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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째 매출 0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기사회생 가능성은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바이오시밀러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서 수년째 매출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영업적자도 매년 확대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캐시카우 신사업보다는 허셉틴 시밀러 출시를 최대한 앞당기고, 지난해 종속기업으로 포함된 자회사 성과를 통해 의미있는 실적을 내겠다는 계획이다.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 결산법인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는 2분기까지 누적 매출 0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4기(2018년 7월~2019년 6월) 약 20억원을 기록한 이후 5기(2019년 7월~2020년 6월), 6기(2020년 7월~2021년 6월), 7기(2021년 7월~2022년 6월) 등 3년 동안 전무했다. 올해도 매출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영업적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4기 약 388만 달러 △5기 909만 달러 △6기 1618만 달러로 확대됐고, 올해는 반기만에 2186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1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상장 후에도 매출은 없고, 영업적자는 확대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15년 7월 싱가포르에 설립된 바이오시밀러 등 항체의약품 개발 전문기업이다. 당초 목표로 했던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 및 허가 작업이 지연되면서 위기에 몰렸다는 분석이다.◇코로나-러시아 전쟁에 허가심사 철회까지...개발 일정 차질올해 3월 기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시밀러와 항체신약 등 총 14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상장 당시 낸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유럽 허가 심사 중이던 허셉틴 시밀러는 그해 미국 허가 신청을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부정적 의견을 받으면서 허가 신청을 자진철회했다. 아바스틴 시밀러도 2021년 유럽과 미국 허가 신청을, 휴미라 시밀러는 2024년 1분기 유럽 및 미국 허가 신청을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현재 이런 목표치가 지켜진 것은 전무한 상황이다.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과 러시아 전쟁 등으로 일정 지연을 피할 수 없었다. 현재는 정상적으로 임상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며 “허셉틴 시밀러는 올해 상반기 유럽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고, 빠르면 하반기 내 승인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허셉틴 시밀러는 현재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파이프라인 중 상업화에 가장 근접한 의약품으로, 지난해 지적받았던 부분도 보완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회사 관계자는 “보완된 자료를 바탕으로 유럽 의약품청(EMA)와 철저한 사전 점검 과정을 거쳐 허가 심사를 신청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사전미팅을 마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도 충분한 준비를 완료하는 대로 제출할 것”이라며 “당사는 원가 절감을 위한 대체원료 개발 등 공정 개발에 힘쓰고 있다. 허셉틴 시밀러는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6~1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셉틴 시밀러 외 핵심 파이프라인인 아바스틴 시밀러는 지연됐던 임상 3상이 환자 모집을 거의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휴미라 시밀러는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이후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매출 발생 당면 과제...허셉틴 시밀러 10% 점유율 가능할까이 회사는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에서 목표로 했던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지속기업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는 허셉틴 시밀러 매출과 지난해 종속기업으로 포함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334970)를 통한 연결 매출 인식을 일단 해결책으로 꼽았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당사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판매 노하우를 갖춘 기업과 제휴 관계를 통한 사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파이프라인 상업화 전에도 계약조건에 따라 계약금 또는 마일스톤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빠른 경영성과는 허셉틴 시밀러로부터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 9월 증자를 통해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종속기업으로 포함돼 위탁개발생산(CDMO) 경영 성과에 따른 매출을 연결 매출로 인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회사 측에 따르면 허셉틴 시밀러 ‘HD201’은 알보젠, 아빅(Abic), 씨플라(Cipla) 등 해외 기업과 다양한 유통 판매 계약을 맺고 있다. 다만 출시가 돼야 마일스톤 등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 허셉틴 시밀러 허가 획득이 우선인 상황이다. 시장 점유율 목표인 10%도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따져봐야 할 문제다. 2018년 첫 허셉틴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된 이래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 6개사 제품이 출시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고 하더라도 HD201이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종속회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을 영위중이지만, 지난해 매출액이 약 16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영업적자는 약 366억원에 달한다. 결국 두 회사 모두 혁신적인 실적 업그레이드 없이는 반등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상장 5년 후 매출 50억원을 달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다만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생산시설을 활용해 최근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회사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의거, 매출액에 따른 관리종목지정을 검토하게 되는 첫 재무제표는 2027년 사업보고서(기준일 27년 6월 30일)이다. 일정을 보수적으로 잡는다 하더라도 해당 회계연도가 도래하기 전 상장폐지 리스크는 상쇄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며 “당사는 이익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마존, 클라우드 부문 성장 둔화 우려에 시간외서 ↓
-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등세로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안정을 찾은 효과다. 특히 전날 장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 메타에 대해 월가 호평이 쏟아지면서 이날 14% 가까이 급등, 나스닥지수 강세를 이끌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3만건으로 집계돼 전주 24만6000건 및 시장예상치 24만8000건보다 적게 나왔다. 여전히 노동시장이 견고하단 의미다. 반면 1분기 GDP 성장률(속보치)은 연율 1.1%로 전분기 2.6%는 물론 예상치 2%를 크게 밑돌았다. 3월 잠정주택판매도 전월대비 5.2% 감소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특징주 흐름은 다음과 같다. ◇아마존(AMZN, 109.82 ▲4.6% ▼2.1%*)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주가가 정규 거래에서 4.6% 상승 마감했지만 장마감 후 실적이 공개되자 시간외 거래에서 2% 하락으로 돌아섰다. 실적 공개 직후 10% 넘게 급등하기도 했지만 하락 전환한 것. 아마존의 1분기 매출액은 1274억달러로 시장예상치 1246억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도 0.31달러로 예상치 0.21달러를 상회했다. 2021년 이후 최대 분기 이익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부문(AWS, 아마존 웹 서비스)의 성장률 둔화 우려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 4분기 20%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AWS 부문은 1분기 16%의 성장률로 둔화됐다. 이어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CFO는 “4월 AWS 매출이 1분기에 비해 5%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인텔(INTC, 29.86 ▲2.8% ▲5.0%*) 세계적인 종합 반도체 기업 인텔 주가가 정규거래에서 3% 가까이 오른데 이어 장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5% 추가 상승했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텔이 장마감 후 공개한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전년대비 36% 감소한 117억달러로 11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매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다만 예상치 110억4000만달러 보다는 많았다. 조정 EPS도 -0.04달러로 예상치 -0.16달러보다 양호했다. 인텔 측은 “PC 재고의 상당 부분이 소진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업황 바닥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비용절감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빌아이(MBLY, 36.14 ▼16.13%)인텔의 자율주행(ADAS칩 설계) 자회사 모빌아이 주가가 16% 넘게 급락했다. 모빌아이의 1분기 매출액과 EPS는 각각 4억5800만달러, 0.14달러로 예상치 4억5900만달러, 0.12달러에 대체로 부합했다. 다만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종전 21억9000만~22억8000만달러에서 20억7000만~21억1000만달러로 하향 조정하고 영업이익(조정 기준)도 5억7700만~6억2700만달러에서 5억4800만~5억7700만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회사 측은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경기 둔화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전기차 업계의 가격 인하 경쟁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애브비(ABBV, 148.87 ▼8.0%)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 주가가 8% 가까이 급락하며 3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애브비는 이날 1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매출액은 122억3000만달러로 예상치 121억8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조정 EPS는 2.46달러로 예상치 2.51달러에 조금 미흡했다. 다만 연간 조정EPS 가이던스를 종전 10.62~11.02달러에서 10.72~11.12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시장에서 주목했던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매출은 2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년간 유지됐던 특허권이 올해 만료되면서 9개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출시가 예정된 만큼 향후 추가적인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휴미라는 블록버스터 약물로 한 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물이기도 하다.
- 삼성바이오, 1분기 매출 7209억… 전년 대비 41%↑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209억원, 영업이익 1917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및 삼성바이오에피스 실적 연결 반영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 영업이익은 9%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에피스 지분인수 후 연결 회계 처리에 따라 내부거래소거 및 PPA(기업인수가격배분) 상각이 반영됐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었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로직스의 1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5910억원, 영업이익은 2344억원을 기록했다. 원료의약품(DS) 판매량 증가, 환율 상승영향 등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6%, 33%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1~3공장을 풀(Full) 가동하며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 결과 큰 폭으로 늘었다.삼성바이오에피스의 1분기 매출은 2134억원, 영업이익은 361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내 다양한 치료 분야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7%, 4%씩 증가하며 지속적인 실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성장세가 안정적으로 지속되고, 특히 4공장의 매출 기여가 가시화됨에 따라 올해 실적 전망치도 상향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별도의 기재정정공시를 통해 올해 예상 매출을 전년대비 15~20% 증가 범위 내 중위값인 3조 5265억원으로 발표했다. 지난 1월 말 전망공시한 예상매출 3조 3765억원은 전년대비 10~15% 증가 범위 내 중위값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79.5%, 차입금 비율은 23.0%로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분기, 글로벌 제약사 GSK·화이자·일라이릴리와 총 5,000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수주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10월 6만리터 규모에 대해 부분가동을 시작한 4공장의 경우, 오는 6월 나머지 18만 리터에 대한 가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선수주 활동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9개 고객사와 12개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로 29개 고객사와 44개 제품 생산 계약을 협의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견조한 수요를 고려해 지난 3월, 5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에 들어설 5공장 건설에는 총 1조 9800억원을 투자한다. 5공장 생산능력은 18만 리터로, 올 상반기 중 착공해 2025년 9월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또한 포트폴리오 확장의 일환으로 ADC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차세대 ADC 기술을 갖춘 스위스 바이오 기업인 ‘아라리스 바이오텍(Araris Biotech AG)’에 투자했다. 미국 내 영업 거점도 확장했다. 2020년 샌프란시스코 R&D센터 개소에 이어, 최근 뉴저지에 세일즈 오피스(영업사무소)를 열었다. 글로벌 고객사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잠재고객사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총 6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상용화했으며, 시장 경쟁력을 갖춘 후속 파이프라인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과질환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SB11)는 지난 해 6월 미국 출시에 이어 올해 1월 한국, 2월 유럽, 3월 캐나다 등에서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시했으며, 희귀성 혈액질환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SB12)는 3월 30일 자로 유럽 판매허가 긍정의견을 획득했다.한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SB5)는 오는 7월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고농도와 저농도 제형의 미국 FDA 품목 허가를 모두 획득한 상황이며 2018년부터 유럽 등에서 쌓아온 데이터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을 조기 선점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 암젠은 부진, 알보텍은 탈락...삼성에피스-셀트리온 반사이익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뛰어든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환경이 국내 기업에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다. 퍼스트무버 암젠의 암제비타는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강력한 경쟁사이던 알보텍 ‘AVT-02’는 허가 획득이 연기될 위기에 처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고농도라는 강점을 앞세워 올해 7월 시장 진입에 나선다. 2년내 최대 1조원 매출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보텍은 자체 개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두 번째 보완요구 서한(CRL)을 수령했다. 이는 생산시설에 대한 특정 결함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알보텍은 지난해 9월 FDA로부터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생산시설 실사 후 보완요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마크 레빅(Mark Levick) 알보텍 CEO는 “지적받은 생산시설 결함을 해결하고, 내년 7월 1일까지 AVT-02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가 완료될 것”이라고 언급했다.하지만 알보텍은 생산시설 결함을 보완하는 데 실패하면서 FDA로부터 재차 보완요구를 받은 것이다. 업계는 생산시설과 관련해 또다시 지적받은 것을 들어 짧은 기간 내 FDA 허가를 받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RL을 받았다는 것은 FDA가 지적한 사항에 따라 보완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며 “알보텍은 지난해에도 지적받았던 생산시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출시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강력한 경쟁사 낙오...퍼스트무버도 부진알보텍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로 평가받았다. 휴미라와 교체처방이 가능한 인터체인저블로 개발됐고, 고농도 제형이기 때문이다. 출시일도 암젠의 암제비타에 이어 가장 빠른 올해 7월 1일이었다. 따라서 올해 7월 1일 나란히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로서는 알보텍을 견제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하지만 FDA로부터 지적받은 보완사항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예정했던 7월 1일 출시는 어려워졌다. 여기에 지난 2월 퍼스트무버로 가장 먼저 출시된 암젠의 암제비타는 지난달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 처방 데이터에 따르면 암제비타는 575명에게 처방되는 데 그쳤다. 반면 휴미라는 28만9004명에게 처방됐다. 업계 내부에서는 암제비타가 출시 초기인 만큼 처방률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일각에서는 저농도라는 약점에 가격 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암제비타의 경우 출시 초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퍼스트무버의 수혜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5%와 55% 가격 인하라는 파격적인 가격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55% 인하군의 처방률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교체처방과 고농도가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교체처방 불가 및 저농도 단점은 암제비타 처방률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이는 경쟁사에 반사이익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퍼스트무버 암제비타와 교체처방과 고농도로 무장한 AVT-02의 변수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설명이다.◇최대 6000억원~1조 매출 보인다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 최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2월 10일 애브비 실적 발표에 따르면 휴미라 글로벌 매출은 212억3700만 달러(약 27조원)에 달한다. 이중 미국 매출은 186억1900만 달러(약 24조원)로 압도적이다. 올해 7월 1일 나란히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상당한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고농도 방식을 택했고, 교체 처방을 위해 인터체인저블 개발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휴미라 처방은 고농도 비중이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는 투여 시 통증에 영향을 주는 구연산염을 제거했다는 점도 처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고농도 제품이라는 장점으로 시장에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인터체인저블 임상 3상도 진행 중인 만큼 교체처방에 대한 경쟁력도 확보할 것”이라며 “이미 유럽, 캐나다 등에서 관련 제품을 론칭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휴미라 시밀러를 통해 상당한 신규 매출 발생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애브비는 올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가격 인하, 처방 감소 등으로 미국 시장 매출이 약 45%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내부에서는 사보험 등재가 이뤄질 경우를 가정해 하드리마는 최대 5억 달러, 유플라이마는 1조 매출을 점치고 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초기 시장 침투 효과는 3~4년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드리마 미국 파트너 오가논은 연간 최대 매출액을 5억 달러(약 6564억원)로 보고 있다. 해가 갈수록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미국 영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힌 셀트리온은 유플라이마로 2년 내 1조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최근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 출시로 미국 직판을 본격화했다”며 “미국서 파트너사가 아닌 직접 사보험 등재에 나서야 하는 만큼 서 회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귀띔했다.
- 삼천당제약이 꼽은 아일리아 시밀러 핵심경쟁력...업계는 ‘갸우뚱’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삼천당제약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의 경쟁력으로 프리필드시린지(PFS) 제형을 강조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이 프리필드시린지로 변경되는 추세라는 점을 들어 핵심 경쟁력으로 꼽고 있지만, 업계는 차별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평가다.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천당제약(000250)은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자사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핵심 경쟁력으로 △프리필드시린지 제형 △낮은 생산단가 △연내 허가 진행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이다. 회사는 프리필드시린지 방식으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했고, 최근 임상 3상 보고서까지 수령한 상태다.프리필드시린지는 바이알이 아닌 주사기에 적정 용량의 약물이 충전된 제형이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투약하기 위해 바이알에서 주사기로 약물을 충전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돼 편의성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필드시린지는 충전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또 과충전을 예방해 바이알 제형에 비해 높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오리지널 의약품은 프리필드시린지 위주로 재편 중”이라고 말했다.◇프리필드시린지, 대세라지만...핵심은 용법-용량 전략삼천당제약 주총에서 경쟁 기업 중 프리필드시린지로 개발 중인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언급되면서, 주주들 사이에서도 프리필드시린지에 대한 이슈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바이알 형태로 출시됐던 아일리아가 프리필드시린지를 출시, PFS 처방 비율이 약 75~80%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하지만 관련 업계는 아일리아는 제형 이슈보다 용법 및 용량 이슈가 더 크다고 설명한다. 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일리아 주요 이슈는 고농축, 고용량 버전 개발과 투약기간을 기존 8주에서 12주로 늘리는 전략”이라며 “아일리아 개발사 리제네론과 바이엘이 고용량 제제 임상에서 성공함에 따라 용량, 용법 전략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형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에는 같은 물질이기 때문에 큰 파급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아일리아 개발사 바이엘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바이엘 코리아 관계자는 “아일리아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으로 해왔다. 바이알 형태로 먼저 개발해 출시했고, 이후 프리필드시린지를 출시했지만, 아일리아의 성장은 T&E 요법 등이 원인”이라며 “결국 프리필드시린지 출시에 따른 성장이 아닌 용법과 용량 전략이 아일리아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E(Treat and Extend) 요법은 투약 주기를 4주에서 16주까지 환자에 맞게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방식이다.특히 프리필드시린지 형태로 개발 중인 기업도 여러 곳이다. 셀트리온(068270)은 아일리아 시밀러를 프리필드시린지와 바이알 형태 모두 개발하고 있다. 아일리아 시밀러를 개발 중인 알테오젠(196170)은 프리필드시린지 특허까지 확보한 상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아일리아가 바이알과 프리필드시린지 두 가지 제품을 출시한 만큼 자사도 두 가지 버전 임상을 모두 진행하고 있다. 연내 허가 신청을 스텝을 밟을 것”이라며 “향후 고용량 아일리아 시밀러 개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알테오젠 측은 “아일리아 시밀러는 먼저 바이알 형태로 개발 중이고, 프리필드시린지 임상도 추진할 예정이다. 프리필드시린지의 경우 간단한 임상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낮은 생산단가는 장점, 의약품 등재 리스트가 중요다만 삼천당제약이 또 다른 경쟁력으로 내세운 낮은 생산 단가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낮은 생산단가는 곧 가격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가격 경쟁력을 통해 처방률을 높이고, 관련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경우 가격경쟁력이라는 것이 무조건 가격이 저렴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리베이트를 통한 사보험 등재 리스트에 올라야 하므로 최적의 리베이트가와 처방가액을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실제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첫 허가를 받아 2월 출시한 암제비타를 출시한 암젠은 전략적으로 두 가지 가격(5% 인하, 55% 인하)으로 내놨다. 퍼스트무버로서의 기대치도 컸지만, 3월 미국 처방 데이터에 따르면 암제비타는 575명에게 처방되는데 그쳤다. 반면 휴미라는 28만9004명에게 처방됐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시장 및 경쟁 상황을 잘 파악하고, 오리지널의약품 가격 변동 등을 고려해서 가격 선을 정해야 한다. 적절한 가격 전략을 가지고 보험사들과 협상을 잘해 의약품 등재 리스트에 올리는 기업이 결국 관련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며 “생산 단가가 낮다는 것은 가격 설정에 있어 그만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실제로 낮은 생산단가가 가능한지, 어떤 방식으로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인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이데일리는 삼천당제약에 △프리필드시린지가 삼천당제약의 핵심 경쟁력인지 △고농도 또는 투약 기간과 관련된 임상 계획 여부 △낮은 생산단가가 가능한 이유 등을 문의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회사 측은 “특허 전략 및 시장 진입 전략과 관련돼 있어 해당 사항은 파트너사와만 공유하게 돼 있다”며 “사업 전략인 만큼 외부에 공유가 어렵다”고 말했다.
- 류기성 경동제약 오너 2세의 고군분투…‘만성질환’ 한 우물 판다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오너 2세인 류기성 경동제약 대표가 정체돼 있는 경동제약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류 대표는 리베이트 등 구시대적인 제약사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경동제약의 현재 강점인 만성질환 치료제 분야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경동제약은 올해에도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제약은 지난해 1827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 1776억원 대비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8억원에서 83억원으로 줄었다. 2018년 2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총 12억2000만원의 골프비용을 지원하는 등 리베이트를 한 사실이 지난해 11월 적발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류 대표는 2021년 7월 경동제약 단독 대표가 된 이후부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체된 회사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단독 대표가 된 지 불과 반년만인 2022년 3월에는 김경훈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다시 전환하면서 오너 경영에서 벗어나는 등 적극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동제약의 전략 중 하나는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다. 경동제약의 연구개발 비용은 2021년 105억원에서 2022년에는 126억원으로 20% 증가했다.경동제약 최근 3년 매출 영업이익 연구개발비.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경동제약은 만성질환 치료제에 대한 연구개발을 중점적으로 실시 중이며 포트폴리오도 만성질환 중심으로 꾸려가는 중이다.경동제약은 대표품목인 로사타, 로사타플러스, 로사타플러스 에프 등 혈압강하제등을 통해 지난해 매출 132억원을 거뒀다. 아트로반 외 순환기계용제 매출은 141억원으로 두 제품군이 전체 매출 약 15%를 담당하고 있다. 또 순환기계용제인 듀오로반을 기반으로 한 상품 매출은 전체 48%를 차지하는 등 만성질환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 중이다.경동제약은 지난해에도 DPP-4 계열 테네리글립틴단일제 및 테네리글립틴·메트포르민복합제 테네리틴정과 테네리엠서방정, CCB 계열 에스-암로디핀 성분의 항고혈압제 에스암로실정을 출시하면서 만성질환 치료제 라인업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만성질환 임상 3상 2건…국내에 없는 성분 조합으로 차별화경동제약은 차기 성장 동력으로 만성질환 치료제를 선택했다. 현재 경동제약이 개발 중인 개량신약 2건은 순환기계 치료제 ‘KDF1901’와 비뇨기계 치료제 ‘KDF1905’다. 만성질환에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둘 모두 복합제며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아직까지 국내에 없는 새로운 성분 조합으로 주목받는다.먼저 고혈압치료제 KDF1901는 ARB(안지오텐신II 수용체 차단제) 계열 ‘발사르탄’과 CCB(칼슘채널차단제) 계열 ‘암로디핀베실산염’에 나트륨 배설을 촉진해 혈압을 낮춰주는 이뇨제 성분으로 ‘클로르탈리돈’을 조합했다. 아직까지 해당 성분을 조합한 의약품은 없는 만큼 개발에 성공한다면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동제약은 KDF1901의 임상 3상을 내년 1분기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이르면 내년 중 품목허가가 기대된다.발사르탄과 암로디핀의 경우 고혈압치료제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성분으로 흔하지만 ARB 및 CCB 복합제에서 클로르탈리돈이 포함되는 경우는 드물다. 클로르탈리돈은 주로 아모설랄롤, 아로티놀롤, 아테놀올 등 베타차단제(β-blockers)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져왔다.하지만 최근 미국 심장학회(ACC)와 미국 심장협회(AHA), 한국임상고혈압학회 등에서 클로르탈리돈 사용을 권고하면서 제약업계에서도 클로르탈리돈을 더한 활용한 복합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학회에 따르면 클로르탈리돈은 다른 이뇨제 성분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hydrochlorothiazide)와 비교해 강압 효과가 우수하고 작용 지속시간이 1.5배에서 2배 가량 길어 혈압 조절 효과가 좋다.2020년 기준, 국내 고혈압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KDF1901의 세 가지 성분 중 ARB 계열 ‘로사르탄’으로 개발된 한미약품 아모잘탄 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처방액이 285억원에 달한다.비뇨기계 치료제 KDF1905 역시 아직까지 국내에서 조합되지 않은 ‘탐스로신’과 ‘미라베그론’을 더한 2제 복합제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임상 대상자 수는 786명으로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임상 종료 예정 시점은 올해 7월이다.탐스로신은 전립선비대증 치료, 미라베그론은 과민성방광 치료에 사용되는 성분이다.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두 성분을 병용 투여하는 경우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 빈뇨 등 하부요로 증상을 개선하는 등 유의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밖에 경동제약이 개발 중인 자료제출의약품 KDF2001은 당뇨치료제로 임상 1상이 완료됐다.경동제약 관계자는 “복용 편의성이 높고 탁월한 약효를 발휘하는 복합제를 개발 중으로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시밀러 신규 매출 집중, 셀트리온…"美매출만 3.5조 목표"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셀트리온(068270)그룹이 바이오시밀러 사업 확장을 통해 신규 매출 사냥에 나선다. 셀트리온그룹은 올해 미국에서 베그젤마와 유플라이마 등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그룹은 향후 2~3년 내 이들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통해 미국에서만 최대 3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 출시 효과로 올해 매출 첫 2조원, 셀트리온은 내년 영업익 1조원 첫 달성이 예상된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램시마SC, 오는 10월 美품목 허가 기대…내년 출시12일 셀트리온그룹에 따르면 연내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와 유플라이마가 출시될 예정이다. 셀트리온그룹은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베그젤마의 경우 가격 경쟁력, 유플라이마는 제품 차별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셀트리온이 지난해 미국 법인 ‘셀트리온USA’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매각하면서 미국 바이오시밀러 판매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담당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생산, 품목 허가 신청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달 중 미국에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를 론칭한다. 베그젤마의 오리지널 의약품 스위스 제약사 로슈의 항암제 아바스틴으로 △전이성 직결장암 △전이성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등 각종 암종 치료에 폭넓게 사용된다. 아바스틴은 혈관 생성을 일으키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가 단백질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해 종양 혈관 생성과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1년 아비스틴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64억1300만달러 (약 9조원)에 달한다. 이중 미국과 유럽시장이 각각 26억200만 달러(약 3조원), 16억1400만달러(약 2조원)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미국에서의 베그젤마 판매 목표를 초기 판매 수익률 30~40%와 향후 2~3년 내 최대 연 매출 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시장 내 경쟁 제품이 많은 만큼 베그젤마의 제품 공급 원가를 낮춘 이후 리베이트를 통해 점유율을 고수할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 의료공급자, 보험사를 통한 리베이트를 합법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오는 7월 미국에서 미국 제약사 에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도 론칭할 예정이다. 유플라이마의 오리지널의약품인 휴미라는 2021년에 약 207억달러(약 27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미국 시장규모는 173억3000만달러(약 23조원)로 집계된다. 셀트리온그룹은 유플라이마의 경우 기존 제품들과 같은 40mm가 아닌 80mm 제품을 출시한다. 40mm 제품은 환자가 주사를 두 번 맞아야 하지만 80mm 제품은 한 번만 주사를 맞으면 돼 편의성이 높다. 미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셈이다. 셀트리온그룹은 램시마SC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도 오는 10월쯤에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미국 식품의약국의 품목 허가를 받으면 내년부터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램시마SC는 램시마의 후속제품으로 스스로 투약이 가능한 피하주사 제형이 특징이다. 램시마가 속한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억제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588억2200만달러(약 74조원)에 이른다. 램시마SC는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별도 임상시험을 진행해 허가심사를 받는 중이다. 신약으로 허가를 받을 경우 특허와 판매권을 보호받아 경쟁 제품 진입이 어려운데다 가격을 낮추지 않아도 되는 강점이 있다. 서정진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셀트리온USA를 통해 램시마SC는 2조원, 유플라이마는 1조원, 베그젤마는 5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2~3년 내 이들 바이오시밀러로 최대 3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올해 최대 신규 5종 글로벌 품목 허가 신청셀트리온그룹은 미국에서의 바이오시밀러 3종 출시 외에 올해 신규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 최대 5종의 글로벌시장 품목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천식·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악템라 등이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스텔라라 18조원 △아일리아 12조원 △프롤리아 8조원 △졸레어 5조원 △악템라 5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특허 만료 기간은 △스텔라라(유럽 내년 7월·미국 올해 9월) △아일리아(유럽 2025년 5월·미국 내년 5월) △프롤리아(유럽 2025년 11월·미국 2025년 2월) △졸레어(유럽 내년 3월·미국 2025년 11월) △악템라(유럽 2025년 3월·미국 2026년 9월) 등이다. 각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돼야 셀트리온그룹이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수 있다. 셀트리온그룹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확장에 따라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4914억원, 7545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9.1%, 17.4% 증가한 수치다. 셀트리온의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7738억원, 9765억원으로 전년대비 11.3%, 23.2%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실적에 따라 1조원을 넘길 수도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0.6%, 29.7% 증가한 2조3789억원, 2969억원이 전망된다.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기게 된다.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6961억원, 4375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3.3%, 47.4% 증가한 수치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올해 주요 이벤트는 유플라이마 출시와 램시마SC의 미국 승인”이라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플라이마를 시작으로 램시마SC와 스텔라라 등 바이오시밀러 직판 포트폴리오가 추가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오리지널 넘어선 셀트리온 트룩시마…시밀러 후발주자, 경쟁력 갖춰야
- 주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 미국 시장 점유율. (그래프=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미국에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들의 점유율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열리는 형국이다. 다만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진입자가 늘어나면서 새로 시장에 진출하려는 제품은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지적이다.10일 다올투자증권 ‘바이오시밀러 3월 미국 처방 실적’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5개월 동안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인 레미케이드, 로슈 리툭산과 허셉틴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레미케이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1월 55.1%에서 12월 53.6%, 올해 1월 52.8%, 2월 52.4%, 3월 51.6%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혈액암치료제 로슈 리툭산은 31.6%→30.5%→29.2%→29.9%→29.1%로 낮아졌다. 유방암 치료제 로슈 허셉틴 역시 16.8%→16.6%→16.2%→15.5%→15.8%로 감소세다.오리지널 자리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오리지널 대비 저렴한 가격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정부는 의약품 약가에 개입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제조사가 보험사 및 의약품 급여 관리자(PBM) 등과 협의해 가격을 결정한다.보험사와 PBM은 정해진 보험료 내에서 지출을 줄일수록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 초 출시된 암젠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대비 55% 낮은 가격으로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국내 기업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선전도 이어지고 있다. 인플렉시맙 시장에서는 셀트리온 인플렉트라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셀트리온 인플렉트라는 오리지널 제품 대비 15~20% 가량 저렴하게 공급 중으로 3월 미국 시장 점유율은 29.6%까지 높아졌다.셀트리온 트룩시마는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올해 1월 오리지널 제품인 로슈 리툭산을 넘어섰다. 2월에는 다시 순위가 역전됐으나 3월 시장점유율 30.0%로 리툭산 29.1% 다시 우위에 올랐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온트루잔트는 지난해 1~3월 대비 처방수량이 127.7%, 150.1%, 74.4% 늘어나는 등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영업방식에선 ‘직판’과 ‘파트너 활용’으로 차이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활용해 직접판매 방식으로 영업을 확장 중이다. 올해에만 셀트리온USA의 최고사업책임자(CCO)로 암젠·화이자 출신의 토마스 누스비켈(Thomas Nusbickel)을 영입한 데 이어 영업 부서 총괄 책임자로 에릭 깁스(Eric Gibbs), 마켓 엑세스 총괄 책임자로 프랜신 둠하르트(Francine Dumhart), 커머셜 운영 책임자로 존 버니에로(John Verniero)를 합류시켰다. 이밖에도 글로벌 제약사 출신 인력 50여명을 더 채용하면서 커머셜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자체 영업망 구축을 통해 보유한 항암제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중이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현지 영업망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공급 중이다. 판매 수수료 등으로 직판 방식 대비 수익성은 낮을 수 있지만 이미 영업망이 갖춰져 있고 현지 시스템에 익숙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미국에서 판매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제품 렌플렉시스, 온트루잔트, 바이우비즈를 비롯해 올해 출시를 앞둔 하드리마 등은 오가논이 영업을 전담하고 있거나 전담할 예정이다.◇이미 치열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경쟁력 확보’가 관건오리지널 특허가 유럽에서 2014년, 미국에서 2019년 종료된 트라스트주맙 성분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는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후발 주자들의 전략적 진출이 필수적이다.오리지널 제품 로슈 허셉틴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15.8%로 이미 바이오시밀러에 점령당한 상황이다. 시장 점유율 1위는 암젠의 칸진티로 37%의 시장을 가져갔다. 이어 화이자 트라지메라와 마일란 오기브리가 각각 30.1%, 9.9%로 뒤를 잇고 있다.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도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와 온트루잔트를 출시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몇 개월째 1.5%, 5% 안팎에 머물러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이런 가운데 현재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 중인 국내 바이오 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에이프론바이오는 생산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HD201’의 임상 3상을 마친 상태로, FDA에 바이오의약품 허가신청서(BLA) 제출을 준비 중이다. 휴온스, 알보젠, 먼디파마 등 국내외 제약사들과 계약을 통해 판매 지역을 이미 구분해놨다.경쟁력은 낮은 생산원가를 바탕으로 한 저렴한 가격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제품을 생산하는 프레스티디바이오로직스는 특허 받은 하이브리브 항체의약품 정제·배양 시스템 알리타(ALITA) 등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생산원가를 타사 대비 40% 가량 줄였다.에이프로젠의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생산을 담당하는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방식 차별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였다. 유가식 단회(Fed batch) 배양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생산성은 배양기 1리터당 2g 내외지만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상업 스케일 혁신을 통해 650g을 생산해낸다.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화이자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공격적인 가격”이라며 “후발주자들은 처방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가격인하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1Q 영업익 추정치 17.5% 하향…배치 매출 인식 이연-삼성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삼성증권은 7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에 일부 배치 매출 인식 시점 이연으로 1분기 영업이익을 직전 추정치 대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00만원을 유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전장 종가는 80만5000원이다.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7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분기 실적이 연결 기준 매출액 7846억원, 영업이익 205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3.4%, 16.2%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기존 추정치 대비 각각 11.1%, 17.5% 하향 조정한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컨센서스는 매출액 8063억원, 영업이익 2390억원이다.그는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보다 생산 배치 중 일부 제품의 매출 인식 시점 이연으로 기존 추정치 대비 하향 조정”했다“면서 ”항체의약품 위탁생산(CMO) 매출액 4567억원,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 매출액 599억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매출액 1932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4공장 감가상각비 반영되나 이연된 CMO 매출 덕분에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6577억원, 영업이익 1조6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보다 각각 15.2%, 8.5% 증가한 규모다.그는 ”성장세 둔화에도 피어 기업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는 이유는 경쟁사의 생산설비 증설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과점이 지속되면서 향후 설립될 신규 공장의 높은 가동률을 보장하며 안정적 성장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난 3월 5공장 설립에 대한 이른 발표도 4공장에서 받을 수 있는 수주 규모가 초과되었기 때문“이라며 ”다만 장기간 부진한 주가 흐름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모멘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대량 생산이 필요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항암제 등 수주 확대, 이미 입지를 보유한 CMO 사업 외에 2018년부터 시작한 CDMO 사업에서의 유의미한 실적 성장,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미국 PBM 보험 급여 등재 및 성공적인 판매 등이 기업 가치 상승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 BMS 경구형 ‘소틱투’로 건선 시장 흔든다...韓주사제 시밀러 개발사 영향은?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애브비의 휴미라와 스카이리치, 얀센의 스텔라라 등 항체 기반 주사형 약물이 주도해온 판상 건선 치료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가 개발한 경구용 건선 신약 ‘소틱투’가 지난해 미국에 이어 최근 유럽 연합(EU)에서도 시판 허가를 받으면서다. 주요국 내 소틱투의 등장은 휴미라 대비 적응증이 3분의 1 수준으로 적은 스텔라라 시장에 더 큰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을 마친 동아에스티(170900)와 셀트리온(068270) 등 업계에서는 주사제가 주도하는 건선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단하긴 이르다는 입장이다.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가 개발한 경구용 판상 건선 신약 ‘소틱투’(성분명 듀크라바시티닙)이 지난해 미국에 이어 최근 유럽 연합에서도 시판허가를 획득했다.(제공=BMS)지난28일(현지시간) BMS는 자사의 ‘소틱투’(성분명 듀크라바시티닙)가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중증도에서 중증의 성인 판상 건선 환자의 치료제로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소틱투는 선택적 ‘타이로신 카이네이즈’(TYK)2 억제 기전을 가진 물질 중 최초로 1일 1회 경구 복용하는 약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약물은 암젠의 ‘오테즐라’ 이후 10년 만에 미국에서 승인된 경구용 건선 치료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소틱투는 1일 2회 먹는 오테즐라보다 투약횟수가 적으며, 미국 화이자의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과 같이 건선 분야에서 최근 주목받은 경구용 야누스키나아제(JAK) 억제제처럼 부작용 위험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5일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지난해 9월 미국에 이어 이번에 EU에서도 승인된 소틱투로 인해 관련 경구약을 넘어 주사제 시장까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건선, 크론병, 건선 관절염 등 자가면역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주사제는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와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 등 세 가지다. 이들은 순서대로 지난해 각각 212억3700만 달러(한화 약 27조 8900억원), 97억2300만 달러(약 12조7700억원), 51억6500만 달러(약 6조7800억원)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을 앞둔 휴미라와 스텔라 등은 소틱투의 등장으로 이중고를 겪게 됐다. 애브비가 휴미라의 후속으로 개발한 2019년 주요국에서 건선 치료제로 개발에 성공한 스카이리치는 적응증을 속속 늘리며 시장성을 꾸준히 높이는 중이다. 미국 기준 ‘건선성 관절염’(2021년), 크론병(2022년) 적응증 확대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스카이리치는 사실상 출시 첫해인 2020년 매출 15억90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1조8700억원)을 올렸지만, 지난해는 이보다 약 3.5배 이상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반면 휴미라의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최소 4개사가 오는 7월 미국 시장에서 관련 바이오시밀러의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스텔라라 역시 내년까지 미국과 EU 등에서 물질특허가 만료된다. 또 자가면역질환 관련 적응증이 각국에서 10~12종에 이르는 휴미라와 달리 스텔라라의 적응증은 2~4가지 수준이다. 스텔라라가 적응증에서 누렸던 비교우위는 최근 2년 새 스카이리치에게도 빠르게 따라 잡혔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투약 편의성을 갖춘 경구용 건선 신약 소틱투의 등장은 주사제 중에서도 적응증이 적고, 바이오시밀러의 등장까지 목전에 둔 스텔라라의 시장부터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국내사 중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곳은 동아에스티나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세 곳이다. ‘셀트리온’과 ‘동아에스티 및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은 각각 지난해 9월과 11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판상 건선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 3상 완료했다. 이밖에도 지난 1월 기준 미국 암젠, 아이슬란드 알보텍, 독일 포마이콘 등 5곳의 국내외 개발사도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스텔라라의 시장성이 위축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는 곳으로 꼽히는 곳은 동아에스티다. 회사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에 대한 첫 바이오시밀러로 스텔라라를 택한 바 있다. 결국 DMB-3115의 성공이 회사의 추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계 관계자는 “오테즐라에 이어 소틱투가 관련 시장을 경구용 수요를 충족시키며 전체 건선 시장을 키울 수도 있다”며 “스텔라라가 형성한 12조 시장이 바이오시밀러로 쪼개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스텔라라는 정맥주사 첫 투여 후 8주가 지나서 피하주사를 맞고 그 이후에는 반응이 없으면 12주마다 피하주사를 맞는다. 이런 방식을 선호하는 환자도 많다”며 “매일 챙겨 먹어야하고 눈에 띄는 효과가 더 늦게 나타나는 경구용 약물이 무조건 투약 우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건선 시장에 대한 환자들의 수요가 커지는 만큼 시장성에 있어 비교적 타격이 미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성과내는 中바이오텍 ‘헨리우스·레전드’, 한국과 차이는?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중국의 대표적 바이오텍 2곳이 속속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 주인공은 최근 자체 개발한 항체 신약 후보의 유럽 연합(EU) 내 허가 심사 단계에 진입한 ‘상하이 헨리우스 바이오텍’(헨리우스)과 첨단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일종인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의 글로벌 개발에 성공한 ‘레전드 바이오텍’(레전드) 이다. 최근 한국의 생명공학 기술이 중국 보다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거대한 내수 시장과 규제 당국 지원에 힘입어 중국 바이오산업이 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제공=각 사)제약·바이오 시장을 이끌 ‘신흥 바이오벤처’(Emerging BioPhama)의 요람으로 미국에 이어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아이큐비아가 발표한 ‘2021년 글로벌 R&D 트랜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신흥 바이오벤처는 2021년 기준 4700여 개의 신약 후보를 개발하는 중이다. 미국 기업이 약 4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바이오벤처 산업의 탄생 초기였던 2006년경부터 50% 이상을 유지하던 미국의 비중이 점차 하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중국 신흥 바이오벤처의 산업 비중은 2016년까지 줄곧 6% 안팎에 머물렀지만, 2021년 그 비중이 17%로 크게 올랐다. 이런 중국의 성장세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앞서 언급한 헨리우스와 레전드다.◇中헨리우스, 거대 내수시장 잡고 세계로 헨리우스는 중국의 대표적인 항체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출발한 바이오텍이다. 회사는 스위스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및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 미국 애브비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등 각종 항체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각국에서 출시하고 있다. 헨리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32억1470만 위안(한화 약 6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91%가량 큰 폭으로 성장했다.지난달 26일 헨리우스는 자사의 PD-1 계열의 면역항암제 후보 ‘한시주앙’(Hansizhuang, 성분명 세르풀리맙)과 화학항암제 병용요법을 성인 확장기 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한 허가 신청서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수락됐다고 밝혔다. 헨리우스에 따르면 한시주앙은 지난해 1월 중국에서 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받은 다음, 같은 해 비소세포폐암 등 2종 적응증을 확대하는데도 성공했다. 지난해 3월 중국에서 출시된 한시주앙은 이미 1만3000명에게 처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항체 신약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내부의 대량 수요가 있어 헨리우스는 중국에서 이에 충당하는 약물을 생산해 규모의 경제를 비교적 쉽게 가져갈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진입 장벽이 높은 유럽이나 미국시장에 진출해야 의미있는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것과 다른 상황이다”며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신규 적응증 허가도 빠르게 나오면서 바이오텍이 신약개발을 위한 자금력을 빠르게 모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주요국인 유럽에서 한즈시앙이 승인될 경우 헨리우스는 국내 대표 K-바이오 기업 셀트리온(068270) 보다 한발 앞서 바이오시밀러 전문 회사에서 글로벌 신약개발사로 변신하는 데 성공하는 모양새다. 한편 헨리우스는 지난 2015년 앱클론(174900)의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대상 항체 신약 후보 ‘AC101’(중국 코드명 HLX22)를 총 5650만 달러 규모로 기술이전받았다. 회사는 지난해 9월 해당 약물의 객관적 반응률(ORR)이 85% 이상이라는 중국 내 임상 2상의 중간 예측결과를 발표했다.앱클론 관계자는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했던 AC101의 중국 내 임상이 차질없이 진전돼 왔다. 2019년에 시작된 임상 2상이 내년 하반기에 끝난다”며 “상반기 중에는 지난해 발표한 예측치가 아닌 실질적인 AC101의 임상 2상 중간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중국 상하이 헨리우스 바이오텍이 개발한 항체 신약 ‘한시주앙’(성분명 세르풀리맙, 왼쪽)이 지난해 중국에서 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됐다. 중국 레전드 바이오텍이 미국 얀센과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 ‘카빅티’(오른쪽)를 지난해 미국에서 허가받았다.(제공=각 사)◇첨단 신약 임상 주저할 때...中선제적 진입 허가세포유전자치료제와같은 첨단 신약에 대한 전향적인 개발 지원 조치 또한 중국 바이오텍 성장의 원동력이다.헨리우스 만큼 주목받는 바이오텍 레전드는 2017년 자국 내 19명의 다발성 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CAR-T 신약 ‘카빅티’(성분명 실타캅타젠 오토류셀)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확인한 미국 얀센이 레전드에게 400억원을 주고 카빅티의 공동개발권을 기술이전받았다. 양사는 결국 지난해 2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로 다발성 골수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카빅티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첨단 신약 개발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중국 규제 당국이 카빅티의 임상 1상을 선제적으로 승인해주면서 2017년 초기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라며 “유전자나 이중항체 등 첨단 신약 기술력에서 국내 바이오벤처의 기술력도 중국에 뒤지지 않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초기 임상 진입이 비교적 늦었고 개발 성공 사례 역시 아직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3월 내놓은 ‘2022년 보건의료산업 기술수준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을 100으로 볼 때, 유럽(88.4%) 일본(81.7%), 한국(79.4%), 중국(74%)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환산한 미국과 한국의 기술격차는 2.5년으로 중국(3.2년) 보다 적게 나온 것이다.앞선 관계자는 “중국이든 우리든 바이오텍의 기술 경쟁력은 세부 분야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각종 첨단 신약 후보물질 발굴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다”며 “첨단 세포 신약의 경우 자국 내에서 소수 인원으로 임상을 해도 글로벌 임상 데이터로 쓸 수 있는 사례들이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신흥 바이오텍의 임상 진입을 위한 안전성 데이터 등을 빠르게 도출할 수 있도록 비임상, GLP임상 단계의 세부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서정진 회장 공식 복귀...“신규 시밀러 3.5조 매출, M&A 본격화”(종합)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주주총회를 통해 2년만에 사내이사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서 회장은 이날 신규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따른 매출 확대 전략, 인수합병(M&A), 3사 합병에 관련된 계획을 발표했다.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셀트리온(068270)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상정된 의결사항 △제32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사내이사 서정진, 기우성, 이혁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모두 의결됐다.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셀트리온제약(068760)도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돼 서 회장은 3사 사내이사로 선임됐다.서 회장은 주총 이후에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 서진석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과 함께 공동의장으로도 복귀한다. 서 회장은 이날 주주들 앞에 서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실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매일 아침 모니터를 통해 주주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직원들의 불만사항도 다 듣고 있다”며 “회사는 경영을 잘해서 직원들이 보람을 느껴야 하고, 주주들은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어려운 금융시장 때문에 (주가하락 등)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특히 서 회장은 위기이자 기회인 올해 일시적으로 다시 선장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태풍이 불 때는 경험 많은 선장이 나서야 한다.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돌아갈 것”이라며 “주주총회 이후부터는 실적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총수로서 경영진에게 강력한 지침을 주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이날 서 회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신규 론칭되는 바이오시밀러 매출, 3사 합병,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헬스케어 실적 목표와 그에 따른 전략을 주주들에게 설명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주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셀트리온)◇램시마SC·베그젤마·유플라이마, 3조 5000억 매출 목표셀트리온은 올해 미국과 유럽에서 신규 바이오시밀러를 대거 내놓는다. 올해 4월 미국에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를 론칭한다. 10월에는 미국에서 램시마SC가 신약으로 허가받을 전망이다. 유럽에서는 바이오베터로 처방된다. 7월에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가 론칭된다. 특히 셀트리온이 올해 3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직접판매 시스템을 구축한 만큼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서 회장은 “램시마SC는 유럽에서 환자 10만명에게 처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15만명 환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램시마SC는 신약으로 출시돼 허가로 보호받게 된다. 사실상 경쟁이 없다”며 “베그젤마는 4월 론칭하는데, 초기부터 수익률을 30~4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현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가장 빠른 속도로 커가고 있다. 유플라이마는 기존 제품들과 같은 40mm가 아닌 80mm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할 것이다. 40mm 제품은 환자가 주사를 두 번 맞아야 하는 만큼 80mm인 유플라이마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셀트리온USA를 통해 램시마SC는 2조원, 유플라이마는 1조원, 베그젤마는 5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3년 내 이들 바이오시밀러로 총 3조5000억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바이오시밀러-신약 매출 비율 6:4 목표, M&A도 본격화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는 캐시카우를 창출하는 분야라며 신약을 통한 매출 확대도 약속했다. 그는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것은 바이오시밀러 매출 60%, 신약 매출 40%를 가져갈 것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일차적으로 램시마SC가 신약으로 허가받고, 신약 개발을 위해 mRNA 같은 플랫폼 기술을 상반기 안에 내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셀트리온은 ADC 신약을 개발 중인 영국 익수다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관련 파이프라인이 6개 이상이다. 서 회장에 따르면 이중항체 신약은 곧 개발이 끝난다. 특히 주사제가 아닌 혁신적인 경구용 항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서 회장은 “신약 물질을 개발하는 것은 과거 방식이다. 우리는 플랫폼으로 갈 것이다. 관련 신규 플랫폼은 내재화했거나 기술을 도입한 상태”라고 했다.또한 박스터 등 인수합병(M&A) 관련해서는 올해 연말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을 시사했다. 서 명예회장은 “우리같이 현금의 여유가 있는 회사는 인수합병(M&A)는 당연한 경영 전략 중 하나”라면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저평가된 우량기업을 적극 M&A를 추진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제가 가지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도 활용할 것이다. 상반기에는 (M&A)를 위해 주로 관찰하는 시기다.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건 연말쯤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셀트리온은 박스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물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3사 합병, 7월 행정절차 마무리...금융시장 환경이 관건서 회장은 3사 합병에 대해서도 찬성에 대한 생각이 변함없다고 강조하면서 “올해 7월이면 행정적인 절차가 완료된다. 준비는 다 된 상태다.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빠르게 안정되면 올해 연말에 합병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서 회장은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직접 뛰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그는 “관리형 회장은 하지 않겠다. 같이 현장에서 뛰겠다. 모든 국가를 일주일에 한 번씩 점검하고, 분기에 한번 직접 가서 챙기겠다”며 “서진석 의장은 나와 제품개발 및 M&A 관련된 것을 긴밀하게 추진할 것이다. 내가 함께하면서 시너지를 내려고 한다. 실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빅파마 성공 DNA]③연구개발 7조 투입 '키트루다'...'머크' 구원투수되다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2022년 포브스 글로벌 2000에서 87위에 선정된 머크(MSD)는 미국의 대표적 글로벌 제약사다. 2000년대 초반 ‘자궁경부암바이러스’(HPV), 당뇨 신약 등으로 실탄을 축적한 머크는 10대 제약사로의 입지를 다지는 동시에,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했다. 7조원 상당의 신속하고 통 큰 투자를 통해 2010년 초반 ‘키트루다’를 완성한 MSD는 현재 5대 빅파마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달 기준 MSD의 평균 시총은 350조~360조원대를 오르내린다.(제공=MSD)◇백신 당뇨약 성과 낸 MSD, 차기 성장 동력 찾아 삼만리1668년 독일에서 설립된 머크 그룹(Merck Group)에서 미국 계열사로 시작한 ‘머크앤컴퍼니’(Merck&Co)가 1891년에 분사해 거듭난 회사가 MSD다. 하지만 1차 세계 대전 후인 1917년 머크앤컴퍼니가 몰수 대상에 올랐고, 1919년부터 독일 모회사와는 별개의 회사로 미국에 남게 됐다. 1953년 머크앤컴퍼니와 천연두 백신 등을 보유하고 있던 ‘샤프앤 돔’(sharp & Dohme)이 합병해 현재 MSD의 기초가 완성됐다.이후 머크는 이뇨제인 클로로티아지드(1958년)와 풍진백신(1969년), 3가 홍역백신(1971년) 등을 최초로 개발하며, 백신과 당뇨병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머크가 한층 성장한 것은 2000년대 초반에 개발한 2종의 제품 덕분이다. 이때 회사는 자궁경부암바이러스(HPV) 백신 ‘가다실’과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로 시장 영향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2009년 나스닥에 상장했다.머크는 2006년 4종의 HPV를 예방하는 가다실에 이어 2014년에는 9종의 HPV를 예방하는 가다실9을 미국에서 승인받았다. 가다실 제품군(패밀리)은 지난해 68억97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로 자리잡았다.가다실과 비슷한 2007년 미국에서 승인된 자누비아도 현재 MSD의 주요 매출원 중 하나다. 자누비아는 DPP-4 억제제로 알려졌다. 머크는 시타글립틴 및 메트포르민을 섞은 복합제 ‘자누멧’도 2024년 미국에서 허가받았다. 자누비아 및 자누멧 패밀리의 2022년 매출은 45억1300만 달러에 이른다. MSD에서 임상개발 디렉터로 다년간 근무했던 국내 바이오벤처 한 대표는 “2000년대 초반 가다실과 자누비아로 현금 자원이 축적됐고, 이와 관련한 후속 제품 연구는 당연한 수순이었다”며 “2010년대에 접어들던 시기 머크는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해 자체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세계 1~2위를 다툴 약물을 개발하는데 목말라 있었고, 물론 그건 MSD라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하루만에 7조원 투자...“신속 결단의 결실, 키트루다”결론적으로 MSD는 원하던 목표를 이뤄냈다. 2014년 미국에서 흑색종 환자 대상으로 승인받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그 주인공이다. 앞선 대표는 “키트루다의 성분인 펨브롤리주맙은 MSD의 차기 신약 개발 순위에서 120여 번째 후순위에 머물렀던 물질이었다. 사실상 버린 물질이었고 머크의 한탄은 커져갔다”며 “MSD에 근무하던 그때 타사에서 면역항암 후보물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됐다. MSD 연구진도 비슷한 기전을 가졌던 펨브로리주맙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회상했다.그는 이어 “펨브롤리주맙을 차기 신약 후보로 결정한 다음 날 MSD는 개발을 위해 약 7조원을 투자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여러 자회사를 정리하며 자금을 구체화했다”며 “그 결과 탄생한 ‘키트루다’가 2010년 중후반 MSD의 신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최대 자금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키트루다는 미국과 유럽 한국 등 각국에서 16종의 고형암 대상 20~30여 가지 세부 적응증을 두루 획득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면 2020년을 전후 미국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아달리무맙)와 키트루다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자리를 두고 다투는 중이다. 지난해 키트루다는 209억37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의약품 중 매출 2위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238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 1위에 등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키트루다의 선전으로 지난해 MSD는 수익률 44.33%로 빅파마 중 1위를 차지했다. MSD의 지난해 총 매출은 593억 달러로 확인됐다. MSD 제품 중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린 것은 키트루다나 ‘가다실 및 자누비아’ 패밀리 이외에도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57억 달러) △수두백신 ‘바리박스’(22억4199만 달러) △근이완제 ‘브리디온’(16억8500만 달러) △난소암 치료제 ‘린파자’(11억 1600만 달러) 등 4종이 더 있다.국내 전통제약사 한 임원은 “블록버스터 약물로 축적한 막대한 자금, 새로운 물질에 대한 조 단위 투자는 국내 실정에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며 “책임지고 결정해 일을 추진해 볼 의지가 있는 바이오벤처 대표는 글로벌 신약개발을 수행할 자금이 없고, 거대 제약사나 K-바이오 기업도 위험성이 큰 신약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진 못하고 있다. 어느 쪽도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고 보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 바이오벤처가 빅파마에 기술수출 사례를 만들었고 그런 물질이 성공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며 “국산 블록버스터가 나오길 기대한다면 위험의 일부라도 상쇄시킬 수 있는 정부지원 또는 대기업과 벤처의 상호 협력을 통한 방안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