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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파친코', 외신 극찬에도 넘어야 할 큰 산
  • 애플TV+ '파친코', 외신 극찬에도 넘어야 할 큰 산 [스타in포커스]
  • (사진=애플TV+)[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지난 25일 전 세계에 공개된 애플TV+ ‘파친코’를 향한 국내외 언론들의 극찬 세례가 이어지고 있다. 애플TV+가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한국에 무료 공개한 1화 에피소드 영상 조회 수가 547만 회를 돌파할 정도로 흥행 기세도 심상치 않다. 재일동포(자이니치) 가족의 일대기를 다룬 소재부터 배우들의 연기와 섬세한 연출, 심금을 울리는 대사로 현재까지 작품적 성취가 높게 인정받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주요 출연진 논란, 일본 누리꾼들의 거센 반발로 인한 보이콧 조짐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파친코’가 논란을 이겨내고 2022년 애플TV+가 낳은 최고의 대작으로서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눈부신 서사시” “애플 최고의 쇼” 호평 세례애플TV+ ‘파친코’(PACHINKO)는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로 2017년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작에 오른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국적 프로젝트 작품이다.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한 한인 이민 가족 삶과 꿈을 그려낸 대하 드라마다. 한일합병 이후 일제강점기 부산 영도 갯마을에서 태어난 ‘선자’란 여성이 주인공이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생존을 위해 도망치다시피 일본을 떠난 청년 시절, 일본에서 나고 자란 그의 자식과 미국에서 유학한 손자까지 총 4대에 걸친 가족사를 담았다.애플TV+로 3회까지 먼저 공개된 뒤, 한 주에 한 회씩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이라 작품에 대한 총체적 반응과 흥행 성적을 가늠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다. 다만 아시아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과 한류스타 이민호가 출연해 일찍이 주목받은 데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진하, 신예 김민하 등 새로운 얼굴들의 호연에 업계 및 평단의 관심과 기대가 뜨겁다. 우선 작품의 시도 자체로 의미를 부여하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OTT가 한국계 제작진을 투입해 다양한 국적과 배경의 아시안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3가지 언어로 작품을 완성한 대작이 드물기 때문이다. 외신과 평단에선 이미 호평이 쏟아져 나온다. 영국 BBC는 “눈부신 한국의 서사시”라고 평했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지금까지 나온 애플 최고의 쇼”라는 찬사를 보냈다. 미국 더버지는 “이민진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애플TV+의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는 문화적 정체성, 민족사, 세대 간 기억과 애도를 묻는 숭고한 서사시”라고 분석했다. 미국 타임지는 “한,미,일 삼중언어로 구성된 고예산 시리즈가 슈퍼 히어로와 섹스, 화려한 액션 없이 성공한다면 비슷한 다른 시리즈에 청신호를 주며 연쇄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3화까지 이미 시청한 국내 누리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재일동포를 주제로 한 소설이나 다큐멘터리, 작품 등을 접할 기회가 없어 그들의 역사를 전혀 모르고 살았는데 시대와 역사의 아픔을 이겨내며 치열히 살아간 그들의 고군분투가 대단하면서 마음 아팠다”고 표현한 댓글이 있는가 하면, “드라마를 보고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원작 소설을 최근 주문해 구매했다” 등 원작소설도 ‘역주행’될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이 작품을 쓰는 데만 30년이 걸렸다는 원작자 이민진 작가와 작가의 요청사항을 받아들여 드라마로 내보낸 애플TV+의 성과를 치하하는 분위기 역시 관측된다.섬세한 연출과 영상미, 음악 효과, 배우들의 연기를 향한 칭찬도 잇따른다. 눈빛과 표정만으로 지난 역사와 세월을 가슴에 묻고 추억하는 노년의 선자를 보여준 윤여정, 13년 만에 오디션을 통해 고한수 역을 맡은 이민호의 연기 변신, 젊은 선자를 연기한 김민하를 향한 글로벌 관심이 높다. 조연들의 연기도 수준급이라는 평이다. 배우 진하. (사진=애플TV+)◇진하 논란→日 누리꾼 반발, 무관심은 해결 숙제다만 발목을 붙잡는 위협도 도사린다. 진하(솔로몬 역)가 과거 블로그에 한국의 중년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사진을 올리고 성희롱성 발언을 덧붙인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폭로되면서 그가 나온 작품이란 이유로 ‘파친코’를 보기 꺼리는 일각의 반응이 포착된다. 진하가 지난 26일 블로그 계정 삭제와 함께 “해당 계정 속 여성들에 대한 사생활 침해이며 제가 덧붙인 글들은 모두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진하가 나오는 부분을 통편집하지 않는 이상 작품을 보는 일은 없을 것”라는 강경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파친코’가 이미 시즌2 제작을 예고한데다, 진하가 맡은 솔로몬 역이 시즌 1은 물론 향후 제작될 시즌 2를 이끌 주요 역할이 될 것이라 그러기 쉽지 않다. 일본에선 일제강점기 일본의 억압과 재일동포를 향한 일본 국민 및 정부의 반응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현지 누리꾼들이 ‘파친코’에 거센 반발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애플TV 공식 트위터 계정에 ‘파친코’가 역사왜곡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국 경제사학 교수는 한일합병이 (한국에) 경제적 이익을 줬다고 했다”, “파친코는 허구다. 일본 정부는 불법 이민자였던 자이니치를 보호했고 2세까지 남을 수 있게 허용해줬다”, “재일 한국인들은 여전히 일본에서 범죄와 사기의 온상인데 이를 지나치게 미화했다” 등 비난이 쏟아졌다. ‘파친코’의 소재이자 주인공인 재일동포 사회에선 ‘파친코’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낮다.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애플TV+가 일본 현지에서 자주 애용되는 OTT도 아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일교포 A(38) 씨는 “‘파친코’란 작품이 있는 건 알았지만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몰랐다. 일본에선 애플TV+ 대신 넷플릭스나 아마존프라임을 주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또 “2030 젊은 세대는 자신이 재일교포라는 인식 자체도 옅다”고 덧붙였다.
2022.03.28 I 김보영 기자
‘카드 보이콧 막아라’…수수료 협상 나선 카드사
  • ‘카드 보이콧 막아라’…수수료 협상 나선 카드사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카드 가맹수수료로 갈등을 빚고 있는 카드사와 일반가맹점들이 수수료 협상을 위해 마주 앉기 시작했다. 일부 가맹점들이 신용카드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가맹점과 카드사가 합의점을 찾아나선 것으로 풀이된다.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자지급결제협회(PG협회) 소속 8개 사업자는 신한카드와 가맹점 수수료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협상을 개시한 상태는 아니지만 양측이 ‘합리적인 수수료안을 도출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상황이다. 이르면 다음달 중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다.PG협회에는 나이스페이먼츠, 다날, 엔에이치엔한국사이버결제, 케이에스넷, 케이지모빌리언스, 케이지이니시스, 토스페이먼츠, 한국정보통신 등이 들어가 있다.PG사는 온라인쇼핑몰 등을 대신해 카드사와 대표 가맹점 계약을 맺고 신용카드 결제업무를 대행한다. 카드사는 PG사에 가맹점수수료를 제외한 결제대금을 지급하고 PG사는 결제대행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가맹점에 지급하는 구조다. 그런데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면서 PG사들이 받는 결제 대금이 줄었다. 현재 PG사가 카드사와 맺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 수준은 2.2%다. PG협회에 따르면 주요 7개 카드사들은 앞서 PG사 측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0.05~0.1%포인트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인상된 수수료는 연매출 30억원 이상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 등이 적용받는다.PG협회는 “신한카드 쪽에서 회원사와의 ‘추가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현재 대형가맹점들이 순차적으로 수수료 협상을 하는 시기인 만큼, 우리와도 4월안에 협상을 끝내기로 했고, 현재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한국마트협회 회원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일반가맹점 카드수수료 일방인상통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항공사들도 카드사들과 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당초 높은 인상률을 통보받아 고민이 컸지만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면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장 먼저 ‘수수료 인상 반대’와 함께 신한카드 가맹점 해지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트업계와는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마트협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마트에 0.02~0.26%포인트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 마트업계는 ‘수수료 인상분이 과도할뿐더러 산정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고, 카드사들은 ‘적격비용에 따른 인상분이며, 타 업권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마트협회 관계자는 “아직 카드사와의 관계가 변화된 것은 없다”며 “회원사 5800개 중 절반 정도가 가맹점 해지를 한 상태며 카드사 측에서는 매출 실적 등을 확인하고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마트들은 수수료 인상분이 가장 높은 신한카드를 받지 않는 등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는 다음주 정도 ‘수수료 인상 반대’ 집회까지 계획 중이다. 카드사들은 비용부담이 있지만 가맹점들과 수수료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의지다. ‘카드 사용 보이콧’ 등의 단체 행동 움직임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매출 30억원 이상의 일반가맹점들과 현재 순차적으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며 “수수료 인상은 3월부터 적용하지만 이달 후에 협상이 마무리되더라도 소급적용하기 때문에 원만한 수준에서 합의를 볼 때까지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22.03.22 I 전선형 기자
중국 한한령 완화 기대감…윤석열 당선은 변수
  • 중국 한한령 완화 기대감…윤석열 당선은 변수[중국은 지금]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한한령(한류 제한령·限韓令) 정말 끝난거야?” 지난 3일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년)가 중국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이치이(iQiyi)에서 방영된다는 소식에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들썩였다. 한국 드라마가 중국 OTT 메인페이지에 소개되고 있다. 위 유쿠, 아래 아이치이.이는 서막에 불과했다. 이어 6일엔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Bilibili)에서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년)이, 8일엔 또 다른 OTT 플랫폼 유쿠(YOUKU)에서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2021~2022) 등이 잇따라 방영을 시작했다. “잘못 누른지 알았는데 정말 한국 드라마네” “드디어 다시 한국 드라마 볼 수 있는 건가” 네티즌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13일 현재까지 비리비리 드라마 부문 1위를 유지하는 등 큰 인기다.중국에선 올해 1월 ‘사임당 빛의 일기’(2016년)가 사드 사태 이후 6년 만에 한국드라마를 방영했다. 하지만 OTT 플랫폼 ‘망고TV’가 큰 홍보를 하지 않은데다 6년전 드라마라는 점에서 큰 반응을 일으키지 못했다.이달들어 최신 드라마까지 중국에서 방영허가를 받으면서 한류 열풍이 다시 불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올해 중국 내에서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는 최소 6편이다. 한국 콘텐츠 제작사 한 관계자는 “너무 기쁜 소식이 많다”며 “완전히 개방됐다고 판단하려면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적극적인 홍보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중국 정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한국이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합의한 이후 암묵적으로 한한령을 발동했다. 중국 정부는 한 번도 ‘한한령’이라는 단어를 쓴 적이 없고 인정한 적도 없지만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가 소멸하고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이 막히는 등 여러가지 제한이 생겼다.중국은 2020년 12월초 국내 게임에 판호(게임허가증)를 약 4년 만에 발급하며 한한령을 조금씩 완화했고, 지난해 12월 한국 영화 ‘오!문희’가 6년만에 처음 중국 내 상영의 문을 열었다. 올해 들어 콘텐츠 진출이 하나둘 늘어나는 것은 물론 거리에서도 한국 스타들의 광고와 잡지 표지가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했다. 게임 부문에서는 중국 텐센트가 펄어비스의 제품인 ‘검은사막 모바일’ 비공개 테스트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영화 오!문희 중국판 포스터한국 문화계는 그동안 중국 의존도를 줄여가고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으로 활발하게 진출했다. 하지만 14억명의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린다면 큰 기회가 될 것임은 틀림없다.사드 사태 전 중국 내 한국드라마는 한 편당 30만~35만달러(약 4억3300만원)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중국 장쑤(江蘇)위성TV는 버라이어티 쇼에 김수현을 출연시키기 위해 8시간 체류에 출연료를 비롯해 600만위안(약 11억6700만원)을 썼다는 후문도 있다. 중국 게임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2965억위안(약 55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콘텐츠에 대해서도 심사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데다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맹비난하는 등 각종 규제를 꺼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류 콘텐츠가 공백이었던 지난 6년간 중국 자체 콘텐츠의 질도 높아졌다. 일부 스타들이 반중 목소리를 내면서 중국 내에서 ‘한류 보이콧’을 지속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한미동맹을 강조한 윤석열 당선인의 외교 행보도 변수다. 시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선거운동 기간 밝혔던 군사·외교 정책을 그대로 이행한다면 중국이 한한령을 다시 발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김진곤 주중한국문화원장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한류 콘텐츠가 활성화되고 상영된 드라마가 인기 순위에 오르는 등 한류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 심의 허가가 콘텐츠 바이(by) 콘텐츠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중국으로 진출을 고려할 때 심의 기준을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2.03.13 I 신정은 기자
'젠더 갈등' 부추긴 尹…2030 여성들 "출산 안 하겠다" 반발
  • '젠더 갈등' 부추긴 尹…2030 여성들 "출산 안 하겠다" 반발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를 비롯한 저출산에 대한 인식이 2030세대 여성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젠더 갈등을 풀어가는 것이 윤 당선인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 통합’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공약으로 내걸었던 여가부 폐지 등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를 접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韓 젠더 정치, 윤 당선인 시험대 올릴 것영국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한국의 젠더 정치가 차기 대통령을 시험대로 올려놨다”며 “윤 당선자가 성차별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이었던 작년 8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공부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페미니즘을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 진단했다. 당시 윤 당선인은 “페미니즘이라는 것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을 많이 한다는 얘기도 있더라”며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선거나 집권 연장에 유리하게 하고 이렇게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여성 할당제’를 역차별이라고 발언하고 페미니즘을 ‘복어 독’에 비유하는 등 대선 과정에서 성차별 논란이 커진 바 있다. 이는 선거 결과로 고스란히 나타났. 2030 여성들의 절반 가량이 윤 당선인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줬다.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의 젠더 갈등 이슈는 ‘이대남(20대 남성)’ 등 2030세대의 남성 표를 얻는 데 유효했지만 결과적으로 여성 표를 잃어버렸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젠더 이슈는 차기 대통령인 윤 당선인이 풀어야 할 과제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출산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선 “윤석열 임기 동안 출산하지 않겠다”는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윤 당선인이 제시했던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죄 강화 등이 반발을 사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회는 윤 당선인의 당선 발표 이후 성명을 내고 “혐오 선동과 젠더 갈등의 퇴행적이고 허구적인 틀을 적극 활용해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며 새 정부에 성평등 실현을 위한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은 한국에선 구조적인 성차별이 없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 젠더 갈등, 대선 마케팅으로 등장, 외신서 비난 외신 등에서도 윤 당선의 젠더 인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BBC 등에선 2020년 고용노동부 자료를 근거로 “한국은 여성의 평균 임금이 남성의 67.7%로 선진국 중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며 “기업 임원진에서도 여성 비율이 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성범죄 처벌 역시 관대한 편이란 지적이다. 10년간 성범죄자 가운데 28%만 실형을 선고받았고 41.4%는 집행유예, 30% 정도는 벌금형을 받는 데 그쳤다. 그런 가운데 불법 촬영물 가해자의 98%는 남성이고 피해자의 80%는 여성이다. 가디언도 “한국은 K팝과 드라마의 성공에도 여성 인원에 대해선 국제사회 하위권”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에서 156개국 102위에 그쳤다. AP통신은 “한국 여성은 수 년간 뿌리 깊은 남성 우월주의에 맞서 싸우며 느리지만 꾸준히 전진해왔는데 최근 한국 대선을 통해 취약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남성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여가부 폐지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예정된 상황에서 젊은 여성의 표심을 잃어버리는 젠더 갈등을 다시 선거 전략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또 여성가족부 폐지를 위해선 국회가 정부조직법 개정에 동의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는 ‘여소야대’ 정국이 될 것으로 보여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2022.03.12 I 최정희 기자
현대차, 러시아 공장 재가동 보류…셧다운 장기화 조짐
  • 현대차, 러시아 공장 재가동 보류…셧다운 장기화 조짐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문제로 멈춰선 현대자동차(005380) 러시아 공장 재가동 일정이 장기화할 조짐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오는 9일 재개하려고 했으나,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문제로 이달 말까지 문을 닫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는 부품 수급 문제로 지난 1~8일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멈춰 세운 바 있다.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측은 추이를 지켜본 뒤 재가동 시점이 정해지면, 별도로 공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이미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도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러시아로의 판매를 중단한 상황이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은 러시아 내 칼루가 공장과 생산 위탁 공장인 니즈니 노브고로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생산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 브랜드들도 조만간 부품 수급 문제로 공장 가동을 멈춰 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도요타는 지난 4일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러시아 내 재고분을 소진하는 대로 현지 판매도 하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닛산도 전날 부품 재고가 소진되는 향후 1~2주 안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공장 가동을 멈춘다고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자국과 유럽 등지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와 관련 부품들의 러시아 수출도 중단한다.특히 글로벌 주요 선사들이 ‘러시아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물류 차질도 심화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 국가로 지정하는 등 부품 수급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의 주요 기업들이 러시아로의 수출과 부품 공급을 보이콧하면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러시아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한 내달에도 공장 가동은 어려워 보인다”고 관측했다.공장 가동 중단 장기화 조짐이 보이면서 현지에 진출해 있는 현대차와 기아(000270)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러시아에서 연간 23만대 가량의 완성차를 생산하며, 시장 점유율은 23%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자동차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자동차 수요가 전년 대비 2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2.03.08 I 송승현 기자
2% 러시아 시장을 어찌할꼬…딜레마 빠진 삼성·LG전자
  • 2% 러시아 시장을 어찌할꼬…딜레마 빠진 삼성·LG전자
  •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반전 시위에 참가한 한 사람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문양이 새긴 망토를 두르고 서있다. (사진=AFP)[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물류난에 원자재값이 폭등한 상황에서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수출을 금지해 달라는 ‘반전(反戰)’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어 사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매출은 전체 매출 대비 2% 정도에 불과하지만, 유럽 거점을 포기할 경우 적지 않은 피해도 예상돼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는 러시아 사업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심도 있는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삼성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데다 물류난에 루블화 가치 폭락 등으로 제품을 팔수록 손해 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우선 1단계로 “현재 지정학적 상황으로 인해 러시아행 선적이 중단됐다”며 “복잡한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다음 단계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러시아 수출 중단’보다는 ‘선적 중단’이라는 단어를 선택하면서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수출을 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러시아 입항 문제 때문에 공장으로 가는 부품 선적이 불가능한 상태다. 당장은 부품 재고로 버티며 원활한 공급을 위한 플랜B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공식적으로 러시아 수출을 중단한다는 등 메시지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이 대거 수출하지 않기로 선언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떨어지는 한국 입장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며 “현재로서는 로우키(low-key)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귀띔했다.한국 기업들이 쉽게 러시아 시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러시아가 나름 동유럽 시장의 거점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에, LG전자는 루자 지역에 가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대로 알려져 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러시아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진출하는 거점 시장이라 쉽게 포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러시아 시장에서 발을 뺄 경우 당연히 중국에서 빠르게 치고 들어갈 것”이라며 “한번 시장을 뺏기면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하지만 인텔, 애플, 테슬라,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들의 러시아 보이콧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하일로 페트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호소도 외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 ‘반전’이라는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반전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확대될 경우 러시아 시장에서 계속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업 및 제품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여러 시나리오를 따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2022.03.07 I 김상윤 기자
(영상)러시아發 물류대란 현실로...현대차·삼성전자 등 피해 속출
  • (영상)러시아發 물류대란 현실로...현대차·삼성전자 등 피해 속출
  • <앵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글로벌 물류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항공과 해상은 물론 육상 물류망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우리 기업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김종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기자>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011200)은 최근 러시아행 화물 서비스 노선 일부 예약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글로벌 주요 선사들이 ‘러시아 보이콧’을 선언하며 바닷길을 끊자,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기로 한 겁니다.대한항공(003490)도 러시아 모스크바로 가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연료 보급 제한 조치가 발효됐기 때문입니다. 사태가 심각해지며 러시아 영공 진입이 막힐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 대한항공은 이에 대비해 주 2회 운항하던 유럽행 화물기를 러시아를 거치지 않고 우회해 가기로 했습니다.여기에 러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노선 일부 운행도 중지됐습니다. 항공과 해상, 육상 물류망 모두 차질을 빚자 국내 기업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앞서 현대차(005380)는 글로벌 물류 차질에 따른 부품 부족으로 러시아 공장 가동을 임시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제재 영향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겹치면서 공장 문을 닫게 된 겁니다. 현대차는 오는 9일 러시아 공장 재개 계획을 밝혔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어 추가적인 공장 가동 중단은 물론 수출 차질 등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삼성전자(005930) 역시 지난 4일부터 러시아행 물품 출하를 중단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에 TV 공장을 가동 중인데, 육상과 해상 물류가 막히면서 러시아로 부품을 보낼 수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2’도 물량 부족으로 러시아 내 정식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러시아에서 가전 등을 생산하는 LG전자(066570) 역시 사정이 비슷해 대체 수단 마련에 분주하게 나선 상황입니다.업계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심화하면서 글로벌 물류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장기화 영향과 겹치면서 우리 수출 기업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장]“현지 생산·진출 기업의 경우에는 지금 생산도, 판매도 문제인 상황이라 어려움이 클 겁니다. 특히 가전이나 자동차 같은 경우 부품 수가 많은데, 선박 구하기도, 하역도 어려운 상황입니다.”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와 거래를 줄줄이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주요 기업에도 러시아 수출 중단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이데일리TV 김종호입니다. 이데일리TV 뉴스 방송.
2022.03.07 I 김종호 기자
곽재선 KG그룹 회장, 우크라이나 지원에 3억 쾌척…“하루빨리 평화 오길”
  • 곽재선 KG그룹 회장, 우크라이나 지원에 3억 쾌척…“하루빨리 평화 오길”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전쟁 참화를 입은 우크라이나의 고통에 동참합시다.”곽재선 KG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성금’ 전달식에서 “6·25 전쟁을 겪었던 우리나라 입장에서 우크라이나를 볼 때 남의 고통이라고 보기보다는 당사자의 고통이라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곽재선(오른쪽) KG그룹 회장과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성금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현재 우크라이나는 전기, 수도, 도로, 교량, 주택 등 민간시설이 파괴되고 수도 키이우, 하르키우, 체르니히우, 헤르손 등 곳곳이 인도적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대피시설, 긴급의료서비스, 의약품, 식수 등의 부족으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곽 회장은 이날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총 3억원의 성금을 쾌척했다.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우크라이나 지원 성금 중 최다 금액이다.한국무역협회 부회장직도 맡고 있는 곽 회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기업들의 피해가 크다”며 “가장 직접적으로는 물류가 흐트러져 배값(해운 운임)이 올라간 게 심각하다”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뜻으로 러시아에 대해 글로벌 주요 해운사들이 운송 보이콧을 선언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특정 기업을 찍어 러시아에 대한 수출·서비스를 중단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러시아 현지에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진출한 글로벌 대기업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글로벌 기업이 압박받는 이러한 지정학적 상황에서도 곽 회장은 “아픈 것보다는 죽는 고통이 더 크지 않느냐”며 기업의 피해보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우크라이나를 우선순위로 생각해 인도적 지원을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음으로 양으로 피해를 보고 있지만, 그 피해 정도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입장보다는 훨씬 약할 것”이라며 “실제 기업들이 (러시아 등 주변국의) 눈치를 보는 게 많은데 고통당한 사람들을 생각해 먼저 용기를 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곽재선 KG 그룹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성금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최근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한 KG그룹의 인도적 지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전쟁 상황에서) 지원은 시간이 중요한데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필요한 분들에게 (지원 성금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앞서 국제적십자운동은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을 위해 2억5000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3250억원) 규모가 필요하다고 긴급호소문을 발표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위기로 발생한 희생자와 피난민들을 위해 국제적십자운동을 통해 10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1억3000만원)을 긴급 지원했다. 이어 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20억원 규모의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 시작 후 8일 만인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8억7700여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대한적십자사로 모인 성금은 현지에서 활동 중인 우크라이나적십자사(URCS)와 국제적십자연맹(IFRC),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임시보호소 설립과 운영, 구호품과 의료지원 등 인도적 지원 활동에 쓰일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강원·경북 산불 피해로 이재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한 지원 성금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모금 캠페인을 통해 개인의 지원 성금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성금 전달식에는 KG그룹에서 곽 회장과 곽정현 부사장, 대한적십자에서 신 회장, 장예순 부회장, 이상천 사무총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2022.03.07 I 이소현 기자
공공택지 주민반대 많다고 공청회 건너뛴다는 국토부
  • 공공택지 주민반대 많다고 공청회 건너뛴다는 국토부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에서도 공공택지 조성 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사업 첫 단계인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부터 지역 주민에게 보이콧을 당했다. 국토교통부는 주민 반발에도 사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광주 산정공공주택지구 주민대책위원회원들이 10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산정공공주택지구 계획 철회를 촉구하며 상여 행진을 하고있다. 2021.09.10. (사진=뉴시스)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광주 산정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생략한다고 지난주 공지했다. 앞서 두 차례 공청회를 열려고 했으나 택지 조성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제대로 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전략환경영향평가는 개발 기본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환경적 적정성과 입지 타당성 등을 따져보는 절차다. 대규모 개발 사업에서 사실상 첫 관문으로 꼽힌다. 국토부는 지난해 2월 광주 광산구 산정동·장성동 일대에 1만3000가구 규모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비수도권에 조성하는 사실상 첫 중대형 택지였다.산정지구가 택지 후보지로 발표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국토부는 아직 주민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산정동 인근 주민들은 생활권·재산권 훼손, 주택 공급 과잉 우려 등을 이유로 택지 조성에 반대하고 있다.국토부는 공청회를 포기하고 택지 조성을 위한 다음 단계를 밟을 계획이다. ‘개최 방해’ 등으로 공청회가 2회 이상 열리지 못하면 공청회를 생략할 수 있다는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에 따라서다. 국토부는 10일까지 개별적으로 주민 의견을 접수한 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작성, 환경부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청회는 생략하지만 지자체 등을 통해 접수된 주민 의견을 반영해 본안을 작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지구 지정 절차까지 끝나면 주민이 국토부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가진 토지 수용권에 맞서긴 쉽지 않다.국토부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건너뛰고 택지 조성을 밀고 나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토부는 경기 광명·시흥지구에서도 ‘주민이 의견 청취 절차를 거부한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생략했다. 7만가구 규모인 광명·시흥지구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는 최대 택지지구다.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선 자칫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요식행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강제 수용권을 쥔 공공이 주민 의견 수렴 절차까지 뭉개려고 하는 건 바람직하게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2022.03.07 I 박종화 기자
“항공편 끊겨 참전도 못해…” 재한 우크라인, ‘울분’의 집회
  • “항공편 끊겨 참전도 못해…” 재한 우크라인, ‘울분’의 집회
  • [이데일리 조민정 김형환 기자] “우크라이나에 가족들이 있어 내일 출국해 참전할 예정이었는데 비행기가 취소됐습니다, 가족이 너무 걱정됩니다.”한국에 온 지 20년 가까이 됐다는 아나 톨리(40·남)씨는 러시아와의 전쟁에 나서기 위해 며칠 전 우크라이나행 비행기 표를 구매했지만 무산됐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가족들이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어 제대로 잠을 잘 수 없다는 아나 톨리 씨는 “마음이 너무 아파서 한국에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집회에 나왔다”며 “아이들을 포함해 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6일 재한 우크라이나인 등 250여명이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김형환 기자)6일 재한 우크라이나인 등 250여명은 거리로 나와 자국을 공습한 러시아를 강력히 규탄하고 한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우크라이나에선 러시아 공격으로 무고한 국민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며 “러시아 제품을 보이콧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 주말에 이어 올레나 쉐겔 한국외국어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의 주도로 진행됐다. 재한 우크라이나인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과 학생 45명도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세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토 침범은 협상이 불가하다’, ‘우리는 가족을 다시 보고 싶다’, ‘살인뿐인 전쟁 금지’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우크라이나 국기를 휘날렸다.러시아에 침공당한 기억이 있는 조지아 출신의 주카 마르크엘리(30·남)씨는 우크라이나의 마음을 잘 안다며 러시아를 강력 규탄했다. 그는 “러시아는 조지아 영토 20%를 침공했었는데 이번 침공도 러시아의 욕망으로 인한 것”이라며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인 보그단 빌라쉬(27·남)씨 또한 “한국인들에게 우크라이나를 도와달라고 외치기 위해 여기 왔다”고 도움을 호소했다.우크라이나인 가족을 둔 한국인들도 집회에 참여해 걱정스러운 마음을 털어놨다. 우크라이나인 남편을 둔 박신영(37·여)씨는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에 시부모님이 계셔서 걱정이 큰데 뭔가 할 수 있는 걸 찾다가 지난주에 이어 시위에 참여했다”며 “어르신들은 피난길에 오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직접 가볼 수도 없어서 마음이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인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임태원(32·남)씨는 “기부나 집회 참여로 마음을 보태고 있다.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소원했다.전쟁으로 희생된 군인과 민간인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한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러시아의 테러를 멈춰라”,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우크라이나를 구하라”, “대한민국 감사하다” 등 구호를 외치며 덕수궁 돌담길, 배재학당, 주한 러시아대사관을 지나 분수대까지 행진을 진행했다.한편,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선 재한러시아인과 재한벨라루스인 모임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러시아를 규탄했다.
2022.03.06 I 조민정 기자
라켓 하나로 러시아 꺾었다… 우크라 테니스 선수, 눈물의 소감
  • 라켓 하나로 러시아 꺾었다… 우크라 테니스 선수, 눈물의 소감
  •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엘리나 스비톨리나가 러시아 선수를 꺾는 순간 관중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스비톨리나는 만감이 교차한 듯 울먹이며 경기 후 소감을 전했다.2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 투어 대회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우크라이나의 엘리나 스비톨리나가 러시아의 아나스타시야 포타보바를 상대로 승리했다. 이날 스비톨리나는 국기 색상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스비톨리나는 2일 (현지시각)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WTA 투어 GNP 인슈어런스오픈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러시아의 아나스타시야 포타포바를 세트 스코어 2대0(6-2 6-1)을 기록했다.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번 대회를 통해 받게 될 상금 전액은 우크라이나 군대에 기부하겠다”라며 “우리를 지지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스비톨리나의 소감에 관중석에서는 큰 함성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기가 펄럭였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3만 1000달러(약 3700만 원)다.당초 스비톨리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항의 차원으로 러시아 선수와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WTA 투어가 러시아 선수의 국가명 사용을 금지하고 개인 자격 출전만 허용하면서 경기 출전을 독려했다. (사진=AP연합뉴스)이에 스비톨리나는 입장을 바꾸고 경기에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그는 우크라이나 국기가 떠오르는 노란색 상의와 파란색 하의를 입고 코트에 올랐다. 이어 힘차게 라켓을 휘두르며 경기를 진행했고 그 어느 때보다 값진 16강 진출 기회를 따냈다.스비톨리나는 “이번 대회는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슬픈 마음이 들지만 테니스 대회 참가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크라이나를 지지해달라고 알리는 것이 내가 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이와 함께 그는 ‘모국에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편지를 올리기도 했다. 스비톨리나는 “모국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매일 두렵고,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내 마음에 피가 흐르는 것이 멈추지 않는다”라며 “자랑스러운 우크라이나. 모든 마음과 기도를 담는다”라며 기도의 마음을 전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한편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본격화하자 스포츠계에선 러시아전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다.지난달 28일 국제펜싱연맹 남자 플뢰레 월드컵 단체전에서 러시아와 대결을 앞둔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경기 포기 선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케 하는 운동복을 입고 경기장에 등장해 “전쟁을 멈춰라. 우크라이나를 구하라. 유럽을 구하라”는 문구를 들고 항의했다.당사국이 아닌 국가에서도 러시아전 보이콧에 동참했다. 폴란드, 스웨덴, 체코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플레이오프(PO)를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잉글랜드축구협회, 폴란드배구협회 등과 한국 컬링팀이 러시아전 보이콧을 선언했다.
2022.03.02 I 송혜수 기자
한국 컬링, ‘팀 킴’ 세계선수권부터 러시아와 모든 경기 보이콧
  • 한국 컬링, ‘팀 킴’ 세계선수권부터 러시아와 모든 경기 보이콧
  • 지난 17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 스웨덴과 경기에서 팀 킴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한국 컬링이 이달 세계선수권을 시작으로 러시아와 모든 경기를 보이콧한다고 밝혔다.대한컬링연맹(회장 김용빈)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대한컬링연맹 소속 모든 팀과 선수들은 러시아와 모든 경기를 보이콧하기로 했다”고 전했다.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컬링연맹(WCF) 등 국제 스포츠 기구와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러시아와는 친선·연습 경기도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다.한국 컬링 대표팀은 이달과 다음 달에 열리는 남·여·믹스더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와 경기를 보이콧한다.먼저 여자 대표팀인 ‘팀 킴’이 오는 20일 캐나다 프린스 조지에서 열리는 여자컬링 세계선수권 러시아전을 거부할 예정이다.남자 대표팀인 경북체육회는 다음달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남자컬링 세계선수권대회 러시아전에 불참한다.4월 23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하는 믹스더블 세계선수권대회도 러시아와 대진이 정해지면 보이콧할 계획이다.러시아와 경기를 보이콧하는 것은 한국 종목 중에는 처음이다.김용빈 대한컬링연맹 회장은 “세계컬링연맹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 규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대한컬링연맹도 IOC와 세계 각 종목 기구들의 방침에 동참하고자 한국 종목 단체 중 가장 처음으로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어 “대한컬링연맹은 세계 평화를 깨뜨리는 어떠한 정부와도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참혹한 아픔을 겪었던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전쟁과 군사적 침공행위는 어떠한 명분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경하게 밝혔다.
2022.03.01 I 주미희 기자
FIFA, A매치에서 러시아 국가명·국기·국가 사용 불허
  • FIFA, A매치에서 러시아 국가명·국기·국가 사용 불허
  •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국가명, 국기, 국가 사용 금지, 국제 경기 개최 금지 등의 징계를 내렸다.FIFA는 28일(한국시간) “러시아에서 국제 경기를 개최할 수 없고 러시아의 홈 경기는 중립 지역에서 무관중 경기로 치른다. 또한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국가명 대신 러시아축구협회(RFU) 소속으로 뛰어야 한다”고 발표했다.이번 징계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6개 대륙 축구연맹 회장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RFU 소속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에 러시아 국기와 국가 사용도 금지한다.FIFA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유럽축구연맹(UEFA) 등 다른 체육 관련 단체들과 협조해 대회 출전 금지 등 추가 징계 여부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폴란드, 체코, 스웨덴이 러시아와 경기를 거부한 것에 대해서는 “각국 축구협회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 좋은 해결책을 찾도록 계속 소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FIFA는 러시아의 월드컵 예선 퇴출과 관련해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3월 러시아와 플레이오프 준결승에서 맞붙는 폴란드 축구협회는 FIFA의 러시아 징계 내용이 확정된 이후 “FIFA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잉글랜드축구협회도 이날 러시아와 경기에 보이콧을 선언했다. 프랑스축구협회 또한 “러시아를 월드컵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2022.02.28 I 주미희 기자
BBQ 회장이 밝힌 황대헌의 '치킨 연금' 탄생 비화
  • BBQ 회장이 밝힌 황대헌의 '치킨 연금' 탄생 비화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윤홍근 베이징올림픽 한국선수단장 겸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이 황대헌 (23·강원도청) 선수의 ‘치킨 연금’이 탄생한 건 선수 심리 안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사진=연합뉴스)대표적 치킨프랜차이즈 BBQ 회장인 윤 회장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치킨 연금’ 탄생 비화를 전했다.앞서 윤 회장은 황대헌 선수가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치킨을 좋아한다. 그중에서 BBQ ‘황금올리브유 치킨’을 가장 좋아한다”고 하자 그에게 “평생 치킨을 제공하겠다”며 ‘치킨연금’ 지급을 약속한 바 있다.이에 대해 윤 회장은 ‘치킨 연금’은 황대헌 선수의 금메달 포상차원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윤 회장은 “지난 7일 남자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 선수가 1위로 통과했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처리를 당한 뒤 ‘당장 철수하라, 보이콧 하고 들어오라’는 연락이 밤새도록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이어 그는 “선수단 내부에서도 ‘일부는 철수하자, 또 일부는 그래서는 안 된다’며 새벽 3, 4시까지 잠을 자지 않고 선수단 관계자들과 논의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윤 회장은 “선수들이 4년간 흘린 피와 땀을 생각해서 철수 결정을 하지 않았다”며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일 먼저 우리 국민들, 그다음에 우리 젊은 선수들의 4년의 청춘을 지켜주지 못한 건 제 책임이다(고 사과한 뒤), 외교적인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어서 이 부분은 스포츠 내 문제고 심판의 문제다”라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치킨연금’은 이 자리에서 탄생했다고 했다. 윤 회장은 ’철수하지 않고 끝까지 남은 경기에 임해야 되겠다고 결정한 뒤 시급한 게 선수들을 안정시키는 일이었다”며 “황대헌, 박장혁, 이준서 등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심리치료가 제일 필요해 기자회견 후에 세 선수를 같이 보자고 해서 달래줬다”고 했다. 이에 당시 윤 회장이 “어떻게 하면 이러한 충격에서 벗어나서 평상심을 찾을 수 있겠느냐”고 하자 갑자기 황대헌 선수가 “단장님, 저는 매일 1일 1 BBQ를 하는데 평생을 치킨 먹게 해 주시면 어제 일 잊어버리고 제대로 금메달을 따고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는 것.이를 들은 윤 회장은 “정말이냐,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겠냐”고 했고, 황대헌 선수는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제가 지금부터 더 새로이 마음을 가다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윤 회장은 “당시 선수 심리안정이 굉장히 중요해 (수락했다)”며 “그러자 갑자기 ‘박장혁도 1일 1닭을 하는데 장혁이형까지 지원을 해 달라’, 옆에 있던 이준서 선수도 ‘저도 매일 치킨을 한 마리씩 한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2022.02.23 I 김민정 기자
편파판정에 도핑 논란까지..우울한 올림픽
  • [올림픽 결산]편파판정에 도핑 논란까지..우울한 올림픽
  • 안중현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가 지난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서의 실격 처리에 대해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연기를 마친 뒤 실망한 표정으로 링크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일 막을 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편파판정으로 시작해 금지약물로 끝난 암울한 올림픽이었다. 개최국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자국 문화와 시스템의 우월함을 전세계에 알리려 했다. 하지만 남은 것은 중국의 부정적인 단면과 올림픽의 우울한 현실이었다.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예정보다 1년 늦게 치러진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치러진 ‘코로나 올림픽’이었다.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 결정을 내릴 때만 해도 베이징은 느긋했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22년 2월에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거나 상황이 훨씬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막 직전 새로운 변이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베이징 올림픽도 직격탄을 맞았다.베이징 올림픽은 철저한 ‘폐쇄루프(Closed Loop) 올림픽’이었다. 올림픽 참가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베이징 시민들과 일절 접촉하지 못하도록 아예 분리하는 방역 체계를 구축했다.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외부와 단절된 시설에만 머물러야 했고 정해진 동선 안에서만 움직여야 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라는 명분으로 과도한 통제와 추적이 진행됐다. 올림픽 참가 선수들 사이에선 “마치 감옥에 있는 것 같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쏟아졌다.올림픽은 세계 평화를 강조하는 ‘지구촌 대축제’다. 하지만 정작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외교적인 갈등이 불거졌다.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중국 내 인권 상황을 문제 삼아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올림픽에 선수단은 파견하되 정부 대표단은 보내지 않았다. 올림픽 정상외교는 사라졌고 개회식은 썰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발발 우려도 베이징 올림픽의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개회식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중국은 개회식에 한복을 입은 조선족 여성을 출연시켜 국내 반중 감정에 불을 질렀다. 중국은 56개 소수 민족 고유의 의상을 소개하려는 의도였다고 뒤늦게 해명했지만 동북공정의 야욕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았다.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최종 주자로 크로스컨트리 스키선수 디니거 이라무장(21)을 선정한 것도 입방아에 올랐다. 이라무장은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대표적인 인권 탄압 사례로 지적하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출신 선수였다. 이는 서방의 ‘외교적 보이콧’을 조롱하고 반박한 중국의 메시지였다.올림픽이 시작하자마자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심판 판정과 홈텃세였다. 가장 큰 잡음은 한국의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이어졌다. 5일 열린 2000m 혼성계주에서 중국은 준결승에서 선수 간 터치를 하지 못했음에도 실격당하지 않고 오히려 결승까지 올라 금메달을 따냈다. 한마디로 코미디 같은 상황이었다. ‘중국의 블루투스 신기술이 쇼트트랙에도 적용됐다’는 비아냥이 쏟아졌다.7일 남자 1000m에서는 어처구니없는 판정으로 우리 선수들이 잇따라 탈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황대헌(23·강원도청), 이준서(22·한국체대)가 준결승에서 1, 2위로 레이스를 마치고도 석연치 않은 실격을 당했다. 두 선수의 황당한 탈락으로 중국선수들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조차 1위로 들어온 샤올린 샨도르 류(27·헝가리)가 실격 판정을 받으면서 2위로 들어온 중국 선수가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분노한 한국 선수단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를 검토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헝가리 등 다른 나라들도 공개적으로 판정을 문제삼았다. 그 이후 쇼트트랙에서 중국에 유리한 판정 시비가 눈에 띄게 사라졌다. 중국 선수에게도 실격 판정이 내려지자 오히려 놀랍다는 반응이 쏟아질 정도였다. 국내에선 ‘베이징 올림픽’을 빗대 ‘눈뜨고 코베이징 올림픽’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판정 논란은 쇼트트랙만이 아니었다. 스키점프에선 ‘헐렁한 유니폼을 입었다’는 이유로 우승후보들이 실격 처리되는 일이 벌어졌다. 스노보드 종목에서도 일관성 없는 채점과 명백한 오심이 불거지는 등 판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회 후반에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 피겨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6)의 금지약물 논란이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발리예바는 여자피겨 최고의 선수로 주목받았다. 압도적인 기량으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피겨 단체전 금메달을 견인했다.이후 추악한 진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국내 대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 사실이 밝혀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가 참가한 피겨 단체전 시상식을 연기했다. 발리예바의 개인전 출전은 막을 수 없었다. CAS는 발리예바가 미성년자이고 도핑검사 결과를 늦게 받았다는 이유로 대회 출전을 허락했다. 하지만 발리예바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부담을 이기지 못한 듯 4위에 그쳤다.발리예바의 도핑 양성 파문은 러시아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국가 주도의 도핑 샘플 조작 및 은폐 사실로 IOC 징계를 받는 상황에 벌어진 일이라 더 충격을 던졌다. 이번 발리예바의 사례를 거울삼아 앞으로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출전 가능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베이징에서 열린 올림픽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불편한 진실을 드러냈다. 올림픽의 진정한 가치와 정신을 회복하기 위한 전면적인 반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회는 막을 내렸지만 베이징 올림픽이 남긴 숙제는 산더미다.
2022.02.21 I 이석무 기자
막내린 올림픽…"통합의 힘, 분열보다 강해"(종합)
  • [베이징올림픽]막내린 올림픽…"통합의 힘, 분열보다 강해"(종합)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코로나19 팬더믹 속에 열린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20일 막을 내렸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식은 이날 저녁 8시(한국시간 9시)부터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일명 ‘냐오차오’<鳥巢·새 둥지>)에서 열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중국 상징 빨간 마스크 쓴 시진핑…바흐 중국어 인사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검정 마스크를 썼던 개막식 때와 달리 중국을 상징하는 빨간색 마스크를 쓰고 개막식에 입장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 시 주석은 관중에게 인사한 후 자리에 착석해 각국 선수들이 입장할 때 큰 박수를 보냈다.바흐 위원장은 이날 답사에서 관중에게 “셰셰 중궈(고마워요 중국)”라고 중국어로 말한 후 “지난 16일간 우리는 (선수) 여러분들의 퍼포먼스에 감탄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여러분이 경쟁 상대에도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도록 응원하고 기원하는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여러분은 서로 포용했다. 분쟁으로 인해 분열됨에도 여러분은 해낸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바흐 위원장은 “여러분은 올림픽 커뮤니티에서 누구나 평등함을 보여주며 분열 상황을 극복했다”며 “우리는 어떻게 생겼든지, 어디서 왔든지 간에, 무엇을 믿는지에 상관없이 평등하다”고 강조했다. 바흐 IOC 위원장 (사진=AFP)그는 “올림픽이 가진 통합의 힘은 우리를 분열시키는 힘보다 훨씬 강하다”며 “바로 여러분이 평화를 이룰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정치 지도자 여러분들은 선수여러분이 이뤄낸 연대와 평화의 사례에서 영감을 얻길 기원한다”고 호소했다. 올림픽 기간 지속된 우크라이나 긴장 사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바흐 위원장은 주최국인 중국에 대한 감사인사도 전했다. 그는 “셰셰 니먼 중궈 펑요우(고마워요 중국 친구들)”이라고 중국어로 말한 후 “이렇게 잊지 못할 경험 했던 건 우리를 맞이해준 중국 국민 덕분이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훌륭하게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치룬 중국을 동계스포츠 국가로 인정한다”며 “축하 인사를 중국에 전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 기억에 오래 남을 올림픽 종지부를 찍을때가 됐다”며 “동계올림픽 대회의 폐회를 선언한다”고 말했다.◇우크라 긴장 속 올림픽…도핑 파문·보이콧 등 악재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은 ‘함께하는 미래’(Together for a Shared Future)를 대회 슬로건으로 지난 4일부터 17일간 열렸다. 91개 나라, 2900여 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종목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실력을 겨뤘다.주최국인 중국은 금메달 9개로 노르웨이(16개), 독일(12개)에 이어 종합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4위에 올랐다.베이징은 이번 동계올림픽 개최로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도시가 됐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과 대표팀 역대 최고 성적 등 두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많은 스캔들을 피하진 못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은 대회 전부터 신장위구르족 인권 문제로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외교적 보이콧’이라는 악재를 만났고, 대회 초반에는 쇼트트랙 등 편파 판정 논란도 일었다. 15세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도핑 파문도 있었다.동계올림픽 기간 국제사회는 혼란스러웠다. 올림픽은 전 세계 최대의 평화 축제이지만 세계는 전쟁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 충돌 우려가 연일 이어지고 있고, 북한은 지난달 무려 8차례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을 끌어올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올림픽을 계기로 18개국과 정상회담을 했지만 치열한 미중 전략경쟁 속에 ‘평화에 대한 기여’보다는 러시아와의 협력 심화를 통한 ‘진영 강화’가 더 주목 받았다. 시 주석은 개회식 당일인 4일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러시아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서방국과 대치선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폐막식 공연 장면. (사진AFP)
2022.02.20 I 신정은 기자
'짜이찌엔~' 파란만장했던 베이징 겨울올림픽 폐막
  • [베이징올림픽]'짜이찌엔~' 파란만장했던 베이징 겨울올림픽 폐막
  • 20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성화의 불꽃이 잦아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짜이지엔~ 베이징’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17일간 열전을 뒤로 하고 막을 내렸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은 20일 밤 9시(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렸다.개회식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총연출을 맡은 폐회식은 거대한 눈꽃송이 성화대와 함께 시작됐다. 중국 국기와 함께 국가가 연주되면서 본격적인 폐회식의 시작을 알렸다.곧이어 각국 선수들이 순서에 상관없이 하나가 돼 경기장 안으로 입장했다. 한국은 기수 차민규를 비롯해 총 36명(임원 21명 선수 15명)이 함께 했다.대형 화면에는 대회를 빛낸 선수들의 열정적인 순간들을 모은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어 성공 개최의 숨은 공로자인 자원봉사자들의 모습도 소개됐다.대회 기간 동안 베이징 하늘에 휘날렸던 올림픽기는 2026년 차기 개최지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게 전달됐다.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를 소개하는 공연과 영상이 8분간 이어졌다. 이탈리아는 1956년 코르티나담페초, 2006년 토리노에 이어 세 번째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다.바흐 IOC 위원장의 폐회사에 이어 역대 가장 작은 성화로 기록된 베이징 대회 성화가 서서히 꺼졌다. 잠시 후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면서 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했다.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1년 연기돼 지난해 치러진 2020 도쿄 하계올림픽에 이어 ‘팬더믹 올림픽’으로 열렸다. 특히 이번 대회는 엄격한 방역통제 시스템 속에서 운영됐다. 올림픽 관련자들은 대회 기간 내내 외부와 차단된 채 ‘폐쇄루프’ 안에서 생활했다. 그 덕분에 대회는 코로나 대확산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지나친 통제와 감시로 인해 각국 선수단의 불만을 낳기도 했다.이번 대회에는 91개 나라, 2900여 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7개 종목 109개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벌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아이티 등 겨울이 없는 나라가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총 여자 선수 비율은 2892명 중 1314명(45.4%)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대회 기간 내내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대회이기도 했다.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는 중국 내 인권 상황을 문제 삼아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개회식에서는 한복을 입은 여성의 출연으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대회 초반에는 쇼트트랙 등 각 종목에서 판정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편파판정에서 한국 선수단이 피해를 봤다. ‘베이징 올림픽’을 빗대 ‘눈뜨고 코베이징 올림픽’이라는 표현이 유행하기도 했다.대회 후반에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여자 피겨선수 카밀라 발리예바의 금지약물 파문이 불거져 올림픽 정신이 얼룩졌다.한국 선수단은 초반 오심 등 악재에도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수확, 종합 14위를 차지했다. 대회 전 목표인 ‘금메달 1∼2개 종합 15위 내 진입’을 달성했다.황대헌(강원도청)과 최민정(성남시청)이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하는 등 빙상 종목에서 선전하며 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이끌었다.
2022.02.20 I 이석무 기자
막 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 ‘도핑 스캔들, 편파판정’ 오명
  • 막 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 ‘도핑 스캔들, 편파판정’ 오명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발리예바 도핑 파문, 편파판정 논란, 외교적 보이콧…’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수많은 스캔들 속에 20일 저녁 8시(한국시간 9시) 막을 내린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과 대표팀 역대 최고 성적 등 두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국제 사회의 쏟아지는 비판을 피하진 못했다.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선수가 15일 중국 서우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위해 링크에 올라서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그는 이날 1위를 기록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거듭해 결국 4위로 메달을 따지 못햇다. 사진=신정은 기자미국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이번 올림픽이 ‘스캔들 올림픽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은 대회 전부터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외교적 보이콧’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이들 국가는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코로나19 팬더믹 등을 이유로 정부 인사를 파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중국은 보란듯 지난 4일 올림픽 개막식에서 최종 성화주자로 신장 출신의 선수를 내세웠다. WP는 이와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인권 우려를 무시하고, 베이징올림픽 조직위가 (신장 인권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거짓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허용하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의 성폭행 사건도 논란은 지속됐다. 그는 작년 11월 SNS인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몇 년 간 장가오리(張高麗) 전 중국 부총리에게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국제 스포츠계 우려 속에 IOC 측은 이번 올림픽 대회에서 펑솨이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만남이 이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에서 인코스로 추월하다 실격 판정을 받았다.(사진=연합뉴스)무엇보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논란이 된 건 15세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다. 그는 대회 기간 중 도핑 샘플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나 스포츠중재재판소(CAS) 결정으로 올림픽 무대에 섰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 그는 결국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는지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거듭했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WP는 “그의 마지막 연기는 10대의 심리 붕괴를 고통스럽게 보여줬다”며 “두 번 넘어지고 내내 실수했다. 모든 시련은 흐느껴 우는 그를 질책하던 코치의 모습과 함께 아동학대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올림픽 초반 쇼트트랙을 비롯한 여러 경기에서 편파 판정 등 논란도 컸다. 수혜자는 대부분 주최국인 중국이었다. 중국은 이날 오후 12시30분 현재 금메달 9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5개로 역대 동계올림픽 자체 신기록을 세웠다. ‘동네 잔치’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금메달 수로는 노르웨이, 독일에 이어 3위다. 전체 메달 수로는 10권에 들지 못했다. 4일 베이징에서 만난 블라드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중국 외교부/신화사동계올림픽 기간 국제사회는 혼란스러웠다. 올림픽은 전 세계 최대의 평화 축제이지만 세계는 전쟁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 충돌 우려가 연일 이어지고 있고, 북한은 지난달 무려 8차례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을 끌어올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올림픽을 계기로 18개국과 정상회담을 했지만 치열한 미중 전략경쟁 속에 ‘평화에 대한 기여’보다는 러시아와의 협력 심화를 통한 ‘진영 강화’가 더 주목 받았다. 시 주석은 개회식 당일인 4일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러시아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서방국과 대치선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2022.02.20 I 신정은 기자
이란 '동결자금' 문제 해결될까…"핵합의 복원 초안에 포함"
  • 이란 '동결자금' 문제 해결될까…"핵합의 복원 초안에 포함"
  • 15~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 내 이란 동결자금 문제 해결과 향후 제재 해제시 재개될 교역을 논의하기 위해 실무전문가 회의가 개최됐다. (사진=외교부 제공)[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에 한국 내 동결된 이란자금 문제가 조건으로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따라 오랜기간 한-이란 사이 갈등 요인이 됐던 이란 동결자금 문제가 해결될지 관심이 쏠린다.로이터 통신은 17일(현지시간) 협상에 정통한 외교관을 인용해 현재 관련국들이 핵합의를 위한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20쪽이 넘는 초안에는 이란이 60%까지 끌어올린 우라늄 농축 레벨을 5%까지 낮추는 것을 첫 단계로 한다. 이에 한국 내 동결된 70억달러 내외의 이란자금을 해제하거나 이란이 구속하고 있는 서방측 인물들을 석방하는 것이 담겼다. 이러한 쌍방이 조치가 확인된 후,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 순서를 밟는다.이란 핵합의 복원의 첫 단계로 이란 동결자금 해제가 들어간 것은 우리 외교당국의 노력도 있었다. 오랜 제재와 코로나19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 측은 지속적으로 한국에 묶인 자신들의 돈을 돌려달라고 강하게 요구해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미국의 세컨더리보이콧(2차 제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이에 응하기 어려웠다. 2018년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로 복원된 대이란 제재는 이란뿐만 아니라 이란과 거래를 하는 제3자에 대해서도 제재를 할 수 있다.우리 정부는 인도적 교역과 유엔 분담금 대납 등 미국 등과 협의해 이 자금을 단계적으로 돌려주는 방법을 모색해왔지만 이란측이 요구하는 전액 반납에는 턱없이 못미쳤다. 이에 이란 측은 강한 외교적 항의는 물론,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민간 화학운반선을 나포하기도 했다. 이란 측은 해상오염 혐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외교가에서는 동결자금 해제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동결자금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한-이란 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한국기업들은 이란을 떠나지 않고 시장을 지켜왔던 역사 등으로 한-이란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 역시 8000만명의 인구를 거느린 중동 최대 시장에 적잖은 공을 들이며 어떻게든 거래를 이어나고자 고심했다. 이란 동결자금은 우리나라 외에도 일본, 이라크 등에도 있는데 우리나라에 묶여 있는 자금이 가장 많은 것도 이탓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으로 이란 측과의 거래가 원천 불가능해지자, 이것은 오히려 화(禍)로 돌아왔다. 우리 정부는 이란과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동결자금 문제를 이란 핵합의 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해왔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지난 1월 6일 이란 핵합의가 진행되고 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방문해 이란 차관을 비롯해 당사국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15~16일에는 이란 동결자금 문제 해결과 향후 제재 해재 시 재개될 교역을 논의하기 위해 실무전문가 협의도 진행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거래가 재개되는 순간, 이란과의 교역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사전 협의의 성격”이라고 밝혔다.다만 속단은 이르다. 미국과 이란은 아직까지도 직접 협상은 피한 채 유럽연합(EU)과 러시아, 중국을 중계역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그만큼 갈등과 불신이 골이 깊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특히 이란은 ‘미국이 두 번 다시 핵 합의를 파기하지 않겠다’는 증거를 요구하고 있다. 이란 핵합의에 불만을 가진 미국과 이란 내 강경파들을 설득시키는 것도 과제다.
2022.02.18 I 정다슬 기자
‘발리예바 패싱’…올림픽 기록은 잠정 기록·미국 해설도 보이콧
  • [베이징올림픽]‘발리예바 패싱’…올림픽 기록은 잠정 기록·미국 해설도 보이콧
  •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개인전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도핑 스캔들을 세게 일으킨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 ‘패싱’이 이어지고 있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6일 일일 브리핑에서 발리예바가 메달권에 입상하면 그의 기록에 ‘별표’를 붙일 것이라고 발표했다.도핑 논란이 해결될 때까지 발리예바의 올림픽 기록을 ‘잠정 기록’으로 판단하겠다는 조처다.IOC는 발리예바가 메달을 따면 메달 수여식도 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 문제에서 깨끗하다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메달을 보류할 예정이다.도핑 조사는 올림픽 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발리예바가 뛴 피겨 단체전 순위와 여자 싱글 순위가 바뀔 수 있다.발리예바는 전날인 15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개인전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 합계 82.16점으로 1위에 올랐다.발리예바의 경기가 시작되자 미국 NBC스포츠의 해설위원인 타라 리핀스키와 조니 위어는 ‘해설 보이콧’에 나섰다.1998 나가노 대회 여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리핀스키와 2008 세계선수권 남자 동메달리스트인 위어는 발리예바의 경기가 시작되자 2~3마디를 한 것 말고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발리예바의 경기가 끝나자, 위어는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카밀라 발리예바의 쇼트프로그램이다’라는 것뿐이었다”며 연기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리핀스키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 자격이 유지된 것을 두고 “이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스케이터에 대한 모욕”이라고 적었고, 위어는 경기 후 개인 SNS에 “지금까지의 해설 중 가장 힘들었다. 이 대회에 인생을 걸고 출전해 올림픽과 어울리는 스케이터를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밝혔다.리핀스키는 “이해할 수가 없다. 다른 스케이터의 인생, 또 올림픽에서의 경험이 선수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한국에서도 발리예바의 경기 때 해설 보이콧이 이어졌다. KBS 곽민정, SBS 이호정 해설위원은 발리예바의 경기 중 코멘트를 하지 않았고 경기가 끝나자 발리예바 사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2022.02.16 I 주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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