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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 팝업 이벤트 개최
  • 토스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 팝업 이벤트 개최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자사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의 팝업 이벤트를 다음 달 6일부터 8일까지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머니그라피는 2021년 9월 첫 영상을 시작으로 취향과 경제를 잇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소비문화 이면의 경제 이야기를 다루는 ‘B주류경제학’, 음악 산업에 관해 이야기하는 ‘머니 코드’, 한국의 소비문화와 트렌드를 탐구하는 ‘K’s스터디’ 등 다양한 시리즈가 사랑을 받으며 개설 3년여 만에 구독자가 36만 명을 넘어섰다.이번 팝업 이벤트는 12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성수동 세원정밀 창고에서 열린다. 공간은 차고(개러지, Garage) 콘셉트로 꾸미고 B주류경제학, 머니 코드, K’s스터디 등 크게 세 개의 파트로 구성했다. B주류경제학 스튜디오를 그대로 구현해 놓은 포토존부터 미공개 클립을 확인할 수 있는 비디오 렌털숍, 제작 현장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편집실, 머니 코드 레코드숍, K’s스터디 문방구 등 머니그라피를 다양한 방법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포토카드, 포스터, 티셔츠, 양말, 모자 등 브랜딩 굿즈도 판매해 팬심을 공략한다.예약 후 참여할 수 있는 7개의 라이브 토크쇼도 마련했다. 팝업 공간의 한 쪽에 라이브 스테이지를 설치, 사흘간 다양한 테마의 토크쇼를 운영한다. 첫째 날인 6일에는 K’s스터디를 테마로 진행자인 존박과 레오가 출연하는 세션이 열린다. B주류경제학을 테마로 하는 둘째 날에는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이재용 회계사와 토스 김창선 PD가 총 네 개의 토크쇼를 진행한다. 마지막 날인 8일에는 머니 코드를 테마로 진행자인 룩삼과 우키팝이 출연한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피날레로 넉살X까데호, 힙노시스테라피의 미니 콘서트도 연다.머니그라피 채널 연출을 총괄하는 토스 백순도 PD는 “머니그라피는 온라인 공간에서 시청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해오며 커온 채널이기에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라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즐길 거리를 준비한 만큼, 머니그라피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미니 콘서트를 제외한 라이브 토크쇼는 오는 22일 오후 6시에 머니그라피 유튜브 채널에서 선착순으로 참가 신청이 가능하다. 1인당 세션별로 1회만 신청이 가능하며, 각 세션별로 선착순 모집한다. 미니 콘서트는 현장에서 접수를 받는다. 팝업 이벤트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머니그라피 유튜브 채널 내 커뮤니티 탭 혹은 토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4.11.20 I 최정훈 기자
쉽게 꺼지지 않을 ‘달러 강세’…내년 환율 방향은
  • 쉽게 꺼지지 않을 ‘달러 강세’…내년 환율 방향은[35th SRE][Issue]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달러화의 힘은 빠지고 원·달러 환율도 차츰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던 것과 달리 외환시장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유럽 등 주요국들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면서 달러화의 위용은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종료,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대통령 선거 등으로 인해 1년 내내 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에 ‘1달러=1400원’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내년에는 미국 새 정부로 인한 불확실성과 미 경기 호조가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는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달러 강세 불씨는 쉽사리 꺼지지 않으면서 환율도 1300원대의 레인지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미·일 통화정책 전환…환율 변동성↑35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결과 최근 환율 변동성 확대의 가장 큰 이유로 109명(59.6%)이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꼽았다. 미국은 지난 9월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마무리하고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 기준금리 상단을 기존 5.5%에서 5.0%로 내린 바 있다. 이에 9월 말 환율은 1300원대로 하락하며 연초 수준까지 떨어졌다.하지만 연준이 본격 인하하기까지 시점이 늦어지고 유럽 등 주요국이 먼저 인하를 단행하고, 인하 폭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환율은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또한 33명(18.0%)이 ‘일본 추가 금리 인상’을 환율 변동성 확대 이유로 지목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3월 17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대규모 금융완화 조치를 사실상 해제했다. 이후 7월 회의에서는 금리를 종전 0∼0.1%에서 0.25% 정도로 추가 인상했다.예상외로 일본의 금리 인상이 급진적으로 일어나는 반면 미국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서 미-일 금리 차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커졌다. 이에 엔-캐리 트레이드(값싼 엔화를 빌려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 공포가 커졌다. 이로 인해 지난 8월 5일 환율은 1350원대로 급락하다가 1370원대로 급등하며 하루 새에 20원을 등락했다. 또 다른 환율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22명(12.0%)이 ‘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 강화로 이어지면서 위험 통화인 원화에 약세(환율 상승) 압력을 가했다. 또 중동 확전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연준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자극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늦추고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15명(8.2%)은 ‘중국 대규모 부양책에 따른 위안화 강세’를 환율 변동성의 원인으로 들었다. 하반기 들어 중국은 지급준비율(RRR) 0.5%포인트 인하와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90조원) 공급, 정책 금리·부동산 대출 금리 인하, 증시 안정화 자금 투입 등 경기 부양 대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경기 부양을 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실망 속에 위안화 변동성은 커졌고, 원화도 강한 연동성을 나타냈다. 이밖에 4명(2.2%)은 대내 금리차, 서학개미 증가, 외환보유고 소진 속도 등을 꼽았다. ◇美대선·11월 FOMC 소화 후 환율 하락 사진=AFP올해 두 달 남짓 남았지만 환율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다시 재선에 승리하면서 달러화가 급등하며 환율은 다시 1400원을 위협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트럼프의 공약이 실행될 경우 미국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다. 진옥희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 당선 시 환율이 최대 145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11월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가 단행됐다. 하지만 향후 인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연내 추가 인하와 인하 폭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는 곧 불확실성으로 이어진다. 최근 씨티는 연준이 12월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낮은 고용률과 퇴사율, 근무시간 감소 등 다양한 포인트에서 노동시장이 약해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하지만 미 대선, FOMC 등 11월 이벤트가 종료된 후 연말로 갈수록 환율은 하향 안정화 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11월 말부터 환율은 점차 내려오는 방향일 것”이라며 “수출업체들의 이월 네고(달러 매도)도 기다리고 있고, 환율 하단이 다를 순 있지만 누가 되든 간에 환율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내년 환율 1300원대 고착화 가능성사진=AFP내년 주요국 경제가 저성장 흐름을 보일 공산이 높은 가운데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에 기반한 글로벌 자금의 대미 유입 확대 등도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 지속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약세 폭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2025년 전체적으로 달러화는 ‘킹달러’ 수준의 강세는 아니지만 보합 내지 강보합 수준의 강세 분위기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반면 국내 경기 사이클을 지지하던 수출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내수경기 부진으로 내년 국내 경기 사이클은 둔화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환율도 1300원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SRE 설문에서도 대다수인 98명(53.6%)이 1300원을 상회하는 현재의 환율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62명(33.9%)은 환율이 1200원대로 떨어지면서 원화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점쳤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상반기에는 환율 하락을, 하반기에는 환율 상승을 예상했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이후 동조화 경향이 높아진 엔화 강세로 환율 하락 요인 중 하나”라며 “내년 하반기에는 주요국 성장 격차 재확대와 달러 자산 선호로 연결되는 강달러 시나리오를 전망한다”고 했다.그는 “환율이 팬데믹 이후 새로운 스탠다드로 인정받은 1300원대를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도 달러 약세 압력은 제한될 것”이라며 “정책을 활용한 양호한 성장과 달러화 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달러화 가치를 지지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임 연구원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달러 약세 정책을 펼치지 않는 이상 달러인덱스가 90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따라서 내년 환율도 1270원을 하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내년 11월 세계국채지수(WGBI) 최종 편입으로 인한 달러 수급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 취약한 경제 펀더멘탈과 미국과 한국 간 정책 금리 역전 현상 지속 등으로 환율의 큰 폭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1300원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 환율 흐름을 전망한다”고 말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24.11.20 I 이정윤 기자
늘어나는 자본성증권 명과 암
  • [35th SRE][Issue]늘어나는 자본성증권 명과 암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금융 기업에 이어 비금융 기업들까지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고 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다만 자본성증권을 자본으로 인식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부분 발행 3~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 조건이 붙어 이를 행사하기 때문이다.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채권이다. 채권임에도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인 장기물이기 때문에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의 차이는 자본인정비율에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기본자본으로,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구분돼 시간이 흐르면 자본인정비율이 낮아진다.◇ 보험사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 5.5조…역대 최대국내 금융사들 중에서는 보험사들이 가장 활발하게 자본성증권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금리 인하로 인해 보험부채가 증가했다. 보험사가 판매하는 상품은 만기가 길어 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높다. 이에 따라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NICE(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규모는 총 4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규모다. 롯데손해보험 후순위채(2000억원), 교보생명 신종자본증권(6000억원) 등이 발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총 5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최근 보험사의 킥스 비율이 크게 하락하자 자본성증권 발행이 대폭 늘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킥스 평균 비율은 생명보험사 196%, 손해보험사 193%로 190%를 상회했으나, 올해 6월 말에는 생명보험사 185.9%, 손해보험사 180.7% 등 180%대로 낮아졌다. 6개월 만에 생명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10%포인트(p), 손해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12.3%p 하락한 것이다.정원하 NICE신평 연구원은 “자본적정성 관련 규제 강화로 업권 전반적으로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향후에도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보험사의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각 사의 자본적정성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본성증권을 발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이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35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도 총 183명의 응답자들이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 발행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3.97점(5점 만점)을 줬다. 직군별로는 크레딧 애널리스트(CA)가 4.0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줬으며, 뒤 이어 매니저(MG) 3.94점, 연기금 관계자나 금융투자업계 리스크 관리 담당자, 심사부 담당자 등이 속한 기타 응답자 3.92점 등의 순이다.◇ ‘부정적’ 꼬리표 비금융 기업, 자본성증권 조달하기도비금융 기업들도 자본성증권 발행이 점차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재무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기업들이 높은 금리를 부담하면서 자본 확충용으로 자본성증권을 활용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에서 비금융 기업은 자본성증권을 총 4조6640억원어치 발행했다. 지난해 연간 발행액(1조7115억원)의 2배를 넘어선 규모다.실제로 등급전망에 ‘부정적’ 꼬리표를 단 기업들이 신용도 방어를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한다. 지난 6일 풀무원 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은 30년 만기 3년 후 콜옵션 조건으로 총 4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다. 수요예측 결과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으나, 이후 추가청약 과정에서 6.2%의 고금리를 내세워 남은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풀무원식품은 해외사업을 위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면서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재무 부담으로 인해 회사채가 아닌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한 셈이다.뒤이어 이마트24도 오는 11월 말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세웠다. 총 1000억원 규모를 조달하는데 모회사인 이마트가 보증에 나선다. 희망 금리 밴드로는 4.7%~5.1%의 금리 수준을 제시했다.수요예측 부담이 없는 사모 시장을 통해 신종자본증권을 조달하기도 한다. 에코프로비엠(3360억원), CJ대한통운(2500억원),HD현대오일뱅크(2500억원), 코오롱인더스트리(2500억원), 롯데지주(1500억원) 등이다.SRE자문위원은 “최근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던 일반 기업들을 보면 신용등급 아웃룩이 ‘부정적’인 곳이 대부분”이라며 “신평사가 자본성증권의 경우 평가 시 일부만 인정하다 보니 일단 대규모로 발행하기도 한다. 등급 방어용으로 볼 수 있어 의도가 불순하다”고 꼬집었다.김종훈 한기평 연구원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자본비용 절감 등 다양한 경제적 유인이 있을 수 있으나,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레버리지 개선이 가장 결정적인 발행 유인”이라며 “높은 금리 부담에도불구하고 재무구조 보완 필요성이 큰 기업들이 지분 희석이 없는 자본 확충 수단으로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자본성증권은 예금 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금리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투자처로 꼽힌다. 최근 채권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해 미매각 물량까지도 소화하는 모습이다.SRE 설문에서도 ‘채권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3.68점을 줬다. CA가 3.8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어 ‘A급 이하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3.10점을, CA의 경우 3.32점을 매겼다.SRE자문위원은 “일반 기업이 사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때 인수단에서 가장 많이 물량을 가져간다”며 “망하지 않을 기업이라고 생각이 들면 6~7%대 높은 금리로 사고, 마진 스프레드를 먹으면서 보유하다가 10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가량 되는 수수료를 받으면서 리테일에 판매하는 구조”라고 했다.◇ “자본의 질적 수준 모니터링할 것”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적정성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것은 신용평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콜옵션 조건으로 인해 자본성증권의 실질 만기가 통상적으로 3~5년에 불과하다. 또 자본성증권 발행 시 이자와 배당 부담 증가로 인해 유보이익이 감소한다는 점은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 효과를 제약한다.이에 따라 신평사들도 자금조달 역량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원하 NICE신평 연구원은 “자본성증권 발행에 따른 지급여력비율 유지 여부와 함께 자본의 질적 수준 및 금리 부담 수준 또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개별 회사별 자본성증권 발행 한도 소진율이 상이하며, 자본시장 접근성도 업체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적시에 필요한 규모의 자금을 금융시장으로부터 조달할 수 있는 전반적인 외부 자금조달 역량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실질적으로 신용등급 방어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SRE자문위원은 “보험사 등 금융사의 경우 자본성증권이 각종 레이팅(지표)에 반영이 되지만 일반 기업은 사실상 거의 반영이 되지 않는다”며 “제일 중요한 게 결국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인데 자본성증권의 경우 20% 등 일부만 인정해서 계산하며, 부채비율 정도에만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짚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24.11.20 I 박미경 기자
트럼프 당선에…'성추문 입막음 돈' 형량선고 연기될 듯
  • 트럼프 당선에…'성추문 입막음 돈' 형량선고 연기될 듯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의 형량 선고가 미뤄질 전망이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5월 30일 미국 뉴욕주 대법원에서 열린 형사 재판에서 배심원단이 34개 혐의 모두에 대해 유죄를 평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건의 담당 앨빈 브래그 검사장이 이끄는 맨해튼 지방검찰청 검사들은 재판을 중단하고 형량 선고를 연기하는 데 동의한다는 의견을 1심 재판부인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에게 제출했다. 검찰은 서한에서 “미 대통령직에 대한 요구와 의무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가 전례 없는 법적 쟁점을 야기할 것”이라고 재판중단 동의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다만, 검찰은 지난 5월 내려진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유죄 평결이 파기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검찰은 서한에서 “우리는 우리 헌법 체계에서 배심원이 수행하는 근본적인 역할을 깊이 존중한다”라고 밝혔다.이에 머천 판사가 검찰 요청을 수용해 유죄 평결을 파기하지 않더라도 형량 선고는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머천 판사는 당초 오는 26일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형량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지만, 지난주 검찰 요청에 따라 재판 진행을 중단했다. 검찰 측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형사사건의 진행과 대통령직 보호 사이의 ‘상충되는 이익’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19일까지 유죄 평결 파기 요청에 대한 판단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한 뒤 이날 선고 보류에 찬성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으려고 13만달러(약 1억8000만원)를 건넨 혐의와 관련해 지난 5월 맨해튼 형사법원 배심원단으로부터 34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았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형사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당선인 측 변호인은 재판부가 대통령 재임기간 이 사건을 다루게 되면 그의 통치 능력에 ‘위헌적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기소를 기각할 것을 촉구했다.또 앞서 트럼프 당선인의 변호인단은 지난 7월 연방 대법원이 ‘대통령 재임 중 공적(公的) 행위는 퇴임 이후에도 형사 기소 면제 대상’이라고 결정함에 따라 입막음 돈 재판의 유죄 평결을 파기하고, 기소를 기각해야한다고 주장했다.백악관 공보국장에 내정된 스티븐 청 대선캠프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검찰 입장에 대해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를 압도적으로 뽑은 미국 국민의 완전하고 결정적인 승리”라고 평가했다.이어 “맨해튼 지방검찰은 이 ‘마녀사냥’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이 무법의 사건은 중단됐고,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팀은 사건을 완전히 파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4.11.20 I 이소현 기자
러-우크라 확전 공포에도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뉴욕증시 혼조
  • 러-우크라 확전 공포에도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뉴욕증시 혼조[뉴스새벽배송]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가 엇갈린 모습을 나타낸 채 마감했다. 개장 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처음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확전 공포로 긴장했으나 미국과 러시아가 확전은 자제하면서 주가는 반등했다. 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엔비디아는 실적 기대감 속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1위 기업에 하루 만에 복귀했다. 또 비트코인은 6일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음은 20일 개장 전 주목할 뉴스다. ◇뉴욕증시, 혼조 마감…확전 불안감은 여전-지난 19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0.66포인트(0.28%) 내린 4만 3268.94으로 거래를 마침.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36포인트(0.40%) 상승한 5916.98로, 나스닥지수는 195.66포인트(1.04%) 오른 1만 8987.47로 장을 마감.-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장거리 미사일을 쏘고 러시아가 핵 사용 규칙 개정으로 대응하면서 긴장이 고조됐지만 일단 확전은 자제하는 흐름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평가. 다만, 우크라이나전을 둘러싼 불안감은 계속 증시를 짓누르는 압박 요인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 ◇‘실적 발표’ 하루 앞둔 엔비디아, 시총 1위 복귀-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4.89% 오른 147.01달러에 거래를 마침. 시가총액도 3조 6530억달러로 불어나며 애플(3조 4500억달러)을 제치고 하루 만에 시총 순위 1위 자리를 탈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 엔비디아는 오는 20일 뉴욕증시 마감 후 3분기(8~10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 앞서 매 분기 발표한 실적은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어 이번에도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음. ◇M7 모두 상승…골드만삭스 “M7 주가 더 오른다”-엔비디아를 포함한 거대 기술기업 7곳(Magnificent 7·M7)이 모두 상승.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2.14% 뛴 346.00달러로 올라섬. 엔비디아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준 애플은 0.11% 오른 228.28달러를 기록함.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M7 주가가 계속해서 벤치마크 수익률을 웃돌 것으로 봤음. 다만, M7의 주가 상승률이 최근 몇 년간에 비해서는 약간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 내년 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목표가도 6500으로 설정. ◇비트코인, 6일 만에 사상 최고가 경신-비트코인이 6일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 19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5시 9분(서부 시간 오후 2시 9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보다 1.15% 오른 9만 2355달러(1억 2869만원)에 거래. -이날 한때 사상 처음 9만 4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함. 이는 지난 13일 기록했던 9만 3400달러대를 뛰어넘는 수치로, 6일 만에 사상 최고가 경신. 그동안 지정학적 불안이 커질 때마다 하락했던 것과 달리 이날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감. ◇뉴욕증시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거래 개시-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기반한 옵션 상품이 첫 거래를 시작. 블룸버그통신은 나스닥 거래소가 19일(현지시간)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의 옵션거래를 개시.-경제전문매체 배런스는 이날 장중 거래된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거래물량의 85%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거래였다고 전함.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와 관련한 위험을 헤지(위험회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트럼프, 상무장관에 ‘러트닉 인수위원장’ 지명-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 겸 정권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차기 행정부 상무장관으로 지명. 그는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됐으나 상무장관으로 깜작 발탁. -러트닉 위원장은 상무부를 맡아 대중 압박 정책에 앞장설 것으로 보임. 상무부는 첨단기술 수출통제, 무역 규제 등을 담당. 러트닉 위원장은 월가 출신임에도 트럼프 당선인의 공격적 관세 정책에 동의하는 것으로 보임.
2024.11.20 I 박순엽 기자
"시장왜곡 주범"…수요예측 제도에 쏟아지는 불만
  • "시장왜곡 주범"…수요예측 제도에 쏟아지는 불만[35th SRE][Issue]
  •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지 10년이 넘어섰다. 수요예측 제도는 투명한 시장가격 형성이라는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10년간 제도 손질없이 이어지면서 점차 문제점도 두드러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캡티브 영업’이다. 당연시되면서 발행금리와 유통금리간 괴리가 커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왜곡이 결국 회사채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캡티브 영업 ‘심각한 문제’35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진행한 ‘현행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 취지에 맞게 작동하고 있는지’라는 질문에 대해 183명의 응답자 답변 평균은 2.78점(5점 척도)에 불과했다. 5점이 ‘매우 그렇다’ 1점이 ‘매우 그렇지 않다’인데 2점대 점수가 나왔다는 것은 대부분 응답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한 것이다.CA와 비CA, 매니저, 기타 직군을 가리지 않고 모두 2점대 점수가 나왔다. 그나마 캡티브 영업을 영업의 무기중 하나로 삼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IB 직군이 속한 기타 그룹의 점수가 2.97점으로 가장 높았고 CA는 2.65점, 비CA 2.85점, 매니저 2.79점을 기록했다.‘캡티브 영업’을 규제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3.66점이 나왔다. 상당수 답변자들이 규제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이다. 여기에서도 기타 직군의 점수가 3.31점으로 가장 낮았다. CA가 3.78점으로 가장 높았고 매니저 3.72점, 비CA 3.59점 순이었다.캡티브 영업이란 수요예측 과정에서 계열사 수요를 동원해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A사가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하면 이를 주관하는 증권사가 계열사인 운용사나 보험사 등을 동원해서 수요예측에 주문을 써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매각도 막을수 있고, 발행사 입장에서는 원하는 금리 수준을 어느 정도 조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문제는 발행사가 이를 이용한다는데 있다. 주관사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발행 주관을 맡기겠다는 빌미로 낮은 금리에 주문을 써줄것을 당연하게 요구하는 것이다. 주관사를 따내야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계열사를 동원해서 주문을 넣을 수밖에 없다.SRE자문위원은 “제도 도입 10년차에 레고랜드 이슈가 터지다보니 손 볼수가 없었던 분위기”라면서 “이제 시장도 안정화됐고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 손을 봐야하는 시기가 됐다고 본다”고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 동조했다.◇ ‘시장 왜곡 심해져’ 수요예측 제도에 쏟아지는 불만특히 이런 행위로 인해 시장 왜곡은 물론 연기금이나 공제회처럼 실질적으로 그 기업의 회사채를 사고 싶어하는 ‘실수요자’들이 정작 매수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 응답자 역시 “현행 수요예측 제도에서는 민평금리에서 크게 벗어난 수준에서 최종 발행 금리가 결정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채권평가사들의 시가평가와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응답자들은 주관식 답변을 통해서 다양한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 응답자는 “수요예측 참여자에 대한 과도한 부담과 의무만 있다”면서 “발행사는 가격결정권이 있어 입맛대로 수량과 금리를 조정할 수 있지만 수요자는 정해진 조건 하에서 참여하고 참여한 뒤에는 취소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또 다른 응답자 역시 “발행사에 유리하도록 기울어진 운동장인 느낌”이라면서 “발행금리가 유통금리 대비 지나치게 낮게 결정되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이밖에 “발행사와 일부 증권사의 그릇된 영업 관행으로 지나치게 낮은 금리로 발행되고 있다”면서 “발행 당일이나 발행일 이후 캡티브 물량들이 장외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수요예측에 제대로 참가한 수요자들은 결국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견도 나왔다.◇ 문제는 맞는데…쉽지 않은 대안 찾기회사채 수요예측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응답자 중 상당수가 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만큼 이를 반영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문제는 캡티브 영업을 근절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수요예측 제도를 통해 들어온 주문이 정말 계열사를 동원한 캡티브 영업인지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주관사의 계열사가 들어왔다는 것으로 캡티브 영업을 의심할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가 어려운 것이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상황인 셈. 뾰족한 대안을 내놓기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그럼에도 시장 관계자들은 캡티브 영업을 근절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그 중 하나는 현재 발행사에 공유하기 위해 작성하는 수요예측 참여표 자체를 없애야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수요예측이 끝나면 어느 기관에서 누가 어느 금리에 어느 정도 규모로 주문을 써냈는지가 엑셀 파일로 자세하게 기록돼 발행사에도 공유된다. 하지만 이 수요예측표 자체를 없애고 누구도 확인할 수 없게 한다면 주관사 역시 발행사의 압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한 SRE자문위원은 “수요예측이 끝나자마자 수요예측에 참여한 사람 실명까지 박힌 자료가 도는데 이 자료 자체를 원천봉쇄해버리는 방법”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발행사도 그렇고 누구도 참여 정보를 알 수 없어 캡티브 영업이 사라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발행사가 보험사에 퇴직연금 운용을 맡기고 그 자금을 활용해 수요예측에 참여할 것을 강요하는 행태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 SRE자문위원은 “일종의 ‘내돈내산(내 돈을 주고 내가 사는 것)’ 행위인데 엄밀히 말하면 직원 돈인 퇴직연금으로 회사채를 비싸게 사도록 하는 것은 잘못된 행태”라면서 “최소한 이런 행위라도 막도록 규제가 생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밖에 최근 과열된 양상을 보이면서 대형화 되고 있는 발행 주관사단에 대해서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주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기는 문제인만큼 발행 규모에 따라 주관사단 선정 갯수를 제한하는 등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SRE 자문위원은 “주관사단이나 인수단이 늘어나면 발행사 입장에서는 손해볼 것이 없다보니 1000억원 발행에도 5개 이상의 주관사가 붙어버린다”면서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지 10년이 넘었으니 이런 폐해들을 감안해 전면적으로 고쳐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시장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를 고치는 방향을 가야한다”고 덧붙였다.다만 지나친 규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SRE 자문위원은 “현재도 삼성생명에 일임을 받으면 삼성증권 회사채를 살 수 없는 등의 규제가 있다”면서 “좋은 채권을 살 기회를 규제때문에 놓치게 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24.11.20 I 안혜신 기자
AI반도체 훈풍에 장비 기업도 웃었다
  • AI반도체 훈풍에 장비 기업도 웃었다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면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에 납품하는 중견·중소 반도체 장비 업체의 실적 상승세도 가파르다. 한미반도체(042700), 주성엔지니어링(036930), 원익IPS(240810) 등 3분기 호실적에 이어 내년까지도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한미반도체 TC본더(사진=한미반도체)2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993억원을 기록하며 48%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매출은 2085억원이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834억원, 누적 매출은 4093억원에 달한다. 전년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162억원, 매출 1068억원에 비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한미반도체는 주력 반도체 장비인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본격 공급하면서 실적을 크게 올렸다. TC본더는 열을 이용해 반도체 칩을 위아래로 붙이는 정밀 장비로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정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HBM은 AI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생산이 크게 늘고 있다.한미반도체는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공장 증설에 매진하고 있다. 내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반도체 장비 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TC본더 생산이 현재 연간 264대에서 420대로 늘어난다. HBM4(6세대)용 하이브리드 본더를 개발에도 나서겠다는 채비다.주성엔지니어링도 올 3분기 실적이 급증했다. 매출액은 1472억원, 영업이익은 52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71%, 744% 급증한 수치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011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 2847억원을 넘어섰다. 누적 영업이익도 953억원을 달성했다.주성엔지니어링은 원자측증착(ALD) 장비가 독보적이다. ALD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 얇은 화학물질을 입히는 기능을 하는 장비로 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 필수로 사용된다. 증착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최대한 얇고 균일하게 입혀 커패시터를 보호하는 고품질 박막을 형성한다. 주성엔지니어링 역시 SK하이닉스가 최대 고객사다. 최근에는 추진하던 회사 분할 결정도 철회하면서 내부적인 불확실성도 해소했다. 분할을 위해 준비해둔 주식 매수 청구금액 500억원은 자사주를 매입해 안정적 경영 환경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삼성전자의 협력사인 원익IPS는 3분기 영업이익 145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영업손실(31억원)을 딛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여전히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53억원 수준이지만 전년도 동기 영업손실 301억원 대비 손실을 낮췄다. 플라즈마 기상 화학 증착장비(PECVD) 기업인 원익IPS는 삼성전자가 투자 속도를 조절하면서 실적이 부진했지만 삼성전자 평택4공장 프로젝트가 재개 등 장비 납품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세계적인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라며 “전방산업 투자 증가에 따른 생산라인 확충 등 내년까지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2024.11.20 I 김영환 기자
'만성' 불황의 늪에 빠진 석유화학
  • [35th SRE][Industry]'만성' 불황의 늪에 빠진 석유화학
  •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화학업종이 35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서 향후 1년 내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산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의 과잉생산 기조와 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면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으로 최근 몇 년간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건설과 캐피탈 역시 단기간 내에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는 줄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면서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반면 개선이 기대되는 산업으로는 조선과 자동차, 전기전자 등 수출 역군들이 대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과 자동차, 전기전자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궤멸적 피해를 입었던 항공업계도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금 도약에 나서면서 개선이 기대되는 산업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화학업, 무너진 수요와 공급 균형35회 SRE에서 응답자 향후 1년 내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으로 화학업을 가장 많이 꼽았다. 총 357표(응답자 183명, 18개 업종 중 최대 2개 복수응답) 중 85명(23.8%)이 화학업종을 선택했다. 담당업무별로는 크레딧 애널리스트(CA) 69명 중 과반 이상인 42명(60.9%)이 화학업을 1년 내 업황 악화 산업으로 꼽았다. 비CA와 매니저는 각각 43명, 30명이 화학업을 선택했다.화학업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PF 위기에 가려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 수요 부진이 뚜렷해지면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건설업을 제치고 업황 악화가 가장 우려되는 업종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진행된 34회 SRE에서 화학업은 전체 176명 중 41명(23.3%)의 선택을 받으며 1년 내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 3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채권시장에서 화학업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수요와 공급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456억 달러(한화 약 62조5900억원)로 전년 대비 15.9% 줄었다. 이 중 대중국 수출액이 170억 달러(약 23조3300억원)로 같은 기간 대비 17.7% 감소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 평균 가동률은 74%에 그쳤다.이 여파로 석유화학업계에 대한 신용등급 하방 압력도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낮췄다. 한화솔루션의 전망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SKC는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여천NCC는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됐다.SRE자문위원은 “화학은 부진한 이차전지와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다”며 “일부 기업의 경우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정부의 지원과 금융권의 자구책 마련으로 PF 불확실성이 과거 대비 크게 완화됐지만 건설업과 캐피탈 등 관련 업종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35회 SRE에서 향후 1년 내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산업으로 건설업과 캐피탈은 각각 64명(18.0%), 41명(11.5%)의 선택을 받으며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4회 SRE에서 건설은 176명 중 132명(75.0%), 캐피탈은 71명(40.3%)이 선택해 1, 2위를 나란히 기록한 바 있다.시장에서는 PF 부실에 대한 우려가 건설업에서 제2금융권으로 넘어간 만큼 향후 조사에서는 두 업종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PF 익스포저에 대한 우려는 건설업 보다는 캐피탈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 4월만 하더라도 건설사 줄도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위기감이 감돌았으나 생활형숙박시설 규제 완화 등 정부의 지원으로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반면 캐피탈의 경우 증권, 저축은행 등 다른 제2금융권과 마찬가지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캐피탈업계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23조9000억원으로 지난 2020년 말 13조8000억원 대비 73% 높다.이 여파로 국내 51개 캐피탈사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5조58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실상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이밖에 철강과 유통이 각각 38명(10.6%), 32명(9.0%)의 선택을 받으며 1년 내 업황 악화가 우려되는 산업 4위와 5위로 뽑혔다. 철강의 경우 중국 내 건설경기 악화로 수요 역성장이 초래되면서 업황 둔화가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통은 내수 부진과 온라인 중심의 구조 개편으로 외형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조선업 업황 개선 기대…전기전자는 2% 부족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 1위에는 응답자 183명 중 70명(20.0%)이 선택한 조선업이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바닥론이 대두되며 전기전자에 1위 자리를 아쉽게 내줬던 지난해와 달리 조선업은 수주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왕좌를 차지했다. 조선업은 34회 SRE에서 176명 중 48.9%가가 선택해 2위를 기록했다. 실제 공급자 우위의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견조한 수주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향해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최소 3년치 일감을 쌓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상당수 물량이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추정돼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이미 국내 조선 ‘빅3’로 분류되는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일제히 흑자를 달성했다.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판매 호조로 북미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자동차업종도 183명 중 47명(13.4%)의 선택을 받으며 반등이 기대되는 업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4회 SRE에서 기록한 3위(49명·27.8%)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업체의 친환경차 경쟁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반등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3위는 항공업으로 34명(9.7%)이 업황 개선을 예상했다. 이는 지난 34회 SRE 당시 기록했던 4위(19.9%)보다 한 계단 상승한 결과다.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순항하고 있다는 점이 설문 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34회 설문에서 1위를 기록했던 전기전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 여파로 올해 조사에서 4위(29명·8.3%)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로 D램 약진이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파운드리(위탁생산)와 펩리스(설계) 등 다른 반도체 분야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5위는 은행으로 28명(8.0%)의 선택을 받았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이자이익이 감소가 예상되지만 신용위험 완화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등을 고려해 은행업의 반등을 예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은행들이 규제를 이유로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어 오히려 예대마진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SRE자문위원은 “은행의 경우 저금리 속에서도 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예대 마진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24.11.20 I 이건엄 기자
'러-우크라 확전 공포 떨쳤다'…엔비디아 4.9%·테슬라 2.1%↑
  • '러-우크라 확전 공포 떨쳤다'…엔비디아 4.9%·테슬라 2.1%↑[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1% 이상 올랐다. 지정학적 공포를 기술주가 이겨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됐지만, 투자자들은 기술주에 대거 베팅을 하며 이를 떨쳐냈다. 엔비디아는 5% 가까이 올랐고, 테슬라도 2% 이상 오르며 S&P500과 나스닥 상승세를 이끌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모자를 쓴 트레이더 (사진=AFP)◇실적 발표 앞둔 엔비디아…블랙웰 수율 문제 없나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8% 내린 4만3268.94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0% 오른 5916.98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04% 오른 1만8987.4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만 해도 나스닥을 제외한 나머지 지수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결국 러시아 본토 타격을 감행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해 우크라이나도 핵공격 대상으로 포함하는 ‘핵카드’로 맞불을 놓으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긴장이 고조된 탓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으로 자금을 옮기면서 뉴욕증시 등 시장이 위축됐다.하지만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상승폭을 키우면서 시장은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엔비디아는 20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4.89% 급등했다. 인공지능 붐의 최전선에 있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올해 남은 가장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올 4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 블랙웰의 수율과 양산계획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블랙웰이 맞춤형으로 설계된 서버 랙에 연결됐을 때 과열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블랙웰 양산 차질 우려가 커지긴 했지만, 엔비디아는 엔지니어링을 되풀이하는 정상적이고 예상된 일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래퍼 텡글러 인베스트먼트의 낸시 텡글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여전히 변덕스럽지만, 실적에 따라 거래되고 있다”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식 추천을 하지는 않지만, 엔비디아 매도세가 나온다면 뛰어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트럼프 당선 최대수혜주 테슬라, 다시 고점에 근접테슬라도 2.14% 오르며 346달러를 기록했다. 전 고점 350달러에 다시 근접한 것이다. 테슬라의 월간 상승률은 38%에 달한다. 알파벳과 아마존도 1% 이상 상승했다.회계 조작 논란을 빚고 있는 인공지능 서버제조업체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전날 장 마감 후 미국 회계·컨설팅 업체인 BDO USA를 독립 회계감사로 새로 선임하고, 거래소에 연례 보고서를 제출하겠다는 소식에 주가가 31.24% 급등했다. 이틀간 약 50% 가량 치솟았다. 트루이스트의 공동 최고 투자 책임자(CIO)인 키스 레너는 “시장의 기본 추세는 긍정적”이라며 “지정학적 이슈는 분명 위험 요소이긴 하지만, 매도세가 완만하게 나타나고 있고 패닉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부 하락은 최근의 상승세를 소화하는 과정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팔라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책임자인 가우라브 말릭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움직임과 차기 미국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결합돼 주식 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안전자산 선호에 국채·금값↑…유가 소폭 상승증시를 제외하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소폭 하락(국채가격 상승)했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1.8bp 빠진 4.396%를, 30년물 국채금리는 2.3bp 빠진 4.583%를 기록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보합을 보이며 4.282%에 거래를 마쳤다.금값도 다시 오르고 있다. 금 선물은 1온스당 0.83% 오른 2636.20달러를 기록 중이다.비트코인은 다시 랠리를 이어가며 9만400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유가는 지정학적 위기를 주시하며 등락을 하다 소폭 오른채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23달러(0.33%) 높아진 배럴당 69.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01달러(0.01%) 상승한 배럴당 73.31달러에 마감했다.
2024.11.20 I 김상윤 기자
금감원 “비상장법인 주식 매출 따른 간주모집 규제 위반 빈번”
  • 금감원 “비상장법인 주식 매출 따른 간주모집 규제 위반 빈번”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자산 110억원 규모 비상장회사 A사는 주주 B씨가 A사 주식을 55인에게 매각하면서 이를 A사에 알리지 않아 매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증권(매출)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A사는 주주 B씨의 매출로 간주모집 규제를 적용받게 돼 그 후 추가 발행하는 증권에 대해 전매제한 조치를 해야 하는데도 증권을 50인 미만으로 발행하는 사모 발행으로 오인했다. A사는 이후 69억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간주모집 규제(과거 모집·매출 실적이 있을 시 증권의 청약 권유 대상자가 50인 미만이더라도 모집으로 간주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생김)를 2회 위반했다. 금융당국은 발행인인 A사에 과징금 9000만원, 매출인인 B씨에게 과징금 2140만원을 각각 매겼다. ◇“주식 50인 이상 투자자에게 매각 시 공모에 해당”금융감독원은 20일 ‘비상장회사의 증권 매출과 관련한 유의사항 안내’ 자료에서 “비상장회사라도 기존에 발행된 증권이 주주에 의해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매각될 시 자본시장법상 공모(매출)에 해당하므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주주 역시 매출 전에 회사가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준수하도록 매출 계획을 회사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금감원의 공시위반 조사 과정에서 비상장회사의 주주가 기존에 보유하던 회사의 증권을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매각하면서 이를 회사에 알리지 않아 회사가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위반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비상장회사는 이어 간주모집 규제와 정기공시 규제도 위반하게 되면서 행정제재, 검찰 통보 등을 받게 됐다. 주권상장법인, 10억원 이상의 모집·매출 실적이 있는 법인, 증권 소유자 수가 500인 이상인 법인 등은 정기적으로 사업보고서와 분·반기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또 주주 역시 증권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지만, 회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권을 50인 이상에게 매도할 시 발행인과 주주 모두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 실제로 한 투자자 C씨는 자산 159억원 규모의 비상장회사 D사와 신주인수계약 체결 과정에서 이미 D사 주식 인수 이후 매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도 이를 D사에 알리지 않았다. C씨는 D사 주식 인수 이후 매출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신고서 미제출에 대한 책임을 D사만 부담하는 것으로 오인해 538인에게 D사 주식을 매각해 과징금 4060만원을 내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로 프리 IPO(기업공개) 단계에서 투자조합, 벤처 캐피탈, 신기술 사업자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행된 주식이 사후에 일반 투자자에게 매출됐으나 매출인이 이를 회사에 알리지 않으면서 인지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며 “매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이후에 간주모집 위반 사례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장법인 주식의 매출로 인한 간주 모집 등 위반 구조 (그림=금융감독원)◇“회사·주주 공시위반 방지 위해 상호 협력해야”금감원은 비상장사들은 신규주식 발행 전 주주명부를 확인해 기존 주주에 의한 매출 발생 가능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명의개서 대리인 등에 요청해 주주명부를 확인해 주주 수가 큰 폭으로 변동했을 시 매출 발생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간주모집 규제 등 후속적인 공시의무 위반을 방지할 수 있어서다. 또 매출인에겐 신고서가 미제출된 상황에서 매출을 단행할 시엔 매출인에 대해서도 매출 금액의 3% 이내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발행인이 작성한 증권신고서가 아닌 매출인이 사실과 다른 투자정보로 투자자를 유인하거나 계속·반복적으로 증권을 매매할 시엔 형사상 책임도 물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비상장회사 주식을 양수한 투자자 역시 만일 당해 주식 양수가 매출에 해당하면 회사에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발생하므로 회사에 문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증권신고서가 제출될 시 투자자는 투자 판단에 유익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데다 증권신고서 거짓 기재·누락에 대해 회사·매출인 등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상장회사로선 확인 과정을 소홀히 하면 후속적인 공시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에 따라 과징금 상향, 평판 저하, IPO 일정 지연 등에 따라 회사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매출인 역시 매출 전 회사에 이를 알리는 등 신고서 제출 의무가 준수될 수 있도록 회사와 상호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4.11.20 I 박순엽 기자
"트럼프 때문에" 투자도 생산도 사업도 '흔들'…위기의 재계
  • "트럼프 때문에" 투자도 생산도 사업도 '흔들'…위기의 재계
  • [이데일리 하지나 김소연 공지유 기자] “북미 진출을 가속화할지, 멈출 건지 현지 투자 전략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미국 내 각종 보조금 삭감이 유력한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임박하면서 불어닥칠 후폭풍에 국내 산업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진출이 상당 부분 이뤄진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업체들의 경우 향후 사업 전략 수립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는 기류다. 일부 기업은 북미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며 재무 체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고, 미·중 갈등 심화를 고려한 중국 시장 철수 가속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현대차, 하이브리드 생산↑…수출선 다변화당장 북미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 현대차그룹의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 또는 축소 가능성이 커지자 하이브리드차(HEV) 생산 비중을 높이는 등 사업계획 조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짓는 등 12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왔다. HEV 비중 확대 등 포트폴리오 조정을 마친 뒤 장기적으로 3분의 1에서 절반가량의 HEV가 HMGMA에서 생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연기관 기반의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생산도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6년 말부터 HMGMA 또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첫 번째 EREV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고관세 정책에 대비하기 위해선 수출선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에 대한 관세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생산 물량의 약 60%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기아 멕시코 공장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은 호세 무뇨스 사장을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고 성 김 고문을 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비해 대미 협상력 강화에 나섰다. ◇K배터리 투자 속도 조절…K반도체 ‘신중모드’ 그동안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보조금에 힘입어 흑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던 배터리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계획대로라면 2026년부터는 연간 AMPC 혜택이 20조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까지 있지만 트럼프 정권이 AMPC 제도를 손볼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한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내년 설비투자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의 합병을 통해 재무 체력을 확보한 SK온은 탄력적으로 설비투자 속도를 조절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보수적인 투자 기조에서 공격적으로 바뀌었던 삼성SDI는 늘어난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거나 짓기로 계획을 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투자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트럼프 2기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응이 필요해졌다. 일각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반도체법(칩스법)에 따라 약속한 보조금을 무조건 폐지하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반도체법 제정 당시 공화당 의원들도 참여했고, 각 주 정부의 반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고민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중순께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 자리에서 ‘트럼프 리스크’ 여파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철강, 中서 철수하고 인도 등 대안 찾기 나서중국 경기 부진과 더불어 미·중 무역 갈등 격화 움직임을 고려한 국내 기업들의 탈중국 추세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최근 중국 베이징 법인과 충칭 법인을 모두 매각했다. 포스코 또한 중국 스테인리스강 공장에 대한 매각을 검토 중이다. 현재 철강업계가 중국 대신 새롭게 눈을 돌린 곳은 인도다. 포스코는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손잡고 인도 오디샤에 연 5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인도 푸네에서 연간 23만t의 생산이 가능한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착공을 시작했다.한편에서는 미국의 중국 견제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 태양광 통합 생산기지 ‘솔라 허브’ 조성에 나선 한화솔루션의 경우 보조금 삭감과 무관하게 당초 계획대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저가 중국 제품 공세에 대항할 방법은 미국 현지 생산뿐이라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황용식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근본적으로 자국 중심주의이기 때문에 국내 제조업은 향후 관세정책에 따라 사업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 현지 투자 역시 향후 IRA, 반도체법에 대한 향후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2024.11.20 I 하지나 기자
재계 덮친 '트럼프 쇼크'…내년 사업계획 다시 짠다
  • 재계 덮친 '트럼프 쇼크'…내년 사업계획 다시 짠다
  • [이데일리 김정남 김성진 기자] 재계가 예상을 뛰어넘는 ‘트럼프 쇼크’로 인해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미국 세액공제 혜택 폐지 기로에 놓인 배터리 기업 등을 중심으로 내년 사업계획을 재검토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도 미국 리스크를 경영전략의 최상단에 두고 내년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9일 재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대선 레이스전부터 사실상 모든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 왔다. 3사 모두 대선 이후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릴 필요도 없이 미리 준비 작업을 한 것이다.특히 트럼프 2기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혜택(AMPC·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 폐지에 무게를 두면서 배터리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업계 한 인사는 “연간 수조 단위에 달하는 AMPC 혜택을 전제로 미국 현지 투자를 벌여 왔는데, 이 혜택이 폐지되면 사업계획을 완전 백지화해야 한다”고 했다. 배터리 3사의 미 현지생산이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2026년부터 연간 AMPC 혜택은 최대 20조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현재 AMPC 혜택을 제외하면 적자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최근 공격 투자로 늘어난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정부가 친환경 투자와 관련해 제공하는 저금리 대출을 검토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철강업계의 탈(脫)중국 러시도 트럼프 쇼크와 관련이 있다. 올해 6월 충칭 법인에 이어 최근 베이징 법인까지 철수 작업을 끝낸 현대제철이 대표적이다. 포스코는 중국 법인 매각에 나서며 해외 거점 재편에 나섰다.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석유화학 기업들은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해 ESG 경영 기조가 약화하면서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재무 위기가 언제 해소될지 모르는 만큼 미래 성장 투자는 전면 보류한 상태”라고 했다. 반도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는 올해 정기인사 직후인 내달 중순께 내년 사업계획과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특히 △반도체(DS)부문 △완제품(DX)부문 내 북미총괄 등의 회의에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트럼프 2기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내년 사업은 ‘유연한 대응’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트럼프 2기가 보조금을 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그에 따라 투자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재계는 ‘트럼프 접점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다음달 둘째주 초 워싱턴DC에서 한미재계회의를 연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의 해외대관 담당 최고위급 인사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2기 실력자들과 접점을 늘리며 정보전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2024.11.20 I 김정남 기자
대학 대변동 외
  • [200자 책꽂이]대학 대변동 외
  • △대학 대변동(아서 러빈·스콧 반 펠트|308쪽|지식의 날개)고등교육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100년 넘게 이어온 오늘날의 획일화된 대학 운영 방식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고등교육의 모든 기준이 강의 시간에서 학습 성과로 전환되며 공급자 중심 대학 모델이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고등교육이 소비자가 주도해 당장 필요한 콘텐츠만 낱개로 취사선택하는 모델로 바뀔 것으로 전망하며 대변동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우리를 방정식에 넣는다면(조지 머서|428쪽|현암사)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답을 과학적으로 찾아내기 위해 어떤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탐구한 책이다. 오랫동안 과학, 그중에서도 물리학은 인간의 마음을 설명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여겨져 왔다.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저자는 뇌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마음과 물질을 통합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하면서 뇌 과학과 신경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에게 전해 들은 최신 연구 동향과 전망을 들려준다.△다산 1·2(한승원|328·336쪽|열림원)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 여러 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한 한국 문학계의 거목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아버지이기도 한 저자가 평생에 걸쳐 좇아온 ‘조선 천재 3부작’의 완결판 ‘다산’을 다시 펴냈다. ‘다산’은 추사 김정희를 다룬 ‘추사’와 초의 스님 이야기를 담은 ‘초의’를 잇는 작품이다. 저자는 역사 속 숨어 있는 진실을 찾아내고자 하는 남다른 집요함으로 정약용의 일대기와 사상을 소설에 녹여냈다.△유방암 환자의 군가(정진형·최상림·최세훈 외|316쪽|청년의사)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끝까지 끌어안았던 환자들의 곁을 지킨 의사들이 기록한 42편의 이야기를 엮었다. 의사들은 죽음의 공포를 견디며 힘겹게 투병하는 환자들을 돌보며 날 선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감정에 휘둘려서는 안 되기에 언뜻 차갑고 냉정해 보이지만 그들의 뇌리와 마음에는 결코 잊을 수 없는 환자들에 대한 애틋한 기억이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환자들에 대한 의사들의 진심을 엿볼 수 있다.△빌드 창조의 과정(토니 퍼델|544쪽|비즈니스북스)‘아이팟의 아버지’로 통하는 애플 아이팟 부문 수석 부사장 출신 저자의 첫 저서다. 아이팟을 개발해 평범한 컴퓨터 회사였던 애플을 세계 최고의 가치를 기업으로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 저자의 흥미진진한 성공기와 30년 넘게 실리콘밸리에서 동시대 천재들과 협력하며 쌓은 노하우를 접할 수 있다. 자기계발, 경력 관리, 인력 관리, 창업, 제품 개발 등 다양한 상황에 맞춰 적용 가능한 업무 조언도 들려준다.△나만의 미당시(마종기·정현종 외|244쪽|은행나무)시인 30명이 미당 서정주의 시를 다시 읽고 쓴 산문을 엮었다. 서정주는 첫 시집 ‘화사집’과 마지막 시집 ‘80소년 떠돌이 시’를 비롯한 총 15권의 시집으로 한국 현대시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20대 신예부터 80대 원로까지, 각기 다른 관점을 지닌 시인들의 다채로운 시적·언어적 해석과 작품과 교감한 운명적인 순간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미당시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새롭게 되새겨볼 수 있다.
2024.11.20 I 김현식 기자
위기설 해명 나선 롯데, 불신 불씨는 '여전'
  • 위기설 해명 나선 롯데, 불신 불씨는 '여전'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현재 거론되고 있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 무근이다.”지난 18일 낮 12시30분께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롯데지주(004990)와 롯데쇼핑(023530), 롯데케미칼(011170)이 일제히 공시한 내용이다. 지난 주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롯데 제2의 대우그룹으로 공중분해 위기’라는 제목으로 지라시가 돌자 대응에 나섰다. 해명 공시에도 어제 하루 동안 롯데 주요 상장사인 이들 세 종목 모두 큰 폭으로 내리면서 시가총액이 약 6000억원 가까이 날아갔다. 결국 롯데는 오후 5시40분께 “수사 의뢰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초강경 대응이 났다.서울 잠실 롯데월드몰과 에비뉴엘 전경. (사진=롯데)◇차입금 느는데 실적은 ‘지지부진’시장이 우려하는 대목은 롯데그룹의 차입금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화학부문 계열사 실적이 업황과 함께 악화한다는 데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그룹 주요 기업의 총차입금은 2021년 말 41조 1480억원에서 2022년 말 48조 8250억원→2023년 말 50조 8430억원→올해 1분기 말 51조 8270억원으로 10조원 넘게 증가했다.그룹 전체 총차입금이 증가 배경은 화학사업이다. 배터리(이차전지) 소재에 투자하려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2조 7000억원에 사들였고 국내외 석유화학 설비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 초 1조 2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투자를 감당하긴 어려웠다. 결국 롯데케미칼·롯데정밀화학(004000)·롯데엠시시는 총차입금이 2021년 말 3조 7090억원에서 지난해 말 10조 33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1조 2960억원에서 5조 9130억원으로 급증했다. 3년 전만 해도 현금이 모든 빚을 갚고도 남았지만 이젠 현금보다 빚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최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차입금(사채 포함)은 △롯데지주 4조 1762억원 △롯데케미칼 5조 2495억원 △롯데쇼핑 4조 9970억원 △호텔롯데 3조 4896억원 △롯데건설 1조 8177억원 등으로 18조원에 육박한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 자체는 유동차입금보다 많긴 하지만 유동자산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으로 좁히면 당장 조달 가능한 유동자산은 8조원가량에 그친다. 그러는 새 그룹의 주요 계열사 차입금 의존도는 2021년 말 35.0%에서 지난 1분기 말 40.3%로,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11.8%에서 130.0%로 각각 상승하는 등 재무지표가 뒷걸음질 쳤다.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가 지난 6월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등의 등급전망(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하며 신용등급 조정을 예고한 이유다.(그래픽= 김정훈 기자)◇“시황 회복해야”…그림자 드리운 실적 전망더 큰 문제는 부채를 감당하기엔 실적개선이 요원해 보인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4136억원까지 늘었다. 경기가 불황인 데다 해상운임 상승 등까지 겹친 탓에 롯데케미칼 스스로도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흑자 전환은) 시황 회복이 전제될 때 가능하다”고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롯데그룹의 또 다른 주요 축인 유통·식품군에서의 반전도 기대하긴 쉽지 않다. 백화점, 마트, 홈쇼핑, 이커머스 등을 거느린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259억원으로 최저점이었던 2021년보다는 나아지고 있지만 오프라인 채널의 하향세, 이커머스인 롯데온의 부진 등을 고려하면 마냥 긍정적이진 않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8월 말 롯데그룹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서도 화학 부문의 투자 부담과 유통 부문의 운전자본 투자 등으로 그룹 전반의 차입 부담이 늘었다”며 “유통·음식료 부문은 실적이 비교적 안정적이겠지만 건설부문은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 개선이, 화학부문은 이익 창출력 회복이 각각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롯데 “위기 루머는 사실무근”롯데그룹은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롯데 관계자는 “11개 상장사의 3분기 기준 차입금 규모는 매입채무 등을 제외하면 39조원보다 적다”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등을 고려한 순차입금은 더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분양 우려가 불거진 롯데건설과 관련해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분양이 많아 리스크가 크지 않다”며 “최근 금리 인하 기조와 함께 분양 시장이 개선될 것”이라고 해명했다.증권가에서도 롯데의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작다고 진단했다.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설비투자비는 올해 2조 8000억원에서 장기 1조원으로 마무리되고 연간 감가상각 1조 3000억원을 고려하면 유동성 위기는 시기상조”라며 “하반기 미국 모노에틸렌글리콜(MEG) 설비 40%를 매각해 7000억원을 확보했고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를 활용해 7000억원을 추가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다만 유동성 위기 루머를 해명했음에도 이날 롯데지주는 전날보다 150원(0.73%) 오른 2만 700원, 롯데케미칼은 1300원(1.97%) 상승한 6만 72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전날의 하락 폭을 만회하지 못했다. 롯데쇼핑은 5만 7900원으로 같은 기간 100원(0.17%) 하락 마감했다.
2024.11.19 I 경계영 기자
“非핵국도 핵보유국 지원시 대응”…푸틴, 핵교리 수정안 승인(종합)
  • “非핵국도 핵보유국 지원시 대응”…푸틴, 핵교리 수정안 승인(종합)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교리(독트린) 수정안을 승인했다고 19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타스는 푸틴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해당 문서를 공개하면서 이처럼 밝혔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핵 교리의 기본 원칙은 핵을 국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간주하나 “새로운 군사적 위협과 위험이 발생해 핵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다”고 타스는 설명했다. 이번 수정안은 핵 억지 대상이 되는 국가 및 군사 동맹의 범위를 확대했다. 타스에 따르면 비핵국의 공격도 핵보유국가의 참여나 지원이 있는 경우 이는 러시아에 대한 공동 공격으로 간주된다는 내용이 이번 수정안에 포함됐다. 또한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더라도 러시아 주권에 중대한 위협이 가해지거나 △동맹의 일원으로서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때 △대규모 군용 항공기, 순항 미사일, 무인 항공기 등 군사적 침투 시도가 러시아 국경을 넘는 경우에도 러시아의 핵 대응이 가능하다.타스통신이 공개한 핵 교리 승인안.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국가안보회의에서 “핵 억제 분야 정책은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며 비(非)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으로 러시아를 공격하면 지원국 역시 공격자로 간주한다는 내용 등을 개정 교리에 담을 것임을 시사했다.러시아의 이번 핵 교리 변경 배경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 내부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했다는 보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장고 끝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NYT는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으며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방어하기 위해 우선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일 정례 브리핑에서 곧 물러나는 바이든 행정부가 긴장을 확대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2024.11.19 I 김윤지 기자
수술대 오르는 CJ제일제당…바이오 이어 피드앤케어도 재매각 추진
  • [마켓인]수술대 오르는 CJ제일제당…바이오 이어 피드앤케어도 재매각 추진
  •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CJ제일제당(097950)이 본격적인 매각에 돌입하며 사업부 재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시작으로 사료 축산 자회사 CJ피드앤케어(F&C) 매각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업부 모두 조(兆) 단위 매출을 꾸준히 내는 만큼 매각 가격에 시장 관심이 모이지만, 업황에 따라 부침이 있다는 사업 특성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부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복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포함한 인수 후보와 물밑 접촉에 나서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중 본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식품 △바이오 △피드앤케어(F&C) △물류 등 크게 4개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비중은 식품(8조5087억원)과 물류(8조4729억원)가 각각 39%를 차지하고 있으며 바이오(3조1474억원)가 14%, 피드앤케어(1조7395억원)가 8%의 비중을 나눠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는 미생물을 원료로 식품 조미 소재와 사료용 아미노산 등을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기업이다. 라이신, 트립토판 등 사료용 아미노산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최근 3년(2021~2023년) 매출이 모두 3조원을 넘겼으며 올해 3분기 누적 매출도 3조1474억원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 중이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바이오 사업부 기업가치는 5조~6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EBITDA(상각전영업이익) 5259억원에 식품업계 평균 멀티플 7~8배를 적용한 수치다. 올해 3분기 기준 EBITDA는 4875억원으로, 연간 실적이 개선된다면 추가 멀티플 상향이 이뤄질 수도 있다. 해당 가격에 매각이 성사될 경우 연간 인수합병(M&A) 최대 금액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부보다 피드앤케어의 매각을 먼저 추진했다. 사료 축산 자회사인 피드앤케어는 지난 2019년 매각이 추진되다 몸값에 대한 이견으로 불발된 바 있다. 이후 올해 상반기부터 매각설이 돌았으나 수익성 악화에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어왔다. 2021년 1506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2022년 77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86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CJ피드앤케어의 별도 기준 상각전영업이익은 147억원 수준이다. 하림그룹의 팜스코, 이지홀딩스의 팜스토리, 우성사료 등 동종업계 평균 멀티플 10.23~15.91배를 적용한 피드앤케어의 기업가치는 1500억~2340억원 수준이다. CJ제일제당 측은 피드앤케어 매각가로 최소 1조원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와 피드앤케어 모두 업황에 민감한 사업 부문이라는 점도 변수다. 특히 바이오 사업부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리스크와 높은 마진 변동성이 기업 가치 평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피드앤케어 역시 사료 사업의 특성상 원재료 값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비주력 사업부 매각으로 재무 개선이 필요한 CJ제일제당에겐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될 전망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적절한 조건으로 바이오 사업부 매각이 성사된다면 CJ제일제당 전사적인 실적 안정성과 재무 안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소 2조원 이상의 순차입금 축소가 이뤄진다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매각 대금이 식품 사업 M&A의 실탄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024.11.19 I 허지은 기자
훈풍 부는 한중관계…"고위급 대화 빨라지고 잦아지고 깊어져"
  • 훈풍 부는 한중관계…"고위급 대화 빨라지고 잦아지고 깊어져"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한동안 냉랭했던 한·중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정부는 외교 기조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주 한·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중국과의 외교적 거리를 부쩍 좁힌 모양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북·러 밀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과 맞물려 이 같은 온기는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 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대통령실 “한·중 고위급 소통 이어가는 것 중요”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가 한·중관계를 항상 신경쓰고 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고위급 협의와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 5월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한·중) 고위급 대화가 빨라지고 잦아지고 깊어진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양국이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통상협력 그리고 인적·문화적 교류 이런 것들에 의해 구체적으로 성과를 만들어갈 생각”이라고도 했다.최근 한·중은 빠르게 거리를 좁히고 있다. 중국은 이달 초 한국인에 대한 단기 무비자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또한 한국이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주중 대사로 내정한 데 화답하듯 4개월째 공석이던 주한 중국 대사에 전임자보다 중량급으로 평가되는 다이빙 주유엔 중국 부대표를 내정했다.지난주 페루 리마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선 이 같은 온기가 더욱 달궈졌다. 2년 만에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양국이 상호 존중·호혜·공동 이익에 기반하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시 주석을 한국에 초청했다. 한국과 중국이 나란히 2025년, 202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을 맡게 되면서 시진핑이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는 건 기정사실로 볼 수 있다. 시 주석이 한국을 찾은 건 2014년이 마지막이었다.미·중 관계에 관한 윤 대통령 발언도 눈 여겨봐야 한다. 윤 대통령은 18일 보도된 브라질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중 관계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하며 그 과정에서 한국은 미·중 양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며 “한국에 있어 양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가 미국 중심 가치외교에서 미·중 균형 외교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이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년 반 동안 우리의 (외교) 전략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며 “이념외교에서 실용외교로 바뀌었느냐는 질문은 맞지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문제는 동맹국인 미국과 가장 깊이 먼저 논의해야 하고 그런 현안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관계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호혜적으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서로 노력해왔다”고 말했다.◇트럼프 시대 앞둔 中, 한국에 유화공세대통령실은 상호 존중·호혜·공동 이익의 원칙에 입각한 대중(對中) 외교가 냉각기를 지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한국 정부로선 한·미 동맹을 복원해서 강화시켰고 한·미·일 삼각공조 구조도 만들었기 때문에 2단계로 중국과의 안정적인 관계 개선 설정을 향해 가는 것”이라며 “외교 기조 자체가 변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여기에 최근 국제정세 변화도 한·중 간 거리를 좁히고 있다. 내년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기 행정부보다 더욱 강경한 대중 정책을 예고하면서 중국으로선 우군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졌다. 한국으로서도 한·중 관계 개선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스트롱맨 외교’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북·중 관계가 냉랭한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유착하는 상황 역시 중국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은 “최근 2~3년간보다 앞으로 한·중 관계는 상대적으로 열려 있고 활발하게 전개되는 추세로 갈 것”이라며 “옛날처럼 전면적인 한·중 관계 개선이나 발전은 쉽지 않겠지만 협력 가능한 공간을 찾고 그 공간 내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식은 많이 있다”고 했다. 강 교수는 “지금 상황은 중국의 유화 공세가 있고 한국이 거부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도 “본격적으로 트럼프 시대가 시작되고 트럼프가 한국에 관해서 이런저런 요구를 한다면 어려움에 부닥칠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2024.11.19 I 박종화 기자
중국서 또 차량 돌진 사고, 흰색 SUV가 초등학교 덮쳤다
  • 중국서 또 차량 돌진 사고, 흰색 SUV가 초등학교 덮쳤다
  •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서 최근 묻지마식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는 자동차가 초등학교 등굣길의 학생과 학부모들을 덮쳐 여러 사람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19일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후난성 창더현에서 흰색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한 초등학교 앞에서 등교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을 향해 돌진했다.19일 중국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영상에서 흰색 차량이 초등학교 앞 행인을 지나가고 있다. 해당 차는 중국 후난성 창더현의 한 초등학교 앞 등굣길 학생과 학부모를 차로 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다수의 학생과 성인이 부상을 입고 땅바닥에 쓰러졌다”며 “사건 발생 후 흰색 소형 SUV 운전자는 현장에서 학생 부모와 학교 보안요원에 의해 통제됐다”고 전했다.부상자 중 일부는 즉시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사상자 수는 현재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난팡일보 등 지역 매체들은 차에 치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8~9명 정도 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바이두에서는 이날 사건 현장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인파로 혼잡한 상황에서 피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몇 명의 아이들이 길가에 앉아있고 학부모들은 소리치며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담겼다. 가해 차량으로 추정되는 흰색 SUV 옆에는 경찰이 누군가를 붙잡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중국은 그동안 총기 사고가 빈번한 미국 등과 비교해 자국이 안전한 국가라고 자부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잇따라 칼부림 사고 등 묻지마 범죄가 발생하자 이를 상세히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과 공안의 엄격한 관리와 수많은 폐쇄회로TV(CCTV) 및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얼굴 인식 장치, 엄격한 총기관리법 등으로 폭력 범죄 발생 빈도도 낮은 편이다.하지만 최근 들어 다수의 인명을 노린 강력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이달 11일 에어쇼가 열리던 광둥성 주하이시에서는 한 운전자가 차량을 몰고 체육센터로 돌진해 35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16일에는 장쑤성 이싱시의 한 직업학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져 8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당했다.앞서 지난 9월에는 상하이 대형마트에서 칼부림 사건이 나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으며 지난달 베이징 초등학교 앞에서 미성년자 3명 등 5명이 다친 흉기 난동 사건도 있었다.중국에서 잇따라 불특정 다수를 노린 강력 범죄가 발생하는 이유는 그동안 쌓여왔던 사회적 불만이 표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칼부림 사건의 용의자인 대학생은 취업 등의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강력 범죄에 대한 사회 불안이 커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서기도 했다. 시 주석은 주하이시 사건이 발생한 직후 가해자를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촉구하면서 모든 지자체와 관련 당국이 이번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 위험을 원천 예방하고 통제하라고 지시했다.
2024.11.19 I 이명철 기자
"보조금 받으려면 기술이전"…EU, 中기업에 지식재산권 요구
  • "보조금 받으려면 기술이전"…EU, 中기업에 지식재산권 요구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 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대가로 지식재산권을 유럽 기업으로 이전토록 강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역내 자동차 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공급망 구축을 도모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에너지 정책 전환에도 대비하겠다는 취지다. (사진=AFP)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두 명의 EU 고위 관리는 배터리 개발을 위한 10억유로(약 1조 4739억원) 상당의 보조금 입찰에 중국 기업이 유럽에 공장을 두고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기준을 12월 처음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관리는 우선 시범사업으로 진행해볼 예정이며 다른 EU의 보조금 제도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12월 입찰에 앞서 기준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이 자국 시장에 접근하는 대가로 외국 기업들에 지식재산을 공유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과 유사한 제도로, EU가 대중국 정책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EU는 엄격한 환경 규제를 받는 역내 기업들이 환경 규제가 훨씬 덜한 국가에서 생산된 수입품 때문에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달 기존 10%의 세금에 더해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최대 35%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 아울러 수소 보조금을 신청하는 회사에 엄격한 요건을 도입해 수소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전해조 부품의 25%만 중국에서 조달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 대통령으로 재집권하게 된 것도 EU가 대중국 정책을 강경하게 유지하는 배경이다. 그의 측근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의 상품 및 투자와 관련해 EU에 더 많은 장벽을 세우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중국 기업들은 이를 피하려고 생산기지를 EU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것으로 보이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이러한 우회 수출까지 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EU의 한 고위 외교관은 “우리가 트럼프의 일부 의제에 동참하려면 중국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외에도 EU 경제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 유럽 기업들이 저렴한 수입품에 의존하지 않고도 엄격한 기후위기 대응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등이 EU의 이러한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스웨덴에 본사를 둔 EU 최대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는 생산 목표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현재 파산 위기에 내몰린 상태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엄격한 환경 규제에 적합한 전기차 모델로 전환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배터리 공급망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인데, 노스볼트가 파산하면 업계 전반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배터리는 생산 비용 측면에서도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EU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중국 기업들이 유럽에 공장을 짓도록 독려하는 동시에 트럼프 당선인을 의식해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이 EU가 제시한 조건에 따라 독일과 헝가리에 수십억유로를 투자해 기가팩토리를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엔비전 에너지도 스페인과 프랑스 시설에 수억유로를 투자하고 있다. 싱크탱크인 유럽개혁센터의 엘리자베타 코르나고 수석연구원은 “EU 집행위는 중국의 무역 흐름이 유럽으로 유입되거나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에 대비해 무역 방어를 강화하려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중국산 부품에 대한 EU의 강경한 입장은 소비자가격을 낮추지 못한다. EU의 자동차 산업이 성장하고 나아가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와 관련해선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며 탈탄소화 노력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4.11.19 I 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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