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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앱지스, 이르면 하반기 추가 기술수출 기대”
  • “이수앱지스, 이르면 하반기 추가 기술수출 기대”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이르면 올 하반기 이수앱지스(086890)의 추가적인 기술수출 계약 가능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왔다.IV리서치는 18일 “(지난 6월 이수앱지스의 기술수출은) 특정한 신규 모달리티에 대해서만 체결된 계약”이라며 “올 하반기~내년 상반기 중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다른 모달리티에 대한 추가적인 기술수출(L/O) 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앞서 이수앱지스는 미국 소재 항암제 기업과 ISU-104(성분명 바레세타맙)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총 계약규모는 8550만 달러(1188억원), 반환의무가 없는 선급금(업프론트)은 300만 달러(약 42억원)로 전체 계약 규모의 3.5%를 차지한다.ISU-104 는 ErbB3 를 타깃하는 치료제로, ErbB3 저해제는 단백질의 구조적 특성상 합성의약품 개발이 어렵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이수앱지스가 유일하게 ErbB3 저해제를 개발하고 있다.알츠하이머 치료제 ISU-103도 주목된다. IV리서치 연구원은 “ISU-103은 ASM을 타깃하는 새로운 기전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라며 “타깃이 한정적인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현황을 감안할 때,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인 ISU-103의 초기 단계에서 기술수출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수앱지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32억원을 기록했는데, IV리서치는 이수앱지스의 올해 실적을 매출액 75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으로 전망했다. ISU-104의 기술수출 선급금은 2~3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봤다.
2024.07.18 I 나은경 기자
"소화기 다음은 항암"…제일약품, 신약 개발사로 탈바꿈
  • "소화기 다음은 항암"…제일약품, 신약 개발사로 탈바꿈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제일약품(271980)이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일약품은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 등 다른 업체 제품을 판매하는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창사 이래 첫 신약을 배출하며 신약 연구개발 중심의 제약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제일약품은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코스닥 상장을 통해 추가적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국산 신약 37호 및 창사 이래 첫 신약 하반기 출시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스타프라잔(자큐보정)의 품목 허가를 획득하고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자스타프라잔은 국산 신약 37호로 제일약품이 195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선보인 신약이다. 자스타프라란은 오너 3세인 한상철 제일파마홀딩스 대표가 주도해 설립한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했다. 제일약품이 자스타프라잔의 국내 영업과 판매·유통을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자스타프라잔은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등 소화성 궤양용제시장에서 기존 프로톤펌프저해제(PPI)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3세대(차세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신약 후보 약물이다.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는 프로톤펌프저해제 약물과 달리 위산에 의해 활성화될 필요없이 직접 칼륨 이온과 결합한다.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는 프로톤펌프와 칼륨 이온 결합을 방해해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차단한다.온코닉테라퓨틱스가 지난해 10월 유럽소화기학회(UEGW)에서 발표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자스타프라잔은 8주간 투여 시 치료율 97.9%를 나타냈다. 자스타프라잔은 4주간 투여 시 비교군보다 7.4% 높은 치료율을 보였다. 자스타프라잔은 투여 1시간 이내 빠르게 약효가 나타나며 24시간 동안 위내 수소이온농도지수(pH)를 4 이상으로 유지하는 비율이 85%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중 최고 수준이다. 자스타프라잔은 우수한 약효 지속성으로 야간 산 분비 증상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제일약품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를 첫 신약으로 결정한 이유는 시장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는 국내 인구의 10%에 달하며 글로벌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21조원에 달한다. 심한 위식도역류질환의 경우 고통이 매우 크고 야간산분비 등에 따른 수면방해 등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는 오랜기간 제산제에서 히스타민2 수용제 차단제(H-2 Blocker), 프로톤펌프 저해제 등으로 진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속효성과 지속성에 있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존재해 칼륨 경뱅적 위산분비 억제제가 개발됐다.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시장은 개화단계로 글로벌 주요국가에서 허가받은 치료제는 5개뿐이다. HK이노엔의 케이캡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제일약품의 자스타프라잔, 일본 다케다제약의 다케캡과 중국 케어파제약 베이웬 등이다. 국내에서 허가받은 2세대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가 200여개라는 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시장 확대가 용이하다. 국내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시장은 케이캡과 펙수클루가 경쟁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약 145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중 케이캡이 액 1320억원, 펙스클루가 약 130억원어치 처방됐다. 제일약품은 후발주자인 만큼 적응증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국내 위식도역류질환시장에서 앞서 허가받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며 “자스타프라잔은 세 번째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로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영역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하나 더 추가된 만큼 충분한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제일약품은 자스타프라잔의 해외 수출도 추진한다. 제일약품은 중국과 인도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해 3월 중국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에 자스타프라잔을 1700억원 규모로 기술 이전했다. 자스타프라잔의 중국 내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은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이 진행하고 있다.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은 중국 프로톤펌프 억제제(PPI) 1위 기업으로 제품 이해도가 높은 만큼 자스타프라잔의 빠른 중국 내 허가 및 출시가 기대된다.제일약품은 자스타프라잔의 중국 임상과 허가, 상업화 단계에서 추가 수익도 얻을 수 있다. 자스타프라잔의 상업화 이후에는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추가로 지급받는다. 중국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3조원 규모로 세계 최대 시장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인도 현지 파트너들사와 협업해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제일약품은 지속적으로 자스타프라잔의 해외 진출국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자스타프라잔의 해외 판매가 본격화되면 국내 판매에 더해 글로벌 신약으로서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신약 개발 자회사 코스닥 상장 추진…연구개발 경쟁력 ↑제일약품은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코스닥 상장도 꾀한다. 제일약품은 지난 5월 한국거래소에 온코닉테라퓨틱스 코스닥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제약업계는 연내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내년 중 코스닥 상장이 예상된다. 제일약품은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제일약품은 자스타프라잔의 뒤를 이을 신약으로 이중표적 항암제 네수파립(JPI-547)을 개발하고 있다. 네수파립은 기존 폴리에이디피-리보스 중합효소(PAPR·Poly ADP-Ribose Polymerase)를 저해하는 차세대 합성치사 항암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폴리에이디피-리보스 중합효소 저해제는 우리 몸의 데옥시리보핵산(DNA) 복구를 돕는 폴리에이디피-리보스 중합효소 활동을 차단해 암세포를 사멸로 이끈다. 네수파립은 폴리에이디피-리보스 중합효소에 더해 탄키라제(Tankyrase)까지 이중타깃해 저해한다. 네수파립은 폴리에이디피-리보스 중합효소와 탄키라제 이중표적 항암제인 만큼 기존 폴리에이디피-리보스 중합효소 항암제 대비 더 넓은 적응증으로로 동일 적응증 내 효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네수파립은 현재 임상 2상 단계로 난소암과 췌장암을 시작으로 △자궁내막암 △유방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등으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연구개발(R&D) 비용도 확대되고 있다. 제일약품의 2018~2020년 3년간 연구개발 투자는 200억원대에 머물렀다가 2021년 390억원으로 확대됐다. 제일약품의 2022년 연구개발 비용은 490억원에 달했다. 제일약품은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제일약품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264억원, 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7222억원)대비 소폭 증가했다. 전년 135억원 영업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제일약품은 2020년 이후 3년 만에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제일약품 관계자는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기존 신약 연구개발 스타트업들과 달리 국산 신약 37호 자스타프라잔의 출시를 통해 실질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러한 수익은 신약 연구개발비로 투입돼 제일약품의 신약 연구개발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2024.07.18 I 신민준 기자
30억짜리 치료제에 불임 부작용? 오름, 버텍스 묵은 고민에 해결책 줬다
  • 30억짜리 치료제에 불임 부작용? 오름, 버텍스 묵은 고민에 해결책 줬다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degrader-antibody conjugates) 개발사 오름테라퓨틱(이하 ‘오름’)이 빅파마와의 두 번째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8개월 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고민에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해 딜에 성공했던 오름은 이번에도 버텍스 파마슈티컬(이하 버텍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해법을 제시해 1조3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이사 (사진=오름테라퓨틱)◇버텍스, 오름의 TPD² 어떻게 활용할까?17일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이데일리에 “유전자가위 치료제의 안전한 전처리제 개발에 오름이 가진 TPD² 플랫폼이 유효할 것이라고 봤고, 이번 계약을 위한 버텍스와의 미팅에서는 이런 점을 강조했다”며 “버텍스는 오름의 TPD² 기술로 개발한 DAC에 대해서만 독점 권리를 갖고 있어 이번 계약 이후 다른 크리스퍼-카스9 회사와의 TPD²를 통한 협업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오름은 전날 버텍스와 글로벌 다중 타깃 라이선스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3개 타깃에 대해 각각 최대 3억1000만 달러(약 4000억원)의 마일스톤을 받을 수 있으므로 1500만 달러(약 200억원)의 업프론트(선급금)까지 더하면 총 계약 규모는 9억45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버텍스는 세계 최초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가위 치료제 상용화 기업으로 알려진 곳이다. 오름의 앞선 딜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ORM-6151를 1억8000만 달러에 사간 BMS보다 시총 규모는 1.5배 가까이 더 크다(17일 기준 시총 △BMS(BMY) 875억 달러 △버텍스(VRTX) 1260억 달러).버텍스는 지난해 연말 영국과 미국, 유럽에서 잇따라 세계 최초 유전자가위 치료제의 승인에 성공했다. 이 약물의 이름은 ‘엑사셀’(미국명)로, 겸상적혈구증후군 및 베타지중해 빈혈이라는 희귀질환을 타깃으로 한다.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이 질환을 엑사셀은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가위로 교정해 치료하는 것이다.치료는 골수 이식과 유사한데 환자로부터 혈액 줄기세포(조혈모세포)를 채취해 문제 부위를 유전자가위로 교정하고 다시 생착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1회 투약 비용이 220만 달러(약 30억원)에 달하지만 아직까지 주기적 수혈 외에는 별다른 치료옵션이 없어 한 번의 치료로 영구적인 효과 유지가 기대되는 엑사셀이 허가될 수 있었다.하지만 엑사셀을 통한 치료 과정은 부작용 위험이 높다. 엑사셀 자체로 인한 부작용보다는 엑사셀 투여 전, 투여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전처리작업에서 특히 높다. 교정된 줄기세포를 환자의 몸에 다시 이식하기 전 며칠 동안 환자에게 ‘부설판’이라는 화학항암제를 투여해 교정된 줄기세포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환자의 오래된 세포를 죽이는 전처리작업이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다.엑사셀 투약 전 전처리제로 쓰이는 ‘부설판’ (사진=인디아마켓)부설판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골수 억제로 인한 감염, 빈혈 및 출혈 위험 증가, 폐 손상, 간 손상, 장 점막 손상, 탈모, 백혈병과 같은 2차 악성 종양 위험 등이 꼽힌다. 실제로 엑사셀 임상시험 과정에서도 한 환자가 폐렴 및 호흡부전으로 사망했는데, 당시 사망 원인 중 하나는 부설판으로 인한 폐 손상이었고 엑사셀과는 관련이 없다고 평가됐다.특히 버텍스는 부설판의 부작용 중 불임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버텍스는 현재 미국에서 엑사셀을 투약하는 상업보험 가입 환자에게는 최대 7만 달러(약 1억원)의 불임치료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승주 대표는 “엑사셀 투여 환자가 전처리과정을 겪으면서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부설판이 아닌 표적 전처리제를 사용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며 “TPD²를 활용해 기존 화학항암제를 보다 표적화된 것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ADC에 TPD 더했다는 오름의 ‘TPD²’는 무엇?버텍스가 이번에 계약한 오름의 TPD² 기술은 최근 항암제 개발에서 가장 주목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에 차세대 기술인 표적단백질분해제(TPD)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TPD로 약효는 높이고 ADC로 독성은 낮추는 것이 결합의 목적이다.ADC는 유도미사일 역할을 하는 ‘항체’에 ‘링커’를 통해 폭탄 역할을 하는 ‘화학항암제’(페이로드)을 붙이는 반면, DAC는 문제단백질의 활동을 저해하는 일반적인 세포독성약물 대신, 특정 표적만을 겨냥해 아예 제거해버리는 TPD를 결합해 약효를 높인다.DAC는 ADC와의 결합으로 TPD의 독성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 TPD는 표적단백질을 골라내 분해하는 장점이 있지만 정상세포 속 표적단백질도 분해할 수 있어 표적(on-target) 독성 위험이 있다. 하지만 ADC의 항체가 TPD를 암세포에 정밀하게 전달하면 안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나타난다.오름은 TPD² 플랫폼 외 PROTAb이라는 링커 플랫폼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기술수출 가능성도 기대된다. 오름측 설명에 따르면 TPD²에 PROTAb 링커를 활용하면 TPD의 표적 전달이 강화돼 다양한 단백질분해제를 광범위한 적응증에 DAC로 적용할 수도 있다. 오름은 TPD² 기술을 활용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암 외 적응증으로는 천식, 루푸스, 다발성경화증, 쇼그렌 증후군, 궤양성대장염, 아토피피부염 등을 제시하고 있다. 주로 경구약으로 개발되는 기존의 TPD가 세포투과성과 경구생체이용률이 낮아 다양한 단백질분해제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을 개선한 것이다.오름테라퓨틱은 TPD² 기술을 활용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암 외 적응증으로는 천식, 루푸스, 다발성경화증, 쇼그렌 증후군, 궤양성대장염, 아토피피부염 등을 제시하고 있다. (자료=오름테라퓨틱 홈페이지 갈무리)이 대표는 “TPD²와 PROTAb을 활용하면 암이 아닌 다른 적응증을 겨냥한 약물도 개발할 수 있는데, 오름은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고 그 외 적응증의 치료제에 대해서는 좋은 파트너사와 협력해 개발하는 방향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한편, 이번 기술이전 계약 성사로 오름의 코스닥 상장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앞서 기술성평가에서 A, BBB 등급을 획득한 오름은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2024.07.18 I 나은경 기자
지놈앤컴퍼니, 45억원 규모 CB 발행...“추가 기술이전 및 상업화 집중”
  • 지놈앤컴퍼니, 45억원 규모 CB 발행...“추가 기술이전 및 상업화 집중”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지놈앤컴퍼니(314130)는 기술이전 계약금 수령에 이어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45억원 규모 사모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자금과 함께 추가 마일스톤 및 해외 자산 등을 활용, R&D 및 상업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자금조달은 지놈앤컴퍼니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기존 투자자들의 재투자로 진행됐다. 기 확보된 자금에 추가 마일스톤 및 해외 자산 등을 활용해 지속성장 전략 실행에 필요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실제로 지놈앤컴퍼니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 801억원, 유형자산 320억원 등 1000억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선제적인 자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R&D 전략은 신규타깃 ADC용 항체 개발을 통한 반복적인 기술이전을 목표로 진행 중에 있으며, 기술이전계약 체결을 통해 연구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GENA-104’ 및 이후 ADC 후속 파이프라인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암학회(AACR)에서 면역항암제 뿐만 아니라 신규타깃 ADC용 항체로서의 높은 가능성을 보여준 ‘GENA-104’에 대한 기술이전 논의를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상업화 전략은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Medical Grade Probiotics’ 및 화장품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Medical Grade Probiotics’ 사업은 지놈앤컴퍼니의 축적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 파트너사 선정 이후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브랜드 ‘유이크(UIQ)’는 가파른 매출 성장세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대표 유통채널로의 확대는 물론 일본, 미국 등 14개 해외국가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입지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배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며, 이미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90%의 성장을 이뤘다.홍유석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R&D 및 상업화 전략 실행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지속적인 기술이전을 통한 마일스톤과 마이크로바이옴 상업화 수익으로 확보된 자체 자금만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2024.07.17 I 송영두 기자
SK바이오팜, 7900억 규모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첫 도입...RPT 사업 본격화
  • SK바이오팜, 7900억 규모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첫 도입...RPT 사업 본격화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SK바이오팜은 NTSR1(뉴로텐신 수용체)을 타깃하는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L-091’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Full-Life Technologies) 로부터 도입하는 라이선스(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계약은 계약금과 개발 및 매출액 마일스톤을 포함하여 5억 7150만 달러(7900억원)에 달한다.SK바이오팜 CI이번 기술도입은 중추신경계를 넘어 방사성의약품(Radiopharmaceutical TherapyㆍRPT) 및 표적단백질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ㆍTPD) 등 신규 치료법(모달리티ㆍModality)을 통해 항암 치료제 영역으로 확장하고 ‘빅 바이오텍’으로 성장하기 위한 ‘파이낸셜 스토리’ 에 따른 것이다. FL-091은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다양한 유형의 고형암에서 과발현 되는 수용체 단백질인 NTSR1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방사성 동위원소인 악티늄-225(225Ac)를 전달하도록 설계된 저분자 방사성 의약품이다.또한 SK바이오팜은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의 방사성 약물접합체(Radionuclide Drug ConjugateㆍRDC) 프로그램들에 대한 일부 우선협상권도 확보하였다.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이번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와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최근 가장 많은 글로벌 투자, 인수, 파트너십이 일어나고 있는 바이오텍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며, “당사가 작년에 방사성의약품 치료제 분야 진출을 선언한 이후 가장 구체적인 성과가 이번 라이선스 계약이며, 앞으로 RPT 사업 전반(Full Value Chain)에 대한 보다 구체화된 사업계획을 올해 안에 공개하고, 임상 개발 및 사업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4.07.17 I 김승권 기자
에스티큐브, 면역항암제 '넬마스토바트' 소세포폐암 임상 1b 완료...2상 개시
  • 에스티큐브, 면역항암제 '넬마스토바트' 소세포폐암 임상 1b 완료...2상 개시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에스티큐브(052020)가 항BTN1A1 면역관문억제제 후보물질 넬마스토바트(Nelmastobart)의 소세포폐암 임상 1b/2상 중 1b상을 완료하고 2상을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전일 열린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 회의에서 에스티큐브는 넬마스토바트에 대한 글로벌 임상 1b/2상을 계속 진행하는 것으로 권고 받았다. DSMB는 각국 규제기관이 승인한 임상시험계획서 상의 공식 위원회로서, 임상의 중간 시점에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해 임상의 속행 여부를 결정, 권고하는 기관이다.용량제한독성(DLT) 확인이 목적인 1b상에서는 총 6명의 환자를 모집했다. 저용량군(넬마스토바트 400mg, 파클리탁셀 175mg/m2), 고용량군(넬마스토바트 800mg, 파클리탁셀 175mg/m2) 각 3명씩이다. 환자들은 3주마다 한 번씩 넬마스토바트와 파클리탁셀을 투여 받았으며, 6명의 환자 모두 용량제한독성이나 약과 관련된 심각한 이상반응이 관찰되지 않았다.임상 2상 초기 단계에서는 코호트별로 28명씩 총 56명을 모집한다. 이후 후기 단계에서는 임상 2상 권장용량(RP2D)을 확정해 62명의 환자를 추가로 모집, 위약 투여군과 대조해 효과를 비교할 계획이다.에스티큐브는 지난해 종료된 임상 1상에서 넬마스토바트 단독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현재 재발성 또는 불응성 확장기 소세포폐암의 2차 이상 치료를 위해 넬마스토바트와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의 글로벌 임상 1b/2상을 진행 중이다.임상 1상은 대장암 등 말기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모집했으며, 소세포폐암 환자는 4명 등록됐다. 유효성 평가가 가능한 소세포폐암 환자 3명의 질병통제율(DCR)은 66.7%였다. 연세대의대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넬마스토바트(hSTC810)의 소세포폐암 환자 투약을 위한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획득하고 약물을 처방 중이다.에스티큐브 관계자는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통해 넬마스토바트를 투여받고 있는 소세포폐암 임상 1상 환자의 경우 무진행생존기간(PFS)이 18.87개월(1.57년) 이상으로 확인된다”며 “치료목적 사용승인이므로 임상에 반영되는 데이터는 아니지만 현재 소세포폐암 2차 이상 표준치료제로 승인받은 약물들의 평균 무진행생존기간이 3~3.5개월, 전체생존기간이 6~9.3개월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눈여겨봐야 데이터임에는 분명하다”고 말했다.이어 “표준 화학항암제와 병용으로 진행하는 임상 1b/2상에서는 더욱 우수한 결과가 기대된다”며 “넬마스토바트가 새로운 치료제로서 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에스티큐브는 올해 2월 넬마스토바트의 소세포폐암 임상 1b/2상 첫 환자 투약을 개시했다. 임상 시험기관은 국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대안암병원,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과 미국 MD앤더슨암센터 등 9개 기관이며 향후 더 확대될 예정이다.
2024.07.17 I 김지완 기자
동구바이오, 바이오텍 투자 확대로 '사업·수익' 두마리 토끼 잡는다
  • 동구바이오, 바이오텍 투자 확대로 '사업·수익' 두마리 토끼 잡는다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동구바이오제약(006620)이 바이오텍(벤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이 중소제약사의 한계를 넘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특히 동구바이오제약이 투자한 기업들이 기술 이전과 주식 상장 등의 성과를 내면서 사업 역량 강화와 투자 수익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전략적 투자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효과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은 30여개의 바이오텍에 투자를 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2021년 설립한 신기술금융 자회사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와 체계적으로 이원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전략적 투자(SI),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는 재무적(FI) 투자를 각각 맡고 있다. 특히 동구바이오제약은 투자한 바이오텍들이 기술 이전 성과를 내면서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이 2020년 35억원을 투자한 지놈앤컴퍼니는 최근 5860억원 규모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체(GENA-111)를 스위스제약사 디바이팜에 기술 이전했다. 지놈앤컴퍼니는 이번 계약으로 디바이오팜에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과 개발·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를 받는다. 계약금은 68억 8250만원에 이른다. 지놈앤컴퍼니가 개발·상업화 단계별로 성공할 때마다 받는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 계약금액은 5863억8900만원에 달한다. 자회사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가 패스웨이파트너스와 공동 운용하는 패스웨이-로프티록 글로벌 신기술조합 1호를 통해 약 50억원을 투자한 진에딧도 올해 초 글로벌 제약사 로슈그룹의 제넨텍과 8400억원 규모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 협력 공동연구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진에딧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유전 질환의 원인인 변이 유전자를 치료할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체내 원하는 곳에 정확히 전달하는 물질을 개발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중소제약사로 자금 여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전략적 투자를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등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이 투자한 바이오텍과 신규 파이프라인 공동 연구개발 또는 독점 판매·유통권 등을 통해 부족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이 투자한 바이오텍들이 주식 상장에 성공하며 투자 수익도 제고되고 있다. 일례로 동구바이오제약이 2018년 31억원을 투자한 디앤디파마텍의 지분 가치가 약 3배 상승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올해 1분기 기준 디앤디파마텍 지분 3.5%(30만 5360주)를 보유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의 지난 8일 종가가 3만 67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동구바이오제약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112억원에 달한다. 지분 가치가 6년 새 약 3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디지털헬스케어 등로 사업 영역 확대도 동구바이오제약은 투자 바이오텍들이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투자 바이오텍의 대상을 넓히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큐리언트에 역대 최대 규모인 10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큐리언트는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와 대한민국 정부 주도로 설립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유망한 기초연구과제의 상업화를 위해 2008년에 설립된 신약 개발 전문 바이오텍 기업이다.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큐리언트는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 등 세계적인 연구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개발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큐리언트의 쥬요 연구 개발 제품은 면역항암제 Q702와 항암제 Q901,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Q301 등이다. 큐리언트는 최근 다제내성 결핵치료제 텔라세벡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추적조사 홍보 대상에 선정됐다.이번 투자로 동구바이오제약은 항암제 및 아토피 외용제에 대한 입지를 강화하게 된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자사 연구개발센터와 제조인프라를 통해 큐리언트의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임상 및 제조를 진행함으로써 개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한다. 또 큐리언트는 자사 연구개발팀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한 기초연구 과정에 집중함으로써 향후 새로운 물질 발굴 및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기술 이전 기회를 추가 확보하게 된다.동구바이오제약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해 4월 의료용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기업 메디컬 AI에 지난 3월 저선량 엑스레이(X-Ray) 의료기기 전문기업 오톰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종합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의 기반이 되는 예방 진단·치료·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동구바이오제약은 1970년에 설립된 제약사로 10년 넘게 국내 피부과 처방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의 지난해 매출 2157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전년(170억원) 대비 약 14% 감소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바이오텍 투자 확대와 피부과와 이비인후과 등 의약품 사업 투트랙 전략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의약품사업 부문에서 올해 신제품 출시를 통해 비뇨기과 처방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씨티씨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조루 및 발기부전 치료 복합제를 연내 출시한다. 이 복합제는 조루증 치료에 사용되는 클로미프라민과 발기부전 치료제인 실데나필의 복합제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동구바이오제약은 성장 잠재력이 크고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에 전략적인 투자 진행을 통해 상대적으로 자본이 한정적인 중소제약사의 한계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4.07.16 I 신민준 기자
효과적 항암제 약물 개발 실마리···칩으로12가지 조건 항암제 동시 평가
  • 효과적 항암제 약물 개발 실마리···칩으로12가지 조건 항암제 동시 평가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36가지 종양 미세환경을 유체채널 내부에 모사해 12가지 실험 조건에 따른 항암제 효능을 동시에 평가했다.박제균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교수.(사진=KAIST)KAIST는 박제균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기존 바이오프린팅(생체조직과 유사한 구조물을 만드는 3D 프린팅 기술)과 랩온어칩(미세유체 소자·시스템)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복잡한 종양 미세환경이 구현된 랩온어칩을 개발해 여러 분석 변수가 반영된 약물 선별작업(스크리닝)을 했다고 16일 밝혔다.바이오프린팅은 조직이나 장기의 복잡한 형상과 조성을 체외환경에서 재현할 수 있는 생체모사 기술이다. 하지만 제작된 생체모델의 배양 환경 제어와 분석이 어렵다. 반면, 랩온어칩은 미세 유체채널 내에서의 유체 제어 기술에 기반해 배양 환경의 정교한 제어와 다양한 분석 수행이 가능하다. 다만, 미세한 유체 통로 내부에 생체 환경을 모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연구팀은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서로 다른 조성으로 구성된 총 36개의 종양 모델을 랩온어칩 내에 형성한뒤 같은 소자 내에서 12가지 실험 조건에 따른 항암제 효능을 동시에 평가했다.연구팀은 바이오프린팅의 우수한 공간적 자유도와 다양한 생체재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해, 세 가지 서로 다른 조성으로 이루어진 36개의 종양 모델을 하나의 미세 유체소자에 집적시켰다. 세포를 유동 배양해 물질 수송에 핵심 구조물인 혈관 벽과 종양 덩어리를 모사해 네 가지 농도의 항암제를 종양 모델에 유입하고, 하나의 소자에서 12가지 실험 조건의 약물 평가를 수행했다.연구팀은 혈관 벽에 의해 약물 분자의 수송이 저해되고 종양 덩어리 내부까지 침투되는 현상을 관찰했다. 또 체내 수송 과정을 모사하지 못했던 기존 종양 모델과 약물 효능에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바이오프린팅·랩온어칩 통합기술을 활용해 모델 복잡성, 모델 수, 모델 처리량 등 변수를 고려한 체외 종양 모델을 제작하고, 더 신뢰성 있는 약물 평가를 수행했다.박제균 교수는 “바이오프린팅과 랩온어칩의 통합기술로 제작된 미세 유체 세포배양, 분석 플랫폼 개발에 따른 신뢰성 있는 약물 평가 모델에 대한 성과”라며 “다양한 조직과 장기 특성을 모사하고 생물학적 분석과 약물 효능 평가를 고효율로 수행하는 동물실험 대체용 차세대 체외 세포배양·분석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Advanced Healthcare Materials)’에 지난 달 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다양한 실험조건을 하나의 체외 세포배양 플랫폼에 구현하기 위한 바이오프린팅-랩온어칩 통합 기술과 이를 활용한 ‘랩온어칩 종양 모델’에서의 항암제 효능 평가 기술의 개략도.(자료=KAIST)
2024.07.16 I 강민구 기자
지씨셀, 美 체크포인트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비임상 연구
  • 지씨셀, 美 체크포인트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비임상 연구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지씨셀(144510)은 미국 항암제 개발 전문 기업 체크포인트 테라퓨틱스(이하 체크포인트)와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지씨셀과 체크포인트 테라퓨틱스의 CI (사진=지씨셀)해당 계약에 따라 지씨셀은 체크포인트로부터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로 사용되는 PD-L1의 차세대 후보물질인 ‘코시벨리맙’을 무상으로 공급받고, 지씨셀의 항암면역세포치료제인 ‘이뮨셀엘씨주’와 병용 효과를 탐색한다. 이번 협력은 실사용데이터(RWD)를 통한 처방 사례를 통해 논의되던 이뮨셀엘씨주의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 시너지를 찾기 위한 첫 공식 파트너십이다. 코시벨리맙은 완치수술이나 방사선요법을 진행할 수 없는 전이성 또는 국소진행성 피부 편평세포암종(cSCC) 환자들을 위한 신약후보물질로 알려져있다. 코시벨리맙은 암세포 표면에 있는 PD-L1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항체 치료제로 T세포의 PD-1 단백질이 PD-L1과 결합해 면역반응이 비활성화되는 것을 막는 면역관문억제제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한 신약허가(BLA) 서류를 제출한 상태로 연내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지씨셀 관계자는 “코시벨리맙의 항체 의존 세포 매개성 세포독성(ADCC)과 이뮨셀엘씨주의 자가 CIK T세포 반응 간의 예상 시너지는 이번 공동연구계약을 통해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번 공동연구계약을 통해 양사는 항암효과 관련 두 물질의 시너지 예측을 위한 비임상 병용 연구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긍정적인 예비 데이터가 도출되면 임상 연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제임스 박 지씨셀 대표는 “체크포인트와의 이번 공동연구계약은 더 높은 수준의 협업을 위한 초석”이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향후 공동 개발과 라이선스 관련 다양한 협력 논의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07.15 I 김새미 기자
  • 뇌수막 전이 돌연변이 폐암, '표적항암제 효과' 입증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이 뇌수막으로 전이된 환자에서 3세대 표적항암치료제 ‘오시머티닙(Osimertinib)’이 효과를 보였다. 하루 한 번 표준 용량(80mg)만 투여하더라도 이들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올리고, 생존 기간을 늘리는 등 예후를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 박세훈 교수, 신경외과 이정일 교수 연구팀은 종양학 분야 국제 권위의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최근 뇌수막 전이가 있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환자에서 오시머티닙의 임상적 효능에 대해 발표했다.비소세포폐암에서 가장 흔한 EGFR 변이가 있으면 1차 치료제로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를 쓴다. 보험 급여 문제로 주로 쓰는 1, 2세대 TKI 억제제의 경우 내성이 잦고,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낮다 보니 뇌수막으로 전이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물 용량을 늘려 뇌혈관장벽을 넘으려는 시도가 있지만 덩달아 부작용이 커질 수 있어 한계였다.연구팀이 3세대 TKI 억제제인 오시머티닙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해당 약제는 이전 세대 보다 뇌혈관장벽 투과가 용이하도록 만들어진 만큼 용량을 줄여도 충분한 임상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한 국내 6곳 의료기관에서 2020년 11월부터 2022년 11월 사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73명을 모집하여 임상 2상 연구(BLOSSOM)를 진행했다. 환자들은 모두 EGFR 변이가 있었고, 이전에 1세대 또는 2세대 TKI 제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었지만 내성과 함께 뇌수막 전이가 생긴 환자들이다.연구팀은 이들에게 28일 동안 매일 80mg의 오시머티닙을 투여하고 경과를 관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2023년 10월 기준 이들의 추적 관찰 중앙값은 15.6개월로, 15명이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뇌수막 전이가 있는 경우 기대 생존 기간이 짧으면 수 주에서 몇 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치료에 대한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역시 51.6%으로 준수했고, 병의 진행이 완화되는 정도(Disease Control Rate)도 81.3%에 달했다. 무진행 생존기간은 11.2개월, 약제의 반응기간 역시 12.6 개월로 확인됐다. 약물 농도를 줄인 덕분에 오시머티닙 관련 부작용을 보인 57.5% 수준으로, 그 마저도 가려움증(13.7%), 발진(12.3%) 등 경미한 경우가 많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1저자로 연구 참여한 박세훈 교수는 “치료가 매우 제한적이었던 뇌수막 전이 환자들에서 효과적인 치료를 증명한 결과로 1년 이상의 생존기간을 보였다는 점은 매우 희망적인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연구를 책임진 안명주 교수는 “EGFR 돌연변이가 많은 국내 폐암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여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치료가 힘든 뇌수막전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치료할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2024.07.15 I 이순용 기자
“신약개발 바이오 예비상장심사 승인율 0%,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 “신약개발 바이오 예비상장심사 승인율 0%,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올해 상반기 완료된 신약개발 바이오기업(기술성특례)의 예비상장심사 결과를 보면 참담한 심정이다. 승인율이 0.0%다. 바이오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상장이 쉽지 않으니 벤처캐피탈(VC)은 차별화된 원천기술이 있어도 매출이 없으면 바이오 쪽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로 인해 바이오기업들은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부업으로 눈을 돌리고, 본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서상준 미리어드생명과학 부사장은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본사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하이센스바이오, 피노바이오 등 지난해 코스닥 예비상장심사를 신청해 올해 심사가 완료된 5곳의 신약개발 바이오사 중 통과된 곳은 0곳이다”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서상준 미리어드생명과학 부사장. (사진=미리어드생명과학)◇거래소 상장심사 부문서만 17년 재직, IPO 전문가로서 쓴소리 자처 서 부사장은 28년간 한국거래소에서 근무하며 상장심사 부문에서만 17년간 재직한 기업공개(IPO) 전문가다. 코넥스 2년, 코스닥 12년, 코스피 3년 등 각 시장을 두루 담당하며, 경력을 쌓아왔다. 2022년 한국거래소에서 퇴직 이후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에이프릴바이오(397030)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근무하며, 이 회사의 상장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최근 이례적인 한국거래소의 예비상장심사 결과에 대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충분히 된다는 뜻이다. 서 부사장은 “진보와 보수 관계없이 각 정부에서 바이오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는 상황이지만, 최근 바이오기업의 예비상장심사는 현실과 동떨어진 불합리한 면이 있다”며 “‘파두 사태’ 등으로 시장과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바이오 기술성특례 상장의 경우에는 좀 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충분한 준비 없이 코스닥 상장을 진행하는 바이오기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서 부사장은 “상장심사를 하다 보면 어떻게 이런 기업이 상장신청을 했을까라는 생각에 허탈한 웃음이 나올 때도 종종 있었다”며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재무제표조차 제대로 작성되지 않은 곳도 많았다”고 꼬집었다. 그가 지난 6월 미리어드생명과학에 합류한 배경이다. 국내 유일의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액셀러레이터인 미리어드생명과학은 서 부사장의 합류로 IPO 자문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서 부사장은 바이오기업의 기술성평가뿐만 아니라 내부통제체제 점검, 자금유치 등 상장 준비 과정에서 폭넓은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서 부사장은 “한국거래소 재직 당시 코스닥 상장심사 부장으로서 기술성특례 상장 운영과 심사에 오랫동안 관여했다”며 “이 과정에서 바이오기업의 미래 가치를 이해하고, 생태계 건전성 강화와 성장을 위해 기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성특례 상장에서 원천기술력과 시장성은 일종의 예선전으로 여기서 절반이 탈락한다”며 “남은 절반은 지배구조 시스템, 상법 위반 여부 등 경영투명성 심사에서 탈락하는데 이 부문에서 역할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거래소의 ‘2024 유가증권시장 상장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경영의 투명성 심사기준으로 기업지배구조, 내부통제제도, 공시체제,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ESG 경영체계 등을 질적 심사요건으로 명확히 두고 있다. (사진=미리어드생명과학)◇“투자 성공 위해서는 경영자에 대한 분석은은 기본”서 부사장은 “투자자들도 투자하려는 바이오 기업이 시장성 있는 원천기술력으로 예선전을 넘었는지, 본선 경쟁력인 경영투명성을 갖췄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한국거래소를 그만두고, 에이프릴바이오에 남은 인생을 걸 수 있었던 것도 이 회사가 기준에 부합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에이프릴바이오에 합류하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은 경영자의 도덕성이었다”며 “주변 평가와 걸어온 길, 언행일치하는 삶 등을 통해 믿을 수 있는 경영자라고 판단했고, 최종 에이프릴바이오 입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의 판단기준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은 에이프릴바이오의 실적이 방증한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최근 미국 신약개발사 에보뮨에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APB-R3’을 기술이전했다. 총 4억 7500만 달러(약 6550억 원) 규모다. 이를 포함한 누적 마일스톤은 1조 2000억 원이나 된다. 서 부사장은 “최근 눈여겨보는 기업으로는 헬스케어기업 에이슬립과 면역항암제 개발업체 넥스아이 등이 있다”며 “기술뿐만 아니라 각사 대표들도 투자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술성특례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중점해야 할 사항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서 부사장은 “기술성특례 상장 특성상 정량평가보다 정성평가를 중점적으로 한다”며 “하지만 역설적으로 정성평가가 중심이기 때문에 최대한 구체적으로 수치로 기술의 가치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령 예비상장심사의 핵심 중 하나인 자본조달능력과 목표시장의 규모와 성장성, 특성 등은 막연한 포부보다는 세부적인 숫자로 심사관들을 설득해야 한다”며 “대부분 경험이 없어 기술이 뛰어나도 이와 같은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해 최종관문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서 부사장은 코넥스와 코스닥, 코스피 등 어느 곳을 통해 상장할지도 잘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코스피는 최근 매출 1000억 원 이상 등 진입 조건이 명확하지만, 코넥스와 코스닥은 최근 경계가 불분명해졌다”며 “경영투명성을 기준으로 두고, 이 부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면 코넥스 준비단계를 거치고, 아니면 코스닥으로 직상장하는 게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서 부사장은 최근 논란이 많지만, 코스닥 상장에 대한 가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가장 인상에 남는 코스닥 상장심사 사례로는 2세 경영인이었던 윤성태 회장이 이끌었던 휴온스(243070)가 있다”며 “휴온스는 2006년 당시 480억 원 수준의 매출이었지만 코스닥 상장을 지렛대 삼아 인수합병(M&A) 등에 적극 나서 오늘날 1조 원 클럽 가입에 도전하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알테오젠(196170), 리가켐바이오(141080) 등도 매출을 이유로 코스닥 상장을 못했다면 오늘날의 성공은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성특례 상장을 통해 상장하는 기업은 높은 위험과 높은 수익성이 상존한다는 것을 투자자와 거래소가 받아드리고, 제도가 운영될 때 시너지가 다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미리어드생명과학)
2024.07.15 I 유진희 기자
유한양행, 렉라자 호재 지속
  • 유한양행, 렉라자 호재 지속[인베스트 바이오]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유한양행(000100)의 렉라자(성분명:레이저티닙)의 호재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유한양행 렉라자. (사진=유한양행)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한향행의 올해 매출액은 2조540억원, 영업이익은 1160억원을 각각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매출액은 10.5%, 영업이익은 104.4% 증가한 수치다.이 같은 호실적 전망은 모두 렉라자에서 비롯됐다.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렉라자 처방 확대될 갓으로 보인다”며 “또, 레이저티팁+아미반타맙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획득 시 4분기 내 출시가 예상된다. 이 경우 마일스톤 6000만달러(826억원)가 반영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렉라자·리브레반트 병용요법의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 기한이 내달 22일로 가까워지며 유한양행의 주가가 상승 중”이라며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화학항암제 병용요법의 경우 PDUFA 기한대비 2개월 먼저 승인된 이력이 있기에 렉라자 또한 PDUFA 기한 전 승인 가능하다”고 진단했다.그는 이어 “승인 이후 마일스톤 수령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기대가 있다”며 “아울러 내년도에 확인할 마리포사(MARIPOSA) 임상 3상 최종 생존율(OS) 데이터 발표 및 렉라자·리브레반트 피하주사(SC) 병용요법 승인 등의 모멘텀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유한양행과 얀센은 지난달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비소세포폐암 렉라자(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위한 MARIPOSA 임상 2차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MARIPOSA 임상은 병용 요법이 기존 치료법보다 높은 치료 효과를 살펴보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됐다.이 연구 결과는 비소세폐암 치료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한향행은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글로벌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024.07.14 I 김지완 기자
  • 폐암, 두려워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치료로 극복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국내 사망원인 1위는 단연 암이다. 한해 전체 사망자 5명 중 1명 이상이 암으로 사망한다(2022년 통계청 기준 22.4%). 그중에서도 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국내를 포함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암 사망률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실제 2022년 국내 폐암 사망자는 1만8584명으로 전체 암 사망자의 22.3%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 당 사망자 역시 36.3명으로 단연 많다. 간암(19.9명), 대장암(17.9명), 췌장암(14.3명), 위암(13.9명) 등이 뒤를 잇는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는 “ 폐암이 무서운 암으로 꼽히는 이유는 조기진단이 어렵고 생존율이 낮다는 데 있다”며서 “실제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초기 발견이 쉽지 않다. 조기에 진단되는 환자는 전체의 5~15%에 불과하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그는 “폐암으로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38.5%에 불과하다(2017~2021년 기준). 그마저도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이상 전이성 폐암은 5년 생존율이 10% 아래로 뚝 떨어진다. 전체 암의 5년 생존율 72.1%보다 턱없이 낮다. 그만큼 치료가 힘들고 생존율이 낮은 암이 폐암”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폐암 치료에 표적 항암치료나 면역 항암치료 등 새로운 항암 전략이 속속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폐암은 더 이상 두려운 암이 아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금연과 검진을 통한 예방과 조기 발견으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폐암 치료는 면역항암제가 표준치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암 치료의 글로벌 가이드라인으로 불리는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표준치료로 면역항암제를 권고한다. 치료 성적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표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최근 세계폐암학회가 발표한 면역항암제 1차 치료의 장기 생존 치료 성적을 보면 4기 비편평비소세포폐암 환자가 1차 치료로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 시 생존 기간이 기존 10.6개월에서 22개월로 2배 증가했다. 또 2년간 면역항암제 1차 치료를 완료한 환자의 80.4%가 4년간 생존했다. 국내 4기 이상 전이성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0%에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면역항암제가 보인 성과는 눈부시다. 더불어 수술 후 재발이 높은 2, 3기 환자에 대한 수술 전·후 항암치료가 도입되며 수술 후 재발률을 낮추는 새로운 치료 방법이 속속들이 연구되고 있고, 곧바로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극복할 수 있는 병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김주상 교수는 “앞으로 폐암 진단을 받았다고 낙담하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면서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완치되지 않는 병이라 하더라도 병원에 열심히 다니면서 잘 조절하면 되는 것처럼 폐암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병 중 하나로 생각하고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선택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4.07.13 I 이순용 기자
'파스형 위고비' 임상 순항에 라파스·대원제약 '급등'
  • '파스형 위고비' 임상 순항에 라파스·대원제약 '급등'[바이오맥짚기]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11일 국내 제약·바이오 투자 시장에서는 비만 치료제 관련주의 강세가 지속됐다.11일 제약업종 시세.(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이날 대원제약(003220)과 라파스(214260)가 공동개발 중인 파스형 위고비가 순조로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양사 주가가 강세를 시현했다. 이날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에 따르면, 라파스는 상한가로 장을 마쳤고 대원제약은 7.51% 상승 마감했다.샤페론(378800)은 경구용 미만치료제 누베신이 물질 개발을 완료하고 전임상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큰 폭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샤폐론은 장중 한때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초강세를 보인 끝에 18.72%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압타바이오(293780)는 기술수출, 빅파마 공동개발 등의 기대감이 지속되며 19.38% 상승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압타바이오는 지난달 71% 오른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45% 급등했다. 이 사이 주가는 3배 가량 올랐다.◇ ‘파스형 위고비’ 순조로운 임상에 관련주 급등대원제약은 패치형 비만치료제 DW-1022의 임상 1상이 오는 10월에 종료된다는 소식에 강세를 시현했다.DW-1022는 세계 최초로 붙이는 비만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다국적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으로 바꾼 것이다.DW-1022는 대원제약과 라파스가 공동 개발 중이다. 대원제약은 유전자 재조합 세마글루티드를 합성펩타이드(케미컬시밀러)로 전환하는 원료의약품의 개발과 완제의약품 연구를 담당한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패치 생산을 담당한다. 기존 자가 주사제는 통증이 유발되고 2차 감염 우려가 있어 환자들의 부담감이 높은 편이다. 반면 DW1022는 간편하게 붙이기만 하면 되는 패치 형태이므로 환자들이 직접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마이크로니들은 고체 제형이기 때문에 상온에서 백신을 유통할 수 있고 대량생산도 가능하다.앞서 대원제약은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DW-1022’의 임상 1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임상 1상은 30명 규모로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은 위고비 용량별로 임상군을 나눠 1회 투약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DW-1022는 지난달 첫 환자에게 투약을 개시했다. 대원제약과 라파스CI. (이미지=각사)대원제약 관계자는 “DW-1022는 1㎜ 이하의 미세 바늘을 활용함으로써 체내 전달률이 높아 주사제와 경구약 외에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계획서에 따라 차질 없이 임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비만인구가 2020년 9억 8800만명에서 2035년 19억 1400만여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비만치료제 시장규모가 2030년까지 1000억달러(약 13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먹는 비만 치료제 개발에 샤폐론 관심 집중이날 샤페론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누베신(NuBesin®) 개발을 마치고 전임상 단계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누베신은 경구제다. 눈에 띄는 점은 누베신은 비만 원인 중 염증과 관련된 부분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현재 비만 치료제 대부분이 ‘GLP-1’ 기반 치료제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것과 작용 기전이 다르다. 또 GLP-1 계열 치료제는 주사제로 투약 편의성이 떨어진다. 반면 누베신은 알약(경구제)으로 투약 편의성이 높다.샤페론은 지난 2021년 ‘뉴베신’의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이후 2023년엔 일본과 인도에 각각 특허를 등록했다. 미국, 유럽, 중국엔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샤페론 측은 “샤페론은 미충족 수요가 높은 염증성 비만을 포함한 대사 질환 분야의 신약을 개발해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압타바이오, 빅파마 기술수출·공동개발 모멘텀 지속압타바이오는 기술수출이 기대감이 지속되며 연일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8일 보고서를 통해 “(압타바이오)가 현재 최근 빅파마 3곳과 황반병성 치료제 ‘ABF-1003’을 놓고 ‘기밀유지계약’(CDA)을 맺고 기술이전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전임상을 완료한 ABF-103는 과거 빅파마와 실사까지 갔다가 기술 수출에 실패했던 황반변성치료제 APX-1004F의 효과를 개량한 신약후보물질이다. 조영제유발급성손상 및 당뇨병성신증 등 2개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APX-115’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APX-115는 조영제유발급성손상 적응증으로 현재 280명 규모의 임상 2상 진행 중이다. 압타바이오는 오는 9월 1차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압타바이오는 APX-115를 놓고 일본 2개사·유럽 1개사와 기술수출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X-115는 인체내 활성화 산소 조절이 실패할 경우 발생하는 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역항암제 APX-343A는 이달 중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개발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APX-343A는 CAF(암 섬유아세포)를 저해하는 기전의 면역항암제다. APX-343A는 전임상을 완료한 상태다. 오 연구원은 “면역항암제 APX-343a는 빅파마와 공동 연구를 협의 중”이라며 “7월 중 결론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4.07.12 I 김지완 기자
에이프릴바이오, 기술이전 계약금 207억원 수령… “흑전 확실”
  • 에이프릴바이오, 기술이전 계약금 207억원 수령… “흑전 확실”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바이오 신약 개발 기업 에이프릴바이오(397030)가 기술이전 계약 상대방으로부터 계약금 약 200억원을 수령했다. 이로써 에이프릴바이오는 코스닥 상장 2년 만에 영업흑자 전환과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전망된다. ◇흑전,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유력12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에이프릴바이오는 전날 미국 바이오텍 에보뮨으로부터 기술이전 계약금 207억원을 수령했다. 앞서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R3’를 에보뮨에 최대 4억7500만달러(약 657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이 중 계약금이 1500만달러(약 207억원)에 이른다. APB-R3는 간섬유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터루킨18’(IL-18)을 조절하는 결합 단백질에 약효 단백질 혈청 내 반감기 증대시키는 SAFA 플랫폼을 적용해 치료 효과를 노리는 물질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코스닥 상장 이전에도 5400억원 규모 대규모 기술이전을 했다. 이에 따라 에이프릴바이오가 달성한 총 계약 규모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올해 영업흑자 전환과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전망된다. 현금 자산은 약 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에이프릴바이오의 올해 매출을 267억원, 영업이익은 66억5000만원으로 예상했다. 이번에 수령한 계약금 207억원과 2021년 기술수출한 또 다른 후보물질 ‘APB-A1’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60억원을 합산한 값이다. 영업이익은 판관비를 약 200억원으로 잡았을 때 수치다. APB-A1의 경우 기술이전 상대방인 룬드벡이 올해 3분기 임상 2상에 들어가면 추가 마일스톤이 발생한다. CD40L을 타깃하는 APB-A1은 2021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1상 IND를 승인받고 10월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에 약 5413억원에 기술이전을 체결했다. 룬드벡은 2022년 3월 임상 개시 후 지난해 8월 1상을 마쳤다. 에이프릴바이오는 내년에도 추가 마일스톤을 수령할 예정이다. 아토피성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APB-R3의 임상 2상이 2025년 상반기 진행할 예정이어서다. 에이프릴바이오가 지난달 공개한 임상 1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SAFA 플랫폼과 APB-R3의 안전성 및 반감기 증대 효과를 확인했고 모든 피험자에게서 중대한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플랫폼 사업 확장 지속”에이프릴바이오는 플랫폼 사업 확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플랫폼 기술수출은 ‘비독점계약’이 가능한 만큼 제 3,4의 기술이전 계약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기술수출은 신약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 또는 상업적 권리를 이전하는 것으로 계약 대상 단 한 곳만이 권리를 확보하는 일회성 방식이다. 그 동안 에이프릴바이오의 기술이전도 모두 신약 후보물질이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올해부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와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등에 SAFA를 적용하는 플랫폼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다수의 글로벌 사업개발(BD) 전문가를 충원하는 등 플랫폼 비즈니스를 위한 인력 확장에도 나섰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비만치료제로 큰 주목을 받는 GLP-1 기반 치료제를 개발 중이거나 항암시장에서 차세대 약물로 떠오른 ADC 기술을 연구 중인 글로벌 제약사들에 SAFA 플랫폼 적용 가능성을 타진해 공동개발하거나 기술이전을 하는 전략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비임상시험에서 APB-R3가 GLP-1 계열 치료제와 병용투여할 때 효능이 한층 개선되는 점을 확인했다.에이프릴바이오가 보유한 약물 지속형 플랫폼 SAFA 핵심은 약물 반감기를 늘리는 효능에 있다. SAFA 플랫폼은 혈중에 높은 농도로 존재하는 알부민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 절편을 치료용 단백질에 연결해 약물의 반감기를 연장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IL-18 결합 단백질의 인체 내 반감기는 약 1.5일(33~40시간) 수준이지만, SAFA가 적용된 APB-R3 반감기는 13~14일로 집계됐다. 반감기를 약 9배 가량이나 연장한 셈이다. APB-A1 역시 약 14일의 반감기를 나타냈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계약금 수령을 통한 흑자전환을 기점으로 SAFA를 활용한 플랫폼 사업 확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재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07.12 I 석지헌 기자
알테오젠,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中 시판허가 취득
  • 알테오젠,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中 시판허가 취득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바이오 플랫폼 기업 알테오젠(196170)은 중국 치루제약으로부터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ALT-L2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총국 산하 국가약품심사평가센터(CDE)에서 품목허가를 취득했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ALT-L2는 알테오젠의 초창기 파이프라인 중 하나이다. 초창기 회사는 당시 블루오션 시장이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일환으로 주요 블록버스터 항암항체치료제 중 하나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착수했다. 2016년 자체적으로 진행한 캐나다 임상 1상은 성공적이었으나, 글로벌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어 자체 개발을 중단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치루제약과 협상 끝에 2017년 기술수출을 진행했다. 그 결과, 중국에서 2022년 임상 3상을 마쳤고 지난해 4월에는 품목허가를 신청, 올해 7월 품목허가를 취득했다.알테오젠 관계자는 “아일리아와 허셉틴 두 가지 바이오시밀러 품목이 각각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허가를 받는 등 연구개발의 결실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첫 자체품목인 테르가제의 시판 및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술이 사용된 피하제형 치료제들이 상업화되면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07.12 I 박정수 기자
키순라 vs 레켐비 대결, ‘론자·삼바 ’ 항체 치매약 CMO 기대감 '솔솔'
  • 키순라 vs 레켐비 대결, ‘론자·삼바 ’ 항체 치매약 CMO 기대감 '솔솔'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바이오젠의 항체 기반 치매치료제 ‘레켐비’의 매출 신장이 점쳐지는 가운데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동종 신약 ‘키순라’도 미국에서 시판 허가됐다. 레켐비와 키순라가 주도해 치매 분야 항체 치료 시장을 2029년경 20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시킬 것이란 전망이다.이에 따라 스위스 론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우시) 등 위탁생산(CMO) 기업들도 치매분야 항체치료제 수주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벌일 전망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일라이릴리나 바이오젠과 오랜 협력을 이어오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치매 항체치료제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 등이 공동개발한 ‘레켐비’와 미국 일라이릴리의 ‘키순라’등이 경쟁적으로 치매 분야 항체치료제 시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 론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관련 위탁생산(CMO) 물량을 수주해 나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공=게티이미지, 각 사)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조기 치매 또는 경도인지장애 치료제로 키순라(성분명 도나네맙)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키순라는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과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국에서 승인된 치매 분야 항체치료제가 됐다.지난 1월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키로 결정된 아두헬름을 제외하면, 레켐비와 키순라가 미국 시장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키순라는 투약 편의성과 효능 우위 등을 내세워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을 늘리면서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각사에 따르면 키순라는 월1회 투약하며, 6개월 지속 투약 시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35%이다. 반면 레켐비는 2주에 1번씩 투약하며, 같은 기간 투약한 임상에서 인지기능 개선 효과는 27%로 나타났다.현재로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본궤도에 오른 레켐비가 시장 선점에 유리한 상황이다.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개발한 레켐비는 미국에서 지난해 1월 가속승인된 다음, 6개월만인 같은 해 7월 완전승인됐다. 현재 미국과 일본(2023년 12월), 중국(2024년 7월) 등지에서 레켐비가 차례로 출시됐다. 한국에서도 해당 약물이 이미 허가된 만큼 연내 시장에 출격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이외에도 유럽연합(EU) 및 기타 14개국에서 레켐비에 대한 허가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 에자이 측은 올해 레켐비의 글로벌 매출이 565억엔(한화 약 485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치매신약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두 약물의 효능이 하나를 찍어 누를 만큼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레켐비 역시 투약 간격을 월1회로 늘리려는 용법에 대해 미국에서 허가 심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두 약물은 시장에서 경쟁적으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글로벌 치매 분야 항체 치료 시장을 레켐비와 키순라 등이 견인해 나갈 것이란 의미다.자가면역질환 또는 항암 질환에 집중됐던 항체치료제의 범위가 치매까지 확대되면서, 관련 CMO 기업에게는 또다른 기회가 열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항체 CMO 전문 기업으로는 론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우시 등 세 곳이 꼽힌다.각 사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용량은 현재 1~4공장 기준 60만 4000ℓ에서 5공장 완공시 총 78만4000ℓ로 확대된다. 론자는 △자체 시설(32만ℓ) △미국 제넨텍으로부터 지난 3월 인수한 바카빌 생산시설(33만ℓ) △증설 중인 시설(13만 6000ℓ) 등 총 78만7000ℓ의 생산용량을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이 두 곳보다 적은 43만ℓ의 생산용량을 보유하고 있다.한편 론자 측은 2029년 치매 분야 항체치료 시장이 150억 달러(한화 약 20조 5700억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수주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항체 CMO에 강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유력한 치매 신약 수주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CDMO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바이오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이 미국에서 예정대로 시행돼 우시가 타격을 받는다면 사실상 론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키순라나 레켐비 등의 CMO를 두고 경쟁을 이어갈 될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일라이릴리나 바이오젠 등과 꾸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체 기반 치매치료제의 CMO를 상당부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실제로 지난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라이릴리와 2562억원 규모 의약품 CMO 증액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에 양사가 합의한 3278억원에 2562억원이 추가되면서 계약금액은 총 584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회사는 2020년 일라이릴리의 코로나19 중화항체 치료제를 대량생산해 공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과 10년 이상 협력해왔다. 현재 회사의 자회사가 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합작해 설립한 기업이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일라이릴리나 바이오젠 등은 최근 10여 년 사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다양하게 협력을 맺어 온 기업이다”며 “이들이 치매 분야 항체 치료제의 글로벌 진출 및 생산 물량 증대분을 충당하기 위해 또다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4.07.12 I 김진호 기자
이중항체 대체할 '다중항체' 치료제 개발 경쟁 본격화
  • 이중항체 대체할 '다중항체' 치료제 개발 경쟁 본격화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바이오 의약품의 대표주자인 항체치료제는 단일항체에서 이중항체를 거쳐 삼중·사중 등 다중항체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현재 다가 독감백신이 널리 쓰이는 것처럼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면 항체 분야 역시 다중항체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단일 또는 이중항체와 달리 다중항체 분야에서 글로벌하게 우뚝 설 K-제약바이오 기업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일반적인 단일클론항제의 3차원 그래픽.(제공=게티이미지)◇다중항체 최초 신약 혈액암 적응증 가질 가능성 ↑항체치료제는 처음 개발된 1985년 이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미국 애브비의 ‘휴미라’와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 등으로 대표되는 단일클론항체 기반 약물 5종이 지난해 세계 10대 의약품 목록에 포함됐다. 시장규모만 약 700억 달러(한화 약 96조 6700억원)에 이른다.2010년대 중후반부터 연구가 시작된 이중항체 신약은 현재까지 미국 기준 총 9종이 시판허가됐다. 이중항체 신약 중 스위스 로슈의 ‘바비스모’(2022년 미국 승인, 황반변성) 및 ‘헴리브라’(2017년·황반변성)를 제외하고 7종이 항암 분야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또 항암 분야 이중항체 신약 중 얀센의 ‘리브리반트’(2021년·폐암)와 미국 이뮤노코어 ‘킴트랙’(2022년·흑색종)을 제외한 나머지 5종은 모두 혈액암을 대상으로 승인됐다. 이중항체 신약 역시 시장성과 적응증 확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이제 글로벌제약사들은 속속 삼중·사중항체 등 다중항체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0 여종의 다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이 미국에서 임상 1상 또는 임상 1/2상 단계에 올라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프랑스 사노피(3종)와 미국 머크(MSD)(4종), 중국 쓰촨베일리 및 시스티뮨(3종) 등을 대표적인 다중항체 개발사다..사노피의 경우 2종의 삼중항체 신약후보물질에 대해 각각 급성림프구성백혈병(임상 1/2상)과 다발성 골수종(1상), 나머지 1종은 HER2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반면 MSD는 △다발성 골수종(1종) 임상 1상 △소세포폐암(1종) 임상 1/2상 △전립선암(1종)임상 1/2상 △MSLN 양성 암 임상 1/2상 등을 수행하고 있다.이남경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신약중개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현재 개발 중인 물질의 임상이 순항하면 2030년을 전후로 최초의 다중항체 신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이중항체 분야 첫 신약이었던 ‘블린사이토’처럼) 그 첫 적응증은 혈액암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중항체가 작용해 면역세포를 데려와도 고형암 주변에 두터운 장벽을 뚫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그래서 혈액암 적응증을 가진 이중항체 신약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이 다중항체에서도 벌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한 기자]◇“다중항체 효능 기대大, 체내 안정성 확보가 숙제”일반적으로 다중항체는 특정 암을 타깃하는 항체와 T세포 또는 자연살해(NK)세포 관련 연결항체(인게이저) 등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설계한다.이 선임연구원은 “T세포 인게이저는 T세포와 결합하는 부위다. 이게 T세포에 붙은채 다른 쪽에 붙은 항체가 암 주변으로 인도해 공격하게 만드는 방식이다”며 “이런 것을 이중 또는 삼중으로 구성해 늘릴수록 치료에 대한 기대 효능이 커질 것이다”고 강조했다.하지만 항체가 늘어날수록 구조적인 안정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면역글로블린(IgG) 기반 항체는 체내 안정성이 좋다. 항체를 다중으로 겹칠수록 팔(접합체)도 늘어나야 한다”면서 “이런 팔들이 약물 생산 과정에서 제대로 붙어 있는지도 문제지만, 체내에서 원하는 목적이 이뤄질 때까지 붙어 있다가 제때 떨어지는 기술도 더 검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이 선임 연구원은 “현재 세계 각지에서 대부분 삼중항체에 대한 연구개발이 널리 수행된다”며 “세 방향의 팔의 특이성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높이려는 연구가 일정 궤도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노력이 결국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항체나 이중항체 치료 시장이 결국 다중항체 시장으로 재편되는 길을 걷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국내에서는 와이바이오로직스(338840)나 이수앱지스(08689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등 항체 전문기업이 다중항체 기술 및 관련 후보물질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항체 바이오시밀러 전문 셀트리온(068270)도 다중항체 발굴을 위해 국내 바이오텍인 싸이런 테라퓨틱스와 1조원 규모의 공동 연구 옵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07.12 I 김진호 기자
셀트리온, 짐펜트라 시너지 효과 기대…목표가↑-KB
  • 셀트리온, 짐펜트라 시너지 효과 기대…목표가↑-KB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KB증권은 12일 셀트리온(068270)에 대해 연말로 갈수록 가속도가 붙을 짐펜트라와 원가율 개선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26만원으로 4%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2분기 매출액은 8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7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57.7%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컨센서스를 각각 4.9%, 13.9%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혜민 연구원은 “컨센서스를 상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주요 동력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점유율 잠식없이 발생하고 있는 램시마IV의 견조한 성장과 바이오시밀러 전반의 매출확대에 기인한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짐펜트라는 유일한 인플릭시맙 SC제형의 신약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번들링 효과도 주목해야 한다”며 “향후 출시될 스텔라라 시밀러와 함께 TNF-alpha, IL17&IL23 기전을 모두 공략할 수 있어 처방의와 환자의 우호적인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항암제가 아닌 자가면역질환 특성상 환자가 한번 전환되면 꾸준히 처방될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각각 2024년 5월, 7월에 졸레어 시밀러 CT-PP39에 대한 유럽 위원회(EC) 최종판매허가를 받았고, 아일리아 시밀러 CT-P42에 대한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 승인 권고도 확보했다”며 “이를 통해 2025년의 추가 성장동력들도 순항하고 있어 시밀러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매출확대 및 이익률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약제급여관리기관(PBM)과 약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고서가 발간됐고, PBM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한다는 WSJ 소식도 보도됐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슈이지만 현재로써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은 △미 정부의 정책적 방향은 약가 인하이고, 이를 통해 △PBM 커버리지로 시밀러 제품의 판매가 증대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2024.07.12 I 박정수 기자
 ‘악마의 사과’ 토마토
  • [이우석의 식사] ‘악마의 사과’ 토마토
  • 오스테리아 밀즈 토마토 냉파스타 카프레제 콜드 카펠리니오스테리아 밀즈 토마토 냉파스타 카프레제 콜드 카펠리니[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 땡볕, 사람만 뜨겁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21세기 세계인의 식탁에 주인공 노릇을 자처하고 있는 토마토도 벌겋게 달군다.7월 시장에는 토마토가 쏟아진다. 조생종인 ‘도태랑’ 품종부터 출하된다. 단맛, 신맛, 짠맛에다 감칠맛까지 두루 품은 토마토는 이제 세계인이 가장 즐겨 먹는 채소가 됐다. 불과 4세기 만에 이뤄진 일이다.◇16세기 유럽에 처음 소개된 토마토신대륙 남아메리카의 지붕 안데스가 구세계에 준 값진 선물이다. 의외로 토마토는 가짓과에 속한다. 따라서 완숙 전에는 미량의 독성(솔라닌)이 있다. 하지만 빨갛게 익고 나면 사라진다.16세기 중남미 침략에 나섰던 스페인에 의해 유럽으로 소개됐다. 스페인이 토마토를 가져간 남미 문명인 아즈텍 원주민은 토마토를 나와틀어로 ‘시토마틀’(Xitomatl)이라 불렀다. 비슷하게 들리지 않겠지만 토마토 이름의 유래다. 초콜릿 역시 소코라틀(Xocolatl)이라 해서 ‘쓴 물’이란 뜻의 나와틀어였다.처음 토마토가 유럽에 상륙했을 때는 그저 관상용이었다.토마토를 본 유럽 사람들은 ‘악마의 독사과’, 즉 맨드레이크(만드라고라)와 닮았다며 두려워했다. 맨드레이크는 독성과 마취성분이 강한 데다, 교수대 아래에서 자란다는 괴담까지 있어 유럽인들이 취급하기 꺼리던 식물. 가짓과에다 붉은색까지 같은 토마토를 오해한 것이다.심지어 암살에도 쓰였다. 미국 독립전쟁 중 조지 워싱턴을 암살하기 위해, 한 창의적인(?) 영국 첩자가 토마토즙을 그릇에 발랐다. 거사는 당연히 실패했다. 워싱턴은 유난히 그날따라 맛있는 만찬을 즐겼을 것이다.이후 토마토의 뛰어난 맛과 영양이 밝혀지면서 단숨에 유럽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강한 일조량과 토양으로 재배에 딱 맞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 국가에선 주방에 절대 빠지지 않는 채소로 떠올랐다. 특유의 달콤하고 짭조름한 맛과 어떤 식재료에도 어울리는 감칠맛 성분은 다른 어느 채소도 따라가지 못했다. 토마토 자체가 천연 조미료의 대명사가 되는 순간이었다. 토마토의 식용이 일반화된 것은 1800년대. 이때부터 다양한 토마토 요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복싱타이거 토마토 칵테일 블러디 메리◇유럽을 대표하는 식재료가 되다 토마토는 과육을 그대로 잘라서도 쓰지만 으깨거나 갈아서 수프부터 소스, 주스, 퓌레, 절임, 케첩 등으로 다양하게 가공할 수 있다. 어떤 식재료와 함께 조리한대도 맛이 좋아지니 다채로운 음식에 쓰였다. 혜성처럼 등장한 최고 식재료를 가장 환영한 고객은 이탈리안이었다. 피자와 파스타에 이처럼 어울리는 양념이 없었다. 아마도 한국인이 고추를 받아들인 기분이었을 것이다.감칠맛과 향을 내는 3대 식재료. 토마토와 치즈, 바질을 쓰는 수많은 이탈리아 전통 음식은 이때 탄생했다. 이탈리아 국기가 괜히 빨간색, 하얀색, 녹색이 아니었다는 농담이 나돌 정도로 이탈리안 퀴진(요리법)에선 이 세 가지 식재료를 즐겨 쓴다.인근 유럽 국가에서도 앞다퉈 토마토를 쓰기 시작했다. 지중해 연안에서 토마토는 귀중하기로 으뜸가는 식재료가 됐다. 19세기 초에는 현재 세계 3대 소스에 명함을 내밀고 있는 ‘토마토 케첩’이 등장하기에 이른다.지난 젓갈 편에서 언급했듯 케첩은 남방 중국계 생선소스 중 하나인 규즙의 푸젠성 사투리 발음 ‘꿰짭’에서 유래했다. 꿰짭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까지 퍼져나가며 ‘크찹’이 됐고 내용물도 견과류나 버섯 등 식물성 재료가 추가되는 등 다양하게 바뀌었다.다시 영국인에 의해 유럽으로 건너가며 비로소 지금의 케첩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제국주의 영국은 비슷한 시기에 인도로부터 카레를 들였고 케첩까지 유입되며 식탁의 다양성이 강조되던 시대였다. 내용물도 생선이 아닌 버섯과 양파 등으로 만들다가 미국 회사 하인스(Heinz)에 의해 토마토를 사용한 케첩이 처음 탄생했다.토마토 페이스트(회사마다 다르지만 40∼65% 정도)에 소금과 설탕, 식초를 넣은 토마토케첩은 달콤한 감칠맛과 그 간편함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며 순식간에 식탁을 점령했다. 때마침 태동한 미국의 패스트푸드 열풍과 어깨를 겯고 토마토케첩은 원조(?) 젓갈 케첩을 아예 기억 속에 잠재우며 주도권을 장악했다. 지금은 케첩 하면 도저히 다른 재료를 떠올릴 수 없다. 무조건 토마토로 인식된다.상해소흘 토마토 계란볶음◇토마토는 과일일까, 채소일까토마토가 과일이 아니고 채소라는 말이 있는데 이도 사실 알쏭달쏭하다. 사실 조리해 먹으면 채소고 후식으로 쓰면 과일이란 분류도 우습다. 아무튼 이는 과채류란 이름으로 다소 해결됐지만 사실 이 논쟁은 미국에서 수입 관세 문제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19세기 미국은 씨가 들어 있는 열매는 무조건 무관세 대상인 과일로 규정했는데 그러다 보니 유럽산 토마토가 대량 수입되며 싼값으로 팔려 자국 농가의 불만이 쌓였다. 그래서 토마토를 채소로 규정하는 새로운 분류를 제시했다. 유럽에선 여전히 과일이다. 지금 우리나라 관세청에선 토마토를 ‘채소류’로 규정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에선 ‘과채류’로 분류하고 있다.채소든 과일이든 간에 토마토는 식탁에 음식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중국은 일찌감치 토마토를 식용으로 받아들이면서 자국 요리문화를 대폭 발전시켰다. 광둥요리를 비롯해 중국 전역에서 수많은 요리에 토마토를 쓴다. 중국은 토마토를 구대륙으로 꺼내온 스페인과 비슷한 시기에 식용하기 시작했다. 스페인 식민지 필리핀에서 토마토를 먹기 시작했고 이를 중국에 전파한 것. 덕분에 한반도에도 조선 광해군 때 이미 그 이름이 등장한다. 지봉유설에 남만시(南蠻枾)란 이름으로 토마토가 소개된다.중국 가정에서 자주 먹는 반찬인 시홍스차오지단은 이른바 토마토 달걀볶음이다. 시홍스는 ‘서양홍시’란 뜻이다. 화교들은 집에서 자주 먹었으나 메뉴로 팔지는 않던 것을 양꼬치집에서 안주로 소개하면서 이젠 꽤 유명해졌다. 달콤하고 고소한 맛에 반한 젊은층은 아예 ‘토달볶’이란 애칭까지 붙여주며 굳건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흥건한 국물 요리인 토마토 달걀국도 있으며, 여기다 밀가루 편을 넣은 거다탕도 있다. 산라탕, 중국식 오므라이스 단바오판 등에도 토마토가 들어간다. 가만 보면 토마토를 달걀과 함께 요리하는 경우가 잦은데 맛과 영양적 궁합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짭조름한 단백질 덩어리 치즈와도 잘 맞는다.일본에는 그저 차가운 토마토를 썰어내기만 한 ‘히야시도마도(냉토마토)’란 안주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여름에 먹는 냉라멘 격인 히야시주카에도 여름 채소 토마토 토핑이 올라간다. 평상시에는 또 토마토케첩을 소스로 사용한 나폴리탄 스파게티를 즐긴다.◇영양분 탁월한 토마토, 여름의 선물우리나라에서는 토마토를 요리에 쓰기보다는 과일로 여겨 그냥 먹거나 갈아서 주스로 마시는 경우가 많다. 토마토의 감칠맛 성분은 글루탐산나트륨(MSG)으로 우리가 아는 조미료의 주성분과 같다. 생으로 먹을 때보다 다른 식재료와 함께 조리하면 더욱 제맛을 낸다는 얘기다.토마토는 영양성분이 탁월하다. 토마토의 핵심 영양소는 과육의 붉은색 성분인 리코펜(Lycopene·또는 라이코펜)이다. 리코펜은 특히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고, 항암 효과도 인정받았으며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특히 여성 유방암, 남성 전립선암에 좋다 해서 많은 이가 찾아 먹는다. 만병통치 식재료다.토마토는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와 미용에 관심 있는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돕고 비타민K는 칼슘 배출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괜히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꼽힌 것이 아니다.토마토의 효능 중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해장 기능이다. 서양에선 딱히 해장이랄 게 없지만 그나마 토마토로 해장하는 경우가 많다. ‘해장술’ 블러디 메리나 피자, 멕시칸 부리토에도 죄다 토마토가 들어간다. 실제로 연구해보니 리코펜이 술독(아세트알데하이드)을 배출시킨단다. 어찌 알고 해장으로 토마토를 택했을까. 집단지성의 학습효과란 이처럼 뛰어나다. 술꾼들도 대를 이어 몸 바쳐 공부하는 모양이다. 봄날부터 작렬한 뜨거운 태양이 맺은 결실 제철 토마토. 이 빨간 보물 덕에 입맛도 살고 몸도 거뜬해진다. 여름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토마토 맛집▶토마토계란볶음=상해소흘. 화상(華商)들로 가득한 연남동에서 본토 대륙의 메뉴를 선보이는 중화 포장마차. 다양한 메뉴를 적당한 양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 찾는 이가 많다. 토마토 계란볶음의 맛을 완성하는 신의 한 수는 케첩이다. 생토마토를 으깨고 볶다가 반드시 케첩을 넣어 마무리하는 것이 오히려 정통 스타일이다. 상큼한 토마토가 입맛을 최대한 끌어올리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달걀이 뒤를 받친다. 서울 마포구 동교로 272.▶파스타=오스테리아 밀즈. 대구와 경주, 2곳에만 있다. 맛좋은 이탈리안 퀴진으로 소문난 집이다. 주택가 이면도로에 있지만 많은 이가 찾는다. 카프레제 콜드 카펠리니는 여름과 잘 어울리는 냉파스타다. 토마토와 치즈를 얹은 카프리 스타일 샐러드인 카프레제에 가느다란 카펠리니 면을 함께 내는데 시원하고 맛깔난다. 소면만큼 가는 파스타가 새콤달콤한 방울토마토 절임, 진한 바질 페스토, 수제 브라타 치즈와 잘 어울린다. 대구 수성구 동원로1길 26 1층. ▶블러디 메리=복싱타이거. 워커힐 우바와 JW메리어트 동대문 그리핀 출신의 유명 믹솔로지스트(칵테일 믹싱 전문가) ‘호야 킴(김형규)’가 오너 바텐더로 운영하는 집이다. 스타터로나 해장술로나 모두 좋다는 블러디 메리(Bloody Mary). 레시피가 생각보다 까다로워 잘 하는 집 찾기가 힘들다. 보드카 베이스에 무가당 토마토 주스를 채우고 약간의 소금과 통후추, 타바스코소스, 돈가스 소스, 레몬주스를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다. 해장보다는 중독성 있는 술맛으로 찾는 마니아층이 많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510-3. 지하 1층. 2만 원(보드카 지정 가능).
2024.07.12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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