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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달리다 늙으면 굶어죽는 경주퇴역마…“경찰기마대도 학대 당해”[댕냥구조대]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경마장에서 평생을 달리던 말들은 늙고 병들면 어디를 가게 될까요?갈비뼈가 드러난 채 사체로 발견 된 방치된 말의 모습.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갈비뼈 드러나고 오물 뒤집어 쓴 말 사체들…옆에는 전기쇠톱지난달 동물단체들은 충남 공주에 위치한 무허가 불법 축사에 방치된 말 23마리를 발견하고, 또 그 중 8마리가 방치된 채사망하게 만든 사건을 보고 해당 농장주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이번에 말 8마리가 사망한 이 충남 공주 불법 축사에는 말 사체가 오물에 뒤덮인 채 발견됐으며, 근처에는 죽은 말 뼈와 꼬리, 전기쇠톱 등이 산재하는 등 참혹한 모습이었습니다. 살아남은 15마리 말 역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르고 몸 여기저기 부상을 입는 등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말농장의 마주는 지난 2022년에도 충남 부여에서도 폐축사에 말 4마리를 방치해 그 중 2마리를 폐사시키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말 불법 도살로 벌금형을 선고받는 등 오랜 기간 말을 학대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왜 또 이 마주는 23마리의 말들을 기르고 있던 걸까요?갈비뼈가 드러난 상태로 방치되다 도축장에서 도살된 말의 모습(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경찰기마대도 은퇴하면 학대 농장으로…갈 곳 없는 퇴역마들이처럼 부적절한 시설에서 말을 사육하고 학대하는 사건이 반복해 적발됐음에도 우리나라에는 퇴역마를 ‘처리(?)’할 기관이나 시스템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학대범으로 처벌을 받은 이력이 있음에도 해당 마주에게 계속 퇴역마 처리 의뢰가 이어지고, 심지어 서울경찰기마대 퇴역마까지 이곳에 매각되는 등 쓰임을 다한 말들이 갈 곳은 바로 학대와 방치가 예정된 이 농장밖에 없었습니다.동물단체들은 관리 체계화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계인 ‘말 이력제’조차 아직 의무화하지 못하고 있어 조속한 법제화가 요구된다고 주정하고 있습니다.갈비뼈가 드러난 상태로 방치된 말의 모습(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국내에는 매년 2000여 마리 말이 경주용으로 태어나고, 서울과 부산 경마공원에서는 한 해 1400여 마리 경주마가 은퇴합니다. 이 중 40-50%는 도축당하고, 살아남아 승용, 번식용, 말이용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당하는 말은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정확한 실태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부실한 법제 아래 경주 퇴역마 뿐 아니라 국내에 있는 모든 말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입니다. ◇평생 착취당하다 고통 속 죽은 ‘까미 사건’에도 변화 無 경주마에 대한 학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21년 한국방송공사(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중 와이어 줄에 묶여 제작진에 의해 쓰러짐 당하고 있는 모습의 퇴역마 까미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지난 2021년 11월 7일인 3년 전 이맘때쯤 퇴역 경주마 까미는 한국방송공사(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중 와이어 줄에 묶여 제작진에 의해 쓰러짐 당하고 끝내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경주마로 이용되고 은퇴 후에도 영상 촬영의 소모품으로 이용되며 잔혹한 죽음을 맞았고,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퇴역 경주마 복지를 위한 법과 제도가 마련되길 요구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큰 변화는 없다”고 토로했습니다.이에 지난 7일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퇴역 경주마 까미(마리아주) 사망 3주기를 맞아 까미를 추모하며 최근 발생한 공주시 퇴역마 학대 방치 사건에 대해 마사회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경마장, 승마장 등에서 이용되다 다치고 나이 들어 갈 곳 없는 말들을 굶기며 방치하는 곳들은 전국에 수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통계 조차 전무한 실정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한 해 평균 1300여 마리 경주마가 은퇴하는 한편으로 정책적 지원 속에 경주용으로 끊임없이 말들이 태어나고 있다”며 “경주마의 과잉생산과 육성 정책으로는 지금과 같은 생명 폐기 처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제2, 제3의 까미는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경주마로 천문학적 이득 최소한의 책무는 다해야” (사진=동물자유연대)동물단체들의 연대인 범대위는 마사회와 경주마를 이용해 천문학적인 액수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유지우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마사회에서 연간 마권 판매로 벌어들이는 천문학적 액수의 수입에 비해 말들의 보호나 복지 비용에는 터무니 없는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며 “농림축산식품부 2024년 ‘말산업육성지원’에 경주퇴역마 활용지원 사업은 고작 4억3000만원으로, 전체 사업 예산의 2.4%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마 경주 실황을 수출해 K-콘텐츠로서 한국 경마를 알리고 한국 말산업 확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마사회는 국내에서 정말 처참하게 죽임당하는 말들을 외면하면서 결코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란영 제주비건 대표는 “인간은 평생 벌 수도 없는 돈을 벌어들였던 퇴역 경주마들은 경마가 끝난 지 72시간도 안돼 도축되어 말고기 시장에서 450g당 2만 원에 팔린다”며 “자그마치 45% 경주마들이 죽음으로 퇴역하고 있고, 나머지 말들은 어디론가 흘러가 까미처럼 방송용 소품이 되는 등 비참한 삶을 마감한다”며 퇴역 경주마가 처한 실태를 적나라하게 알렸다.◇마사회와 면담한 동물단체들…“이번엔 변화되길”올해부터 추진되는 마사회 ‘생애주기 말 복지 지원 사업’을 언급한 비글구조네트워크 김세현 대표는 경주마에서 승용마로 전환된 “‘천지의 빛’ 역시 골절 부상으로 재활지원 프로그램을 지원받았으나, 공주시 말 방치 학대 현장에서 발견되었다”며 “동물 학대 로부터 살아남은 말들을 보호하는 현장에서 마사회와 농림부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발언했습니다.장희지 동물해방물결 활동가도 “인간의 이익을 위해 이용당한 퇴역 경주마들에게 주어지는 삶은 착취의 반복이자 죽음이라는 현실에 분노하고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말뿐이고 보여주기식 정책은 그만 내세우고, 착취 구조 속에서 고통받는 말들을 위한 최소한의 권리 보장과 복지 체계를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달리는 말의 다리에 로프를 걸고 잡아당겨 강제로 넘어뜨린다는 야만적인 방식의 촬영이 실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뒤에도 세상은 놀라울 정도로 변함이 없다”며 “사각지대에 방치되었던 퇴역마의 현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내주어 대명사가 된 마리아주에게 이번 공주시 폐마 목장 사건이 참회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라며 애도와 함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후 범대위는 한국마사회 말 복지센터와 면담을 진행해 공주시 현장에 남아 있는 피학대 동물인 말들에 대한 보호·관리 방안 마련을 요구했고 사태 해결을 적극 모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수 많은 생명들이 착취 당한 후 고통 속 죽어가고 있는 만큼 보다 실효성 높은 대책이 조속히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ETF언박싱]‘HBM 선두’ SK하이닉스 밸류체인에 투자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다.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밸류체인 ETF는 처음이다. 현대자산운용은 지난 7일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해당 상품은 SK하이닉스와 SK하이닉스의 주요 밸류체인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HBM 테마와 관련된 국내 기업에 투자한다. 비교지수는 ‘FnGuide SK하이닉스밸류체인 지수’로, 총 2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SK하이닉스를 20%의 비중으로 편입한 후 19개 종목은 나머지 80%에 대해 동일가중 방식으로 비중으로 할당한다. 투자 종목을 보면 SK하이닉스 외 SK스퀘어(402340), HPSP(403870), 넥스틴(348210), 한미반도체(042700), 테크윙(089030),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489790), 이오테크닉스(039030) 등을 담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사실상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에 HBM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며 HBM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지난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4분기 출하한다는 목표다. 이후 내년 상반기 중 HBM3E 16단 제품을 공급하고, HBM4 12단 제품도 내년 하반기 중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한 밸류체인 ETF는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가 처음이다. 앞서 국내 시장에는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한 밸류체인 종목이 상장됐다. 비교지수는 매년 2회 리밸런싱되며, 총 보수는 0.50%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 해외 IB "트럼프 당선에 美 금리인하 내년 상반기까지 집중"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제약될 것으로 분석했다. 연준은 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 인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내년 1월부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다. (사진= AFP)국제금융센터는 8일 발간한 ‘미국 연준 11월 FOMC 회의 결과 및 평가’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확정 이후 상당수 IB들은 정책 불확실성 고조와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전망 등을 반영해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다소 축소했다”고 전했다. 주요 IB들은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이 2.8%로 호조를 보이고 있고, 고용 여건 역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실업률은 4.1%로 낮은 수준이며, 10월 비농업 고용 부진은 허리케인과 보잉 파업 등의 일시적 영향에 따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우려는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도이치뱅크는 “예상보다 느린 주거비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와 견조한 소비 지출 등에 따른 임금 상승 압력 등으로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하방경직성이 재개될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 관세 부과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 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노무라증권은 “내년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충격이 해소될 때까지 연준의 정책 결정이 보류될 것”이라며 “내년 금리 인하폭 전망을 100bp에서 25bp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기본 시나리오로 연준이 12월 25bp 인하 후, 내년 상반기 4회 연속 25bp씩 추가 인하를 단행해 6월에 최종금리(3.25~3.5%)에 도달하는 상황을 제시했으나, ‘경제 여건’에 따라 한 차례 올리면 다음에는 동결하는 격회 금리인하(every other meeting pace)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자료= 국제금융센터)윤인구 국금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트럼프 2기가 상하원 우위와 함께 개시될 경우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로 수요가 자극되고, 관세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 기존 예상 대비 금리 인하 폭이 축소되고 완화도 조기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격적 재정정책에 따른 재정건전성 우려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장기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를 촉진해 금융 여건 긴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 미국의 상황이 트럼프1기 행정부 때에 비교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준의 금리 인하 등 정책 수단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10개 IB들 중 9곳이 다음달(12월) 25bp 인하를 전망한 가운데, 최종 금리 도달 시기에 대해서는 내년 6월이 4곳으로 가장 많았고 9월 1곳, 12월 2곳, 2026년이 3곳이었다.
- 트럼프 재집권, 동북亞 안보도 '들썩'…한국·중국·대만 '긴장'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한 번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글로벌 안보지형에도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중동, 유럽, 중국, 대만, 한반도, 아프리카 등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 심층 분석하며, 두려움, 우울함, 불안함, 기쁨 등이 뒤섞여 있다고 평가했다. 동아시아에선 적대 관계인 중국은 물론 동맹인 대만, 한국, 일본까지도 바짝 긴장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바이든 3주 걸렸는데”… 中시진핑, 이틀만에 트럼프에 축하 중국도 유럽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트럼프 당선인이 고율 관세 부과, 이민자 단속 등 1기보다 훨씬 강력해진 대중 정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 대선 이틀 만에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2020년 바이든 대통령 당선 당시 3주 가까이 지나서야 축하 전화를 했던 것과 대비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재임 당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했다. 바이든 정부도 대중 정책에 있어서만큼은 이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방향성을 유지했다. 의회에서도 대중 정책은 초당적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선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상황이 나아지긴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정부는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해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까지 확보했다. 또 트럼프 1기 때를 돌이켜보면 정책적 불확실성도 크다. 이에 시 주석 역시 서둘러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 상당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에 대비하면서도 긴장감과 불안감이 뒤섞인 채 선거 과정을 지켜봤다”며 “또한 일이나 삶이 미국과 밀접하게 얽혀있는 중국인이나 기업 등에는 트럼프 2기가 더욱 불안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짚었다.이어 “트럼프 당선인의 접근 방식은 대만에서 남중국해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를 다룰 때 (바이든 정부의 동맹·파트너 연합보다) 전략적으로 미국에 더 이로울 것”이라며 “여기엔 경제 및 군사 문제부터 펜타닐 단속, 기후변화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FP)◇한국·대만 ‘초긴장’…방위비 부담 확대 우려대만은 방위비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안보 지원에 대해 대만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필요시엔 무력을 동원해 점령할 수 있다고 시사하고 있어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아울러 트럼프 2기 정부에선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TSMC가 대만 기업이라는 점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만이 매우 부유하며 미국의 반도체 사업 95%를 훔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역시 대만과 유사한 입장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에 주둔 중인 2만 8500명의 주한 미군 철수 또는 감축을 앞세워 더 많은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연간 11억 3000만달러를 지불하고 있으며, 최근 체결된 협정에 따라 이 금액은 2026년 연간 12억 6000만달러로 증가한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을 “돈을 버는 기계”라며 “내가 백악관에 있었다면 연간 100억달러를 지불했을 것이고, 그들은 기꺼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매년 실시하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중단 또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과 북한 간 대화도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수차례 과시해 왔으며 칭찬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로 외교적·군사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미국과 협상할 이유가 줄었다고 CNN은 짚었다.
- 트럼프 첫 인선…'얼음 베이비'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우리는 그를 ‘얼음 베이비’(ice baby)라고 부른다. 수지는 뒤에서 조용히 있는 걸 좋아하지만, 그럴 사람이 아니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사진=AFP)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6일(현지시간) 승리 연설에서 자신의 선거 운동을 승리로 이끈 수지 와일스(67)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이처럼 소개했다. 다음날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와일스를 집권 2기 첫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했다. 11·5 미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첫 인선으로, 미 역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이기도 하다. CNN에 따르면 와일스는 선거 운동 기간 트럼프 캠프를 엄격한 규율 아래 정교하게 운영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전용기 탑승자 명단을 관리했다. 가족과 비공식 참모들로 둘러싸인 트럼프 당선인이 주변인들의 영향을 쉽게 받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로, 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주변인들을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CNN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잘 알고 있으며, 그와 긴밀히 협력해왔으며,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해하고, 그의 가족과 가까우며, 그의 현 참모진들이 충성하는 보좌관”이라고 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당시 라인스 프리버스 당시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의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가 192일 만에 교체하는 등 재임 기간 총 4명의 비서실장을 갈아치웠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돌발 행동 때문에 고군분투해야 했다. 와일스는 백악관 비서실장으로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안정감과 현명한 조언을 제공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내다봤다. 뉴저지 출신인 와일스는 미식축구 선수 출신 유명 스포츠 방송 진행자 팻 서머럴의 딸이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일하면서 정치계에 입문,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로 40년 넘게 활동했다. 와일스는 2016년 대선을 계기로 트럼프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와일스는 경쟁이 치열한 플로리다에서 공화당의 선거 운동을 총괄했고, 이에 힘입어 트럼프 당선인은 플로리다에서 성공을 거뒀다. 이를 계기로 와일스는 2020년 대선 또한 트럼프 당선인 캠프에서 일했다. 트럼프 진영에서 이처럼 지속적으로 선거 캠프 리더 역할을 맡은 것은 드문 일이라고 CNN은 전했다.2021년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두 사람은 함께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 활동 외에도 각종 형사 사건으로 고초를 치를 때도 와일스는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와일스를 “강하고, 똑똑하고, 혁신적이며, 존경받고 인물”이라고 표현하면서 “와일스라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함께 해 영광”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와일스가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만들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당선인 지지 단체인 ‘터닝포인트 USA’ 대표인 찰리 커크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 구 트위터)에 “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세 차례 선거 운동 중 가장 성공적으로 캠프를 이끌었고 그 차이는 확연했다”면서 “그는 절제돼 있으며, 스마트하고, 주목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