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해리스, 중산층 겨냥 '생활비 인하' 공약…"실현 가능성 낮아”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중산층 및 저소득층을 겨냥해 내놓은 ‘생활비 인하’ 공약이 현실적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유권자들의 ‘입맛’에 맞춘 포퓰리즘적 정책들이어서 입법적인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많은 여론조사에서 생활비 문제는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시기에 부통령을 지낸 만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불리한 입장에 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숨기려 하지 않고 주거·의료·식료품 비용을 낮추겠다는 공약과 함께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20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의 생활비 인하 공약은 미국을 더욱 자멸적인 상황으로 몰아갈 위험이 있다. 오히려 성장에 부담을 주고 가격을 더 높아지는 등 의도와 다르게 정반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그의 전략이 이해할 수 있다고 해서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최대 관심사 주거·식료품 인하…“세부 시행 계획 없어”우선 주거비 인하를 살펴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향후 4년 동안 300만채의 신규 주택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400억달러 기금을 조성해 지방정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생애 첫 주택 구매자를 대상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계약금 2만 5000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외에도 월가 투자자들이 주택을 대량 구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특정 연방 토지가 새로운 주택 개발을 위해 재활용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는 근본 원인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계약금 지원은 집값을 더 상승하게 만들 것”이라며 “월가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의 단독 주택은 1% 미만에 불과하며, 이들 투자자는 주택을 구매한 게 아니라 (해리스 부통령이 원하는 것처럼) 새로 건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신규 주택을 짓는 것은 지방정부이며 자금 지원을 받더라도 이들은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에선 약 400만~700만채의 주택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공약은 식료품 가격 인하 계획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스티커 쇼크’가 문제라고 주장한다. 7월 기준 미국의 식료품 자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1% 상승했지만, 팬데믹 직전해인 2019년과 비교하면 26% 높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대기업이 소비자들을 불공정하게 착취해 폭리를 취하는 것을 막겠다”며 연방정부 차원에서 식료품 가격 인상 금지 규칙을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멋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가장 큰 분야인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책임론’에 대응하려는 의도지만,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공급망 악화로 원자재·에너지 등에 대한 지출이 증가한 것이 가격 인상의 원인이어서다. 당시 공급 대비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정부의 현금 지원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이코노미스트는 “업계 경쟁을 저하해 가격 인상을 유발하는 불공정한 인수·합병(M&A)을 단속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기존의 반독점 정책을 재차 언급한 것에 불과하다”며 “기업의 탐욕에만 초점을 맞추고 어떻게 가격을 떨어뜨릴 것인지 세부 사항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진보 좌파 정권에서 흔히 제기하는 비난”이라며 ‘공산주의적 가격 통제’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비 공약은 보험료 폭탄, 감세는 재정악화 촉발의료비를 낮추려는 계획 역시 보험료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인슐린(월 35달러)과 처방약(연 2000달러) 가격 상한을 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밀린 의료비 부채도 탕감해주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의료 서비스가 필요할 때마다 부채는 다시 쌓이게 된다. 의료비가 높은 원인이 아닌 빠른 해결책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노인들을 위해 약물 비용 상한을 제한하는 바이든 정부의 유사한 조치도 막대한 보험료 인상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저소득 및 중소득 가정을 타깃으로 한 세금 감면은 연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확대해 미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녀 세액 공제를 2000달러에서 6000달러로 늘리고, 자녀가 없는 저소득층을 위해 소득세 공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세수 확보를 위해 법인세를 21%에서 28%로 높이고, 연소득 40만달러 이상 부유층 소득세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팬데믹 기간 자녀 세액 공제가 크게 확대됐을 때 아동 빈곤율을 약 50%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래에 대한 투자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미 정부 예산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7%에 달하는 데다, 국가부채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이다.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대로라면 향후 10년 동안 미 정부 적자가 1조 4000억달러 더 늘어난다. 트럼프 전 대통령(향후 10년 동안 4조 5000억달러 추가)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부담이 크다. 이코노미스트는 “해리스 부통령의 세수 확보 계획으로는 공약에 필요한 전체 비용을 충당할 수 없다”며 “가장 큰 문제는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들은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수액 大戰…달아나는 JW생명과학, 바짝 쫓는 HK이노엔 [용호상박 K바이오]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국내 수액제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시장을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된다. 수액은 크게 ‘기초수액’과 ‘종합영양수액’(TPN)으로 구분되는데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종합영양수액이 국내외에서 주목받으면서 성장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기초수액은 수익성이 낮지만, JW생명과학(234080)은 수액 한 우물을 파면서 식사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영양을 공급해주는 종합영양수액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했고 결국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JW생명과학에 이어 최근 국내에서는 HK이노엔(195940)이 적극적으로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등 추격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전공의 파업 여파로 실적 악화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매출이 소폭 감소하거나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기초수액에 종합영양수액이 더해지면서 시장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액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2021년 4300억원 가량에서 올해 약 4980억원 규모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525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액 시장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JW생명과학과 HK이노엔 수액 제품 매출 및 생산능력 등 비교.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수액 제품, 국내외 무대 확장JW생명과학은 기초수액과 종합영양수액 모두 국내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는 1위 기업이다. 기초수액의 경우 국내 시장 5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영양수액 분야에서도 점유율 약 40%로 1위를 수성하고 있다.JW생명과학은 위너프 출시 첫 해 글로벌 수액 기업 ‘박스터’와 위너프 독점 수출 계약을 체결다. 2019년에는 위너프를 유럽 시장에 수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몽골 수출을 개시하면서 아시아 시장 공략도 시작했다.JW그룹은 수액과 관련해 그룹사를 통해 체계적인 구조를 만들었다. 먼저 JW생명과학이 수액제 개발과 생산을 전담하며, JW홀딩스가 수출을, JW중외제약이 국내 영업 마케팅을 담당하는 등 효율적으로 운영 중이다.JW생명과학의 매출은 2021년 1698억원, 2022년 1889억원, 2023년 206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2년 271억원과 2023년 30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약 15%를 유지 중이다.JW생명과학 관계자는 “유럽시장에 자체 기술로 개발·생산한 영양수액이 진출한 것은 아시아권 제약사 중 JW가 처음”이라며 “생산시설 기준으로는 비유럽권 공장 중 당진 수액공장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HK이노엔은 전신인 CJ헬스케어 시절인 1992년부터 수액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엔 기초수액만 있었지만 2020년을 전후로 영양수액 제품도 판매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지난해 기준 HK이노엔의 수액 매출은 1142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HK이노엔 전체 매출 중 약 14%에 해당한다. 특히, HK이노엔은 수액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과 숙취해소제 ‘컨디션’과 함께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한 3대 성장 축 중 하나로 꼽고 생산과 영업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또 HK이노엔은 최근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파업으로 기존 3차병원 중심이었던 수액 영입마케팅을 1·2차 병원으로까지 확대했다. 그 결과 올해 2분기 수액 실적은 전년 대비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HK이노엔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수액제 시장의 성장성이 커짐에 따라 기초, 특수, 영양수액 전 분야에 고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료진과 환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용량과 제품군을 폭넓게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생산 능력, 바짝 쫓아온 HK이노엔JW생명과학은 2006년 충남 당진시에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Non-PVC 수액제 전용 공장을 준공해 단일 백(Bag) 형태 기초·영양·지질수액 생산라인 총 6개를 가동 중이다.2017년에는 시간당 2000개, 연간 800만개 생산이 가능한 세계 최대 수준의 중·대용량 종합영양수액제 전용 전자동 생산설비 ‘영양수액 2라인’을 구축하면서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수액 생산 업체로 거듭났다.JW생명과학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2년 10월 1000㎖ 이상의 중·대용량뿐만 아니라 200㎖ 수준의 소용량까지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생산라인 ‘영양수액 3라인’을 완공하면서 경쟁사 대비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설비를 마련했다.JW생명과학 관계자는 “종합 영양 수액제 포함 연간 생산 능력은 1억2220만개로 국내 최대며, 플라스틱 용기 수액류 포함 시 연간 1억8000만개로 이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수치”라고 말했다.HK이노엔은 1000억원 규모의 오송 수액신공장을 설립하고 가동 중에 있다. 기존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5000만개였으나 오송 신공장의 가세로 연간 생산능력이 1억1000만개까지 늘었다. 오송 신공장은 전 공정이 자동화돼 수율을 극대화시켰다.오송 공장에서는 대용량의 기초수액 제품이 생산되고 있으며, 기존 대소 공장은 소용량 기초수액과 영양수액이 생산되고 있다. HK이노엔은 오송 공장에서도 영양수액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HK이노엔 관계자는 “수액 분야에서는 오송 수액신공장 가동 및 종합영양수액 신규 라인 증설 등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JW생명과학 위너프에이플러스주(왼쪽)와 HK이노엔 오마프플러스원주. (사진=각 사 제공)◇돈 되는 영양수액 치열…연구개발도 적극기초 수액은 퇴장방지의약품으로 건강보험급여로 원가를 보전하는 수준이라 수익성이 낮은 반면, 종합영양수액제는 기초수액 대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의약품으로 꼽히다.실제로 건강보험에서 최저 수준의 마진만 인정하는 기초수액과 달리, 영양수액은 비급여 의약품으로 일반적으로 50% 이상의 매출이익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JW생명과학은 2014년 3챔버 영양수액 ‘위너프’ 출시 후 꾸준한 연구개발을 거쳐 국내 최초로 임상 3상 거친 고함량 아미노산 영양수액 ‘위너프에이플러스’까지 출시했다. 3챔버 영양수액은 하나의 용기를 3개로 구분해 포도당, 아미노산, 지질 등 성분을 간편하게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위너프에이플러스는 아미노산 함량을 높이고, 포도당 함량은 낮춰 중증환자의 영양공급에 최적화된 영양수액이다. 구체적으로 포도당, 아미노산, 지질 혼합액 1ℓ 기준 총 아미노산 함량이 기존 위너프 대비 25% 높다. 또 중증환자들은 움직임 등이 제한돼 있어 고혈당증(Hyperglycemia) 발생률이 높은데 이 점을 고려해 포도당 함량은 34% 낮췄다.JW생명과학은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에도 지속 투자 중이다. JW생명과학은 2003년 수액 전문 연구기관인 HP연구센터를 열고 수액 제조관련 기술을 체계화 및 집약하고 연구 발전 시켜 품질 국제화 시대에 대비 중이다. 실제로 JW생명과학은 2022년 약 69억원, 2023년 63억원 가량의 연구비를 투자하는 등 수액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JW생명과학 관계자는 “위너프에이플러스는 위너프 특징인 오메가6와 오메가3 지질 조성 비율 2.1:1은 그대로 유지했다”며 “고함량 아미노산 종합영양수액 중 최초로 말초정맥용 제품도 함께 출시했다”고 강조했다.HK이노엔은 올해 2월 종합영양수액제 ‘오마프플러스원주’와 ‘오마프플러스원페리주’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오메가3 비율을 높이고,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을 1대1로 맞춰 균형 있는 지방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또 오마프플러스원 시리즈 제품의 경우 국내 출시된 종합영양수액제 중 정제 어유의 함량이 가장 높다. 정제 어유는 오메가3 지방산인 EPA와 DHA를 다량 함유해 환자의 면역기능 향상과 염증반응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K이노엔은 수액 제품 가치 증대를 위해 국제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에 나설 뿐 아니라 학술지 논문 발표도 진행하고 있다.HK이노엔 관계자는 “수액과 관련해서는 미충족수요를 반영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국내 최초 수액 ‘대한약품’, 성장세 지속JW생명과학과 HK이노엔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수액의 원조로 불리는 대한약품(023910)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대한약품의 전신인 대한약품화학공업사는 1953년 국내 최초로 5% 포도당 수액을 만들기 시작했다. 1972년엔 수액제 공급 군납업체로 지정되면서 베트남전에 수액을 공급했으며, 199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대한약품 매출은 2022년 1843억원, 2023년 1959억원이었으며 올해는 2017억원으로 2000억원의 벽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약품의 매출 중 78%가 수액 제품에서 나온다. 특히, 대한약품은 기초수액 중심의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임에도 수액 백(Bag) 제품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해 원가절감을 이뤄내는 등 영업이익률은 18% 안팎을 기록 중이다.생산 능력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한약품은 2013년 구공장 멸실 후 8000평 규모의 신규공장을 세웠다. 이어 2016년도에는 수액백제품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해 원가절감을 이뤄냈고 영업이익이 상승했다. 아울러 2022년 2500평 규모의 제품창고를 완공했으며, 2023년에는 부족한 제품재고 확보와 원가절감을 위한 1000평 규모의 자동화 창고 건축을 시작했다.대한약품 역시 수익성이 높은 종합영양수액 시장 진출을 위해 2021년 9월 ‘테트라프주’와 ‘테트라프페리주’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지만 아직까지 출시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는 “품목허가는 받았으나 급여 또는 비급여 등의 문제로 제품 출시가 늦어지는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신 훔쳐 인체조직을".. 업계 충격 속 '이 기업' 청신호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최근 중국의 한 업체가 인체조직 이식재를 불법으로 생산·판매한 것이 적발되면서 엘앤씨바이오(290650)의 중국 진출에 수혜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불법적으로 사업을 영위해온 업체들이 구조조정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엘앤씨바이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엘앤씨바이오 중국 쿤산 공장 (사진=엘앤씨바이오)◇시신 훔친 업체 적발…쑥대밭 된 중국 동종 이식재 업계14일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중국 업체 아오루이생물(Shanxi Aorui Biomaterials Co., Ltd.)이 2015년부터 2023년까지 9년간 4000여 구의 시신을 훔쳐 인체 이식재를 생산·판매한 것이 적발됐다. 해당 업체는 중국 쓰촨성과 광시좡족자치구, 산둥성 등지에서 화장장과 불법으로 연계해 사들인 시신으로 인체조직 이식재를 만들어 3억8000만위안(한화 약 730억원)의 이득을 챙겼다.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중국 의료반부패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중국 수사당국은 아오루이생물의 인체 골격 재료·반제품 18여t, 완제품 3만5077건을 압수했다. 또 중국 정부는 동종이식재 생산기업들에 생산중지 또는 제한생산 명령도 내렸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중국 내 기업들이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중국 내에서는 이처럼 반인류적인 범죄가 일어난 것에 대해 공분하고 있는 분위기다. 시노팜(Sinopharm), 산보 브레인(Sanbo Brain), 다보 메디칼(Dabo Medical) 등 현지 업체들은 이번 사태와 무관한 것은 물론, 아오루이생물과 사업적인 거래를 한 적이 없다고 선언하는 등 일제히 선을 긋고 있다.한편으로는 중국 내에서 동종 인체조직 이식재를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정형외과 의사는 현지 매체를 통해 수술에 사용되는 동종골(骨)의 공급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느껴왔다고 고백했다.인체에서 채취한 뼈 조직인 동종골과 달리 인공 뼈는 하중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수술에 사용하기 어렵다. 이 의사는 “중국 내에서는 기증에 대한 인식이 낮아 동종골 기증자가 부족한 데다 규제 정책의 진전이 더뎌 동종골을 구하기 어렵다”며 “업계의 법률 및 규정 위반은 전적으로 불합리한 규제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합법적 인체 조직 기증 절차 거친 엘앤씨차이나 부각될까중국은 2020년 조직 기증이 법적으로 인정됐지만 아직 인체조직 기증을 위한 별도의 법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민법에 따르면 인체세포, 조직, 장기 등을 무상으로 기증할 권리가 명시돼 있다. 중국의 인체조직은행은 매년 160만개의 인체조직을 임상에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합법적인 조직 기증은 상당히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엘앤씨바이오와 중국국제금융공사(CICC)가 2020년 조인트벤처(JV)로 설립한 엘앤씨차이나는 국제적인 표준에 맞춰 원재료와 생산 제품을 관리해왔다. 한국은 2005년 인체조직 안전관리법이 입법화돼 기증자 구득부터 가공 처리, 분배 등의 모든 절차가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합법적인 기증 절차를 통해 인체재료 이식재를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중국에 진출할 경우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순조롭게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인체재료 이식재 사업과 인체조직 기반 의료기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엘앤씨바이오는 피부(메가덤), 동종골(메가본), 연골(메가카티리지), 관절(메가카티), 신경(메가너브 프라임) 등을 갖추고 있다. 메가덤은 피부이식재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형외과, 신경외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특히 엘앤씨바이오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20년 엘앤씨차이나를 JV로 세우고 2022년에는 쿤산 공장을 준공했다. 올 초에는 중국에서 외자 기업 최초로 원재료 수입 허가 승인을 받았으며, 현지 조직은행도 설립해 인체조직 이식재 사업을 중국에서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회사에 따르면 중국의 피부이식재 시장은 약 3조원, 유방재건 시장은 6400억원, 연골재생 시장은 3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의 메가덤을 필두로 메가카티, 메가쉴드 등의 인허가를 획득해 중국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아직 中 인허가 단계…반사이익 논하긴 일러”다만 아직 아직 엘앤씨바이오의 중국 진출은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즉각적인 반사이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엘앤씨바이오는 지난해 초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메가덤플러스의 수입 허가 승인을 신청한 데 이어 올해 5월 메가카티, 6월 메가쉴드의 수입허가 승인을 신청했다.일각에선 인허가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번 이슈로 중국 허가당국의 심사가 까다로워면서 허가 획득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일이 생기면 기존에 있던 기업들을 전수 조사하는 것은 물론, 신규 진입하려는 기업들도 꼼꼼히 살펴보게 된다”면서 “인허가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그럼에도 이번 일을 계기로 중국에서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엘앤씨바이오에는 중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엘앤씨차이나는 국제 표준에 맞춰 제품을 생산·관리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 중국 시장의 허들이 높아지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관련 규제가 엄격해지더라도 정도(正道)를 걷는 기업에는 문제될 게 없다”며 “중국 내에서 인체 이식재 관련한 불법적인 요인이 제거되고 불량 기업들이 퇴출된다면 엘앤씨차이나가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코스피, 외인·기관 팔자에 하락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팔자에 하락 출발했다. 2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오전 9시 4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79포인트(0.33%) 내린 2687.84를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2687.20으로 전 거래일(2696.36)보다 하락 출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456억원 순매수 중이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87억원, 22억원어치 팔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48억원 순매도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약세에도 일라이릴리 호재 및 헬스케어 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에 따라 제약바이오 업종 중심으로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미 증시 대비 코스피 지수 상단이 제한된 이유는 V자 반등 과정에서 기존에 강했던 종목들(올해 상반기 수익률 상위 업종인 기계, 은행, 화장품, 자동차) 대비 실적대비 저평가 업종(반도체, 디스플레이, 건강관리, IT 하드웨어)으로 수급 분산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대부분 업종이 하락세인 가운데 기계, 전기·전자, 건설업, 제조업, 운수장비, 증권 등이 내림세를 보인다. 반면 의약품, 섬유·의복, 통신업, 운수창고, 유통업 등은 상승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가 2% 이상 빠지고 있고 KB금융(105560)이 1%대 밀리고 있다. 이어 현대차(005380), 삼성전자(005930), 삼성SDI(006400), 기아(000270) 등이 약세를 보인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대 오르고 있고 신한지주(055550), 셀트리온(068270), LG화학(051910), 삼성물산(028260), NAVER(035420) 등은 상승세를 보인다. 한편 간밤에 미국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5% 하락한 4만834.9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도 0.2% 떨어진 5597.12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33% 빠진 1만7816.9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과 나스닥은 8거래일 연속, 다우지수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끝냈다.
- “바이든, 北中 핵 확대·러 협동 위협에 ‘비밀 핵 전략’ 승인”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급속한 핵무기 확장에 대응하는 미국의 ‘핵 운용 지침’에 지난 3월 서명했다고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NYT는 해당 지침이 향후 10년 내 중국의 핵무기 비축량이 규모나 다양성 면에서 미국과 러시아에 필적할 것이란 미 국방부의 판단에 따라 북한, 중국, 러시아의 합동 핵 위협에 대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지침은 4년마다 업데이트 되는 문건으로, 엄격한 기밀로 분류돼 전자 문서가 아닌 출력본 형태로 소수의 국가 안보 관계자 및 국방부 사령관에게만 배포되는 등 극비에 진행돼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NYT는 덧붙였다. 새로운 핵 전략은 중국의 핵무기 규모가 2030년까지 1000기, 2035년까지 1500기로 확대될 것이라는 국방부의 추정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배치한 무기의 숫자와 대략 일치한다고 NYT는 전했다.이 같은 상황임에도 중국이 미국과의 핵 안전 대화를 중단했다는 점을 미국은 우려하고 있다. 서로에게 미사일 실험을 경고하거나, 각종 사건 사고가 핵 대결로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핫라인 구축 등 미중 간 핵 안전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이 핵 무기 확장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북한도 미국의 핵 전략 변화에 일조했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이후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면서 ”김 위원장은 현재 60개 이상의 핵 무기를 보유하고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원료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과거 소수의 무기만 보유했을 땐 미사일 방어체계를 통해 억제가 됐지만 북한이 핵 무기를 파키스탄이나 이스라엘 수준으로 늘려 이론적으로는 러시아나 중국과 협력해 위협을 가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고 NYT는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과거에는 미국의 적들이 힘을 모아 미국의 핵 무기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봤으나 러시아와 중국 간 파트너십이 발전하고, 북한과 이란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재래식 무기를 제공하면서 미 정부의 접근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NYT는 전했다. 프라나이 바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비통제·군축·비확산 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난 6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핵무기 제한을 주장하는 단체 군비통제협회 연례 회의 연설자로 나서 “러시아, 중국, 북한을 동시에 억제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핵 전략에 변화가 없다면 미국은 핵무기를 확장하도록 강요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