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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TV+ '파친코', 외신 극찬에도 넘어야 할 큰 산 [스타in포커스]
- (사진=애플TV+)[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지난 25일 전 세계에 공개된 애플TV+ ‘파친코’를 향한 국내외 언론들의 극찬 세례가 이어지고 있다. 애플TV+가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한국에 무료 공개한 1화 에피소드 영상 조회 수가 547만 회를 돌파할 정도로 흥행 기세도 심상치 않다. 재일동포(자이니치) 가족의 일대기를 다룬 소재부터 배우들의 연기와 섬세한 연출, 심금을 울리는 대사로 현재까지 작품적 성취가 높게 인정받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주요 출연진 논란, 일본 누리꾼들의 거센 반발로 인한 보이콧 조짐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파친코’가 논란을 이겨내고 2022년 애플TV+가 낳은 최고의 대작으로서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눈부신 서사시” “애플 최고의 쇼” 호평 세례애플TV+ ‘파친코’(PACHINKO)는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로 2017년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작에 오른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국적 프로젝트 작품이다.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한 한인 이민 가족 삶과 꿈을 그려낸 대하 드라마다. 한일합병 이후 일제강점기 부산 영도 갯마을에서 태어난 ‘선자’란 여성이 주인공이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생존을 위해 도망치다시피 일본을 떠난 청년 시절, 일본에서 나고 자란 그의 자식과 미국에서 유학한 손자까지 총 4대에 걸친 가족사를 담았다.애플TV+로 3회까지 먼저 공개된 뒤, 한 주에 한 회씩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이라 작품에 대한 총체적 반응과 흥행 성적을 가늠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다. 다만 아시아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과 한류스타 이민호가 출연해 일찍이 주목받은 데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진하, 신예 김민하 등 새로운 얼굴들의 호연에 업계 및 평단의 관심과 기대가 뜨겁다. 우선 작품의 시도 자체로 의미를 부여하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OTT가 한국계 제작진을 투입해 다양한 국적과 배경의 아시안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3가지 언어로 작품을 완성한 대작이 드물기 때문이다. 외신과 평단에선 이미 호평이 쏟아져 나온다. 영국 BBC는 “눈부신 한국의 서사시”라고 평했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지금까지 나온 애플 최고의 쇼”라는 찬사를 보냈다. 미국 더버지는 “이민진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애플TV+의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는 문화적 정체성, 민족사, 세대 간 기억과 애도를 묻는 숭고한 서사시”라고 분석했다. 미국 타임지는 “한,미,일 삼중언어로 구성된 고예산 시리즈가 슈퍼 히어로와 섹스, 화려한 액션 없이 성공한다면 비슷한 다른 시리즈에 청신호를 주며 연쇄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3화까지 이미 시청한 국내 누리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재일동포를 주제로 한 소설이나 다큐멘터리, 작품 등을 접할 기회가 없어 그들의 역사를 전혀 모르고 살았는데 시대와 역사의 아픔을 이겨내며 치열히 살아간 그들의 고군분투가 대단하면서 마음 아팠다”고 표현한 댓글이 있는가 하면, “드라마를 보고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원작 소설을 최근 주문해 구매했다” 등 원작소설도 ‘역주행’될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이 작품을 쓰는 데만 30년이 걸렸다는 원작자 이민진 작가와 작가의 요청사항을 받아들여 드라마로 내보낸 애플TV+의 성과를 치하하는 분위기 역시 관측된다.섬세한 연출과 영상미, 음악 효과, 배우들의 연기를 향한 칭찬도 잇따른다. 눈빛과 표정만으로 지난 역사와 세월을 가슴에 묻고 추억하는 노년의 선자를 보여준 윤여정, 13년 만에 오디션을 통해 고한수 역을 맡은 이민호의 연기 변신, 젊은 선자를 연기한 김민하를 향한 글로벌 관심이 높다. 조연들의 연기도 수준급이라는 평이다. 배우 진하. (사진=애플TV+)◇진하 논란→日 누리꾼 반발, 무관심은 해결 숙제다만 발목을 붙잡는 위협도 도사린다. 진하(솔로몬 역)가 과거 블로그에 한국의 중년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사진을 올리고 성희롱성 발언을 덧붙인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폭로되면서 그가 나온 작품이란 이유로 ‘파친코’를 보기 꺼리는 일각의 반응이 포착된다. 진하가 지난 26일 블로그 계정 삭제와 함께 “해당 계정 속 여성들에 대한 사생활 침해이며 제가 덧붙인 글들은 모두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진하가 나오는 부분을 통편집하지 않는 이상 작품을 보는 일은 없을 것”라는 강경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파친코’가 이미 시즌2 제작을 예고한데다, 진하가 맡은 솔로몬 역이 시즌 1은 물론 향후 제작될 시즌 2를 이끌 주요 역할이 될 것이라 그러기 쉽지 않다. 일본에선 일제강점기 일본의 억압과 재일동포를 향한 일본 국민 및 정부의 반응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현지 누리꾼들이 ‘파친코’에 거센 반발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애플TV 공식 트위터 계정에 ‘파친코’가 역사왜곡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국 경제사학 교수는 한일합병이 (한국에) 경제적 이익을 줬다고 했다”, “파친코는 허구다. 일본 정부는 불법 이민자였던 자이니치를 보호했고 2세까지 남을 수 있게 허용해줬다”, “재일 한국인들은 여전히 일본에서 범죄와 사기의 온상인데 이를 지나치게 미화했다” 등 비난이 쏟아졌다. ‘파친코’의 소재이자 주인공인 재일동포 사회에선 ‘파친코’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낮다.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애플TV+가 일본 현지에서 자주 애용되는 OTT도 아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일교포 A(38) 씨는 “‘파친코’란 작품이 있는 건 알았지만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몰랐다. 일본에선 애플TV+ 대신 넷플릭스나 아마존프라임을 주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또 “2030 젊은 세대는 자신이 재일교포라는 인식 자체도 옅다”고 덧붙였다.
- ‘카드 보이콧 막아라’…수수료 협상 나선 카드사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카드 가맹수수료로 갈등을 빚고 있는 카드사와 일반가맹점들이 수수료 협상을 위해 마주 앉기 시작했다. 일부 가맹점들이 신용카드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가맹점과 카드사가 합의점을 찾아나선 것으로 풀이된다.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자지급결제협회(PG협회) 소속 8개 사업자는 신한카드와 가맹점 수수료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협상을 개시한 상태는 아니지만 양측이 ‘합리적인 수수료안을 도출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상황이다. 이르면 다음달 중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다.PG협회에는 나이스페이먼츠, 다날, 엔에이치엔한국사이버결제, 케이에스넷, 케이지모빌리언스, 케이지이니시스, 토스페이먼츠, 한국정보통신 등이 들어가 있다.PG사는 온라인쇼핑몰 등을 대신해 카드사와 대표 가맹점 계약을 맺고 신용카드 결제업무를 대행한다. 카드사는 PG사에 가맹점수수료를 제외한 결제대금을 지급하고 PG사는 결제대행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가맹점에 지급하는 구조다. 그런데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면서 PG사들이 받는 결제 대금이 줄었다. 현재 PG사가 카드사와 맺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 수준은 2.2%다. PG협회에 따르면 주요 7개 카드사들은 앞서 PG사 측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0.05~0.1%포인트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인상된 수수료는 연매출 30억원 이상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 등이 적용받는다.PG협회는 “신한카드 쪽에서 회원사와의 ‘추가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현재 대형가맹점들이 순차적으로 수수료 협상을 하는 시기인 만큼, 우리와도 4월안에 협상을 끝내기로 했고, 현재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한국마트협회 회원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일반가맹점 카드수수료 일방인상통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항공사들도 카드사들과 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당초 높은 인상률을 통보받아 고민이 컸지만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면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장 먼저 ‘수수료 인상 반대’와 함께 신한카드 가맹점 해지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트업계와는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마트협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마트에 0.02~0.26%포인트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 마트업계는 ‘수수료 인상분이 과도할뿐더러 산정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고, 카드사들은 ‘적격비용에 따른 인상분이며, 타 업권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마트협회 관계자는 “아직 카드사와의 관계가 변화된 것은 없다”며 “회원사 5800개 중 절반 정도가 가맹점 해지를 한 상태며 카드사 측에서는 매출 실적 등을 확인하고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마트들은 수수료 인상분이 가장 높은 신한카드를 받지 않는 등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는 다음주 정도 ‘수수료 인상 반대’ 집회까지 계획 중이다. 카드사들은 비용부담이 있지만 가맹점들과 수수료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의지다. ‘카드 사용 보이콧’ 등의 단체 행동 움직임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매출 30억원 이상의 일반가맹점들과 현재 순차적으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며 “수수료 인상은 3월부터 적용하지만 이달 후에 협상이 마무리되더라도 소급적용하기 때문에 원만한 수준에서 합의를 볼 때까지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곽재선 KG그룹 회장, 우크라이나 지원에 3억 쾌척…“하루빨리 평화 오길”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전쟁 참화를 입은 우크라이나의 고통에 동참합시다.”곽재선 KG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성금’ 전달식에서 “6·25 전쟁을 겪었던 우리나라 입장에서 우크라이나를 볼 때 남의 고통이라고 보기보다는 당사자의 고통이라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곽재선(오른쪽) KG그룹 회장과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성금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현재 우크라이나는 전기, 수도, 도로, 교량, 주택 등 민간시설이 파괴되고 수도 키이우, 하르키우, 체르니히우, 헤르손 등 곳곳이 인도적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대피시설, 긴급의료서비스, 의약품, 식수 등의 부족으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곽 회장은 이날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총 3억원의 성금을 쾌척했다.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우크라이나 지원 성금 중 최다 금액이다.한국무역협회 부회장직도 맡고 있는 곽 회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기업들의 피해가 크다”며 “가장 직접적으로는 물류가 흐트러져 배값(해운 운임)이 올라간 게 심각하다”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뜻으로 러시아에 대해 글로벌 주요 해운사들이 운송 보이콧을 선언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특정 기업을 찍어 러시아에 대한 수출·서비스를 중단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러시아 현지에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진출한 글로벌 대기업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글로벌 기업이 압박받는 이러한 지정학적 상황에서도 곽 회장은 “아픈 것보다는 죽는 고통이 더 크지 않느냐”며 기업의 피해보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우크라이나를 우선순위로 생각해 인도적 지원을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음으로 양으로 피해를 보고 있지만, 그 피해 정도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입장보다는 훨씬 약할 것”이라며 “실제 기업들이 (러시아 등 주변국의) 눈치를 보는 게 많은데 고통당한 사람들을 생각해 먼저 용기를 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곽재선 KG 그룹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성금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최근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한 KG그룹의 인도적 지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전쟁 상황에서) 지원은 시간이 중요한데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필요한 분들에게 (지원 성금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앞서 국제적십자운동은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을 위해 2억5000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3250억원) 규모가 필요하다고 긴급호소문을 발표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위기로 발생한 희생자와 피난민들을 위해 국제적십자운동을 통해 10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1억3000만원)을 긴급 지원했다. 이어 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20억원 규모의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 시작 후 8일 만인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8억7700여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대한적십자사로 모인 성금은 현지에서 활동 중인 우크라이나적십자사(URCS)와 국제적십자연맹(IFRC),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임시보호소 설립과 운영, 구호품과 의료지원 등 인도적 지원 활동에 쓰일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강원·경북 산불 피해로 이재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한 지원 성금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모금 캠페인을 통해 개인의 지원 성금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성금 전달식에는 KG그룹에서 곽 회장과 곽정현 부사장, 대한적십자에서 신 회장, 장예순 부회장, 이상천 사무총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항공편 끊겨 참전도 못해…” 재한 우크라인, ‘울분’의 집회
- [이데일리 조민정 김형환 기자] “우크라이나에 가족들이 있어 내일 출국해 참전할 예정이었는데 비행기가 취소됐습니다, 가족이 너무 걱정됩니다.”한국에 온 지 20년 가까이 됐다는 아나 톨리(40·남)씨는 러시아와의 전쟁에 나서기 위해 며칠 전 우크라이나행 비행기 표를 구매했지만 무산됐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가족들이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어 제대로 잠을 잘 수 없다는 아나 톨리 씨는 “마음이 너무 아파서 한국에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집회에 나왔다”며 “아이들을 포함해 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6일 재한 우크라이나인 등 250여명이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김형환 기자)6일 재한 우크라이나인 등 250여명은 거리로 나와 자국을 공습한 러시아를 강력히 규탄하고 한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우크라이나에선 러시아 공격으로 무고한 국민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며 “러시아 제품을 보이콧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 주말에 이어 올레나 쉐겔 한국외국어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의 주도로 진행됐다. 재한 우크라이나인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과 학생 45명도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세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토 침범은 협상이 불가하다’, ‘우리는 가족을 다시 보고 싶다’, ‘살인뿐인 전쟁 금지’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우크라이나 국기를 휘날렸다.러시아에 침공당한 기억이 있는 조지아 출신의 주카 마르크엘리(30·남)씨는 우크라이나의 마음을 잘 안다며 러시아를 강력 규탄했다. 그는 “러시아는 조지아 영토 20%를 침공했었는데 이번 침공도 러시아의 욕망으로 인한 것”이라며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인 보그단 빌라쉬(27·남)씨 또한 “한국인들에게 우크라이나를 도와달라고 외치기 위해 여기 왔다”고 도움을 호소했다.우크라이나인 가족을 둔 한국인들도 집회에 참여해 걱정스러운 마음을 털어놨다. 우크라이나인 남편을 둔 박신영(37·여)씨는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에 시부모님이 계셔서 걱정이 큰데 뭔가 할 수 있는 걸 찾다가 지난주에 이어 시위에 참여했다”며 “어르신들은 피난길에 오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직접 가볼 수도 없어서 마음이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인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임태원(32·남)씨는 “기부나 집회 참여로 마음을 보태고 있다.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소원했다.전쟁으로 희생된 군인과 민간인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한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러시아의 테러를 멈춰라”,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우크라이나를 구하라”, “대한민국 감사하다” 등 구호를 외치며 덕수궁 돌담길, 배재학당, 주한 러시아대사관을 지나 분수대까지 행진을 진행했다.한편,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선 재한러시아인과 재한벨라루스인 모임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러시아를 규탄했다.
- BBQ 회장이 밝힌 황대헌의 '치킨 연금' 탄생 비화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윤홍근 베이징올림픽 한국선수단장 겸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이 황대헌 (23·강원도청) 선수의 ‘치킨 연금’이 탄생한 건 선수 심리 안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사진=연합뉴스)대표적 치킨프랜차이즈 BBQ 회장인 윤 회장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치킨 연금’ 탄생 비화를 전했다.앞서 윤 회장은 황대헌 선수가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치킨을 좋아한다. 그중에서 BBQ ‘황금올리브유 치킨’을 가장 좋아한다”고 하자 그에게 “평생 치킨을 제공하겠다”며 ‘치킨연금’ 지급을 약속한 바 있다.이에 대해 윤 회장은 ‘치킨 연금’은 황대헌 선수의 금메달 포상차원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윤 회장은 “지난 7일 남자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 선수가 1위로 통과했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처리를 당한 뒤 ‘당장 철수하라, 보이콧 하고 들어오라’는 연락이 밤새도록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이어 그는 “선수단 내부에서도 ‘일부는 철수하자, 또 일부는 그래서는 안 된다’며 새벽 3, 4시까지 잠을 자지 않고 선수단 관계자들과 논의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윤 회장은 “선수들이 4년간 흘린 피와 땀을 생각해서 철수 결정을 하지 않았다”며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일 먼저 우리 국민들, 그다음에 우리 젊은 선수들의 4년의 청춘을 지켜주지 못한 건 제 책임이다(고 사과한 뒤), 외교적인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어서 이 부분은 스포츠 내 문제고 심판의 문제다”라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치킨연금’은 이 자리에서 탄생했다고 했다. 윤 회장은 ’철수하지 않고 끝까지 남은 경기에 임해야 되겠다고 결정한 뒤 시급한 게 선수들을 안정시키는 일이었다”며 “황대헌, 박장혁, 이준서 등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심리치료가 제일 필요해 기자회견 후에 세 선수를 같이 보자고 해서 달래줬다”고 했다. 이에 당시 윤 회장이 “어떻게 하면 이러한 충격에서 벗어나서 평상심을 찾을 수 있겠느냐”고 하자 갑자기 황대헌 선수가 “단장님, 저는 매일 1일 1 BBQ를 하는데 평생을 치킨 먹게 해 주시면 어제 일 잊어버리고 제대로 금메달을 따고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는 것.이를 들은 윤 회장은 “정말이냐,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겠냐”고 했고, 황대헌 선수는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제가 지금부터 더 새로이 마음을 가다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윤 회장은 “당시 선수 심리안정이 굉장히 중요해 (수락했다)”며 “그러자 갑자기 ‘박장혁도 1일 1닭을 하는데 장혁이형까지 지원을 해 달라’, 옆에 있던 이준서 선수도 ‘저도 매일 치킨을 한 마리씩 한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 [베이징올림픽]막내린 올림픽…"통합의 힘, 분열보다 강해"(종합)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코로나19 팬더믹 속에 열린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20일 막을 내렸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식은 이날 저녁 8시(한국시간 9시)부터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일명 ‘냐오차오’<鳥巢·새 둥지>)에서 열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중국 상징 빨간 마스크 쓴 시진핑…바흐 중국어 인사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검정 마스크를 썼던 개막식 때와 달리 중국을 상징하는 빨간색 마스크를 쓰고 개막식에 입장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 시 주석은 관중에게 인사한 후 자리에 착석해 각국 선수들이 입장할 때 큰 박수를 보냈다.바흐 위원장은 이날 답사에서 관중에게 “셰셰 중궈(고마워요 중국)”라고 중국어로 말한 후 “지난 16일간 우리는 (선수) 여러분들의 퍼포먼스에 감탄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여러분이 경쟁 상대에도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도록 응원하고 기원하는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여러분은 서로 포용했다. 분쟁으로 인해 분열됨에도 여러분은 해낸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바흐 위원장은 “여러분은 올림픽 커뮤니티에서 누구나 평등함을 보여주며 분열 상황을 극복했다”며 “우리는 어떻게 생겼든지, 어디서 왔든지 간에, 무엇을 믿는지에 상관없이 평등하다”고 강조했다. 바흐 IOC 위원장 (사진=AFP)그는 “올림픽이 가진 통합의 힘은 우리를 분열시키는 힘보다 훨씬 강하다”며 “바로 여러분이 평화를 이룰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정치 지도자 여러분들은 선수여러분이 이뤄낸 연대와 평화의 사례에서 영감을 얻길 기원한다”고 호소했다. 올림픽 기간 지속된 우크라이나 긴장 사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바흐 위원장은 주최국인 중국에 대한 감사인사도 전했다. 그는 “셰셰 니먼 중궈 펑요우(고마워요 중국 친구들)”이라고 중국어로 말한 후 “이렇게 잊지 못할 경험 했던 건 우리를 맞이해준 중국 국민 덕분이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훌륭하게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치룬 중국을 동계스포츠 국가로 인정한다”며 “축하 인사를 중국에 전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 기억에 오래 남을 올림픽 종지부를 찍을때가 됐다”며 “동계올림픽 대회의 폐회를 선언한다”고 말했다.◇우크라 긴장 속 올림픽…도핑 파문·보이콧 등 악재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은 ‘함께하는 미래’(Together for a Shared Future)를 대회 슬로건으로 지난 4일부터 17일간 열렸다. 91개 나라, 2900여 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종목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실력을 겨뤘다.주최국인 중국은 금메달 9개로 노르웨이(16개), 독일(12개)에 이어 종합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4위에 올랐다.베이징은 이번 동계올림픽 개최로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도시가 됐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과 대표팀 역대 최고 성적 등 두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많은 스캔들을 피하진 못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은 대회 전부터 신장위구르족 인권 문제로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외교적 보이콧’이라는 악재를 만났고, 대회 초반에는 쇼트트랙 등 편파 판정 논란도 일었다. 15세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도핑 파문도 있었다.동계올림픽 기간 국제사회는 혼란스러웠다. 올림픽은 전 세계 최대의 평화 축제이지만 세계는 전쟁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 충돌 우려가 연일 이어지고 있고, 북한은 지난달 무려 8차례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을 끌어올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올림픽을 계기로 18개국과 정상회담을 했지만 치열한 미중 전략경쟁 속에 ‘평화에 대한 기여’보다는 러시아와의 협력 심화를 통한 ‘진영 강화’가 더 주목 받았다. 시 주석은 개회식 당일인 4일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러시아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서방국과 대치선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폐막식 공연 장면. (사진AFP)
- 막 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 ‘도핑 스캔들, 편파판정’ 오명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발리예바 도핑 파문, 편파판정 논란, 외교적 보이콧…’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수많은 스캔들 속에 20일 저녁 8시(한국시간 9시) 막을 내린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과 대표팀 역대 최고 성적 등 두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국제 사회의 쏟아지는 비판을 피하진 못했다.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선수가 15일 중국 서우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위해 링크에 올라서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그는 이날 1위를 기록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거듭해 결국 4위로 메달을 따지 못햇다. 사진=신정은 기자미국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이번 올림픽이 ‘스캔들 올림픽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은 대회 전부터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외교적 보이콧’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이들 국가는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코로나19 팬더믹 등을 이유로 정부 인사를 파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중국은 보란듯 지난 4일 올림픽 개막식에서 최종 성화주자로 신장 출신의 선수를 내세웠다. WP는 이와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인권 우려를 무시하고, 베이징올림픽 조직위가 (신장 인권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거짓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허용하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의 성폭행 사건도 논란은 지속됐다. 그는 작년 11월 SNS인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몇 년 간 장가오리(張高麗) 전 중국 부총리에게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국제 스포츠계 우려 속에 IOC 측은 이번 올림픽 대회에서 펑솨이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만남이 이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에서 인코스로 추월하다 실격 판정을 받았다.(사진=연합뉴스)무엇보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논란이 된 건 15세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다. 그는 대회 기간 중 도핑 샘플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나 스포츠중재재판소(CAS) 결정으로 올림픽 무대에 섰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 그는 결국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는지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거듭했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WP는 “그의 마지막 연기는 10대의 심리 붕괴를 고통스럽게 보여줬다”며 “두 번 넘어지고 내내 실수했다. 모든 시련은 흐느껴 우는 그를 질책하던 코치의 모습과 함께 아동학대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올림픽 초반 쇼트트랙을 비롯한 여러 경기에서 편파 판정 등 논란도 컸다. 수혜자는 대부분 주최국인 중국이었다. 중국은 이날 오후 12시30분 현재 금메달 9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5개로 역대 동계올림픽 자체 신기록을 세웠다. ‘동네 잔치’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금메달 수로는 노르웨이, 독일에 이어 3위다. 전체 메달 수로는 10권에 들지 못했다. 4일 베이징에서 만난 블라드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중국 외교부/신화사동계올림픽 기간 국제사회는 혼란스러웠다. 올림픽은 전 세계 최대의 평화 축제이지만 세계는 전쟁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 충돌 우려가 연일 이어지고 있고, 북한은 지난달 무려 8차례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을 끌어올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올림픽을 계기로 18개국과 정상회담을 했지만 치열한 미중 전략경쟁 속에 ‘평화에 대한 기여’보다는 러시아와의 협력 심화를 통한 ‘진영 강화’가 더 주목 받았다. 시 주석은 개회식 당일인 4일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러시아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서방국과 대치선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