도로 토사 유출 사고도 벌어졌다. 산림청이 전남 지역에 산사태 주의 경보를 발령하면서 시간당 20~50㎜의 비가 쏟아진 영암군에서는 3가구 5명이 긴급 대피 후 귀가했다. 또 이번 비로 전남에선 벼 175㏊(고흥 133㏊, 강진 40㏊, 보성 2㏊), 밀·보리 525㏊(보성 350㏊, 강진 100㏊, 장흥 70㏊, 고흥 5㏊)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만, 이번 비로 심각한 가뭄을 겪어온 지역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완도 섬 지역 5곳(노화·보길·금일·소안·넙도)에선 제한 급수가 차례대로 해제될 예정이다. 또 주요 지역의 상수원인 주암댐의 저수율은 비가 내리기 전 20.8%에 그쳤으나 이날 오전 27.5%로 상승했다. 동복댐의 저수율도 21%에서 28.7%로 올라갔다.
2023.05.06 I 박순엽 기자
건설노조원 분신에 대정부투쟁 격화…계속되는 ‘자녀 살해’
  • 건설노조원 분신에 대정부투쟁 격화…계속되는 ‘자녀 살해’[사사건건]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노동절(근로자의 날) 한 건설노동자가 분신해 숨지는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노동계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정부가 ‘건폭’(건설현장 폭력행위) 프레임으로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며 총력 투쟁을 선포했습니다.5월 가정의 달에도 비극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잇따랐습니다. 이는 동반 자살이 아닌, 명백한 ‘피살’이자 ‘아동학대’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전세사기 피해자가 약 2000명, 떼인 보증금은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세사기를 특별단속 중인 경찰은 수사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노동절 분신’ 건설노동자…민주노총 “총력투쟁”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노조 탄압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영민 수습기자)6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 집결한 뒤 확대간부 상경 투쟁에 참여하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 인근인 삼각지역 앞으로 행진 시위를 펼쳤습니다. 이날 집회는 주최 측 추산 약 5000명의 조합원이 참여해 노조 활동에 대한 탄압 및 강압수사 중단과 구속자 석방,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을 외치며 총파업·총력 투쟁 등을 결의했습니다.민주노총은 강원지부 간부 고(故) 양회동(50)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에 스스로 분신해 이튿날 숨지자, 정부의 노조 탄압 결과라고 주장하며 총력 투쟁을 선포했습니다. 이들은 600명이 넘는 건설노조 간부와 조합원이 수사를 받고 16명이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121개 시민사회종교계 단체가 소속된 제시민사회종교단체도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노조탄압이 죽음을 불렀다. 건설노조 탄압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건설노조와 국제건설목공노련(BWI) 등 관련 단체들이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장관은 ‘건폭’, ‘국민 약탈’이라는 악의적 프레임을 덧씌우는 노조 혐오 발언을 통해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인권위에 정부 기관의 혐오 표현을 제지해달라며 의견표명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가정의달 무색…자녀 살해 후 극단 선택 잇따라지난 3일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사진=연합뉴스)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노원경찰서는 지난 3일 오전 4시46분쯤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한 아파트에서 30대 부부와 한 살된 갓난아이 딸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남편 부친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아내, 아파트 건물 앞에서 함께 숨져 있는 남편과 딸을 발견했습니다. 남편이 사망 전 부친에게 “내가 잘못한 게 있다. 고맙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경찰은 남편이 부부싸움을 하다가 아내를 살해한 뒤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갓난아이 딸을 껴안고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 파악에 나섰습니다.지난 2일에는 오후 11시35분쯤 경기 평택시 고덕면 한 아파트에서 30대 모친(중국 국적·조선족)과 7살짜리 아들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퇴근하고 귀가한 남편이 발견하고 신고했는데, 경찰은 현장에서 아내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안하다. 아들을 데리고 먼저 간다”는 내용의 유서를 발견하고, 평소 우울증 질환을 앓던 이 여성이 흉기로 아들을 살해한 후 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가족에게 극단적 선택을 강요하거나 존비속을 살해하는 경우, 재판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중형을 내리는 판례도 있는 등 사법부도 엄벌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행법은 자녀가 부모를 죽이는 ‘존속살해’는 패륜으로 보고 가중처벌하는 반면, 부모가 자녀를 죽이는 ‘비속살해’는 별도의 가중처벌 규정이 없어 일반 살인죄가 적용되는 실정입니다.◇ 떼인 보증금 3000억…‘시한폭탄’ 전세사기↑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와 시민사회대책위의 지난달 26일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지난해 7월부터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는 경찰은 지난달 9일까지 전세사기 764건을 수사해 252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11명을 구속했습니다. 시도청별 검거건수·인원을 보면 경기남부청(242건·544명)이 가장 많았고, 서울청(102건·432명), 인천청(65건·287명) 순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송치된 사건 기준 피해자는 1878명, 피해액은 3167억원입니다. 현재 수사 중인 사건 피해까지 더하면 계속 늘어날 전망입니다.전세사기 피해 급증에 경찰은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일당뿐 아니라 수사 중인 다른 지역 20여건 전세사기에 범죄단체조직죄(형법 114조)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입니다. 임대인과 임차인·대출인이 모두 허위거나 전세 주택에 거주하는 것처럼 꾸며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 전세사기를 공모한 것으로 확인되면, 단순 사기죄가 아니라 사기를 목적으로 단체(집단)를 만든 죄를 따로 물어 무겁게 처벌하겠다는 방침입니다.특히 경찰은 돈 한 푼 투자를 안 하고 보증금만으로 주택 수백 채를 사들인 ‘무자본 갭투자’를 핵심 수사 대상으로 꼽았습니다. 집값이 내려가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무자본 갭투자를 계속했다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구속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경찰은 △허위계약 △이상 고·저가 직거래 △집값담합 등 전국적·조직적 부동산 시세 교란 각종 불법행위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2023.05.06 I 김범준 기자
'기시다 방한 규탄' 시민단체 거리로…"직접 사죄·반성해라"
  • '기시다 방한 규탄' 시민단체 거리로…"직접 사죄·반성해라"[사회in]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7일 한국 방문을 앞두고, 일본 시민단체가 식민지배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며 거리로 나선다. 호우특보 수준의 많은 비가 그치면서 본격적인 어린이날 연휴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가 열리며 교통혼잡이 예상된다.더불어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와 시민사회단체가 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일본 총리 방한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경찰에 따르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시민단체는 6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청계광장 인근 파이낸스센터 앞 인도에서 ‘한일정상회담 규탄 촛불 집회’를 연다. 경찰 측 추산 150명이 이날 집회에 참여해 2개 차로를 점유할 방침이다. 기시다 총리는 7~8일 한국에 머무르며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과정을 한일 양자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조사하는 방안이 의제로 검토되고 있다. 지난 3월 16~17일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뒤 50여일 만에 이뤄지는 만남으로, 양국 정상이 서로 오가는 ‘셔틀 외교’ 복원은 지난 2011년 10월 당시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서울 방문 이후 12년 만이다.일본 시민단체들은 앞서도 기자회견, 집회, 1인 시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규탄하며 직접 사죄를 촉구했다.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지난 4일 “기시다 총리가 이 기회에 자신의 말로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표명해야 한다”며 “3월 6일 한국 정부의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 해결책 발표와 이후 한일 정상회담은 한미일 안보 협력체제의 재건과 강화를 최우선으로 해 진행되고 있는 것이 명백하다”고 했다.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957개 시민단체와 야당 소속 의원들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표명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및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중단 등을 요구했다. 대학생연합단체 평화나비네트워크는 전국 12개 대학에서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고, 서울겨레하나 등은 일본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기시다 총리의 사과를 촉구했다.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기시다 총리가 한국에 입국하는 당일인 7일 오후 1시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은 이촌역 3·5번출구 앞에서 집회와 행진을 개최한다. 보수성향 단체인 신자유연대 100명은 중구 롯데호텔과 용산 전쟁기념관 등에서 이에 대한 맞불집회를 연다.한편 매주 주말마다 진행하는 진보와 보수단체의 집회는 6일에도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다. 진보성향 시민단체 촛불행동전환은 오후 5시부터 중구 태평로~숭례문로에서 2000명 규모로 ‘38차 정부규탄집회’를 열고 행진한다. 이에 대한 맞불집회 성격으로 보수성향 시민단체 신자유연대 500명은 오후 5시부터 4호선 삼각지역 1번 출구에서 맞대응집회를 연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자유통일당은 오후 1시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에서 300명 규모로 집회를 진행한다.
2023.05.06 I 조민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 어린이들 만나 "대통령 할아버지가 열심히 할게요"
  • 윤석열 대통령, 어린이들 만나 "대통령 할아버지가 열심히 할게요"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5일 제101회 어린이날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과 연무관으로 전국 어린이를 초청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윤석열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 앞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열린 개방 행사에서 어린이를 안아주고 있다.(사진=뉴스1)윤 대통령은 이날 어린이날 초청 행사를 개최하고 전국 아동과 보호자 320여명을 만났다. 이날 행사에는 도서벽지 거주 아동, 양육시설 및 가정위탁 아동, 한부모가정과 다문화가정을 비롯해 김 여사가 지난 3월 입학식에 참여한 국립서울맹학교에 다니는 시각장애 아동,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에서 만난 전몰·순직 군경 자녀들도 참여했다.어린이들은 공연관람과 부채 만들기·페인팅 등 놀이형 프로그램을 즐겼다. 로봇 조종과 코딩체험·소방안전·직업 체험 등 교육용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특히 이날 행사는 장애아동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아이들과 쿠키 만들기 등 체험활동을 함께하기도 했다. 로봇 조종 경기에서 한 어린이가 윤 대통령을 이기고 두 손을 들고 기뻐하자 윤 대통령은 “잘했다”며 아이를 칭찬하기도 했다.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한 보호자가 ‘우리 아이도 대통령이 꿈이다’라고 하자 윤 대통령이 웃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다”고 전했다.윤 대통령은 행사에서 “사랑과 헌신으로 아이들을 보살피는 부모님들, 선생님들, 그리고 시설 종사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우리 어린이 한명 한명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건강,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양육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을 밝혔다.또 “비만 안 왔으면 대통령 할아버지가 일하는 용산 잔디마당에서 같이 뛰어 놀았을텐데 비가 와서 좀 아쉽다”며 “할아버지가 여러분 즐겁고 행복하게 자라게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고 이 대변인은 밝혔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들에게는 36색 색연필과 노트, 대통령실 캐쥬얼 시계가 선물로 제공됐고, 시각장애인 아동에게는 점자달력이 선물로 제공됐다.
2023.05.05 I 이수빈 기자
‘박동진 동점골’ 서울, 전북전 징크스는 계속... ‘18경기 무승’
  • ‘박동진 동점골’ 서울, 전북전 징크스는 계속... ‘18경기 무승’
  • FC서울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의 경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전북 구스타보는 서울을 상대로 경기 시작 11초 만에 득점했다. K리그 통산 최단 시간 득점 타이기록이다. 사진=연합뉴스[상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FC서울이 수장 없는 전북현대를 넘지 못했다.서울은 5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1라운드 안방 경기에서 전북과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2경기 연속 무패(1승 1무)를 기록한 서울(승점 20)은 2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2017년 7월 2일부터 이어져 온 전북전 무승 기록이 18경기(5무 13패)로 늘었다. 연패를 끊어낸 전북(승점 11)은 10위에 머물렀지만 3경기째 승리하지 못했다.홈팀 서울은 3-4-3 전형을 택했다. 최전방에 황의조, 임상협, 나상호가 나섰고 허리에는 이태석, 기성용, 팔로세비치, 김진야가 자리했다. 백스리는 김주성, 오스마르, 이한범이 꾸렸고 골키퍼 장갑은 백종범이 꼈다.원정팀 전북도 3-4-3 대형으로 맞섰다. 구스타보, 문선민, 아마노 준이 공격을 이끌었고 박창우, 이수빈, 백승호, 최철순이 허리를 구성했다. 구자룡, 박진섭, 정태욱이 수비진을 구축했고 김정훈이 골문을 지켰다.경기 시작과 함께 득점이 터졌다. 김주성을 향한 이태석의 패스가 부정확했다. 이를 가로챈 구스타보가 골키퍼 다리 사이를 꿰뚫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11초 만에 나온 득점. 구스타보는 2007년 5월 23일 인천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방승환과 함께 K리그 통산 최단 시간 득점 타이기록을 달성했다.전북이 추가 득점을 노렸다. 전반 5분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아마노가 직접 골문을 겨냥했다.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냈다.서울도 반격했다. 전반 19분 전북 수비가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기성용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옆으로 빗나갔다. 서울이 전북 골문을 열었다. 전반 27분 나상호가 슈팅 직전 수비수에게 막혔다. 쇄도하던 임상협의 슈팅이 수비수의 육탄 방어에 막혔고 다시 임상협 몸에 맞고 들어갔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임상협의 핸드볼 반칙이 지적됐다.서울이 다시 한번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전반 31분 김진야의 크로스를 황의조가 머리에 맞혔다.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며 무위에 그쳤다.안방에서 전북 징크스를 끊으려는 서울의 시도는 계속됐다. 후반 11분 기성용의 프리킥이 팔로세비치 헤더로 이어졌지만 골키퍼 품에 안겼다. 후반 20분 황의조의 중거리 슈팅도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후반 중반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먼저 전북이 기회를 잡았다. 후반 27분 문선민이 찔러준 공을 받은 하파 실바가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위기를 넘긴 서울이 균형을 맞췄다. 후반 32분 왼쪽 측면에서 나상호가 올려준 공을 박동진이 헤더로 골망을 출렁였다.기세를 탄 서울은 역전을 노렸다. 후반 45분 나상호의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결국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1-1로 경기가 끝났다.
2023.05.05 I 허윤수 기자
‘11초 만에 골망 갈랐다’ 구스타보, 서울 상대 최단 시간 골 타이
  • ‘11초 만에 골망 갈랐다’ 구스타보, 서울 상대 최단 시간 골 타이
  • 전북 구스타보가 5일 서울을 상대로 11초 만에 골망을 갈랐다. K리그 통산 최단 시간 득점 타이 기록이다. 사진=연합뉴스[상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전북현대 구스타보가 어린이날 K리그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전북은 5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을 상대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1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르고 있다.홈팀 서울은 3-4-3 전형을 택했다. 최전방에 황의조, 임상협, 나상호가 나섰고 허리에는 이태석, 기성용, 팔로세비치, 김진야가 자리했다. 백스리는 김주성, 오스마르, 이한범이 꾸렸고 골키퍼 장갑은 백종범이 꼈다.원정팀 전북도 3-4-3 대형으로 맞섰다. 구스타보, 문선민, 아마노 준이 공격을 이끌었고 박창우, 이수빈, 백승호, 최철순이 허리를 구성했다. 구자룡, 박진섭, 정태욱이 수비진을 구축했고 김정훈이 골문을 지켰다.현재 전북은 2승 4무 4패로 10위로 추락해 있다. 최근에도 2연패로 흐름이 좋지 못하다. 결국 김상식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김두현 수석코치가 대행 업무로 반전을 노린다.경기 전 김 대행은 “갑자기 감독님이 나가시면서 팀에 정신적으로 좀 충격이 있다”라면서도 “선수단에 프로다운 자세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은 벌어질 수 있다”며 “선수들에게 무엇을 위해 뛰는지 목적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 준비가 안 돼 있다면 오늘 분명히 패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김 대행의 바람은 1분도 안 돼 나타났다. 경기 시작과 함께 서울이 후방으로 패스를 내줬다. 김주성을 향한 이태석의 패스 정확도가 떨어졌다. 구스타보가 재빨리 공을 가로챘다. 이어 골키퍼 다리 사이를 꿰뚫는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경기 시작 11초 만에 나온 득점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K리그 통산 최단 시간 득점 타이기록이다. 지난 2007년 5월 23일 인천유나이티드 소속이던 방승환이 11초 만에 득점한 바 있다.한편 경기는 전반 30분이 지난 가운데 전북이 1-0으로 앞서있다. 전북이 패하지 않을 경우 약 6년 전 시작된 서울전 리그 17경기 연속 무패(13승 4무) 기록을 이어가게 된다.
2023.05.05 I 허윤수 기자
"총체적 人災"...34명 사상자 낸 부산 서면 노래방 화재
  • "총체적 人災"...34명 사상자 낸 부산 서면 노래방 화재[그해 오늘]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11년 전 오늘 부산 대표 번화가인 서면의 한 노래방에서 화재가 발생해 무려 3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창문도 스프링클러도 없던 그곳의 화재 참사는 총체적으로 예고된 인재(人災)였다.사진=연합뉴스.2012년 5월 5일 오후 8시 50분께.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서면)에 있는 6층짜리 건물 3층에 위치한 노래방 쪽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출입구와 가장 가까운 24번 방에서 불은 시작됐다. 당시 손님이 없던 24번 방 천장의 절연체가 훼손된 전선에서 불이 붙었다. 전기 합선 및 누전이 원인이었다.불길과 연기로 출구가 차단되면서 9명이 유독 가스에 질식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사망자 9명 중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 노동자 3명도 포함됐고 사망자는 모두 20~30대로 20대 8명, 30대(31) 1명이었다. 특히 회식에 나섰던 부산의 한 자동차 부품 업체에서만 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순식간의 화재로 젊은 꿈도, 코리안 드림도 모두 허망하게 날아갔다.이날 화재 참사는 노래방의 복잡한 내부 구조와 화재 초기 부실 대응으로 피해가 커졌다.550여㎡ 규모의 해당 노래방은 방 26개가 중앙에 위치하고 통로가 ‘ㅁ’자 형태로 방을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설계돼 출입구를 찾기가 어려웠다. 또 해당 노래방은 건물 외부 전체가 강화 유리로 덮여 있고 창문이 하나도 없어 사실상 밀폐된 구조였다. 비상 계단도 확보되지 않았고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해당 노래방엔 비상구가 원래 3개 있었지만 2개로 이어지는 통로는 노래방 업주들이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각각 노래방과 주류 창고로 불법 구조 변경했다. 나머지 1개는 발화 지점과 맞닿아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였던 셈이다.또 화재가 발생하자 화재 대응 요령이 없던 노래방 업주와 종업원들이 손님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 오히려 불이 커졌다. 상당수 손님들은 술에 취해 화재 사실을 재빨리 인식하지도 못했다. 화재 경보기는 영업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꺼진 상태였다. 업주 한 명은 자체 진화에 실패하자 혼자 줄행랑을 치기도 했다.같은 해 5월 12일 부산 동아대병원 합동 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의 합동 장례식이 거행됐다. 공동 업주 4명은 업무상과실치사죄 등으로 기소돼 3명은 징역 3~4년, 1명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사망자 6명의 유족 16명은 노래방 업주 4명, 건물주 2명, 그리고 부산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6년 부산시와 노래방 업주들이 유족들에게 19억7000만 원을 배심하라고 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건물주의 배상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다.이 화재 참사 이후 정부는 건축법 시행령 일부를 개정해 사용 승인 이후 10년이 지난 공동건축물 보유자는 2년마다 정기 점검을 받게 하는 등의 조치를 실시했다.
2023.05.05 I 이연호 기자
'주가 40%대↓' 다음은 팩웨스트?…은행 위기 공포감(상보)
  • '주가 40%대↓' 다음은 팩웨스트?…은행 위기 공포감(상보)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은행 위기는 현재진행형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중소 지역은행인 팩웨스트 뱅코프를 비롯해 은행주 전반이 급락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퍼스트 리퍼블릭 다음은 팩웨스트라는 공포감이 이미 시장에 만연해 있다.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3분 현재 뉴욕 증시에서 팩웨스트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1.74% 폭락한 3.7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곳은 그동안 퍼스트 리퍼블릭에 이은 위기 은행으로 지목 받아 왔다. 그런데 자산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옵션까지 검토하겠다고 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팩웨스트는 성명에서 “은행과 이사회가 계속해서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27억달러 규모의 매각을 진행하고 있고 여러 잠재적 파트너·투자자와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27억달러 규모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매각예정자산(held-for sale)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앞서 블룸버그는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팩웨스트가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은행 분리, 매각, 자본 조달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퍼스트 리퍼블릭의 붕괴 수순과 비슷한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팩웨스트는 “퍼스트 리퍼블릭이 JP모건체이스에 매각된 이후에는 비정상적인 예금 흐름이 나타나지 않았고 대규모 뱅크런(대규모 예금 유출)은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투자자들은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퍼스트리퍼블릭 인수를 확정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위기는 거의 끝났다”고 말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안감에 떨고 있는 것이다.이외에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 코메리카, 자이언스의 주가는 각각 19.11%, 5.09%, 4.94% 떨어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5% 이상 급락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은행 주가도 1~3%대 내리고 있다.시장이 특히 다음 뇌관으로 꼽고 있는 곳은 상업용 부동산이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늘고 근래 구조조정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악성 대출이 많아지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건전성 우려에 따른 중소은행 뱅크런→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회수→상업용 부동산 강제 매각 혹은 추가 하락→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뱅크런 추가 가속화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가능성이다.지역 중소은행들은 미국 내 전체 은행권 상업용 부동산 대출 가운데 7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깊숙이 개입돼 있다.‘월가 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회장은 CNBC에 나와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하기 전까지는 지역 은행 위기는 이어질 것”이라며 “더 많은 은행들이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23.05.04 I 김정남 기자
'국정농단' 최서원, 형집행정지 만료로 재수감됐다
  • '국정농단' 최서원, 형집행정지 만료로 재수감됐다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형집행정지로 임시 석방됐던 최서원(67·개명 전 최순실) 씨가 4일 오후 재수감됐다.최씨는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건으로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척추수술을 이유로 4개월 넘게 교도소 외부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후 3차례 형집행정지 기간이 연장됐던 최씨는 지난 2일 검찰이 네 번째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날 오후 재입감됐다.(사진=뉴스1)최씨는 이날 오후 5시 10분께 검은색 SUV 차량을 타고 청주여자교도소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형집행정지는 인도적 차원에서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염려 등의 사유로 수형자에게 형의 집행을 계속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보이는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검사의 지휘에 따라 형벌의 집행을 정지하는 것이다.검찰은 의료계,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심의위를 열어 형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한다.최씨는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건으로 지난 2016년 11월3일 구속됐으며, 지난 2020년 6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징역 18년, 벌금 200억 원, 추징금 63억여 원 등의 형이 확정돼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됐다.
2023.05.04 I 김민정 기자
용혜인 “우리 모두 어린이였고 서툴렀다…노키즈존 근절해야”
  • 용혜인 “우리 모두 어린이였고 서툴렀다…노키즈존 근절해야”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어린이날을 앞둔 4일 “공공시설부터 노키즈존을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3개월 아들과 함께 어린이날 맞이 노키즈존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1)용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와 양육자들이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끼지 않는 사회가 필요하다며, ‘노키즈 대한민국’을 ‘퍼스트 키즈 대한민국’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자회견엔 23개월 된 용 의원의 자녀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아이와 함께 지내는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며 “우리 모두는 어린이거나 어린이였고, 인생의 첫 순간에 느리고 서투르다. 모두가 느리고 서툴고 미숙해도 괜찮은 사회를 만들자”고 말했다. 용 의원은 “우리에게 필요한 건 ‘노 키즈 존’이 아닌 ‘퍼스트 키즈 존’”이라며 “참 많은 분들이 인구위기의 심각성을 말씀하시는데, 왜 어린이와 어린이를 돌보는 양육자들의 일상은 인구위기의 대책으로서 주요 의제로서 논의의 장에서 다뤄지지도 않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공시설조차 합리적 이유 없이 ‘노 키즈 존’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표적으로 국립중앙도서관은 만 16세 이상만 이용자이고, 초등학생 이하 연령은 아예 출입할 수도 없다”며 “공공시설조차 ‘노 키즈 존’을 관행 삼아서는 안 된다. 정부가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공공시설부터 ‘노 키즈 존’을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문화적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그는 또 “어린이의 여가권을 보장하고 돌봄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판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패스트트랙은 어린이 동반 가족과 임산부가 박물관이나 미술관, 공원 등에 줄을 서지 않고 입장하는 제도인데, 어린이에게 다양한 여가공간을 보장하기 위해 패스트트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노 키즈 존’으로 시작된 사회적 배제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노 유스 존’, ‘노 중년 존’도 이상하지 않은 말이 됐다. 조금 더 빠르고 편리한 일상을 위해 누군가를 차별하고 배제해도 괜찮다는 생각에 길들여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모두는 어린이이거나, 어린이였다. 우리 모두는 인생의 첫 순간에 느리고 서투르며, 언제나 처음 배우는 일에 미숙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인구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린이를 돌보는 일이 개별 양육자의 몫이 아닌 사회 전체의 책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05.04 I 박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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