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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범' 금융·증권범죄 엄단해 韓시장 지킨다
- 산업·금융·IT·보건 등 개인과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분야들에서 범죄가 진화하고 있다. 각 검찰청은 수사분야의 특성에 따라 특화한 전문 수사분야를 담당하며 주요 범죄 대응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대검찰청이 지정한 ‘중점검찰청’을 총 11회에 걸쳐 만나본다. ①‘첨단산업보호’ 수원지검 ②‘사이버범죄’ 서울동부지검 ③‘국제범죄’ 인천지검 ④‘식품의약안전’ 서울서부지검 ⑤‘환경범죄’ 의정부지검 ⑥‘특허범죄’ 대전지검 ⑦‘금융범죄’ 서울남부지검 ⑧‘조세범죄’ 서울북부지검 ⑨‘해양범죄’ 부산지검 ⑩‘산업안전’ 울산지검 ⑪‘자연유산보호’ 제주지검 [편집자 주][이데일리 송승현 성주원 기자] 바야흐로 재테크(투자)의 시대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대부분이 재테크 관련 서적으로 채워지는 등 투자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누군가는 결혼 또는 육아를, 또 다른 이는 노후 등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며 투자하지만 ‘주가조작’ 등 일련의 범죄로 모든 걸 다 잃어버리는 참혹한 현실을 맞닥뜨리는 경우도 많다.삶의 모든 걸 앗아가는 금융·증권범죄는 자본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사회 공정성을 해치는 중대 범죄다. 이에 검찰은 금융·증권사 등이 모여 있는 여의도 관할 서울남부지검을 금융범죄 중점검찰청으로 지정하고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본부를 꾸려 관련 범죄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금융·증권범죄합수부를 이끌고 있는 공준혁(46·사법연수원 35기) 부장검사는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불공정거래라든지 주가 조작 세력이 끼어들어 모은 돈을 날리는 불상사가 생기면 안 된다는 사명감을 갖고 소속 검사들이 열심히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공준혁(왼쪽부터) 부장검사, 고영하 부부장검사, 전영우·이현석·오정헌·이선미·김남엽·반영기·허성호 검사 등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 소속 검사들이 합수부 현판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자본시장 해치는 금융·증권범죄…“신뢰회복 위해 역할”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부는 금융사와 증권사가 벌벌 떠는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린다. 검찰 내에서도 ‘특수통’이라는 타이틀을 달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대표 부서로 꼽힌다. 대부분의 검사가 전문성을 쌓기 위해 선호하는 부서이지만 우여곡절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지난 2015년 5월 서울남부지검이 금융범죄 중점검찰청으로 지정되며 본격적으로 출범한 증권범죄합수단은 5년간 ‘여의도 저승사자’로 활약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의 수사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속에 2020년 1월 폐지되는 수모를 겪었다. 폐지 이후 관련 사건의 적체, 주요사건 대응 미진 등 자본시장 불공정행위 대응역량 약화 문제가 지속 제기됐고, 2022년 5월 금융·증권범죄합수단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2023년 5월에는 금융·증권범죄합수부로 정식직제화가 되며 관련 대응력을 더욱 끌어올렸다.재출범 이후 성과는 뚜렷하다. 합수부는 재출범한 이후 올해 8월까지 2년4개월간 491명의 피의자를 기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합수단이 폐지된 2020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기소한 인원(174명)과 비교해 2.8배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구속 건수도 128명으로 폐지 기간 건수(46명)보다 2.8배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합수부가 추징보전한 누적액만 2조616억원에 달한다.그래픽= 김일환 기자합수부는 수사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검사 및 수사관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세청,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등 유관기관 파견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합수부는 금융위·금감원의 ‘패스트 트랙’ 사건이나 사회적 파급력이 있는 사건 등 신속 처리가 필요한 중요 사건을 직접 수사하고 있다. 합수부를 이끄는 공 부장검사는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 파견 이력과 조세분야에서 2급 공인전문검사(블루벨트) 인증을 보유해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아울러 고영하(38기) 부부장검사, 전영우(39기)·이현석(40기)·반영기(42기)·김남엽(43기)·이선미(변호사시험 3회)·오정헌(변시 4회)·허성호(변시 5회) 검사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합수부가 성과를 낸 대표적 사건으로는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테라·루나 사건 △KH필룩스 사건 △라임 펀드 사태 등이 있다. 특히 영풍제지(006740)와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는 가담자들이 각각 6616억원, 730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공 부장검사는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수요가 있어야 가격이 올라가는데 각종 주가조작 등으로 정상적 시세가 형성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해외 주식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많이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주식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합수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신속한 수사와 엄단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관련 범죄 급증…“수사인력 확충, 자본시장 건전화 도움”공 부장검사는 금융·증권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는 데다가 기술적으로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관련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합수부는 치밀한 계획하에 대규모로 이뤄지는 자본시장 저해 사범 등을 수사해 피의자가 다수이고, 부당이득액 규모가 큰 대형 사건을 다루고 있다”며 “수사인력·예산이 늘어나면 자본시장을 건전하게 만드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가조작을 통해 젊은 사람들의 돈이나 노후자금으로 마련된 돈 등을 떼가는 범죄자들을 엄단할 수 있게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금융·증권범죄 수사를 위한 시스템이 자리를 잡은 만큼 꾸준히 대응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를 이끌고 있는 공준혁 부장검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며 합수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 LG전자, '미래 준비 가속' 인사…김영락 본부장 사장 승진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내년에도 LG전자를 이끌며 ‘2030 미래비전’ 달성에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올린다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 사업본부를 재편하며 미래 준비를 단행한다. ‘조직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미래 준비를 위한 혁신 인재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인사를 실시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이데일리 DB)◇ LG전자, 42명 승진인사 실시LG전자(066570)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조주완 CEO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LG전자를 이끈다. 일각에선 조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을 점쳤지만 내년에도 사장직함을 유지하게 됐다.LG전자는 사장 1명, 부사장 4명, 전무 8명, 상무 29명 등 총 42명(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1명 포함)에 대한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사장 승진은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 1명이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가전구독 사업모델을 적극 확대하며 경쟁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온라인브랜드숍 기반 소비자직접판매(D2C) 사업 성과를 창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곽도영 리빙솔루션사업부장, 김병열 HS오퍼레이션그룹장, 이상용 VS연구소장, 조휘재 IP센터장 총 4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회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해 미래준비를 위한 혁신과 고(高)성과 조직으로의 변화를 주도하도록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사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도 고려했다. 전사 디지털전환을 주도하며 데이터 기반 고객경험 및 경영성과 창출에 기여한 조정범 상무(DX전략담당)와 가전 통합 SW플랫폼 개발을 총괄하며 가전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임효준 수석연구위원(상무, 스마트홈플랫폼Task리더) 등을 포함해 총 8명이 전무로 승진했다. LG전자는 서비스, 영업 등 고객 접점과 R&D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과 성장 잠재력을 두루 갖춘 인재들을 상무로 선발했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김영락 사장◇ LG전자 기존 사업본부 체제 넘어 재편LG전자는 조직도 손질했다. ‘2030 미래 비전’ 가속화를 위한 조직개편에 방점을 찍었다. 제품 단위로 나뉘어 있던 기존 사업본부 체제를 넘어 조직 간 시너지를 높이는 사업본부를 재편했다. LG전자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HE(Home Entertainment),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BS(Business Solutions)로 나뉘어있던 기존 4개 사업본부를 △HS(Home Appliance Solution) △MS(Media Entertainment Solution) △VS(Vehicle Solution) △ES(Eco Solution)사업본부로 각각의 역할과 명칭을 재편했다.HS사업본부는 LG 씽큐의 기획, 개발, 운영을 담당하는 플랫폼사업센터를 본부 직속으로 두고 집 안을 넘어 고객 생활 전반을 케어하는 AI홈 솔루션 사업을 주도한다. 기존 BS사업본부 산하 로봇사업을 이관 받아 로봇청소기, 이동형 AI홈 허브 등 홈 영역 로봇 역량과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기존 H&A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이 이어서 HS사업본부장을 맡는다.HE사업본부는 MS사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기존 BS사업본부에서 IT 및 ID(Information Display, 사이니지 등)사업부를 이관 받아 TV 사업과 통합 운영한다. TV 사업의 체질 전환을 주도해 온 박형세 사장이 MS사업본부장을 맡는다. MS사업본부는 스마트 TV 중심이던 webOS 적용 제품을 모니터, 사이니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더욱 빠르게 확대하며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의 영역을 확장한다. VS사업본부는 차량용 부품 공급업체를 넘어 차량 전반에 걸친 혁신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역할을 명확히 하며 차량용 솔루션(Vehicle Solution)사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한다. 사업본부장은 은석현 부사장이 이어서 맡는다. 신설 ES사업본부는 전사 기업간거래(B2B)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HVAC 사업을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해 별도 사업본부 체제로 꾸린 조직이다. 글로벌 톱티어 종합 공조업체로의 보다 빠른 도약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LG전자는 수주 기반으로 운영되는 HVAC 사업의 본질과 시장 및 고객 특성을 고려할 때 생활가전 사업과는 분리된 독립 사업본부로 운영하는 것이 사업의 미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 극대화에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ES사업본부는 기존 BS사업본부 산하 전기차 충전사업 또한 이관 받아 매출액 1조 원 이상 규모 유니콘 사업으로의 조기 전력화를 추진한다. ES사업본부는 LG의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인 클린테크(Clean Tech) 분야에서 B2B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중책을 담당하게 된다. 신임 ES사업본부장은 HVAC 사업과 전략의 연속성 차원에서 기존 에어솔루션사업부장 이재성 부사장이 맡는다. LG전자는 해외 지역 B2B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영업본부 산하에 B2B사업역량강화담당을 신설하기로 했다.LG전자 ES사업본부장 이재성 부사장
- 단통법 폐지안, 과방위 법안소위 통과…제조사 장려금 자료제출 포함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야당 안에 포함돼 단통법 폐지 효과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산 ‘지원금 차별 금지’ 조항은 여당의 반발로 배제됐다. 제조사의 장려금 관련 자료 제출 의무는 야당안대로 관철됐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21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과방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에서 단통법 폐지안이 과방위 대안으로 의결됐다.앞서 여당에선 박충권 의원(국민의힘)이, 야당에선 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단통법 폐지 후 존속 필요성이 있는 규정을 포함한 전기통신사업자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한 바 있다. 여야가 이용자보호와 시장 경쟁 활성화라는 대승적인 관점에서 한 발씩 양보하면서 이번 과방위 대안이 통과됐다는 후문이다. 먼저 여야는 이견 없이 단통법 폐지 후에도 단말기 구매 지원금을 받지 않는 이용자에 대해 요금할인 등의 혜택(선택약정)을 제공하는 내용을 전기통신사업자법에 포함시켰다. 또 단말기 구입비용이 이동통신서비스 요금과 혼동되지 않도록 명확히 구분 표기하도록 했고, 중고 이동통신단말장치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을 도입하기로 했다.단통법 폐지 후 이용자 보호를 위한 조항으로는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선언적인 표현만 담고, 향후 시행령에서 부당하게 차별적인 행위를 정의하도록 했다. 당초 야당은 단통법 3조인 ‘지원금의 차별 지급 금지’ 조항을 그대로 전기통신사업자법에 포함하자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당 조항은 이통사가 △가입 유형(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요금제 △거주 지역, 나이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의 사유로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항이 존속할 경우 단통법 폐지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지적을 야당이 수용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또 다른 쟁점 조항이었던 ‘제조사의 장려금 관련 자료 제출 의무화’는 야당안대로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이통사는 단말기 판매량, 출고가, 매출액, 지원금, 장려금 규모 및 재원 등에 관한 자료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할 때, 단말기 제조업자별 장려금 규모를 알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한다. 제조사의 장려금 관련 자료 제출 의무화는 단통법 시행 후 3년 만인 2017년 일몰됐었는데, 단통법 폐지 후 되살아난 것이다. 제조사들은 자료제출 의무가 생길 경우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지원금이 외부에 알려져 해외 다른 국가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지원금을 요구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은 이동통신사를 통해 판매 장려금 명목으로 단말기 구입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국회와 정부는 단통법 폐지안에 제출받은 장려금 규모 자료를 법 시행을 위한 목적 외에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일반에 공개할 수 없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영업비밀 누설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 국내 200억 상당 마약 유통…'나이지리아' 마약조직 검거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나이지리아에 거점을 두고 해외 마약상들과 연계해 국내에 대량의 마약을 밀반입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당은 멕시코 등에 거주하던 노인에게 한국에서 투자금 등을 받을 수 있다고 접근해, 이들을 마약 운반책으로 활용하며 국내에 마약을 들여오게 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통해 20만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시가 200억원 상당의 필로폰 6.15㎏을 압수했다.멕시코 초콜릿 봉지 안 개별 포장된 필로폰(영상=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21일 특정 범죄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해외 마약 총책 A(57)씨 등 18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중 17명은 검거했으며 이 중 6명은 구속했다. 마약 총책이자 나이지리아인 A씨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 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람의 국적으로는 5명이 외국인이고, 나머지 13명은 한국사람인 것으로 파악됐다.경찰은 올해 3월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로부터 나이지리아 마약상이 국내에 필로폰을 유통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지난 4월 멕시코에서 필로폰 3㎏을 받아 영국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후 호텔에서 숙박하던 스웨덴 국적의 운반책을 긴급체포했다. 필로폰을 건네받기 위해 위장거래 현장에 나온 나이지리아인 국내 유통책과 내국인 유통책 등도 차례대로 검거했다. 또 공범자의 휴대전화 포렌식,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종합적인 수사를 통해 지난해 12월 필로폰 2㎏을 밀수한 남아공 국적의 운반책을 특정해 지난 7월께 국내 입국 시 검거했다. 지난 10월 필로폰 3㎏을 밀수한 캐나다 국적의 운반책도 검거됐다. 그 과정에서 이 사건 배후에 있던 나이지리아 마약 총책의 신원도 특정해 범행 전모를 파악했다. 총책 A씨는 나이지리아에 있으면서 해외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조직원 및 국내외 마약상과 상호 연계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조직원 및 국내 마약상과 사진을 이용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등 국내 사정에 밝은 자로, 나이지리아 현지에서 한국을 대상으로 마약류 밀반입 범죄를 반복하고 있다. 경찰은 2021~2023년 발생해 검거된 3건의 필로폰·대마 밀수 사건 등도 A씨의 지시 하에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나이지리아인 7명을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 죄로 별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통관을 피하려고 교묘하게 마약류를 숨겼다. 멕시코시티에서 가져온 필로폰 3㎏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멕시코 초콜릿의 포장지를 벗겨 내용물을 같은 무게와 모양의 필로폰 덩어리로 교체한 후 다시 초콜릿으로 개별 포장한 상태였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밀반입한 필로폰 3㎏은 배낭의 등판 부분을 뜯어내고 그 안에 진공 포장된 필로폰을 넣어 다시 밀봉해 놓았고, 배낭이 들어가는 여행용 캐리어 안에는 마약견 탐지를 방해하기 위해 커피 가루가 골고루 살포돼 있었다. 범행 조직도(자료=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이 과정에서 고령의 외국인을 마약 운반책, 이른바 ‘지게꾼’으로 활용했다. 이 사건을 통해 검거된 해외 운반책 3명은 모두 고령의 외국인이다. 나이지리아 마약 조직은 온라인에서 접촉한 노인들에게 한국에서 대출이나 투자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유인한 후, 국내 관계자에게 선물을 전달해 달라고 제안하는 방식으로 마약류를 운반하게 했다. 스웨덴 국적의 운반책(62)은 복권 당첨금 수령을 목적으로, 캐나다 국적의 운반책(78)은 투자 대출을 받을 목적으로, 남아공 국적의 운반책(71)은 UN 후원금 관련 계약을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했다고 주장하나, 실제로는 마약류가 은닉된 물건을 전달하는 일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운반책을 포섭하는 수법은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대출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서 사람을 유인하는 방식과 유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 사기를 위한 범행 체계가 마약범죄에도 이용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모르는 외국인이나 이메일이나 해외 메신저를 통해 접촉하는 경우 예외 없이 중대 범죄와 관련이 있으므로 현혹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찰은 당부했다. 경찰은 나이지리아 마약 총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 수배를 완료했다. 지난 9월 11일 경찰청이 주최한 ‘국제 마약수사 컨퍼런스’에서 사건 회의를 통해 나이지리아 마약 단속청 당국자에게 대상자의 검거를 요청했다. 앞으로 국가정보원과 나이지리아 마약 단속청과의 지속적인 공조로 대상자를 현지에서 검거해 사법 처분을 받계 할 예정이란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연계된 국내 마약상과 A씨의 국내 조직원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A씨가 지시한 것으로 확인된 2021~2023년에 검거한 3건의 필로폰 대마 밀수 사건 등을 종합해 A씨를 포함한 나이지리아인 7명을 형법상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죄로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폴 적색 수배한 나이지리아 국적의 해외 마약 총책에 대해서는 국가 정보원과 나이지리아 마약청과 공조해 현지에서 검거한 후 엄정하게 사법 처분을 받게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르포]"면발이 파도처럼 넘실넘실"…K누들 전진기지 꿈꾸는 '이곳'
- [진천(충북)=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납작하고 뽀얀 밀가루 반죽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파도처럼 넘실댄다. 반죽은 사람 손을 거치듯 롤러에 여러 차례 밀려 얇은 면대가 된다. 소면 등 우리가 흔히 먹는 건면을 만드는 과정이다. 수분을 머금은 반죽은 촉촉하다. 면사랑의 핵심 기술 ‘다가수 숙성’ 공법을 적용한 덕분이다. 롤러를 거쳐도 면이 마르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건조 시간이 늘어나지만 쫄깃함이 극대화된다는 것이 진경동 면사랑 품질경영부 부장의 설명이다. 건조실에서 수분을 서서히 제거하고 있는 면발의 모습, 총 5개의 건조실이 있다. (사진=면사랑)◇“라면 빼고 다 만든다”…면사랑 공장의 속살지난 6일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면·소스 전문기업 면사랑 생산공장에서는 각종 면을 뽑아내는 작업으로 쉴 틈이 없었다. 1993년 설립한 면사랑은 기업간거래(B2B) 시장의 강자로 꼽힌다. 생면·쫄면·냉동면·냉장면 등 면 150여종, 한식·일식·양식 등 각종 소스 100여종, 고명류 50여종을 생산하고 있다. 면, 소스, 고명을 모두 생산하는 업체는 국내에서 면사랑이 유일하다. 최근에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으로도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하루 밀가루 사용량만 200t에 이른다. 면대는 긴 면으로 자른 후 건조실로 이동한다. 면사랑 진천공장의 백미와도 같은 곳이다. 총 5개의 건조실이 존재한다. 반죽은 25~40℃의 온도로 서서히 높게 설정된 각 건조실을 지나며 수분이 빠지게 된다. 급격한 건조를 하면 면의 모양이 망가질 수 있어서다. 내부에 들어서면 마치 사우나에 온 것처럼 뜨거운 열기가 온 몸으로 느껴진다. 진 부장은 “5개의 건조실을 모두 지나는데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최종적으로 11.5%의 수분만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하의 온도로 얼려진 냉동면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면의 종류는 반죽 후 거치는 공정에 따라 달라진다. 건조실을 거치면 건면, 곧바로 포장하면 생면이 된다. 데친 후 급속 내동을 하는 냉동면, 살균 과정을 거쳐 냉장하는 냉장면도 있다. 최근 면사랑은 냉동면을 주력 제품으로 확대 중이다. 간단한 해면(해동) 조리만으로도 원물의 느낌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면사랑의 냉동면에는 채소, 해물, 고기 등 다양한 고명도 포함된다.면사랑 냉동면의 또 다른 경쟁력은 급속 냉동이다. 먼저 반죽과 압출을 거친 면을 1차로 삶는 ‘유대’ 공정을 거친다. 이후 냉각 건조에 돌입한다. 지정 시간 내에 면의 온도를 영하 1℃로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이후 터널 프리저라는 냉동고를 통해 최종적으로 영하 40℃까지 얼린다. 그래야만 소비자가 해동을 했을 때 생면과 유사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진 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면 투입 후 영하 1℃까지 도달하는 시간 기준이 면사랑만의 영업 기밀”이라고 강조했다.바로 옆 생산공장에서는 튀김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우동위에 뿌리는 ‘아게다마’ 등 면류에 들어가는 고명류와 돈가스 등 튀김 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김말이도 면사랑의 대표 상품이다. 하루 500박스의 김말이를 만든다. 진 부장은 “면사랑의 강점은 튀김 등 제품을 외주가 아닌 직접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비면류의 해외 수출도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면사랑의 대표 제품인 시누끼 우동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면사랑)◇“B2C·해외 공략으로 K누들 대표주자로 우뚝”면사랑은 어느덧 연매출 2000억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3년 오뚜기 소면 납품업체로 출발 한지 30여 년만의 성과다. 현재 라면 4사(농심(004370)·오뚜기(007310)·삼양식품(003230)·팔도)를 제외하면 국내 면 매출 1위 기업이다. 면사랑의 설립자는 오뚜기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맏사위인 정세장 대표다. ‘면사랑은 몰라도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주요 식당과 군대 매점,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가 대표적이다.현재 면사랑은 B2C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젠 오프라인을 넘어 이커머스 등 판매 창구가 다양화해서다. 30년 면 생산 노하우를 직접 소비자에게 선보이겠다는 자신감이다. 정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B2B 시장이 위축되며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B2C에 발을 들였다”며 “2년간 냉동 가정간편식 시장에 집중해 현재는 B2C 매출 비중이 1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정세장 면사랑 대표이사 (사진=면사랑)해외 공략도 주요 과제다. 현재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 현지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인 까르푸, 르클레흐 등 매장에 냉동 가정간편식(HMR) 6종을 납품하고 있다. 정 대표는 “프랑스 소비자들 역시 면사랑 제품을 통해 한국 면 요리의 우수한 맛과 간편한 조리법을 경험하며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며 “현지 진행 시식 행사에서 참여자의 절반 이상이 제품을 구매하며 높은 구매 전환율을 보였다”고 말했다.이를 통해 K누들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면사랑의 목표다. 정 대표는 “글로벌 한국 면 전문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특히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한 신제품 개발, 글로벌 유통망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세계적인 비건 열풍과 글루텐프리 유행에 맞춰 ‘쌀로 만든 면’ 등의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 꺼져가는 韓 증시 투심…신용융자 올해 최저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국내 증시 투자에 개인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글로벌 매크로(거시 경제) 환경에 취약한 데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까지 발목을 잡으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용거래융자도 올해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투자 심리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증권업계는 내년 트럼프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들어서고, 변동성이 축소해야 국내 증시도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 신용거래융자 올해 최저…단타 위주 미수거래는 늘어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7129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에서 9조8879억원, 코스닥에서 6조8250억원 규모다. 이틀 연속 16조원 대를 기록하면서 지난 9월 이후 2개월 만에 17조원 밑으로 내려앉았다.신용거래융자 규모가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는 공격적인 투자가 사라지는 등 시장 전반에 투자 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높은 변동성의 부담으로 증시에 과감히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없다는 신호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담보유지비율을 지키면 일반적으로 3개월 후에 상환하거나 만기를 연장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단기에 자금을 투입해 반등하는 종목의 수익만 먹고 빠지려는 움직임은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 8월 이후 다시 1조원을 넘어섰고,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100억원대로 올라섰다. 미수거래는 거래 당일을 포함해 3거래일 내 미수금을 갚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진행된다. 코스피가 최근 급락한 가운데 단기 반등을 노리고 레버리지를 사용한 뒤 자금을 빼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났으나 주가가 지지부진하면서 미수금을 갚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美 증시나 코인으로 ‘우르르’…향후 전망은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수익을 실현하고 빠지려는 단기 자금만 유입되고, 나머지 자금은 급등하고 있는 미국 증시나 코인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에 따라 돈이 미국 주식이나 가상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최근 금융권의 신용대출의 빠른 증가세는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한 ‘코인 빚투’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3분기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증권투자)는 646억 달러 늘어난 9969억 달러로 1억 달러를 목전에 두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권투자, 파생금융상품, 기타 투자 등을 합한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전분기 말 대비 1183억 달러 늘어난 2조5135억 달러를 기록하며 이 역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횡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은 바닥 구간이라 내년 트럼프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들어서고 변동성이 축소하면, 반등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는 4분기 답답한 흐름에서 벗어나 내년 상반기에는 탄력적인 반등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특히 글로벌 위험자산인 신흥국, 신흥 아시아 증시에 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이익 모멘텀이 강한 조선과 기계 업종, 장기 소외주인 2차전지와 제약바오가 반등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12월 주식시장은 횡보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섬으로써 미국 경기의 반등 예상 시점이 앞당겨지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등 미국 경제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조선 등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업종을 주도로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