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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달러에 발목잡힌 코스피…고환율 수혜주는 '방긋'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탄핵 정국을 맞이하면서 치솟았고,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수출주만큼은 고환율의 수혜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주인 자동차·조선·반도체 등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사진=연합뉴스)◇킹달러에 고환율 수혜주…반도체·자동차·조선 ‘주목’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12월2~18일) KRX 반도체 지수는 9.58% 상승했다. KRX 자동차 지수는 4.43%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16% 오른 것에 그쳤다.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은 고환율 시기에 환차익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수출주로, 기대감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출주 중심의 투자전략이 주목되고 있다. 환차손에 대한 우려에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짐을 싸기 시작하면서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박스권 속에서도 고환율 시기에 실적 개선이 되는 수출주만큼은 선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통상 수출 기업의 경우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상품을 싸게 팔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대금을 외화로 받으면서 수익성도 개선된다.증권가에서는 대표적인 수출 업종으로 반도체·조선·자동차 등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대형 반도체주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범용 D램, 낸드 가격 하락 등 업황 부진으로 내년 반도체 사업 매출 눈높이를 낮추고 있지만, 달러 강세로 일정 부분 수익 악화를 만회할 가능성이 있다. 한화오션(042660), HD한국조선해양(009540), 삼성중공업(010140) 등 조선 업종 역시 안정적인 수주 잔고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따라 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참여에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더해 고환율 시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은 내년 고환율 기조와 강재 가격의 하락세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등 자동차 업종도 주목된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현대차의 경우 연간 1500억~2000억원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그룹의 올해 사업계획으로 책정된 원·달러 환율은 1270원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1400원대 환율과 미국 판매량 증가로 현대차 그룹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견조한 실적은 주가 하방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헌재 ‘탄핵’ 판결 등 여진 계속…달러 강세 이어질 듯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되는 만큼 이 같은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먼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가결로 탄핵안 표결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일부 해소됐지만,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1436.60원으로 143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고환율을 단순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유불리를 따져 볼 필요가 있는데 특히 국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과 눈높이가 낮아진 상태에서 수출업체들은 고환율의 수혜를 받을 전망”이라며 “자동차, 조선, 필수소비재, IT 가전 등 수출주에 대응하는 전략이 단기적으로 유효하다”고 전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한은 물가안정회의 소화하며 강세 전환…3년물 금리, 8.4bp↓[채권마감]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18일 국고채 금리는 8bp(1bp=0.01%포인트) 내외 하락하며 강세로 마감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장 조 상승하던 국고채 금리는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상황 점검회의를 소화하며 일제히 하락 전환, 단기물 금리 위주로 내리며 수익률곡선 기울기는 가팔라졌다.(불 스티프닝) 이날 장 마감 후 오는 19일 오전 4시30분에는 미국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 등이 대기 중이다. 시장에선 기준금리 25bp 인하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향후 인하 속도에 대한 파월 의장의 발언이 주목될 예정이다.10년 국채선물 가격 5분봉 차트(자료=엠피닥터)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시 금리 기준 국고 2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8.3bp 하락한 2.632%,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8.5bp 내린 2.536%를 기록했다.5년물은 전거래일 대비 8.1bp 내린 2.650%를, 10년물은 5.2bp 내린 2.738% 마감했다. 20년물은 1.5bp 내린 2.707%, 30년물은 1.4bp 내린 2.640%로 마감했다. 장 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를 소폭 부양하는 정도의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럴 때 재정이 긴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사실상 경기 하방에 대한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국채선물 가격 흐름도 마찬가지였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3년 국채선물(KTB3)은 전거래일 대비 23틱 오른 107.08에 마감했다. 10년 국채선물(KTB10)은 전거래일 대비 53틱 오른 118.85를 기록했다.30년 국채선물(KTB30)은 8틱 오른 148.06을 기록, 232계약이 체결됐다.틱은 국채선물 가격 산정 단위로 국채선물 거래단위가 액면가 1억원임을 감안할 때 1계약당 1틱의 가치는 1만원의 가격 변동을 의미한다. 수급을 보면 외인은 이날 국채선물을 일제히 순매도했다. 3년 국채선물에선 외국인이 6117계약 순매도, 금투 1만 9753계약을 순매수했고 10년 국채선물에선 외국인 898계약 순매도, 금투 2978계약 순매수했다.미결제약정 추이는 모든 구간이 증가했다. 3년 국채선물 미결제약정은 전거래일 44만 8043계약서 이날 44만 9287계약으로, 10년 국채선물은 23만 9788계약서 24만 304계약으로 늘었다. 30년 국채선물은 750계약서 833계약으로 늘었다.미결제약정은 결제되지 않고 남아있는 선물·옵션 계약으로 시장 내 투자자들의 참여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한다. 한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보합인 3.38%, 기업어음(CP) 91일물은 전거래일 대비 2bp 오른 3.49%에 마감했다.
- 첫 해외출장 베트남 택한 강경성 "아세안·인도 수출 돌파구될 것"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강경성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사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1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동남아대양주지역 무역투자확대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글로벌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아세안·인도는 2025년 우리 수출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사장이 취임 후 첫 무역투자확대전략회의를 베트남에서 개최한 건 그만큼 베트남 시장이 갖는 의미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경성 KOTRA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1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동남아지역본부 무역투자확대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강 사장은 16일부터 5일간 베트남과 인도에서 동·서남아지역본부 및 24개 무역관장들과 수출·투자진출 관련 현안과 이슈를 면밀히 점검하며 기회 요인을 찾는데 집중했다. 인구 21억 명의 거대 시장인 아세안·인도는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중요한 소비·생산 거점이다. 국가별로 시장 특성이 상이하고 경제 발전의 편차가 크지만 기존 서방시장과 대조되는 젊은 인구와 높은 경제성장률, 풍부한 핵심 광물 자원의 삼박자를 갖춰 잠재력이 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강 사장은 무역관장들에게 “판이 흔들릴 때 항상 기회가 생긴다. 아세안·인도 시장 변화에 대한 현지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우리 기업을 위한 신규 수요를 발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17일 진행된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 회의에서는 11개국 15개 해외무역관장이 참석해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부품·장비 공급 및 기술협력 기회 발굴 △현지 수요급증 첨단 융합산업 지원 △프리미엄 소비재 진출 전략 등 권역 내 유망분야 진출 지원 강화를 주제로 열띤 논의를 이어갔다. 1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동남아지역본부 무역투자확대전략회의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강경성 KOTRA 사장, 세 번째 이희상 동남아지역본부장)이어 19일에는 인도 뉴델리로 이동해 서남아지역 무역투자확대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서남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고성장을 지속 중인 지역으로 급변하는 무역·통상 환경 속 우리가 반드시 공략해야 할 시장으로 꼽힌다. 또한 20일 현지에 진출한 자동차 부품 기업 현장을 방문하고, 진출기업 간담회를 개최해 인도 시장의 기회와 애로 사항을 점검한다. 특히 강 사장은 지난 12월 16일 전세계 84개국 129개 무역관을 비롯한 국내외 KOTRA 전 조직에 흔들림 없이 업무를 수행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강 사장은 “첫째, 해외 무역관 전 직원들은 비상한 각오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 둘째, 최근의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기반이 튼튼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주재국 경제인 등에게 잘 설명할 것, 셋째, 우리 기업의 수출과 해외진출, 투자유치, 공급망 안정화 및 통상 대응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특별히 당부했다.
- "오남용 우려되는 GLP-1,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안전하게 처방돼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새로운 당뇨병 … 비만치료제의 오남용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 GIP 계열 인크레틴 주사제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GLP-1 제제는 당뇨병과 비만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약제로 평가되지만 부작용과 오남용에 대한 문제점 역시 지적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처방 및 투여에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이에 대한당뇨병학회(회장 박태선, 이사장 차봉수)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김길원)는 국내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 비만치료제 현황을 들여다보고 인크레틴 주사제의 적절한 사용 방안을 논의하는 ‘당뇨병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당뇨병-비만치료약, 어떻게 대처할 것인 것인가’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지난 13일 오후 1시 20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심포지엄은 1부 주제발표와 2부 패널토론으로 진행됐다.첫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승환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대한당뇨병학회 비만당뇨병 TF 팀장)는 ‘당뇨병환자에서 비만 진료와 치료’에 대해 발표했다. 이승환 교수는 “최근 10년간 비만과 복부비만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당뇨병 유병자 중 절반 이상이 비만과 복부비만을 동반하기 때문에 적절한 체중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24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유병자 중 53.8%가 비만을 동반했고, 복부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유병자는 61.2%에 달했다.이 교수는 “체중감량은 2형당뇨병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지방간염, 심부전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생활 습관 개선, 기존의 비만치료제 사용, 초저열량식과 같은 방법으로 10% 이상의 체중을 감량하고 유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2-30%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비만대사수술은 위 절제와 같은 침습적 방법이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기 어렵다”고 말했다.그러면서 “GLP-1, GIP는 기존의 그 어떤 당뇨병 약제보다 당화혈색소 감소,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는 게 임상연구결과로 밝혀진 만큼 향후 더 기대가 되는 약제이다”고 말하며, “당뇨병환자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체중 조절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최성희 서울의대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가 ‘당뇨병 환자의 비만 진료 및 관리에 있어 GLP-1 주사제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성희 교수는 GLP-1 약제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 설명하며 새로운 당뇨병?비만 치료제의 처방 기준과 대상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최 교수는 “GLP-1로부터 가장 이익을 볼 사람은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고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군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제 처방 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BMI 25 정도의 비만과는 거리가 먼 청장년 여성층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고도비만의 상당수 환자는 새로운 치료제를 지불할 능력이 없는 반면, 비만하지 않은 사람들이 미용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역설적이다”고 말하며 목적에 맞는 처방이 가능하도록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당뇨병 · 비만 치료제의 잠재적인 부작용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처방해야 하고, 처방 후에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차봉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새로운 당뇨병 · 비만 치료제는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사용되면 좋은 약제임이 분명하지만, 미용 목적으로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학회 입장을 밝혔다.2부 종합토론에서는 최자영 의료소비자연대 의료사고연구소장, 안광수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장, 이지현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홍보이사(한국경제 기자), 이용호 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이 패널로 참여하여 새로운 당뇨병?비만 치료제의 안전한 사용과 건강보험 급여 적용에 대해 논의했다.
-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尹 대통령 탄핵에 도움"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서 해제까지 6시간,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불과 11일 만에 이뤄지며 대한민국의 최근 격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비상계엄 사태를 실시간으로 주목한 외신에서 윤 대통령의 급격한 몰락은 한국의 독특한 ‘빨리 빨리’ 문화와 연결돼 있다고 진단했다. 빠른 경제적 발전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역사를 가진 한국에서 이번 사건은 국민의 저항 정신과 빠르게 변화를 추구하는 한국 문화의 독특함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의 ‘빨리 빨리’(Hurry Hurry) 문화가 대통령을 무너뜨리는 데 도움을 줬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비상계엄 정국을 둘러싼 한국 정치권과 시민의 신속함을 조명했다.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이 심야에 계엄을 선포한 후 몇 시간 만에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모여들었고, 국회의원들은 계엄령을 막기 위해 국회의사당 담장을 넘을 정도로 격렬하게 저항했다”고 전했다.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지난 몇 주 동안의 격렬함은 민주적 권리를 위해 열심히 싸워왔고, 그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라고 짚었다.그러면서 계엄 선포 후 채 2주도 되지 않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을 두고는 “최근 몇 년간 효율성 극대화와 갈등 해결에 정면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통해 급속도로 산업화를 이룬 한국의 문화를 암시한다”고 분석했다.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한국어로는 ‘빨리빨리’(palipali) 문화라고 소개하고, 이러한 문화가 긍정적으로 발현됐을 때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정상에 오르고 산업, 정치, 대중문화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게 해줬다고 소개했다.블룸버그는 “최근 수십 년간 한국의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의 성공 배경에도 창의적인 파괴를 수용하고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는 이러한 정신이 자리하고 있으며, 한국의 전후 국가 재건 사업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빨리 빨리’ 정신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급속 성장을 조명했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실시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이러한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이웃 나라 일본과 비교하면서 “기업이 혁신에 어려움을 겪고 대부분 같은 정당이 수십 년 동안 집권하는 이웃 일본과 달리 한국은 과감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불만을 표출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특히 한국의 경제 성장에 기여한 ‘빨리 빨리’ 문화가 이번 계엄 정국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면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서울 거리로 쏟아져나와 응원봉을 들고 K팝 히트곡에 맞춰 춤을 췄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블룸버그에 “빨리 빨리 문화는 매우 강력한 도구”라면서 “한국이 다른 나라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정치적 맥락에서의 ‘빨리 빨리’ 문화의 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짚었다. 블룸버그는 “정치적으로 한국의 리더들은 종종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국민과의 갈등을 초래하기도 한다”며 윤 대통령이 국무위원들과 단 5분 동안 회의한 후 계엄령 선포가 이뤄진 점, 한국의 정치적 극단성 탓에 많은 전직 대통령들이 탄핵당하거나 수감된 역사로 이어진 점 등을 언급했다.블룸버그는 이처럼 ‘빨리 빨리’ 문화에 부작용과 부정적인 함의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빨리 빨리’는 인내와 생존을 내포하는 감정”이라며 “윤 대통령의 (계엄) 발표 후 한국인들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았다”고 평가했다.이와 관련해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블룸버그에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우리는 그 문화의 본질을 엿볼 수 있다”며 “한국인들은 스스로를 표현하는 데 부끄러움이 없고, 매우 열정적이며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강한 집착이 있다”고 말했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